Life.2 폭발적인 탄생! 오컬트 검구부! (1) <<전학생한테 갑자기 나타난......>>

 쿠오우 학원에 전학 온 지, 얼마 지났다.

 여전히 교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서 지내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막 낙담하지 말자, 이런 일은 익숙해져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나한텐 부활동이 있다! 지금까지의 고독하기만 했던 나날이랑은 달라!

 처음에는 대실패를 겪었을지도 모르지만, 조금씩 좋은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오늘은 전학생을 소개합니다.”

 아침 조회 중에, 담임선생님의 말을 들었을 때, 그 생각은 확신으로 변했다.

 (나랑 같은 시기에 전학을 오다니, 혹시 이건 친해질 수 있는 찬스---?)

 어차피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친구도 없겠지.

 주변이랑 잘 어울리기 어렵고, 분명 나처럼 외로움을 느낄 거야.

 거기서 당당하게! 미야모토 젯카의 등장이다!

 아뷔 부장처럼, 이번에도 동료라 생각되는 인물의 등장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저, 전학생!?”“”“”

 하지만 반 친구들의 반응은 나랑 정반대였다.

 먼저 창가에 앉아 있던 애들이 일제히 창문을 닫았다.

 “지상에서의 진입 경로 차단!”

 “유리창에 보강 테이프 설치 완료!”

 외부에서 전학생이 쳐들어올 것도 아닐텐데, 왜들 저렇게 겁을 먹고 있는 걸까.

 “여러분! 침착하게 행동합시다!”

 분주한 교실에, 반장이 호령을 외친다.

 “다행히도 이 반은 무술계 부원들만 있지! 총력전이라면 이번엔 충분히 대처할 수 있어!”

 전학생이 전학 오는 것뿐인데, 뭔가 무시무시한 발언이 난무하고 있어.

 (그러고 보니 중등부는, 무술계 부활동이 활발하구나......)

 검도부, 펜싱부, 궁도부 등, 뻔한 부활동은 당연히 있고.

 특이한 종으로는, 수리검부, 근 미래병기부, 로망 무기부 같은 것도 있다던가.

 무술계 부활동은, 공식적인 숫자로는 30개 이상, 비공식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고 하더라.

 “그나저나 미야모토양의 상태는!?”

 “현재는 활동 정지 중! 에너지 반등도 진정 중입니다!”

 “만약, 이번에도 무시무시한 전학생이 오면, 미야모토양이랑 부딪히는 건 당연한 수순이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하지만 반장 그건......”

 “어차피 다 못 살 거라면 최소한 학교만이라도 살아야지.”

 나, 나 무슨 괴수인지 뭔지예요?

 “저기요, 여러분. 심정은 알겠지만 전학생쪽을 슬슬......”

 담임선생님이 말을 이어가려 한다. 아니 심정은 알겠다는 게 무슨 말이야.

 “그럼, 들어오세요.”

 선생님이 문으로 말을 걸자, 반 친구들 전원이 군침을 삼킨다.

 “---실례하지!”

 힘차게 열리는 문.

 선명하게 나타나는 이는, 달처럼 빛나는 금발의 소녀였다.

 파란 머리핀을 묶고, 왼쪽 눈에는 문장이 그려진 안대, 교복은 어딘가 중세 귀족처럼 보인다.

 슈베르트양도 그렇고, 쿠오우 학원은 교복 개조가 자기 맘인가?

 “제군, 만나서 반갑다.”

 위풍당당한 자태에, 목소리는 아주 우렁찬 게, 기풍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중학생답지 않은 가슴!

 누구나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시선이 빼앗기고 만다.

 “나의 이름은, 릴르베트 ・ D ・ 뤼네르.”

 마치--- 기사 같은 여자애였다.

 “아무래도 나를 상대로, 전의를 가진 학생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녀는 한 눈에 알아보고는, 그 안대를 만지면서 선전포고했다.

 “결투는 원하시는 대로, 나의 사룡안(邪龍眼)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언제든 도전해 와도 좋아.”

 아까만 해도 반 친구들이 너무 오버떤다고 판가름하긴 했지만.

 “나는, 최강이 되기 위해 이 학교에 왔으니까!”

 ......확실히, 정상은 아닌 전학생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건 위험한 사람이다.

 아마 나 같은 건 상대도 안 될 괴짜라고 느껴진다.

 왜냐하면 저 교복, 저 인사, 말투도 어딘지 모르게 허세충만...... 이랄까 중이병 냄새가 나는 게?

 (그래도, 오히려 그래서 친구가 될 기회라고도 할 수 있고......)

 교실에서 붕 떠오르는 건 확정, 그렇다면 같은 외톨이인 내가? 다가서면---

 “---뤼네르양은 어디서 왔니!?”

 여학생이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고 만다.

 “푸른 장미의 연옥으로부터. 사람에 따라서는 불란서<프랑스>라 르기도 하는 모양입니다만.”

 그럼 프랑스잖아!

 “---일본어는 누구한테 배웠어?”

 “일본인 할머니가 남긴 책을 읽었지. 한자는 아직 서툴지만 조만간 잘 배우지 않을까?”

 자신만만하달까 자신감이 쓸데없이 지나쳐. 다만 사룡안이네 연옥이네 그러는게, 이 이상 한자를 더 배웠다간 큰일 날 것 같기도 하지만......

 “---최강이 되겠다니,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야?”

 “누구보다 강하고, 누구보다 긍지 높은 기사가 되는 것, 그것이 제 목표입니다.”

 “”“”“헤에.”“”“”

 그녀가 대답할 때마다 교실은 들썩거리고, 여기저기서 즐거워보이는 환호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와, 완전히 받아들여지고 있어---!?)

 전학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주변에 녹아드는 모습에 경악심이 든다.

 이상해. 나 때랑 전혀 다르잖아.

 “---말투는 이상하지만, 생각보다 대화가 쉬운 사람이네.”

 “---학생회를 쓰러뜨린다거나, 창밖으로 뛰어 들어온다거나 그러지도 않았고.”

 바, 반박할 수가 없어...... 하지만 교실 구석에서 찌그러져 있어야 하는 내 슬픈 상황을 말할 것 같으면......

 “......뤼네르양, 하나 주의할 점이 있는데.”

 누군가가 작은 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미야모토양은 조심해.”

 나!? 나를 조심하라고!? 지금 그렇게 말했지!?

 “......화나게 했다간 무사하지 못할 거야.”

 “......맞아, 어쨌든 그 학생회장이랑 사이도 안 좋아.”

 “......이번엔 그 몸풀기랍시고 데스토로이 고교로 쳐들어 갈 게 뻔하겠지?”

 “......젯카님의 악역 포스를 말하자면 정말 최고! 온몸이 저려-!”

 다들 하나 같이 헛소리만 늘어놓고 있어.

 확실히 전학 첫날에 저지른 일들은 맞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야기가 꼬리를 물면서 너무 멀리 퍼져나갔잖아.

 사람의 소문이란 시간 지나면 잊혀진다지만, 그 때까지 기다리다간 언젠가 마왕 취급받고 말 거야!

 “---그녀인가.”

 어느새, 아이스골드의 눈이 날카롭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찾았다.”

 뤼네르양이 획 일어서고는, 왠지 모르게 나를 향해 걸어온다.

 “미, 미야모토양을 건드리면......”

 “조용히 하시길.”

 “그치만......”

 “충고는 불필요하다는 걸 알도록. 아까도 말했습니다만. 난 놀러 온 게 아니라고.”

 당신들과 친하게 지낼 생각은 없다, 그녀는 분명하게 그렇게 전하고 있었다.

 한순간에 주변을 떠밀어내는 듯한 언동에, 그 말대로 모두들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사람, 모처럼의 친구 사귈 기회를 헛되이.....!

 “귀공이, 미야모토 젯카로군.”

 전학생은 내 앞에 섰다. 대답하기 망설여져서 일단 서서 마주본다.

 “나는, 릴르베트 ・ D ・ 뤼네르.”

 알고 있어. 랄까 그렇게 바로 잊어버릴 리가 없지.

 “갑작스러운 일이라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녀는 진짜 기사처럼, 한쪽 무릎을 꿇고 내 손을 잡았다.

 “나는, 귀공에게 흥미가 있다.”

 대체 어디에 숨기고 있던 건지, 뤼네르양은 손에 파란 장미를 들고는---

 “부디 받아주기를.”

 그리고 그걸 나한테 내밀었다.

 이 파도 같은 전개에 이해가 못 따라가서, 무심코 그 장미를 받아버렸다.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내 마음을 대변하듯, 교실이 절규에 휩싸였다.

 이건 즉, 그런 건가?

 그녀는 내게 다가와, 귀에 대고 부드럽게 속삭였다.

 “---방과 후, 체육관 뒤편에서 기다리고 있겠어.”

 미야모토 젯카, 14살의 가을.

 아무래도 친구보다, 연인이 먼저 생기게 될 거 같습니다.

2장 시작부터 골때리는 전개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