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그래서, 이번에는 어떤 진상에 도달한 거야? 명탐정 씨.”

 히에다 가를 나온 뒤, 친구는 탐정 사무소 바닥에 누운 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다리다 지친 내가 그렇게 묻자, 친구는 내 쪽으로 돌아누워 턱을 괴었다.

 “뭐, 한 가지 그럴듯한 상상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형태가 확실하게 만들어지지 않네.”

 “어떤 상상?”

 “아까 아큐 씨와 했던 이야기 말야.”

 “만약에 요괴들이 음모를 꾸미고 인간 마을을 습격한다면──하는 얘기?”

 “그래. ──으음, 역시 납득이 안 가.”

 “무엇을 생각했고, 무엇을 납득하지 못했는지 말로 해주지 않으면 난 전혀 모르겠는데.”

 내가 그렇게 말하며 입을 삐죽이자, “그것도 그렇군.”하며 친구는 다다미에 바로앉았다.

 “그럼 먼저, 언제나처럼 의문점들을 정리해 볼까.”

 “네, 네. 메모하겠습니다.”

 나는 독서대에 종이를 펼치고 먹물을 찍었다. 붓으로 글씨를 쓰는 것도, 일 년쯤 되자 완전히 익숙해져 있었다.

 ──그렇게 해서, 이 때 렌코가 꼽은 이 이변의 수수께끼는 다음과 같았다.

 이부키 스이카 씨와 연회에 대한 수수께끼

 1. 그녀는 정말 슈텐동자 본인인가, 아니면 제멋대로 자칭하고 있는 것인가.

 2. 그녀가 슈텐동자 본인이라면, 왜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인가.

 3. 그녀는 지금까지 지저에 있었던 것인가. 왜 지상을 떠났는가. 왜 다시 지상에 나타났는가.

 4. 그녀는 왜 연회를 여러 번이나 열고 있는 것인가.

 5. 일부러 지상에서 연회를 개최해 놓고, 그녀는 왜 그것을 안개가 되어 지켜보기만 하고 있는가.

 6. 그녀가 일으키고 있는 것이 이변이라면, 왜 하쿠레이의 무녀인 레이무 씨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가.

 7. 왜 연회는 다른 곳도 아닌 하쿠레이 신사에서만 열리고 있는가.

 오니라는 종족과 지저의 수수께끼에 대해

 1. 오니는 왜 환상향을 떠나 지저로 이주했는가.

 2. 오니가 완전히 사라진 시기와 하쿠레이 대결계의 성립 시기가 겹치는 것은 우연인가.

 3. 모습을 보이지 않는 다른 요괴들도 지저에 있는가.

 4. 지저에 사는 인간은 있는가?

 5. 만약 지저에 인간이 없다면, 지저의 요괴들은 어떻게 힘을 유지하고 있는가.

 6. 요괴의 현자들은 왜 지저와 지상의 왕래를 봉쇄했는가.

 “뭐, 이 정도겠네.”

 “평소보다 적은 편이네. 지금 일이 스이카 씨의 단독 행동 같아서 그런가.”

 “뭐, 그렇지.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홍마관과 백옥루 때보다 이 수수께끼들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어. 이 환상향이라는 세계가 성립된 그 근간에까지 다다를지도 몰라.”

 팔짱을 낀 채 친구는 말한다. 하지만 그 표정은 생각보다 따분해보였다. 자신의 생각에 스스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명탐정 씨께서는 이러한 의문들에 어떤 해답을 생각하고 있지?”

 “그러게. ──나는 아직 한 치도 진상에 다가갔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별 것 아닌 걸 대단하다는 듯 말하는 것을 금하겠어. 진상에서 크게 벗어났다면 대단하다는 듯 말했던 내가 부끄럽잖아. 그러니 미리 내가 지금부터 할 말은 잘못된 추리라는 전제를 깔아두도록 하지.”

 “그런 보험 들어놓지 않아도 괜찮아. 듣는 건 나뿐인걸.”

 “나 자신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야. 비봉탐정사무소 소장으로서의.”

 “네, 네. ──어떤 불완전한 추리일까?”

 내가 독서대에 턱을 괴고 재촉하자, 렌코는 어깨를 움츠리며 조용히 말을 꺼냈다.

 “다시 말해──오니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환상향을 떠난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 는 거지.”

 “……그건, 추방되었다는 의미?”

 “응. 악마는 환상향에서 떠난 게 아니라, 기타 위험한 요괴들과 함께 환상향에서 추방되어 지저에 묶여 사는 게 아닌가 하는 거지. ──요괴의 현자에 의해서. 그렇게 생각하면 대충 아귀가 들어맞아. 스이카 씨의 행동도 포함해서……. 아까 아큐 씨와의 이야기를 감안하면 메리도 내 생각을 대충 알지 않았을까 싶은데.”

 친구는 시험하듯 나를 바라본다. 나는 흠 하고 코를 울리며 아큐 씨와 렌코가 나눈 대회를 떠올리고──고개를 끄덕였다. “즉, 오니가 인간의 공포심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요괴라면, 환상향의 인간들에게 너무 위험한 존재라는 거지?”

 “맞아. 하쿠레이 대결계에 의해 환상향이 폐쇄된 것으로, 환상향 내부의 인간 마을은 외부 세계와의 왕래가 크게 제한됐지. 그로 인해 환상향의 요괴들은 인간 마을을 보호할 필요가 생겼어. 하지만 오니들은 예로부터 인간들의 최대의 적이었다고 하니 닫힌 환상향에 적은 인구인 그 상황에 오니의 위협은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됐을 거야.”

 “그래서 대결계의 성립에 맞추어 요괴의 현자가 오니들을 지하로 추방하고 봉인했다──.”

 “그렇지. 표면상으로는 오니들이 제멋대로 떠나갔다는 것으로 해 두고……. 허나, 그 추방에서 벗어난 오니가 있었던 거야.”

 “……스이카 씨구나? 안개가 되어 도망간.”

 “웬일로 잘 하는데, 메리. 밀도를 조종하는 그 능력이 오니라는 종족의 특성이 아니라 스이카 쨩 고유의 능력이라면 그녀만이 추방을 피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 그리고 스이카 쨩은 안개가 되어 환상향에 계속 머물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오니가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다른 이들의 의지로 추방당하게 됐다면, 답은 하나잖아?”

 친구는 입을 삐죽 내밀고 답을 이야기했다.

 “오니들이 지상으로 귀환하는 것, 그리고 환상향을 지배하는 것.”

ㄷㄷ; 14 왜케 짧

거 참 그럴듯하다니까 이 사람 가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