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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소백)카스아리 단편 - eyE To EYe 上

Galax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22 22:55:20
조회 462 추천 20 댓글 1
														

EYe tO eyE

1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86017

2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87355

3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87946



동일한 경험 / 아리사의 이야기

☆★☆★☆★☆★☆★☆★☆★☆★☆★☆★☆★☆★☆★☆★☆★






분명 자고있을텐데, 꿈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익숙한 방이다. 조금 더 자세히 집중하니, 카스미의 방이 보인다. 어째서 꿈에 카스미의 방이? 꿈에서까지 카스미의 방을 생각할정도인거야?


에서 깨어나 눈을 천천히 뜬다. 꿈에서 봤던 풍경이, 여전히 시야에 들어온다. 뭔가 이상한데? 시야가, 서로 다른곳을 보는것처럼 어지럽다. 거울앞으로 다가가 얼굴을 들여다본다.


"하?"


이게 무슨 일이냐? 거울속의 내 눈은, 서로 색깔이 달라져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오른쪽눈이 보라색이었다. 시야가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무슨일인가 싶어 거울만 멍하니 바라본다. 알 수 없는 시야에 글이 적히기 시작한다.


[아리사, 보여?]


네? 아직 정신이 멀쩡하지 않아서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내 시야에 비쳤던건 꿈이 아니라 진짜 카스미방이고, 지금 내 시야에 비치는건 카스미 글씨라고? 카스미를 보고싶어서 내가 드디어 정신이 나간걸까?


"에에에에에엑??"


아직 꿈을 꾸는게 아닐까? 손톱을 물어뜯으며 거울 방안을 서성인다. 일단... 지금 보이는 시야는 카스미의 시야고, 그럼 내 시야가 카스미한테 보인다는건가? 책상에 다가가 공책을 펼쳤다. 적당한 펜을 들어 글을 적어내려간다.


[실화냐? 진심? 진짜로?]

[응.. 그런 것 같아. 어떡하지 아리사?]


어제까지는 멀쩡했는데 오늘 갑자기 이렇게 된다고? 둘이서? 펜을 집은 손에서 땀이 난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카스미랑 다니면 이해할수없는것들 투성이었지만, 이건 도가 지나쳤잖아.


[일단.. 하.. 눈은 어떡해야하냐.. 카스미, 너도 지금 눈 색깔이 다르냐?]

[잠시만]


카스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로 향했다. 당연히.. 바뀌었겠지.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그나마 말이 되려면 그래야지. 거울앞에 선 카스미는 자신의 눈 색과 같은 노란색 눈을 가리켰다. 일단 남한테 보여서 좋을건 없으니까...


[어이, 카스미. 어떻게든 가리고 와. 선글라스를 끼던지, 렌즈를 끼던지 해서 어떻게든 가려야한다. 알겠냐?]


시야에 OK사인이 들어왔다. 일단 말해뒀으니, 내 할일을 해야한다. 구급함을 찾아 꺼내 새 안대를 찾았다. 오른쪽 눈을 가리고 거실로 나간다. 할머니께서 부드럽게 웃으며 맞이해주신다.


"아리사, 잘 잤니? 눈은 왜 그러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냥 좀 간지러워서요. 괜찮아요, 별거 아니에요."

"그래, 조심해서 다니거라. 자, 도시락 챙겨가야지?"

"고마워요, 할머니. 다녀오겠습니다."


집에서 나와 학교로 향한다. 한 눈으로 세상을 보려니 걸음걸이가 느려진다. 사람은 두 눈으로 받아들인 광각과, 물체의 크기로 거리를 인식한다.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면 거리감이 사라지게 된다. 카스미 녀석이 그렇다. 다른사람들은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내지만, 이녀석은 어디까지 거리를 둬야할지 모르겠다. 어느순간 훅 들어오다가도, 거리를 벌리게 되고, 또다시 들어온다. 시야에 학교가 들어온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조금 일찍 출발해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에 도착했다. 빠른 걸음걸이로 반에 들어가 책상에 엎드려있는다.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할지 막막하다. 그나마 다행인건 오늘 학생회가 없다는 것.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아~리사~"

"어, 왔냐."


얘도 안대 끼고왔잖아.. 일부러 안대는 얘기 안했는데, 이럴때는 짠듯이 합이 맞다니까. 카스미가 끼고온 안대는, 내가 끼고온 안대랑 같은 모양의 안대였다. 헤헤.. 카스미랑 커플 안대.. 같은 생각을 하고있자, 카스미가 풋- 하며 웃음을 낸다.


"뭐,뭐야! 왜 웃는데!"

"에~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잖냐!"


이것저것 태클을 건다. 하지만 카스미는 평소와 같이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간다. 사실 나도 웃음이 헤실헤실 배어나올것같지만, 애써 감정을 숨기기위해 한숨을 내쉬었다. 눈에 대해서 궁금한게 꽤 있다. 지금 알아내고 싶은건 많지만 곧 수업이 시작되니까..


"점심시간에 애들이랑 모였다가 따로 빠져나오자. 알겠지?"


카스미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했다.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어째서인지 머릿속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 듣는둥 마는둥하며 필기를 한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도시락을 꺼내 카스미 옆으로 간다. 카스미도 주섬주섬 도시락을 꺼내고, 뒤뜰로 향한다. 늘 앉아있던 곳에 세 명이 우리를 기다리고있었다. 그리고.. 오타에랑 눈을 마주쳤다.


"카스미, 아리사... 커플 안대?"

"아리사, 대담한데?"

"아니거든!!!"


사실 기쁘다. 이런곳에서라도 소소하게 행복을 찾아야지.


"아하하.. 눈병에 걸려버렸지 뭐야."

"카스미쨩, 아리사쨩, 괜찮아?"


카스미는 리미에게 뛰어들어 안겼다. 내가 아닌 다른사람들한테 껴안는걸 보면 조금 질투난다.


"응응! 괜찮아!"

"카스미! 아무데서나 사람한테 뛰어들지 말래니까!"


일단 애들을 만났으니까, 둘이 잠시 빠져나와 따로 이것저것 해보러 가야겠다. 카스미 옆구리를 콕콕 친다.


"어이 카스미, 잠깐만 따라와봐."

"어? 으응."


애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슬그머니 일어나 신발을 신는다. 오타에랑 또 눈을 마주쳤다.


"아리사, 카스미랑 데이트?"

"아니야!"

"오~ 아리사 대담한걸?"

"아니라니까!!"


얼굴에 열이 오르는게 느껴진다. 카스미의 손을 잡아끌어 빠르게 옥상으로 올라온다. 옥상은 츠루마키씨가 천문부 활동을 한답시고 쓸 때도 있었으니까..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며 둘러본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안대를 벗으며 카스미를 바라본다.


"어이 카스미, 안대 벗어봐."


검게 칠해져있던 시야가 점점 밝아져온다. 내가 나를 보고있다. 뭔가 부끄럽네. 카스미는 나를 이렇게 보고 있었던거구나. 문득 정신이 들어 헛기침을 한다. 일단 해볼수있는건 여기서 해보고 가야겠지? 내 시야에 비치는게 카스미의 눈에 비치는건지 궁금했다.


"일단 카스미, 너 오른쪽 눈 감아봐."

"알았어."


카스미는 오른쪽눈을 감았다. 천천히 시야가 가려졌다. 아무래도, 카스미의 오른쪽 눈과 내 시야가 연결되어있는것같다. 무슨 이런 말도 안되는...


"음.. 안보이네."


그러면, 지금 카스미의 오른쪽 눈에 있는 눈은 내 눈인가? 카스미 몸에 붙어있지만, 내 눈일까? 확인해보기 위해 손을 뻗어 카스미의 오른쪽 눈을 톡 건드렸다.


"아얏!"


카스미가 아파했다. 미안해라..


"어라? 미안 카스미. 내가 아플줄알았는데. 어떻게 된건지 통 영문을 알 수가 없네.."

"눈이 바뀐건가? 눈이 바뀐거야? 아니면 눈이 바뀐거야?"


지금 자기가 같은 말을 세 번이나 한걸 알고있을까? 귀여워. ...카스미한테는 죽어도 말 못하지만. 카스미가 입을 열었다.


"아리사, 오늘 연습때 어떡하지?"

"하.. 글쎄다.. 일단 최대한 멀쩡한척하고 해봐. 한쪽 안보인다고 못치는것도 아니지않냐. 좀 힘들긴 하겠다만."

"으음~ 알았어!"

"오늘 학생회 활동도 없고, 내일이 토요일이라 다행이다...."


일단 대충 알아낼 수 있는것은 알아냈고, 긴장해있어서 몸도 찌뿌듯했다. 기지개를 한번 쭉 펴고는 도시락을 연다. 할머니께서 늘 해주시는 달걀말이. 달걀말이에 시선이 향하자, 옆에 있던 카스미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진짜, 감정에 솔직한녀석이라니까. 이런데 말고 다른데서 좀 더 솔직해질것이지. 어깨를 으쓱하고 카스미에게 계란말이를 내주었다. 카스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괜시리 나도 웃음이 나온다. 익숙하지 않은 시야로 먹는 점심이지만, 행복하다. 카스미랑 둘만 있을 수 있으니까.





마지막 교시가 끝났다. 필기하느라 어깨가 뭉쳐 찌뿌듯하다. 기지개를 켠다. 가방을 챙겨 카스미 자리로 간다. 카스미는 느릿하게 가방을 챙겨 일어난다.


"얼른 가자."

"어, 으응."


카스미와 함께 학교에서 나선다. 느긋하게 걸어가고 있자니, 카스미쪽에서 손을 잡아온다. 괜히 가슴이 두근댄다. 혹시 들키지는 않을까? 카스미쪽에서 이럴때마다 매번 가슴이 뛴다. 처음에는 별로였는데, 이런 두근거림도 기분이 좋다.


"에, 뭐냐?"


사실은 좋지만, 마음에 없는 말이 나왔다.


"헤~ 그야 한쪽눈으로 집에 가다가 넘어지면 안되니까 그러지~"

"아니, 그건, 그렇긴 한데, 그래도"

"아리사도 좋으면서~"

"에휴.. 알았다."


맞아, 사실 엄청 좋다.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거리는게 손을 통해서 카스미가 알아챌까봐 조금 두려울정도로. 그래서 일부러 좀 더 마음과는 거리가 먼 말을 한다. 카스미가 손가락을 꼬물거린다. 귀여워. 기타를 치느라 굳은살이 배인 카스미의 손가락을 어루만져주고 싶었지만, 꾹 참는다.


"토야마"

"네,넵!"

"손가락은 가만히 있으시죠?"


괜히 말했나? 이번건 그냥 넘어가도 될뻔 했는데... 카스미가 삐걱거리며 걷다 넘어질뻔 하는걸 보고, 역시 그냥 놔둘걸 그랬나봐. 카스미의 손을 카스미가 눈치채지 못할만큼, 조금 더 꼬옥 쥐고 집까지 걸어간다.


집에 도착하니, 할머니가 마당을 쓸고 계셨다. 카스미는 손을 흔들며 할머니에게 친근하게 인사했다.


"다녀왔습니다. 추운데 안에 들어가계시지 그랬어요."

"괜찮단다. 아직은 견딜만 하구나."

"안녕하세요, 할머니!"

"그래, 카스미 왔구나. 친구들은 창고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넵, 감사합니다!"


카스미의 손을 잡고 창고로 내려간다. 바깥은 추웠지만, 창고 문을 여니 안에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나왔다.


"어서와, 아리사쨩, 카스미쨩. 밖에 많이 추웠지? 따뜻하게 히터 틀어놨어."

"에헤헤 미안.. 늦었지?"

"옷쨩의 털은 곱슬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토론하고있었어."

"에..? 그랬나?"

"자자, 우리 도착했으니까 얼른 연습 시작하자."


빠르게 정리하고, 연습할준비를 했다. 카스미는, 늘 연습 전에 기타의 음을 조율한다. 그 모습을 늘 키보드 뒤에 서서 바라본다. 카스미가 음을 조율할때 집중하는 표정은, 보고있자니 심장이 두근댄다. 카스미가 연주할때에는, 카스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반짝반짝두근두근이라는게 무엇인지 알것같다. 사실은, 라이브 도중 카스미와 눈을 마주쳤을때에는 내 부분을 놓칠뻔했다. 카스미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다, 일어나는것을 보고 급하게 시선을 돌린다.


"다 준비됐으면 이제 연습할까?"

"카스미, 안대 안벗어도 괜찮아?"


카스미는 고개를 끄덕인다. 다들 자신의 악기 앞에 자리를 잡는다. 사아야의 드럼스틱이 연습의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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