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은 자기 앞에 있는 남자b를 걷어찹니다. 충격을 받고 뒤로 밀려난 남자b를 뒤에 있던 누군가가 붙잡아 쓰러트립니다. 그 순간 스파크가 팍 튀고 남자b가 축 늘어지고나서야, 남자a도 자신들 외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당황한 남자a가 하은의 목을 조르기시작합니다.

(남자a로부터 풀려나기위해선 어려운 난이도로 힘이나 근접전(격투) 판정에 성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판정에 실패하실 경우 보통 난이도로 건강 판정을 해서 성공해야만 무사할 수 있습니다. 실패하면 1d3점의 피해를 입습니다.)

한편, 유이나는 문을 두들기기 전에 문 앞에 서있던 남자가 일정한 패턴에 따라 문을 두들긴 것을 기억해냅니다. 이나는 기억해낸 패턴에 따라 문을 두드렸고 안쪽에 있던 또다른 남자가 무방비상태로 문을 엽니다.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진 동시에 이나의 스턴건이 불꽃을 튀기고 남자는 억 하는 소리를 내며 쓰러집니다.

끼이익 하고 문이 열리고 방 안에 벌어지던 상황이 이나의 눈에 들어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낡은 사무용 책상과 의자입니다.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양초들이 침침한 빛과 일렁이는 그림자들을 자아내고있습니다. 의자에는 윤형빈이 앉아있습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은 마치 지옥이라도 보고있는 사람 처럼 일그러져있고, 당장이라도 박차고 일어나 그곳에서 달아나고싶어하지만 그러지 못하고있습니다. 다른 한 남자(이하 남자c)가 형빈의 어깨를 짓누르고있기 때문입니다. 남자의 손에 찍어눌려진 형빈은 책상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으로부터 고개조차 돌릴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책상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책상 위에는 박우리가 다리를 벌린 채 누워 악을 쓰고있습니다. 마치 출산을 앞둔 임산부 같습니다. 그녀의 머리맡에는 어느새 새까만 천을 뒤집어 쓴 한가을이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봅니다. 그러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나를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천의 틈 사이로 살짝 드러난 눈이 이나를 노려봅니다. 이나가 착용하고있던 야투경에서 켜진 적외선이 반사되었는지, 한가을의 눈이 소름끼치는 빛을 반짝입니다.

한가을:

"봤구나...!"

한가을의 외마디 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박우리가 찢어질듯한 비명을 지릅니다. 형빈은 박우리의 다리 사이에서 못볼 것이라도 본 사람처럼 잇달아 비명을 지릅니다. 두 사람의 비명이 공명을 일으켰는지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촛불 몇개를 꺼트립니다.

잠시 후, 그 소란이 잦아들면 멀리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옵니다.

남자c:

"제사장님. 이제 어쩌지요?"

당황한 남자c가 한가을을 향해 외칩니다. 한가을은 잔뜩 쉰 목소리로 읇조리듯 말합니다.

한가을:

"소정의 목적은 달성했으니 됐습니다. 따님과 부마는 잠시 두고가지요. 언제 어디에 계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한가을이 다시 이나를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그것을 신호로 남자c가 유이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옵니다. 유이나는 이제 어떻게 하나요?

(의식 목격에 따른 이성도 감소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