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이 사라지자, 로봇은 온데간데 없고 문형의 눈에는 부서진 차량과 피흘리고 있는 박훈만이 들어왔다.
혹시 나도 머리에서 피가 나는지 손으로 더듬어 본 문형은 자기가 살면서 언제 무릎 꿇어본 적이 있냐는 듯이 태연하게 일어나서 훈과 한혈회 회원들에게 인사한다.
'여. 반갑습니다. 며칠 전에 쎄텍에서도 그렇고 참 한혈회 분들께 도움을 많이 받네요. 허허.'
이 난장판을 수습하고 훈의 부상을 치료하는건 댁들에게 맡기겠다는 의사 표시를 충분히 했다고 여긴 문형은 슬그머니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으악!' 길바닥에 쓰러져있는 호박로봇을 발견한 문형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지가 터미네이터야? 설마 아직도 살아있는건 아니겠지? 시멘트 덩어리로 로봇의 대갈통을 내리 찍으려던 문형은, 문득 민간인이 로봇 안에 아직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과학에 의해 괴물이 된 사람을 치료한 뒤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것은 훈과 하나의 역할이겠지만, 지금 저 사람을 도울 수 있는건 자신 뿐이다. 문형은 애자상사의 마트료시카 무더기 속에서 재규어 껍질을 찾아낸 뒤 호박로봇에게 초과학 스캔을 한다.
super-science scan:재치+학식=5 vs 결의+초자연 능력 도트

문형의 성공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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