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애의 말이 구구절절 옳기는 하다. 허나 중요한 것은 무엇을 최우선으로 두냐일 것이다. 지금 분명히 자신들이 뭘 했는지 경찰들은 알고 있으니, 건수만 생기면 분명히 그들을 잡아갈 것이다.

따라서 광대 일행(정말로 그렇다면)이 들이닥친다면 일을 키우기보다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일단 자리를 떠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할 것이다. 중훈 자신의 집이나 그런 친근한(혹은 으슥한) 장소라면 선제 공격이나 반격을 하기 위해 손을 써도 뒤처리가 수월하니 별로 거리낄 것이 없겠지만, 이런 다방이라면 이야기가 전혀 다른 것이다.

"일단, 우리가 싸움판을 잘못 벌였다가 순사들이라도 오면 그때는 진짜 큰일 아니오? 다들 저번에 고생을 해 봤잖소? 그러니 일단 그.... 영훈 군이 뭔가 이럴 때 요긴한 재주가 있으니 저들 눈을 속일 방법을 내면 좋겠는데, 그런 게 없거나 시간이 필요하다면 내가 대화를 해 보고, 안 되면 다 같이 빠르게 자리를 뜨거나 누군가 술수를 부려서 저들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는 쪽으로 진행을 합시다."

그렇게 말하면서 중훈은 머리를 굴려본다. 희혜가 나갔을 때 그들이 이미 밖에 있었다면 몇 명은 희혜를 따라가지 않았을까? 아마 그녀라면 이마에 "나 미행자요"라고 써붙이지 않는 이상 영영 미행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