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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벽구락부] - 184 중훈 : 솔직히 그렇게 말할 줄 알았소.

니컬(39.124) 2020.12.02 14:52:05
조회 80 추천 0 댓글 0
														

"결국 구락부에서 누구 모가지를 잘라다가 들고 오거나 아주 중요한 것을 훔쳐내서... 그러니까 구락부를 얼추 풍비박산을 내놓고 와야 당신들 패거리에 받아 주겠다, 이 말이잖소? 이거야 말로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나는... 아니지, 여우를 피하고 싶으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고 굴 앞에서 등을 떠미는 격이지. 거기다가 우리가 그런 일에 성공을 한다고 해도 당신네 윗사람들 사정에 따라서 토사구팽되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말이오. 토사구팽. 지금 당신도 윗사람들 덕에 생각했던 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했잖소? 그러면 생판 남인 우리한테 더 심한 일을 하지 말란 법도 없을 거요."

중훈은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목에 손을 대고 슥 긋는 듯한 손짓을 해 보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이 자리의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는 대신에 굳이 이렇게 허술한 제안을 받아들여 한 번 더 목숨을 걸어야 할 이유는 아마 없다고 봐도 무방할 거요.... 허나 당신들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좀 더 듣다 보면 만에 하나 정도 확률로 그럴 만한 이유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소이다. 그러니.... 일단 당신이 어떻게 이번 일에 개입하게 되었고 어째서 경전과 아이를 찾으러 왔는지 그런 이야기를 좀 더 해 주면 좋겠소. 물론 그냥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돌아간 다음 윗사람들에게 허락을 받고서 더 구미가 당길 제안을 가지고 나중에 우리한테 다시 오는 것도 괜찮겠지만, 그때는 아마 오늘 우리가 만났던 그 예의 바른 친구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와야 할 거요. 우리도 딱히 더 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으니 굳이 판을 키우지 않고 그냥 여기서 일을 덮기로 하고 딱 끝내는 것도 괜찮을 거고."

중훈은 말하는 도중에 며칠 전에 날아갔다가 다시 자라난 자신의 턱을 손으로 가리키며 자신은 다시는 그런 위험한 짓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듯한 몸짓을 해 보였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중훈에게 구락부를 먼저 버리고 동문회로 넘어가려는 모험을 할 생각은 만에 하나는 커녕 태산의 티끌 하나 만큼도 없는 게 맞기는 하다. 허나 이것은 그가 구락부나 교토쿠 영감에게 충성한다거나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 일단 지금은 청년들의 말을 들어봐야 하며, 자신은 필시 나중에 찾아올 광대 쪽의 이야기도 들어주기로 했었고, 용선호가 구락부로 끌려와 사라진 후의 경찰들의 행보나 앞으로 구락부가 돌아가는 상황도 봐야 하니 굳이 그런 중요한 결단을 지금 희혜의 말만 들어 보고서 바로 해야 할 필요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원래 약재를 살 때도 아무리 값싼 약재라도 상대가 넙죽넙죽 가격을 부르는 대로 사서 호구를 잡히면 안 되고 약재의 상태나 가격 등을 적절히 확인한 다음에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이치에 맞으니, 이렇게 약재보다 훨씬 귀한 것인 명줄이 달린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런 식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아, 그리고 오늘 이것도 마무리를 지었으면 해서 말하는데, 저번에는 내가 입이 짧아서 확실히 말을 못 하고 넘어갔지만 애시당초 우리는 그 날 거기서 경전을 찾지도 못했으니 그건 알아서 찾아 챙기시면 될 거고, 아이는 내가 마침 자식이 없어서 입양을 생각 중이니 당신들이 그 아이에게 딱히 뭔가 그.... '학문적인 면'에서 필요한 것이 없다면 걱정 말고 계시면 되겠소."

입이 짧았다라, 맞는 말이긴 하지 않은가? 어쨌든 중훈은 좀 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 보기로 했다. 어차피 구락부 사람들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걸핏하면 울어 댈 게 뻔한 갓난 아기가 빨리 구락부에서 없어질 수록 더 좋아할 것이 분명하고, 경전은 어차피 자신들 것이 아니니 아이의 신변에 대해서만 지금 동문회 쪽과 얼추 정리를 해 두면 더 이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어쨌거나 너무 떠들었는지 살짝 입술이 마르는 느낌이 왔다.


"물론 당신들이 찾는 것이 뭔지는 몰라도 진짜 그 아이에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도 나름 의술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니 혹시 그런 게 있더라도 일단 내가 아이를 돌보는 상태로 그쪽과 같이 협력하는 쪽이 아이에게는 훨씬 좋을 거고 말이요. 좀 전에 당신들은 일단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최소한으로 하며, 미풍양속을 증진하고 불령한 사회불안활동을 하지 않는 것을 목표한다'고 하지 않았소? 그럴 거면 애를 굳이 불령선인 사이에서 나온 유복자로 되돌려놓거나 '과학을 위해' 무슨 삶은 돼지 머리마냥 제삿상에 올리는 것보다는 그냥 내 아이로 자라 어엿한 장정이 되도록 놔 두는 게 당신들 목표에도 훨씬 맞는 게 아니오? 그리고.... 일단 다방에 왔으니 다들 뭐라도 하나 주문부터 하고 마저 이야기하면 어떻겠소?"

해야 할 말은 모두 끝났으니 이제는 희혜가 어떻게 나오나, 청년들은 무슨 말을 하나 들어 볼 차례일 것이다. 따뜻한 쌍화차 한 잔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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