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생각 못했던 내가 부끄러워질 지경이었다

우선 회오리 당근을 만들기 위해서는 회오리 감자 만드는 기계가 필요하겠지

당장 철물점에 가서 적당한 전나사봉이랑 너트를 사왔다

저 나사산과 나사산 사이 거리(=피치)가 대충 한 면의 두께가 될 예정

식초물에 담궈주었다가

깨끗하게 닦아준 다음 식용유로 기름칠도 해줬다

그리고 먼지 묻지않게 잘 보관해줌

그리고 대충 설계하고 3D프린터에 출력을 걸었다

그리고 당연하게 고통스러운 출력실패를 겪고 거의 이틀간 고친 다음

멀쩡한 부품을 뽑아줬다

갓 출력이 끝난 부품들

그리고 후가공

소품같은걸 만드는 것도 아니니, 적당히 버를 깎고 움직이는 부분만 다듬어줬다

구멍부분은 당연히 드릴로 새로 뚫어줌

그렇게 준비된 부품들

날은 과도를 끼워서 쓰기로 했다

감자(당근) 고정부품은 작은 못을 안쪽에 끼우는 식으로 만들고 더블너트로 고정시킴

아무래도 먹는거 다루는거니 접착제는 쓰지않는다

손잡이는 돌리기 편하게 저런식으로

그렇게 완성된 회오리 감자 기계

그리고 생각대로 잘 작동되면 참 좋겠지만

얘야 작업이란 원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란다

그래서 작업이 재밌는 거 아니겠어?

날이랑 축이랑 수직이면 안되었던 같아서 있는 부품들을 모아서 수정해줬다

원래는 부품 하나 수정해서 새로 출력하면 되겠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이제 당근을 준비해준다

꼬치는 저게 내가 구할 수 있었던 가장 긴 꼬치, 좀 더 길면 좋았겠지만...

그리고 바이스로 기계를 고정시키고

당근 꼬치를 세트하고...

돌려준다

아무튼 어찌 작동하면 되는거다

내친김에 감자도 회오리

감자는 그대로 튀겨도 맛있게 나오지만 당근은 영 좋지않게 될 것이 뻔하므로 전분을 뭍혀줬다

그리고 튀김

완성, 감자 남은것도 적당히 잘라주고 라면스프를 조금 뿌려줬다

전분을 뿌려도 당근은 저렇게 되더라, 아예 덜익었을 때 빼는게 맞는듯

감자는 잘 나왔다

오늘도 잉잉이

완식

사실 맛으로 따지면 당연히 감자가 훨씬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