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에타에올렸다가 3개월 정지받은 수필입니다

학식짱(115.136) 2020.02.26 11:17:38
조회 276 추천 2 댓글 3
														

나는 알바를 갈때마다 버스를 탄다. 

내가 매일 버스를 타는 정류장은 컨테이너 형식의 정류장인데

냉난방이 되기때문에 날씨가 가혹해 질때면 그곳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된다.

 

알바를 가는날 나는 정류장에 있었다. 5평 남짓한 그곳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짧은 치마와 

얇은 옷으로 멋을부린 여자 둘과 아직 나처럼 학생티를 벗지못한 20대 초반의 남자 한명이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며 창밖의 흐린 날씨와 바람에 시선을 흘려보내며 시간을 죽이는 중 불쾌한 비속어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존나" "토나와" "개싫다" 

그 단어들이 주는 불쾌한 무게감은 내 주의를 앞에 앉은 두 여자의 대화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들은 나를 씬경쓰지 않는건지 아니면 들어도 전혀 문제될것 없다고 생각하는건지 생판 남이 앞에있는데도

큰소리로 방금전까지 있던 그 남자의 외모를 헐뜯고 있었다. 눈이 작다, 여드름이 역겹다, 옷이 찐따같다, 기분나쁘다.

그들은 몇일 굶은 사람처럼 그남자의 외모를 게걸스레 물어뜯었다. 그들의 천박하고 기분나쁜식사에 불쾌함과 동시에 

공포감이 들었다. 식사를 마친 두 하이헤나는 서로의 유대감과 친분을 확인했는지 포만감에 젖은 표정으로 버스를 타고 떠났다. 

난 그날 내내 불쾌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었다. 단순히 무례하고 경박한 사람들 때문만이 아닌 그들이 떠난 후에도 나의 외모에 대해

욕을 할것이라는 불안감, 20년 내내겪어온 외모에대한 콤플랙스, 그로인한 분노와 끝이지 않는 생각이 내 하루를 질질 끌고다녔기 때문이다.


나는 못생겼다. 객관적으로보든 주관적으로 보든 못생겼다.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다행히 둥글둥글한 성격과 빠른 눈치, 상위권의 성적덕에 중고등학교시절 

많은 친구를 사귈수 있었지만 사리분별못하는 초등학생때는 친구들에게 따돌림도 당하고 혼자 많이 운 경험이 있다. 

그런 나도 초등학교때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다. 긴 생머리에 생기넘치는 아이였는데 나에게도 살갑게 대해주고 다른모든 아이들에게 

상냥하게대해줘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10살짜리 꼬마가 연애를 알겠는가 좋아한다는 티는 티대로 나고 그러면서 아무것도 못해 

좋아한다는 소문만 무성히났다. 그러던중 달에한번 자리를 바꾸는 날이었다 운좋게 그 여자아이와 짝이 되었고 나는 친해질 기회라생각해

기분이 날아갈듯이 좋았다. 하지만 바로다음 쉬는시간 그아이가 선생님에게 찾아가더니 "저애가 저 좋아하는데 못생겨서 싫어요 자리 바꿔주세요."

라고 말하는걸 들었다. 웃긴건 선생님도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참.....

그 친구는 눈이 나쁜 애랑 자리를 바꿔준다고 말했다 그정도면 그나이에서 정말 성숙하게 대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배신감과 좌절감이

그아이 얼굴을 볼때마다 올라왔고 나는 더욱 겉돌기 시작했다. 

 

새학년에 올라오고 나는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그렇게 혼자있는아이는 무리를 지어다니는 여자애들에게 좋은 먹있감이었다.

(물론 착한 여자애들이 훨씬 더 많았지만 그 친구들은 단순히 나를 괴롭히지 않을뿐 별 도움이되지는 않았다)  

그들은 나에게 우르르 몰려와 한참을 나에게 행패를 부렸고 내가 아무말못하고 어버버하고 있으면 즐겁다는 듯이 웃으며 떠났다. 

혹여나 내가 맞붙어 너도 못생겼다고 상대할때면 단체로 우르르 몰려가 선생님께 내 행동을 부풀려 말해곤했다. 그럴때마다 선생님들은 나를 혼내셨고, 

그애들이 한 일을 말하면 "여자애들이라 더 예민하고 상처를 많이받는다 네잘못이 맞다" 혹은 "둘다잘못했으니 화해하고 그만가라" 

둘중 하나였다. 그런날이면 그날하루종일 심하면 일주일내내 그들의 린치를 당해야했다. 나에게 함께 욕지거리를 할때면 그들은 아주 화목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볼때마다 원시시대에 함께식사와 사냥을하며 씨족간 유대를 키웠다는 사회책 내용이 떠올랐다.

(여기까지 쓰고보니 여성을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져 덧붙인다, 나는 이성에대한 트라우마를 말한것이지 여성을 비난하는것이 아니다. 

못생긴 여자이이들도 나랑 처지는 비슷했다 단지 다른점이라면 나와 달리 동성의 친구들에게까지 놀림받았다는것 정도일 것이다.)


이런일들은 나이가 들수록 확연히 줄어들었고 고등학교에 와서는 아주 없어졌다. 외모에대한 트라우마는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거의 줄어들었다 하지만

성격은 그렇지 못했고 너는 왜그렇게 사교성이 없고 성격이 꼬였냐며 뭐라하는 친구들의 말에 나는 성격을 고치려 노력했다.

그 결과 여자친구도 사귀며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난 아직도 누군가가 누군가의 외모를 비난할때면 구정물로 뇌를적시는듯한 불쾌함을 느낀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추함을 멀리하는건 당연하다, 본능이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어야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동물이고 진화의 산물이다

수만년 동안의 자연선택이 그것이 옳다고 말하고 있다. 그때 그 여자애는 잘못되지 않았다 나를 최대한 배려했으며 자신의 의지와 본능에 충실했다. 

하지만 그로인해 상처받는 나도 잘못된것인가? 중학생시절 아직 성격을 고치치 않았을때 나는 생긴대로 논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못생긴게 

성격까지 나쁘다고. 나처럼 못생긴 아이들은 공감할것이다 이 얼굴때문에 더러운꼴 많이보고 살았다는것을, 정도와 빈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외모로 손해본적이 한둘이아니다. 호의보다는 적의 적의보다는 무관심을 더 많이 느꼈을 것이다.


우리는 불편함의 시대에 살고있다. 인종, 성별,나라, 종교, 등 그무엇에 의해서도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하고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외모에대한 선입견과 그에 대한 차별에대해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비난 하더라도 잠시 웃고 넘길뿐 

고치려 하지 않는다. 추함에대한 거부감과 아름다운에대한 갈망은 이상한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우리는 동물이고 이것은 본능이다. 그 감정과 욕구는 옳다

하지만 우리는 배가고프다고 땅에 떨어진걸 주워먹지 않으며 졸리다고 길에드러눕지 않는다. 우리는 인간이고 이것은 이성이다. 

우리는 인신공격과 외모로 사람을 차별하는것은 잘못된것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인간의 위대함은 이성에 있다. 우리는 본능을 억제할줄 알아야한다.



p.s. 이 글을 읽고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부디 피해망상증 환자의 헛소리로 여기시고 노여워하지 말아주십시오. 오늘하루 즐거운 일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일케올렸는데 3개월 게시판+쪽지 정지먹었네요 너무 찡찡대서 그런걸까요......



추천 비추천

2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공지 수필갤러리입니다. [2] 갓치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8.19 546 10
5186 수필) 슬픔에 관하여 베논황제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24 0
5185 논객(116.122) 04.08 30 2
5184 벚꽃 평정심유지하는계정(175.199) 04.07 25 0
5183 나는 저녁이 좋았다. 평정심유지하는계정(118.39) 03.31 16 0
5182 내려놓고 싶어서 쓰는 군에서 x살 시도 했던 경험 [1] 레몬 논객(218.39) 03.23 25 1
5180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하는 이유 행복하자다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4 43 0
5178 이걸 쓴다고 볼 사람이 있을련지 모르지만 [4] ㅇㅇ(122.40) 02.20 46 0
5177 네 열등감이 보여 논객(223.39) 01.25 37 0
5169 퇴사,이직,고통받는 분들을 위해 작성한 수필입니다 논객(121.190) 23.12.15 51 0
5168 난 진짜 뭘까? [1] 하얀까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12 67 0
5167 용서 논객(223.39) 23.12.04 33 0
5166 똑바로만 걷다보면 재미가 없단말이지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45 0
5165 그랬어야 했는데 논객(182.209) 23.11.26 34 0
5159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그 의미 [1]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22 48 1
5157 길을 개척하다 보니 어느덧 누구도 가지않는 길을 가고있었다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05 51 0
5156 품. 논객(121.178) 23.10.06 42 1
5155 나는 돈이 망상이고 실력이 현실이라 믿는다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2 43 0
5154 '재행무상' ,좋고 나쁨이란 존재하지않는다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11 67 1
5153 '무아의 경지'에 대한 영감 메모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7 44 0
5151 언제나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내 '마음'하나 뿐이다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31 32 0
5150 남들이 가지않는 힙스터의 길을 추구하는것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30 34 1
5149 '고' 를 최대한 방어하는것, 그것이 사바세계의 최선이다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30 19 0
5138 그 시간은 끝났다 수갤러(61.79) 23.08.14 42 1
5022 살아간다는건 견디고 싸워나간다는것,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40 0
5019 '나'라는 아상을 결정했으면 그것에 집중해라, 그리고 밀고나가라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29 0
4940 야망이 불타오르는군... 하지만 흥분하지마라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40 0
4886 나는 흐름을 탔다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31 35 0
4884 확실히.. 경거망동하지말라는 스승의 말씀이 떠오르는군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31 33 0
4875 아임 크레이지(Crazy)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30 34 0
4874 정신을 통일하며 목표의식을 하나로...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29 30 0
4835 이제부터가 본게임 시작이다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28 29 0
4814 세상은 발전하지만 내 영혼은 그대로다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27 22 0
4749 이악물고 기다리다 보면 때가온다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25 40 0
4676 되도 않는 이유 [1] ㅇㅇ(121.128) 23.07.20 45 1
4675 노력은 하되 욕심은 부리지 말것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19 26 0
4674 노력하는자세를 잃지않는것, 욕심을 부리지 않는것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18 27 0
4672 뭔가 아리송한 꿈일기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17 31 0
4668 '대화라는것이 굳이 필요한가' 에 대한 단상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16 37 0
4663 그렇군 뭔짓을 해도 '인간의 한계' 라는것을 벗어날 수 없는건가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15 25 0
4660 '자아가 비대하다'라는 표현, 괜찮은데?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13 62 0
4653 고해성사 소시민1(116.124) 23.07.12 49 0
4623 모든것은 인연에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는것 잡을수 없는것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08 29 0
4618 생각할수록 괴롭다면 그 생각은 옳은생각이아님 noName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07 28 0
4605 복날1 긴꼬리벵에(59.21) 23.07.06 24 1
4337 이런건 수필이냐 시냐? ㅇㅇ(175.205) 23.06.14 50 0
4282 나는 어째서 사진을 싫어했나 ㅇㅇ(175.206) 23.06.12 30 0
3909 우여곡절끝에 드디어 부팅 성공! [2] 아스피린(14.42) 23.05.20 79 0
3878 불행해지는 과정 [1] 아스피린(61.79) 23.05.18 69 0
3875 안녕하세요 [2] 아스피린(61.79) 23.05.18 55 0
3864 음표 사이의 쉼표가 음악을 만든다 앵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5.17 60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