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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학교 그 자식

혼자서는힘들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4 20:20:08
조회 92 추천 0 댓글 2
														

정말 잠시라도 그곳에 있다는 생각조차 싫은 학교를 때려치고 길을 걷고 있는 와중이였다.

눈 앞에서 불길한 얼굴 불길한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야! 철수"

내 이름이 들렸다. 그것도 굉장히 익숙한 말투로.

나는 황급히 고개를 젖혀 바라본다.

다름이 아닌 그 자식이다.

학교에서 나를 샌드백처럼 때리고, 욕하고, 수도없이 잔인한 장난을 내게 일삼은.

내가 학교에서 자퇴하게 만든 장본인.

나는 이글거리는 분노감으로 그 자식을 바라본다.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인데.

그 자식한테 쫄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였는데!

그런 자신감의 배경은 가고 있던 합기도장에서 나왔다.

나는 매일 그곳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꼽냐? 꼽아?"

철수는 계속 쳐다본다.

"꼬우면 싸우던가. 병신이."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승낙의 표정을 보였다.

그 자식의 친구들은 주위에서 재미난 일이 생겼다는 듯 킥킥 웃어댄다.

"가자 병신아. 자신있나봐?"

길을 틀어 한 골목으로 들어가던 중에도

계속 자신의 학교에서 벌인 장난들을 늘어놓는다.

기를 죽이는 구나 싶었지만, 나는 아예 이판사판 죽여버릴 작정이였다.

"여기가 좋겠다. ㅇㅇ아. 아무도 안 볼 것 같은데?"

나는 휙 바닥에 가방을 던져놓았다.

'한 번 해보자...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그 자식도 몸을 풀더니 싸울 자세를 취한다.

시작 되었나!!!

'어쩌지...일단 멀리서 발차기를...꽂아넣자'

도장에서 배운 앞돌려차기를 옆구리에 재빠르게 꽂아넣었다.

그 녀석의 팔은 내 몸에 닿을 수 조차 없었다.

'다시 한 번...'

치고 난 발을 재빨리 지면에 내려놓고,

동시에 허리를 틀면서 다시 한 번!!!

옆구리 타격!

그 비열하고 악렬한 면상이 순신간에 일그려진다.

때렸다!!!

'이제 주먹을...'

앞 손을 뻗으며 견제를 하고, 뒷손을 허공에 휘둘릴 무렵

그 놈이 갑자기 아래 쪽으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후 멀리서 뻗어오는 놈의 주먹.

내 눈가를 정면으로 맞혔다.

'아...렌즈 끼고 있었는데 ㅈ됐나?'

아픔보다 빨리 막아야하는 생각에 나는 계속 가드를 올려 주먹을 몇 차례 막았다.

그러던 중

"야 이 새끼들아!! 거기서 뭐해!"

황급히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멀리서 달려온다.

그 놈들은 재빨리 도망갔고

그렇게 내 나름의 복수극도 막을 내렸다.

오래전 18살때 있었던 일이지만

당시에 그 자식에게 졌다는 패배감이 들었지만

한 편으로는 멋지게 맞선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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