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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사투리는 모두 표준어로 번역하였습니다.
최종장. 고백
'Little Cage'에서 역으로 가는 도중, 한쪽 3차선 도로에 특징 없는 육교가 놓여 있다. 여기를 건너지 않아도 역에 갈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어딘가에 외출하려 할 때 이용할 필요가 없는 루트였다. 하지만, 나는 하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 육교를 올라 보았고, 거기서 보이는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털어놓자면, 이쪽으로 이사오고 나서 큰길에 놓여있는 육교라는 것과 처음 조우했다. 물론 육교를 본 적은 몇번이나 있지만, 떨어진 건물에서 내려다보거나, 달리고 있는 버스에서 올려다보거나, 멀리서 바라보거나 그런 경우 뿐이었다. 그러니까, 훌쩍 발길을 옮겨 육교에 올라, 거기서 밤의 큰길을 내려다본다는 것은 고등학교를 나올 때까지 한 적이 없었다.
"요우쨩이 좋아하는 장소라는게 여기야?"
"응. 우치우라의 길은 어디서든 건널 수 있었으니까"
마녀의 의상 위에 모즈 코트를 걸친 채 리코쨩이 신기하다는 목소리로 물어 온다. 파티를 뛰쳐나와 리코쨩과 함께 온 곳은 육교 위였다. 나오자마자 길가에서 고백하는 것은 뭔가 별로고, 그렇다고 멀리 데려가는 것은 이상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여기였다. 마음에 든다는 것은,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용기를 주는 장소이기도 했다.
"그런가. 그랬을지도"
"리코쨩, 우치우라에 대한 건, 거의 잊어버린거야?"
"그럴리 없잖아?"
"그렇겠지. 미안"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니었기에 많은 자동차가 좌우 차선을 달리고 있다. 역의 출입구는 큰길 양쪽에 있으니까, 일부러 도중에 육교를 오르내리며 길을 건너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요우쨩, 춥지 않아?"
"괜찮아. 안에 히트텍 입고 있으니까"
그렇구나. 리코쨩은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곧이어, '이야기란게?'라고 말하며 내 얼굴을 바라봤다. 스스로가 추워서인건지, 나를 신경써주는 건지, 아니면 너무 속보이는 전개라 다 들킨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육교의 한복판까지 와서 걸음을 멈춘지 불과 3분도 지나지 않았다.
응. 한번 끄덕였다. 일단 마음을 정리했다.
리코쨩과 지금 당장 사귀고 싶어서 고백하는게 아니라는 것. 마키 씨라고 하는 선택지밖에 갖고 있지 않은 리코쨩에게, 와타나베 요우라고 하는 가능성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고백한다는 것. 그것과 동시에, 나같은 바보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두 사람에게, 작은 새장 안에서 단지 붙어있는 두 사람에게, 무언가 바꿔보고 싶단 마음이 들게 하는 신선한 바람을 보내주고 싶다는 것.
더해서, 이건 실패했을 때의 변명이 아니라는 것.
"나 있지, 리코쨩을 좋아해. 연인이 되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해"
뱃속에서부터 목소리가 나왔다. 연습 같은건 하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차의 소리에 지워지는 일도 없었다. 제대로 리코쨩에 귀에 닿았다. 시선을 피하는 일도 없었다. 피해지는 일도 없었다. 분명 리코쨩의 마음에도 닿았다. 그리고, 리코쨩에게 마음을 전한 순간, 나는 이해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나에게 고백해 온 아이들이 어째서 이런 모험을 선택했는가. 그 이유를.
바람이 한 번 불었다. 작은 얼굴 속에서 리코쨩은 눈을 미안한 듯이 일그러뜨렸다. 그렇지만, 그건 도망치거나 피하고 싶어하는 표정이 결코 아니었다. 리코쨩은 정중히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였다. 고2 봄에 이런 광경을 본 기분이 드는 걸 하고 조금은 느긋해졌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와타나베 요우의 인생 첫 고백은 덧없이 실패로 끝났다. 그래도 미수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사람에게, 진심으로 '좋아해'라고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가'라고 겉을 가다듬으면서 마음 속으로는 '고마워'라고 감사하기까지 했다.
"10년이나 동경해 왔으니까. 중학교 시절부터, 계속 좋아했으니까. 이쪽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로 기뻤으니까. 선생님을, 당장 포기하는 건 무리니까"
리코쨩이 육교의 난간에 팔을 얹었다. 마키 씨를 포기할 수 없다고,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듯이 말하고 나서 왼쪽 차선에 줄지어 선 붉은색 후미등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시선을 오른쪽 차선으로 옮겨 다가오고 있는 하얀색 헤드라이트의 무리를 눈부신듯이 바라보고 있다.
나란히 큰길을 내려다 보았을 때, 리코쨩이 강한 목소리로 계속했다.
"그래도, 그래도 말야. 지금, 요우쨩이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기뻤어. 요우쨩처럼 무엇이든 해내는 인기인이, 나같은 사람과 진지하게 사귀고 싶다고 생각해 주는 게, 엄청 기뻐"
리코쨩은 '나 같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낮추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반론을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아니다. 나도 조금씩 알게 되었다. 리코쨩은 고양이처럼 변덕스러운 것이다. 상태가 좋을 때는 스스로를 천재라고 생각해버릴 정도로 자신감이 있고, 물론 프라이드도 무척이나 높다. 하지만, 상태가 나쁠 땐 스스로를 진심으로 얕보고, 혼자 있지 못할 정도로 약한 여자가 되어 버린다.
지금의 리코쨩은 마키 씨에게 사실상 차여 버렸다. 그런데도 10년에 걸쳐 쌓아 올린 짝사랑을 간단히 떼어놓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스스로의 나약함이나 볼품없음에 몹시 우울해 있다. 이 타이밍의 고백은, 그러니까, 노린 것 같아서 치사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걸로 괜찮아.
치사하니까 지금은 그만 두자든가. 리코쨩의 마음이 진정된 다음에 하자든가. 그런 눈치를 보는 도중에 고백할 타이밍을 놓쳐 버린다면? 다음 기회를 엿보고 있는 와중에 리코쨩에게 또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버린다면? 그래서 결국, 짝사랑인 채 갈색으로 숙성시켜버리고, '그 아이를 좋아했었지' 같은, 어른이 되어서도 잊을수 없다든가, 그런 건 절대 싫으니까.
"요우쨩"
리코쨩이 자동차 대열에서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 이름을 부르고 나서 얇은 입술을 다물고 힘있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뭔가 마법이라도 쓰는게 아닐까 하고 긴장할 정도로 심각한 표정이었다. 이런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라 리코쨩의 진지함에 지지 않도록 나도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 바라보았다.
와인색의 머리가 휘날리고, 리코쨩이 다시 입을 열었다.
'미안합니다'라는 대답에 대한 보충임을 직감했다.
"저기, 요우쨩을 '킵해두고 싶어'라고 말하면, 나 너무 나쁜거려나? 물결이 밀려가듯이 선생님에 대한 마음이 희미해질 때까지, 요우쨩이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거, 잘못된건 분명하긴 하지만, 무리일까? 이런걸 진지한 얼굴로 말할 수 있는 여자란게 멋진 요우쨩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건 알고 있지만, 안될까?"
리코쨩은 있는 힘껏 겸허한 어조로, 있는 힘껏 어리광을 말해 왔다. 그 말이 의미하는 바는 엄청나게 일방적인 '보류'였다. 그래도 이 순간, 고백이라는 것을 피해 6년 남짓 숙성시켜버린 코토리 씨와 나는 완전히 다른 짝사랑을 안고 가게 되었다. 예를 들자면, 보졸레 누보*의 해금을 손꼽아 기다리는 듯한, 무척이나 밝고 상쾌한 기분이었다.
* 와인의 한 종류
"괜찮아, 그걸로"
그래서, 강한 척 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었다. 리코쨩은 다시 '미안'이라고, 고깔모자 밑에서 사과했다. '노력은, 할게요'. 공손하게 그런 말을 하면서 선장 의상의 등에 가느다란 팔을 감고 내 몸을 감싸 안았다. 우선은 리코쨩의 우윳빛 얼굴이 단숨에 가까워지고, 이어서 꾸민 눈가와 입술이 선명하게 눈에 비치고, 그리고 너무나도 좋아하는 기분을 억누를 수 없게 되었다.
빌려준 겉옷마저 방해라고 생각되었다. 걸쳐준 모즈 코트에 팔을 넣어 리코쨩의 가냘픈 마녀 모습을 끌어 안았다. 볼을 비비고, 코 끝이 닿는 거리에서 서로 바라보았다. 리코쨩의 숨은 화이트 와인의 향기가 나서, 그걸 마시는 것만으로도 취해버릴 것 같았다.
머릿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위치의 와타나베 요우가, 평소에는 자기 멋대로 의견을 말해 나를 우유부단하게 하면서 지금만은 드물게 한 목소리로 '키스해버리자'라고 부추겨 왔다. 그래서, 이런 일에는 늦깎이라 해야할까 겁이 많은 나인데도 마치 흐름을 탄 것처럼 자연스럽게 요구할 수 있었다.
"키스, 해도 돼?"
리코쨩은 망설이지 않았다. 대답 없이 눈을 감았다. 그것이 'NO'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바보 요우라도 알 수 있었으니까, 인생에서 베스트 3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긴장하면서, 틀림없이 인생에서 가장 흥분하면서 리코쨩의 가볍게 다문 입술에 자신의 것을 살짝 대 보았다.
맞닿자마자 리코쨩이 나를 껴안는 힘이 강해졌다. 눈으로 보이는 세상이 방해가 되어 리코쨩을 꽉 붙들며 나도 눈꺼풀을 감았다. 입술만으로 리코쨩을 느껴보려고 했다. 이 감촉을, 이 열정을, 이 도취를, 점잔빼는 말로 해버리긴 아까웠다. 어쨌든, 첫 키스를, 처음으로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사람과 나눌 수 있어서 정말로 행복했다.
머릿속의 심술쟁이 요우가, 리코쨩은 처음일까~? 라고 놀려대기 시작했다. 그런 것을 의심해도 어쩔 수 없으니까, 리코쨩에게도 비슷할 정도로 소중한 추억이 되도록 입술을 떼고 서로 바라보고 나서, 한 번 더 '좋아해'라고 반복했다. 이번엔 코트 위로 있는 힘껏 껴안고, 얇은 마녀의 코스튬에서 드러난 목 언저리에 코를 갖다 댔다. 리코쨩은 오기 전에 샤워를 하고 온 것 같았고, 생일에 선물한 보디 크림 향기가 살짝 풍겨왔다.
아쉬운 마음으로 몸을 뗐다. 계속 '좋아해'라고 말해버릴 것 같은 스스로를 억누르면서 리코쨩의 양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마주 보았다. 방심하면 '좋아해'나 '미안해'라는 말을 할 것 같았다. 호의를 강요하는 자신과, 그걸 미안하게 생각하는 자신이 아직도 계속해 옥신각신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조금씩 가라앉아 점점 타협이 될 것 같은 기미가 보이고 있다.
"볼품 없어도 덮어놓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요우쨩 쪽이――"
리코쨩이 입을 열었다. 마침 아래의 큰길에서 경적이 울렸다. '엣?'. 되물었더니, '아무것도 아냐'라고 얼버무렸다. 하지만, 입술 움직임으로 알았으니까. '좋아'라고 말해줬으니까. '거북했다'는 말을 들었던 내가, 심하게 취했었다곤 하지만 '싫어'라는 말까지 들었던 내가, '좋아'라는 말을 들었으니까. 그건 작은 목소리였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날아가 버릴 정도의 격려였다.
"돌아갈까. 파티로"
말을 걸었다. 리코쨩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따라왔다. 차였는데도 가슴 속은 너무나 맑아져서, 리코쨩을 사랑하고 난 후로 가장 상쾌했다. '고백'이란건, 종교 수업에서 잠깐 배운거긴 하지만, 마음 속에 있는 비밀이나 죄를 털어놓는 것이다. 그래서, 고백하는 것은 무척이나 무섭고 괴롭지만, 그걸 긍정적으로 완수할 수 있으면 꽤나 마음이 맑아진다고 실감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고백했다. 일단 형식상으로는 차였다.
하지만, 제대로 고백하길 잘했다.
………
딸랑딸랑. 종을 울리면서 'Little Cage'에 돌아왔다.
모두의 시선으로부터 도망치듯이 테이블을 보자, 커다란 접시에 담긴 세 종류의 파스타가 놓여 있다. 그것은 케이크를 제외한 마지막 요리였고, 코토리 씨가 바쁜 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뭔갈 거의 먹지 못했지만, 잘 생각해보니 나는 점원 쪽이었다. 슬슬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코토리 씨는 사람들 속을 미끄러지듯 빠져나와서 여경 차림으로 우리 앞에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어서와~. 파이 조금 덜어뒀으니까 나중에 먹어. 다들 맛있다고 그러더라~"
'일할게요'라고 말하려 했더니, 그걸 막듯이 말을 걸어왔다. 모두들 꽤나 술을 마신 듯 했다. 겨우 진정된 듯, 검은 색으로 빛나는 에리 씨는 상기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내 표정에 미션을 완수했다는 성취감이라도 나타나 있는건지, 어딘가 만족한 듯한 표정이었다.
"요우쨩이랑 리코쨩이 돌아오면 노래라도 할까나 하는 얘기를 했어"
"상관 없긴 하지만, 요즘 노래 같은건 잘 모른다구요?"
조금 머뭇거리자, 코토리 씨는 상냥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했다. 고등학교 시절, 우리끼리 만들었던 곡이니까 모르는게 당연하고, 손장단이든 뭐든 괜찮다고. 'μ's'라든가 스쿨 아이돌이라든가, 그런 암호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설명해 주었다.
그러곤, 직접 분위기 띄우는 역할을 하는 쪽이 아닌데도 코토리 씨는 핸드 마이크를 손에 쥐고, 각자 따로따로 담소를 나누고 있는 30명 정도의 손님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마스터인 코토리 씨의 역할은 아닌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이라는 태클은 여기 모인 사람들에겐 무의미하겠지라고 생각했다.
"모처럼이니까~ 모두 함께 노래를 해보려고 합니다~!"
카페 타임의 노란색 불빛 아래, 술기운이 맴돌고 있는 분위기 속, 가게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생각해보면 동영상은 치카쨩이나 다른 아이들과 질릴 정도로 봤었지만, 그녀들이 노래하는 것을 직접 보는 것은 물론 처음이었다. 미리 협의를 해둔 것인지, 물색의 간호사복을 입은 마키 씨가 탈의실로 가서 너무나도 그리운 악기를 가져왔다.
그건 멜로디언이었다.
하지만, 전혀 싼티가 나지 않고 프레임은 광택이 나는 빨간색으로 고급스러움이 넘쳐 흐르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수업에서 연주했던 것과 다르게, 어른용으로 제대로 된 악기라는 느낌이 났다. 그걸 한 손에 든 채 미소지으며 이쪽으로 걸어오더니 나와 나란히 서 있던 리코쨩의 등을 살짝 쳤다.
"리코. 다 같이 노래할테니까 반주해줘"
리코쨩은 마키 씨의 멜로디언을 보물을 다루듯이 받았다. 리코쨩은 관을 입에 물고,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기쁜듯이 몇 개의 음을 연주했다.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웅성거리던 가게 안에 악기가 만들어내는 음이 울려퍼지고, 그건 짜릿한 작은 긴장감을 가져왔다.
"리코쨩, 무슨 노래를 부를지 알아?"
응. 리코쨩은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끄덕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던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부르는 노래는, 리코쨩에게 있어서도 '특별'한 것이라고 이해했다. 하지만 리코쨩은 우치우라에 오기 전까지 'μ's'에 대한 것을 몰랐으니까, 신기하다며 의문을 가졌고, 이쪽에 돌아오고 나서 열심히 연습한 거겠지 하는 기특한 상상도 해 보았다.
다행히도, 방금 전 육교에서 보냈던 시간이, 처음으로 나누었던 키스가 나에게서 질투라는 감정을 거의 지워주고 있었다. 물론, 마키 씨를 '부럽다'고는 생각하지만 전에 품고 있던 것 같은 분노나 한탄같은 추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그것도 전부 제대로 고백한 덕분이고, 올곧게 마음을 전하는 것의 소중함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럼, 마키쨩, 부탁할게"
마키 씨가 코토리 씨로부터 마이크를 건네 받았다. 혼자 돌아와선 카운터에 걸터 앉았다. 나 대신에 계속 맥주나 하이볼을 만들고 있던 노조미 씨가, '저기, 요우쨩'이라고 말을 걸어와서 돌아보았다. 고맙습니다. 정중히 예를 표하자 '별거 아냐"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가게 중앙에 서 있는 마키 씨 쪽을 바라보았다. 그 눈은 너무나도 상냥하고, 그래서 마키 씨는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피아노에게는 차였지만, 음악은 아직, 마키를 버리지 않았어"
엣? 되물었을 때, 마이크를 쥔 마키 씨의 목소리가 가게 가득히 울려퍼졌다. 이어서 리코쨩이 멜로디언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건 나도 들어본 적이 있는 곡이었다. 처음 부분부터 같이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녀들이 마지막 라이브에서도 부른 곡이었고, 물론 동영상으로 본 적도 있다. 아무도 곡 소개 같은건 하지 않았고, 여기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들어본 적도 없는' 곡이겠지만, 그런 건 그녀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금세 이해할 수 있었다.
리코쨩의 연주에 맞춰서, 전설이었던 멤버가 노래하기 시작한다. 과거에 현실이었던 것이 전설이 되고, 전설이었던 것이 또다시 현실이 되어 이렇게 내 눈 앞에 존재하고 있다.
간호사복을 입은 마키 씨 혼자서 마이크를 쥐고 있다. 음악에게 사랑받는 표정으로 노래하고 있다. 카운터 안에서는 괴도로 분장한 에리 씨와 무녀 차림의 노조미 씨가 노랫소리를 함께하고 있다. 미니 스커트 경찰인 코토리 씨는 피치 공주인 호노카 씨, 궁도복 차림의 우미 씨와 3명이서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하고 있다. 원아복을 입은 하나요 씨는 고양이 귀를 한 린 씨와, 마키 씨의 양 옆에서 밝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고, 마녀 모습의 리코쨩은 음을 하나로 해서 엇나가는 일 없이 반주를 계속하고, 곡을 모르는 모두도 즐거운 듯이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라이브와 다르게 의상은 제각각이었지만, 고등학교 시절과 똑같이 호흡이 맞고 있다. '그녀들은 오토노키자카 학원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건 절반만 맞는 말이었고, 절반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호노카 씨와 모두는 오토노키자카라는 고등학교에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그리고, 자신들은 스쿨 아이돌로 키워낸 인연을 가슴에 간직한 채 미래로 자립해 나간 것이다.
그녀들도, 우리들도, 훨씬 전에 그 시절의 활동을 끝마쳤다. 하지만, 그것도 역시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그래, 스쿨 아이돌로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거나 춤추는 일은 없어졌다. 그야말로 파티 같이 즐겁고 신나는 시간은 이미 끝났다.
하지만, 그녀들과 우리들의 '파티'에는 '마음을 나눈 동료'라는 소중한 두 번째 의미가 있고, 그건 고등학교를 졸업해서도, 사회에 나와 제각각의 길을 걸으면서도 쭉 계속되어 간다. 그러니까 사랑으로 부딪히거나 해도 뿔뿔히 흩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코토리 씨는 이렇게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할 수 있는 따뜻한 장소를 소중히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들의 메시지가 후렴에 다다르고 있다.
끌리듯이 리코쨩 쪽을 보았다. 리코쨩은 멜로디언을 기쁜 듯이 연주하면서 마치 고등학교 시절의 라이브때와 같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어딘가 차가운 웃음도, 어딘가 절제하는 듯한 웃음도 아닌, 우윳빛 뺨을 분홍색으로 물들이면서 문자 그대로 만면에 미소를 꽃피우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멋진 리코쨩을 보여준 'Little Cage'의 모두에게 있는 힘껏 감사를 전하고 싶었고, 이 기분을 언제까지고 맛보고 싶다고 진심으로 바랐고, 그 보답도 물론 하고 싶었다.
리코쨩과 눈이 마주쳤다. 리코쨩은 예쁜 윙크를 해줬고, 나는 '너무 좋아해'라고 외치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건 조금 부끄러워서 이루어지지 않기에 대신 간신히 기억하고 있던 후렴 부분만을 큰 목소리로 노래하기로 했다. 코토리 씨와 모두와 함께 부르기로 했다. 한 손을 높이 들고 있는 힘껏 노래하기로 했다.
이 멋진 시간이 언제까지고 계속되기를.
우연히 뛰어들어버린 나라도 마음을 공유해나갈 수 있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이 절대로 끊어지거나 하지 않기를.
그리고, 나와 리코쨩의 이제 막 시작한 이야기를 모두가 상냥하게 지켜봐주기를.
………
'그야 파티는 끝나지 않으니까'
………
오후 11시 즈음. 이라고 생각한다.
아침 일찍부터 활동하고 있던 나는 아무리 체력만이 장점이라 해도, 역시 꺼져가는 촛불처럼 완전히 타버리고 말았다. 노래한 후에도 분장 그랑프리를 하거나, 그 표창의 사회를 갑자기 부탁받거나, 리코쨩을 모두에게 소개하거나 하며 계속해 선채로 이야기를 했다. 리코쨩이 계속 웃는 얼굴이라 즐거워서 어쩔 수 없었기에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하이텐션으로 너무 많이 마시고 있었다.
그런 전세 파티도 9시가 되어 피날레를 맞이했고, 30명 정도의 손님은 무리를 나누어 2차로 향했다. 리코쨩도 호노카 씨와 다른 모두들에게 초대받아 따라갔다. 남겨진 우리들은 정리를 2시간 정도만에 거의 끝내고, 분장한 채로 소파에 앉아 4명이서 칵테일을 마시고 있었다.
아직 'Little Cage'는 들뜬 공기로 가득하다. 술이나 다양한 요리의 냄새 뿐만이 아니라, 눈을 감으면 광경이 금세 떠오를 정도로 모두와 이야기하거나 웃었던 여운마저 남아 있다.
취기와 졸음이 뒤섞여 있었다. '비몽사몽'이란게 이런 것일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조차 꿈에서 일어난 일일지도 모른다고, 그럴 정도로 꿈과 현실의 경계선이 애매했다. 하염없이 멍하게 있었다. 그러고보니, 가게 소파에 있는 꿈을 하숙집 침대에서 꾼 적도 있었다. 그러니까, 눈 앞에 있는 광경이 리얼한 꿈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하나요 씨는 오른쪽에서 원아복 차림으로 새근새근 자고 있다. 우리들의 눈 앞에는 각자 와인잔이 놓여 있다. 레드 와인이 아닌 투명한 붉은 칵테일이 채워져 있다. 에리 씨가 스태프 일동에게 만들어준 것은 '키르'였다. 그걸 절반정도 마셨더니 눈꺼풀을 뜨는것도 힘들어졌다. 아니. 그것마저도 꿈 속에서의 졸음일지도 모른다. 어디서부터 꿈인진 잘 모르겠지만, 코토리 씨의 진지한 목소리가 들려서 눈을 감은 채 귀에만 의식을 집중했다.
"도와줘서 고마워"
"뭐야 새삼스레"
에리 씨가 답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둘만의 대화를 듣는 것은 처음이었으니까, 죄송하다고 생각하면서 자는 척을 했다. 그렇지만, 이것도 꿈일지도 모르니까, 그정도로 현실감이 없었으니까, 둘이서 어떤 이야기를 한다 해도 몰래 마음 속에 숨겨두기로 했다.
"역시 에리쨩이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단 생각을 했어"
"걱정이야. 코토리는. 혼자서 뭘 하게 두는게"
둘이서 동시에 잔을 내려놓는 소리가 났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하지만, 눈을 떴을 때 꿈이었다면 김이 새니까 듣기만 하기로 했다. 주위의 인간 관계 같은건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이 사람들은 정말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네. 나는 서투르니까"
"그런게 아니라"
'알고 있어'. 코토리 씨의 달콤한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강하게 들렸다. 코토리 씨가 눈을 감는 기척이 났다. 혼자서 전부 끌어안으려고 하니까요――에리 씨 대신에 마음 속으로 대답해 보았다.
"혼자서는 힘들거라고. 가게 일도. 매일을 살아가는 것도"
거기서, 둘 사이에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한편, 내 머릿속에는 지독한 졸음이 밀려들었다. 이제 그만 자라고, 술과 피로가 최면의 마법을 건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듣고 싶었지만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기다리지 않고 잠들어 버리기로 했다. 아니, 잠들어 주기로 했다. 와타나베 요우에게도 근성 정도는 있으니까 조금쯤은 더 깨어있을 수 있었지만, 거기서 머릿속 스위치를 끄기로 했다. 그리고, 이내 잠에 빠졌다. 하지만, 꿈 속의 꿈 속의, 어느 층에 있는 꿈인지 모를 곳에서 가장 마지막 대사만이 들린 것 같았다. 그건 이미, 내 의식이 만들어낸, 그저 마음에 들 뿐인 환상일지도 몰랐다.
그 속에서, 코토리 씨는 눈을 뜨고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있지, 혹시 이뤄진다면, 에리쨩과 둘이서 살아가고 싶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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