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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호르무즈 봉쇄 속 ‘조기 종전’ 시나리오 현실화되나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4.06 10: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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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NEWS=김병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직접적 연관이 크지 않다는 인식을 내비치며, 봉쇄 상황과 무관하게 전쟁을 조기에 끝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 발언의 이면에는 단순한 군사적 종전과 경제적 현실 사이의 깊은 괴리가 존재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채 전쟁이 끝나는 ‘비정상적 종전’ 시나리오는, 전쟁 그 자체보다 더 긴 파장을 세계경제에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5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동부시간 화요일(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까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 등 이란의 핵심 인프라를 전면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마지막 일격을 퍼부은 뒤 일방적으로 종전을 선언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렇게 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채 전쟁이 마무리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 봉쇄 속 조기 종전이 현실하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점검해 본다.

◆ “미국은 안전하다”는 인식의 근거

미국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셰일 혁명을 통해 에너지 순수출국에 가까워진 미국은 과거와 달리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 캐나다와 멕시코, 자국 내 생산을 기반으로 한 공급망은 물리적 차원의 에너지 단절 위험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조건만 놓고 보면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도 미국은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은 일정 부분 사실이다. 적어도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와 같은 공급 단절 공포는 미국에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 그러나 간과된 핵심, ‘가격은 국경이 없다’

문제는 에너지 시장이 단순한 물리적 공급망이 아니라 ‘가격의 시장’이라는 점이다. 원유는 글로벌 상품이며, 특정 지역의 공급 충격은 곧바로 국제 가격으로 전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하루 수천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게 되고, 이는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이어진다. 이때 미국이 자국에서 원유를 생산하더라도 가격은 국제 기준에 연동된다. 즉, 미국은 석유를 계속 확보할 수는 있지만, 훨씬 비싼 가격에 소비해야 하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이 지점이 트럼프식 인식의 가장 큰 한계다. 공급과 가격을 분리해서 보는 순간, 경제적 충격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

◆ 전쟁보다 더 무서운 ‘인플레이션의 귀환’

유가 급등은 단순히 에너지 산업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물류비, 생산비, 식료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자극하며 경제 전반의 비용 구조를 흔든다.

미국 경제는 소비 중심 구조다. 휘발유 가격 상승은 곧바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점화되면 금리 인하 기대는 사라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긴축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미국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고유가-고금리-저성장’이라는 복합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 ‘봉쇄된 평화’가 만드는 새로운 경제 질서

더 큰 문제는 전쟁이 끝난 이후다. 일반적으로 종전은 불확실성 해소와 경제 회복의 출발점이 된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태에서 종전이 선언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 경우 세계는 ‘전쟁은 끝났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은 상태’에 진입한다. 해협 봉쇄가 유지되는 한 에너지 공급 불안은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유가는 단순한 일시적 급등이 아니라 장기적 고점 영역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실상 ‘4차 오일쇼크’에 가까운 충격이다. 과거 오일쇼크가 산유국의 정치적 결정에서 비롯됐다면, 이번에는 군사적 충돌과 해상 봉쇄라는 복합 요인이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더 복잡하고 장기적인 파장을 낳는다.

◆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비용이 질서를 바꾼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해상 물류 체계 자체가 흔들린다. 유조선은 우회 항로를 선택해야 하고, 해상 보험료는 급등한다. 이는 곧 글로벌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지며 제조업 전반의 원가 구조를 변화시킨다.

에너지 시장 역시 재편된다. 중동 중심 구조는 약화되고, 미국과 러시아, 남미 산유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된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각국의 전략적 선택이 달라지며,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거래 통화와 결제 구조에도 변화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 한국, 가장 취약한 고리로 떠오르다

대한민국은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국가 중 하나다. 에너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해상 운송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은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원가 부담을 급격히 높이고, 이는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된다. 동시에 물가 상승은 내수를 위축시키고,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약화된다.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는 ‘비용 상승-수요 위축-수출 둔화’라는 삼중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전쟁이 끝났음에도 경제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되는 역설적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 트럼프 발언의 전략적 해석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경제 판단이라기보다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덜 아프다는 인식을 강조함으로써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동시에 국내 정치적으로는 에너지 독립의 성과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

그러나 만약 실제로 해협 봉쇄를 방치한 채 종전을 선택한다면, 이는 글로벌 경제 비용을 동맹국에 전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감내해야 할 부담보다 한국과 일본, 유럽이 받는 충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 전쟁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위기의 시작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 종전은 ‘평화’가 아니라 ‘불완전한 안정’에 가깝다. 전쟁이라는 이벤트 리스크는 사라지지만, 그보다 더 장기적인 구조적 리스크가 경제 전반에 남게 된다. 결국 핵심은 전쟁은 끝낼 수 있어도, 시장은 끝낼 수 없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지 않는 한, 세계경제는 고유가와 공급 불안이라는 새로운 정상 상태에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적응의 비용은 국가별로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 호르무즈 봉쇄 상태에서의 현실적 대응 시나리오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 특히 대한민국, 일본, 유럽은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가능한 대응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나뉜다.

1) 군사적 ‘해협 개방 작전’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해협을 물리적으로 다시 여는 것이다. 미국·유럽·일본 등이 연합 해군을 구성해 기뢰를 제거하고, 호위 작전을 펼치며, 해상 통제를 수행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란과의 충돌 재점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전쟁의 연장이다. 따라서 정치적 부담이 있다. 특히 유럽·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 방법은 가장 효과적이지만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2) 외교적 거래: 사실상의 ‘해협 사용권 협상’

두 번째는 이란과의 협상이다. 제재를 완화해주는 대신 해협 통과를 보장받는 것이다. 쿼터 방식 등을 통해 제한적 통항이 허용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 해협은 완전히 열리지 않고 불안정하지만 운영되는 상태가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3) 우회 공급망 구축 (중장기 해법)

호르무즈를 통과하지 않는 경로 확보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대안으로는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홍해 연결), UAE 아부다비-푸자이라 파이프라인, 이라크-터키 송유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히 있다. 전체 물량의 20~40%만 대체가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또 병목이 발생하면 프리미엄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방법은 완전 대체가 불가능하며, 가격 상승 구조가 고착된다는 것이다.

4) 전략 비축유 방출 + 수요 억제

이 방법은 단기 충격 완화 수단이다. IEA 공동 비축유 방출, 산업 생산 조정, 에너지 절약 정책 등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을 버는 수단일 뿐이다. 따라서 이 방법은 근본 해결책이 아닌 완충 장치에 불과하다.

◆ 국제유가 상승 폭: 두 시나리오 비교

이제 핵심 질문은 “해협 해결 여부에 따라 유가가 얼마나 달라지는가”이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해결되고 전쟁이 끝나면 공급이 정상화되고 리스크 프리미엄이 해소된다. 이렇게 되면 예상 유가는 배럴당 70~90달러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다.

그러나 해협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이 되면 공급 차질이 지속되고, 보험·운송 프리미엄이 상승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상존한다. 이 경우 예상 유가는 단기적으로는 120~150달러,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180달러 이상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차이가 커지는 이유는 단순 공급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든 재봉쇄가 가능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과 우회 항로 + 보험료 상승이라는 물류 프리미엄, 각국의 사재기 및 비축 확대에 따른 재고 프리미엄 등 3가지 프리미엄이 붙는다. 이 3가지가 합쳐지면 “항상 비싼 상태”가 구조화된다. 결국 글로벌 경제는 저유가 시대에서 고유가·고변동성 시대로 이동한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쟁이 끝나도 경제 위기는 지속된다. 따라서 해협 이용국들은 군사·외교·우회·비축을 병행하지만, 완전 해결은 불가능하다. 그 결과 국제유가는 정상 대비 최소 50% 이상 높은 구조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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