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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오를 수밖에" 언급한 李대통령…실제 인상 가능성은?

나남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8.15 12:50:04
조회 9381 추천 3 댓글 39


이재명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언급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당장 전기요금 추가 인상에 관한 구체적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하는 데 수백조원이 넘는 공공·민간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돼 주요 선진국 대비 저렴한 국내 전기요금이 장기적으로는 상당 수준으로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준비 상황을 점검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다 보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이를 알려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전기 가격이 아직 다른 방식으로 만든 전기보다 비싼 상황에서 재생에너지의 대규모 확충은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38년까지 전망을 담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3년 8.4%에서 2038년 29.2%로 높아진다.

이를 위해 설비 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2023년 30GW(기가와트)인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은 2038년 현재 4배 수준인 121.9GW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기술 발전과 투자 확대로 재생에너지 전기 단가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전환 과정에서는 초대형 투자가 필요하고 이는 전기요금 원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대규모 개발이 가능해 정부가 보급에 역점을 두려는 해상풍력의 경우 1GW 규모 단지 건설에 6조∼7조원이 든다. 당장 2030년까지 목표한 14GW 규모의 해상풍력 설비를 도입하는 데에만 100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으로 한국도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일반 전기 단가보다 내려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렇지만 높은 산지 비율 등 자연환경 특성상 유럽, 중동, 중국, 호주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른 국가보다 불리한 점이 많아 재생에너지 전기 가격이 타 전기 가격보다 높은 현재 상황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작년 한전의 평균 전력 구입 단가는 1kWh(킬로와트시)당 134.8원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정서(REC)까지 고려하면 태양광 단가는 1kWh당 200원대, REC 가중치가 가장 높은 해상풍력의 경우 단가가 1kWh당 400원대에 달한다.

가장 비싼 해상풍력의 경우 원전 발전 단가 66.4원의 6배가 넘는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처럼 재생에너지 확대는 체계적인 대규모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전력 계통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한국전력은 제11차 송·변전 계획에서 2038년까지 송·변전 설비에 72조8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전기 저수지'인 ESS에도 막대한 투자가 따라줘야 한다. 2038년까지 총 23GW의 ESS 설비가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약 40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발전에서부터 송배전망 건설과 운영을 책임지는 한전의 심각한 재정난도 전기요금 인상의 잠재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 총부채는 206조2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약 8천억원 증가했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5조9천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수 이자로만 약 2조2천억원을 써 정상적인 영업을 해도 빚 규모를 제대로 줄여나가지 못하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심각한 재무 위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2021∼2023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원가 밑으로 전기를 공급해 벌어졌다. 이 시기 한전이 떠안은 영업 적자 규모가 43조원에 달했다.


국민을 대신해 폭증한 전기요금 43조원을 우선 대신 내줬는데 이를 향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재생에너지 대전환 목표 달성을 위해선 이를 책임질 기관인 한전의 재무 건전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결국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 압력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편, 이 대통령의 발언이 역대 정부가 공통으로 외면해온 에너지 전환 비용 부담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국민과 나누고자 하는 차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적 조류인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역대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여론 악화를 우려해 대체로 재원 부담 문제를 회피하거나 오히려 진실과 다른 방향으로 호도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없는 대대적 재생에너지 확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그 부담은 한전의 재정 위기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정부도 전임 정부를 비판하면서 '전기요금 현실화'를 약속했지만 지지율 하락을 우려해 한전 재무 위기를 사실상 외면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걸었지만 달성 목표를 전 정부보다 무리하게 높인 것도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 때 마련된 11차 전기본상의 2038년 29.2% 목표를 조정 없이 새 국정과제로 그대로 이어받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 주요 선진국보다 뒤처진 우리나라의 출발점을 고려했을 때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매우 도전적 과제로, 국가 차원의 대대적 정책 드라이브가 걸리지 않고는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솔직히 욕을 먹는 일인데도, 재생에너지 전기는 유기농 농산물처럼 만드는 데 돈이 더 들 수밖에 없어 국민에게 '이런 부담이 있어야 한다'고 이해를 구한 것은 과거 어떤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물가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는 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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