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국(DNI)을 이끌어온 털시 개버드 국장이 다음 달 30일자로 공직을 떠난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사직서를 공개한 개버드 국장은 남편 에이브러햄이 희귀 골암 판정을 받았다며 곁에서 간병하겠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즉각 반응했다. "털시는 훌륭한 업적을 남겼고 그녀가 그리울 것"이라며 후임 대행으로 애런 루카스 부국장을 지명했다. 개버드 국장 남편의 건강 회복도 기원했다.
그러나 가정사가 사퇴의 전부는 아니라는 관측이 미 언론가를 지배하고 있다. 이란전과 베네수엘라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작전 등 굵직한 현안을 논의하는 백악관 회의에서 정보기관 수장인 그녀가 빠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뉴욕타임스는 개버드 국장과 중앙정보국(CIA) 사이가 불편했고, 백악관과 정보기관 전반에서 신망이 낮았다고 전했다. 행정부 안에서는 DNI를 '초대하지 말라(Do Not Invite)'의 약자로 비꼬는 농담까지 돌았다고 한다.
특히 이란 관련 발언이 화근이 됐다.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 명분으로 내세운 '임박한 핵 위협'에 개버드 국장은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완전히 같지 않다는 취지의 언급도 나왔다. CNN은 이런 엇갈린 메시지들이 백악관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소식통을 인용해 대통령 기조와 어긋나는 행보가 내부 불만을 키웠고 결국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인 개버드 국장은 2020년 대선 경선에 나섰다가 2024년 탈당한 뒤 같은 해 11월 선거에서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 지난해 2월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DNI 수장에 올랐으나 1년여 만에 자리를 내놓게 됐다.
올해 들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팸 본디 법무장관,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장관이 차례로 떠났고, 개버드 국장까지 포함하면 경질 또는 사의를 밝힌 고위 인사 4명 전원이 여성이다.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 등 여성 각료가 잔류해 있지만, 국토안보·법무·정보 등 핵심 부처에서 여성 인사 이탈이 두드러진다.
워싱턴포스트는 개버드 국장 퇴장으로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DNI와 CIA는 수년간 권한 다툼을 벌여왔으며, 트럼프 2기 출범 후 갈등이 더 표면화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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