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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recht Weekly | 임윤찬의 차이콥스키 『사계』 해석은 깊은 만족을 준다
노먼 레브레히트, 2025년 6월 27일
한 거장이 삼류 음악을 연주할 때, 그것은 대개 자기만족적인 가벼운 장난이 되거나, 놀라운 계시가 되기 마련이다.
이번 경우가 어떤 쪽인지 판단하기 위해 나는 세 번을 들어야 했다.
차이콥스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잡지에 연재하기 위해, 1년 12달 각각을 주제로 한 피아노 소품 12곡을 작곡했다. 편집자는 작곡가의 개입 없이 각 곡에 시 한 편씩을 덧붙였다. 이것은 검증된 사실이다.
그런데 임윤찬은 음반 해설에서 이 모음곡이 한 남자의 마지막 해를 묘사한 것이라며, 점차 삶을 놓아가는 여정이라는 식의 우화를 들려준다. 당시 차이콥스키는 백조의 호수 작곡에 한창이었고, 앞으로도 거의 20년을 더 살았으며 죽음에 대한 긴박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나는 이 한국 피아니스트의 허구적 해석에 불편함을 느낀다.
그렇다면 음악적 해석은 어떤가?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임윤찬은 지난 10여 년간 등장한 피아니스트 중 가장 매혹적이고 신비로운 존재다. 지금까지 그는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의 기념비적인 음반들에서 단 한 번도 실망을 안긴 적이 없다.
『사계』의 1월 곡에서는 임윤찬이 거의 키치에 가까운 연주를 선보이지만, 그것은 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차이콥스키의 탓이다.
3월에는 눈 위에 떨어지는 깃털처럼, 무중력의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연주를 들려준다.
6월은 희망과 우울 사이 어딘가에 머문다.
8월은 정신없이 달려가는 소란스러운 도주, 어쩌면 이성으로부터의 도피 같다.
10월은 천재성이 피어오르는 구름이며, 이는 라흐마니노프가 앙코르로 즐겨 연주하던 곡이기도 하다.
마지막 두 달은 일종의 결말을 맺지만, 완전히 설득력 있지는 않다.
임윤찬의 연주는 때로 눈부시지만, 그가 말로 풀어낸 언어적 상상력과는 충돌한다. 내가 세 번째로 들었을 때, 그의 연주는 어떤 해석이나 의도와는 무관하게 깊은 만족감을 주었다. 당신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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