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6.24. 프랑스적 사운드의 정수 – 파리 관현악단
“독일인은 음악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프랑스인은 음악으로 세상이 주는 향기를 포착한다.”
— 베를리오즈
.
프랑스에서 유학한 제 입장에서, 요즘 여기저기서 많은 말이 오가는 걸 보긴 했지만, 너무 바빠서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은 없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순수하게 “프랑스적인 스타일이란 무엇인가”를 나누고 싶습니다.
독일 문화는 깊이, 체계, 이성과 논리를 중시합니다. 철학, 신학, 건축 모두 구조미를 강조하며, 이런 정신은 고전 음악에서도 드러납니다. 웅장한 교향 구조, 대위법, 동기 발전 등… 이 모든 것이 일종의 ‘음악적 건축’을 이루지요.
반면, 프랑스 문화는 색감, 소리의 아름다움, 감각의 변화에 민감합니다. 음악에서 리듬, 층위, 선율, 색채를 강조하며, 이러한 미학은 인상파 회화나 보들레르·프루스트 같은 문학에서도 드러납니다.
독일식 음색(베토벤, 브람스, 브루크너, 바그너 등)은 내성부(중음역)의 두터움을 중시하고, 비올라·바순·호른 등으로 견고함과 중후함을 구축해 음악에 무게감을 부여합니다. 마치 숲속에 우뚝 선 성당과 같죠. 각 파트가 건축의 한 축처럼 긴밀하게 얽혀 있습니다.
반면 프랑스식 음색(드뷔시, 라벨, 포레, 베를리오즈 등)은 악기 편성 자체가 더 투명하고 가벼우며, 빛의 반짝임과 색의 뉘앙스를 추구합니다. 음악은 섬세하게 짜인 비단처럼 섬세하고 아름답죠. 그것은 마치 여름날 오후의 정원 같아요 — 향기 가득한 공기와 빛의 흔들림 속에서 음악이 바람처럼 흘러갑니다.
이 두 문화는 알면 알수록 정말, 정말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의 파리 관현악단 연주는, 살아 숨 쉬는 유기체 같았습니다. 지휘자 메켈레와의 호흡은 자유롭고 유연했으며, 황홀한 음색이 청중을 향해 한 번에 몰려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최고였습니다 — 오늘의 파리 관현악단은! 😘❤+❤+❤+
모든 훌륭한 단원들께 경의를 표하며, 지휘자에게 찬사를 받고 일어나 관객의 박수에 화답하는 각 파트 수석들의 사진도 함께 올립니다.
전반부에서는 임윤찬과 파리 관현악단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을 협연했는데, 저는 이 곡의 해석으로서는 거의 최상의 연주였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의 감동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다만... 제 내면 깊은 곳에서는 오늘의 선곡이 조금 아쉽다는 사심이 남아 있네요.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가 러시아를 떠나 미국 망명 중이던 1926년에 완성했으며, 이후 1928년과 1941년에 걸쳐 두 차례 개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제2번, 제3번에 비해 이 곡은 단편적이고 점프가 많으며, 리듬과 화성 구조도 단절적입니다.
어떤 동기는 분명한 연결고리 없이 튀어나오기도 하지요.
그래서 처음 듣는 청중들은 '주요 멜로디'를 잡기도 어렵고, 감정선의 고조와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라흐마니노프 같지 않은 라흐마니노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시대 평론가와 청중들조차도…
보수파는 “이건 라흐마니노프답지 않다” XD
모더니스트는 “이건 진짜 현대음악도 아니다” XD
라고 말했을 정도였죠.
하지만 윤찬의 앙코르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쇼팽 왈츠 3번 a단조 Op.34-2 — 섬세한 음색, 유연한 루바토, 층위감까지... 그의 건반 지배력은 완벽했고, 무대 위 단원들조차 넋을 잃고 들을 정도였어요.
경례를 마치고 급히 퇴장하는 ‘I형 인간’다운 모습에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너무 귀여웠어요!
오늘 밤은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Bravissimo to Orchestre de Paris!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
내일은 아쉽게도 못 갑니다.
왜냐하면 우리 축제 플루트 오케스트라의 연례 음악회가 아래층 국가연주홀에서 열리기 때문이죠.
오늘 밤 마음이 맑아지고 정화되는 듯한 감동을 받았기에, 내일 우리도 관객에게 만족스러운 연주를 선사하길 기대해봅니다.
퇴장 사진 촬영: 林仁斌 (린런빈)
Photography: Jen-Pin 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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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하고 글쓴 분은 대만 플루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단장 &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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