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케팅에 실패하고 분을 삭이며 가지고 있는 임윤찬의 음반을 모두 꺼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리스트 초절기교연습곡,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쇼팽의 에튀드까지. 그리고 지난달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공연을 유튜브로 보았다. 임윤찬의 연주는 천재의 감각과 구도자적 자세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느 한 쪽에서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지난 4월 임윤찬의 쇼팽 에튀드 음반이 영국 BBC 뮤직 매거진 어워드 주요 3개 부문을 석권했다. BBC 뮤직 어워드는 영국의 그래머폰, 프랑스의 디아파종상과 함께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클래식상이다. ‘올해의 음반’ ‘올해의 신인’ ‘기악 부문 상’을 동시에 받은 것은 BBC 뮤직 어워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신인상 수상자가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음반상’까지 휩쓴 것은 심사위원이 연주자에게 항복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에튀드 op.10과 op.25는 부서질 것처럼 여리고, 비치는 것처럼 투명한 쇼팽 작품의 특징을 모두 담고 있는 곡이다. 임윤찬은 인터뷰에서 “10년 동안 몸속에 있던 용암을 이제야 밖으로 토해내는 기분”이라며,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내 마음이 말하는 것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제 스무살을 갓 넘긴 그의 연주는 무엇을 들어도 임윤찬이 선곡한 것이 아니라 그 음악이 임윤찬을 선택한 것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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