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한국인에게 밥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삶의 근원이자 힘의 원천이기 때문일 터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뜨끈한 밥을 지어먹고, 점심과 저녁에도 밥을 먹어야 속이 든든한 한국인의 일상이다. 밥
한 끼를 거르면 힘이 없고 허전하다고 느끼는 것은 한국인 대부분이 공감하는 감정일 것이다. 인삿말로
“밥 먹었냐”고 묻고 헤어지면서 “나중에 밥 한끼 먹자”고 건네는 문화는 상대방의 안부와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쌀이 좋기로 유명한 곳 중 하나가 경기도 이천이다. 조선
성종이 세종능에 성묘하고 환궁 시 이천에 머물며 이천쌀로 밥을 지어 진상했는데 밥맛이 좋아 자주 진상미로 올리게 되었다는 쌀이 이천쌀이다. 동국여지승람에도 이천을 땅이 넓고 기름져 임금님께 진상하는 쌀의 명승지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천쌀을 먹어본 건 그리 오래지 않다. 언젠가 가족끼리 강원도를 다녀오다가
이천에 들렀는데 궁궐 같은 쌀밥집에서 밥을 먹어본 후 이천에 들를 때마다 잊지 않고 이천 쌀밥을 먹는다.
지난 주말에도 이천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길가에 내걸린 현수막을 보고 무작정 차를 그 곳으로 몰았다. ‘제24회 이천 쌀문화축제’가
그것이다. 장소는 이천농업테마공원이다. 처음 가보는 행사지만
왠지 먹을거리가 가득할 것 같은 게 방문의 첫 번째 이유다.

축제 행사장 전경

행사장 입구. 차들로 혼잡하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들고 있다.

우린 YS생명과학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축제 마스코트

행사장 입구 부스
임금님께 진상하던 ‘이천쌀’,
모두의 밥심으로
이천쌀문화축제는 1999년 ‘이천농업축제’로 출발해 올해로 24회를 맞았다.
매년 가을 햅쌀 수확 시기에 맞춰 열리며, 깨끗한 물과 비옥한 토양, 풍요로운 기후 속에서 재배된 ‘임금님 진상쌀’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가 간 날은 축제 마지막 날이었다. 농업테마공원 앞 사거리는 차량
반, 사람 반이다. 주차장은 이미 만차라서 주변 주차장인 YS생명과학 주차장이나 테르메덴 주차장을 이용해야 했다. 네비게이션
검색을 해보니 YS생명과학 주차장은 행사장에서 약 600미터, 테르메덴 주차장은 1.5km 떨어져 있다. 우린 YS생명과학 근처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로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농업테마공원 일대는 인산인해다. 셔틀버스는 사람들을 토해내느라 정신이
없다. 다시 주차장으로 갈 때는 셔틀버스 타는 곳이 도깨비 시장을 방불케 했다. 이 부분은 주최측이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 양쪽엔 벼를 이용해 화단을 만들었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임금님표 이천쌀을 주문했다.

행사장 내 부스들

한 켠에서는 공연이 한창이다.

우리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쪽지도 매달았다.

이천쌀밥 명인을 겨루는 대회도 열렸는데 시간 관계상 보지 못했다.
셔틀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가마솥 밥 냄새와 음식 냄새로 가득 찼다. ‘맛과
멋이 어우러진, 쌀로 잇는 즐거움’을 주제로 열린 이천쌀문화축제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가마솥밥 이천명 이천원’ 행사다.
320kg 대형 가마솥에서 지은 고슬고슬한 밥을 시민들 2천명에게 2천 원에 제공한다는 설명이 붙었다. ‘가마솥밥 이천명 이천원’ 행사는 이천 쌀문화축제의 상징과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우리가 갔을 때는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가마솥밥
이천명 이천원 행사는 오전과 오후 하루에 두 번 열린다. 커다란 대접에 알타리 김치와 고추장으로 비빔밥을
주는데 한 그릇에 정과 추억을 함께 나누는 행사다.

2000원 가마솥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320kg이나 되는 엄청난 가마솥이다.

윷놀이 하는 어린이
축제장 곳곳에서는 농경문화 체험과 민속놀이, 가족 인형극, 마당극, 강강술래 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펼쳐졌다. ‘풍년 기원제’와 ‘추수
감사제’를 비롯해, ‘이천 만석꾼 놀이’, ‘돌아온 명인전’ 등 지역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공연들이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배꼽시계가 울려대서 행사장 내 식당 부스로 이동했다. 이천시 내 14개 읍면동이 참여한 식당 부스는 각 동네의 부녀회, 청년회가 주축이
되어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였다. 우린 설성면의 먹거리마당에서 자치국수와 비빔밥, 해물전 등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전체적으로 양이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어느 지방축제처럼 바가지 요금이란
느낌은 들지 않았다. 배가 고파서인지 맛도 괜찮았다.

14개 읍면동에서 식당 부스를 차렸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들

먹거리 마당 가격이 나쁘진 않았다.
올해 처음 가본 행사지만 이천쌀문화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행사를 넘어 지역과 시민, 기업이 함께 만들어낸 문화적 자산이 아닐까 싶다. 한 톨의 쌀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기술과 예술, 그리고 공동체의 힘으로 확장되며, 이천이
대한민국 농경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한 시민들의 축제 현장이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엔 가마솥밥
이천명 이천원 비빔밥을 꼭 먹어보고 싶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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