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CLOE
송중기 씨, 피크닉 가실래요?
<쌍화점>의 꽃미남 호위대. 금지옥엽하고픈 귀여운 둘째 아들. <트리플>의 빙판계 국민 남동생으로 자신의 시간을 쌓아가는 송중기. 그의 싱그러운 미소와 함께 피크닉을 떠나다.
싱그러운 중기씨
태어날 때부터, 남들보다 많은 옵션을 타고난 사람이 있다. 고요하게 일렁이는 커다란 눈망울에 쫀득해 보이는 찹쌀떡 같은 피부, 오똑한 콧날의 미인 삼계명을 갖춘 남자. 소년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중간지점에 선 송중기가 바로 그런 카테고리에 속한다. 대전 광역시의 중학생 쇼트트랙 대표선수로 빙판을 누볐고, 지금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다. 한번 하겠다고 마음 먹은 일은 물고 놔주질 않으면서 성취하고 만다. 데뷔 일년도 채 되지 않아 영화 <쌍화점>의 꽃미남 호위대 건룡위 노탁, KBS 드라마 \'내 사랑 금지옥엽\' 의 막내 진호로 자신의 얼굴을 사람들의 기억에 새겼다. 개봉을 앞둔 영화 <오감도>의 \'순간을 믿어요\'편과 MBC 드라마 \'트리플\'은 앞으로 송중기의 이름을 더욱 진하게 파기 위한 건널목으로 파란불만 켜질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사람을 보고 \'부럽다\'고 여기면서, 그것이 무작정 주어진 행운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는 무엇이든 스스로 자신의 노력을 베이스로 칠하는 사람이라는 건, 이야기를 몇 마디만 나눠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선천적으로 진지하고, 사려가 깊은데 가끔 튀어나오는 어린애 같은 천진난만함이 경쾌하다. 우유를 잔뜩 넣은 티 라떼처럼 부드러운 목소리와 환한 미소를 지닌 송중기. 그와 함께 한 시간은 한없이 촉촉하고 싱그럽기 그지 없었다. \'싱그럽다\'는 단어는 지금 이 순간 그에게만 존재하는 것처럼.
오늘처럼 산들산들 맑은 날에는 놀이공원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놀이공원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별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게 있잖아
좋아하는 놀이기구를 보면 성격이 좀 보이지.
사실, 놀이기구 타면 바로 겁을 먹는다. 겁이 좀 많다. 회전목마는 솔직히 긴장감이 떨어지고(에헴) 자이로드롭처럼 위에서 씽씽 날아다니는 건 무섭다.
한번은 올라가서 9초 뒤에 떨어지기에 그 다음번에 탈 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미묘하게 다른 타이밍에 떨어지는 거다. 더 놀랐다. 물 위에서 움직이면서 얕은 굴곡을 즐기는 신드바드의 모험 정도가 알맞지. 그래도 용기를 내어 타기는 다 탄다. 함께 갔는데 혼자 기다리는 것보다는 용기 내는 게 낫다.
잘 탈 것 같았다. \'고 녀석, 똘망똘망 하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이라서.
그런 척을 많이 한다.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든, 일상생활을 하든, 무대 위에서 담담한 척,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친구들이 보면 척하는 주제에 어설-프다고 놀린다. 다른 사람들한테 내가 긴장한 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심장은 자주 그것도 아주 콩닥콩닥 뛰고 있는 거지.
정식 데뷔 전에 브라운관에 얼굴이 나왔다. KBS \'퀴즈 대한민국\'을 봤거든. 2006년 당시 핫했던 노홍철의 \'가는거야\', 탁재훈의 \'안 되겠네\'를 따라 하는 걸 보고, 폭소했다. 어느 인터뷰에서는 그날 본 신문에 답이 줄줄 나왔다고 했지만 떨린다는 사람치고 똑 부러지게 준우승 차지하더라.
작가님들이 시킨 대로 했다. 엄청 긴장했는데 티나지 않았나? 프로그램 FD였던 아는 형 소개로 펑크난 다른 출연자 대타로 나갔다. 내 꿈이 아나운서였다는 말에 당시에 MC였던 신영일 아나운서와 역할을 바꾸어가며 인터뷰할 시간이 주어졌다. 사람들 앞에 서면 떨릴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정말 재미있는 거다. 심지어, 그 자리에서는 이런 멘트를 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받아칠걸. 이런 후회와 안타까움이 들었다. 평상시에는 소심해서 무대는 나와 맞지 않는 세계인 줄 알았는데, 막상 몸에 착착 들러붙으면서 재미있는 걸 보니 체질인가 할 정도였다.
그 프로그램이 나온 다음 날 \'성대 얼짱 송중기\'의 팬카페가 생겼다.
신기하더라. 처음에는 몰랐다. 그런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며칠 후 엄마가 흥분해서 하시는 말씀이 앙드레김 선생님한테 전화가 걸려왔다는 거다. 반신반의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진짜 그분이셨다. 처음에는 친구가 장난하는 줄 알고 \'네가 앙드레김이면 난 배용준이다 푸하하하!\' 하고 웃었다. 비서 분을 바꾸어주시며 확인해주시는데 꿈인가 싶을 만큼 어리둥절했다.
얘기가 흥미진진하다.
방송 보고 연락했다고. 쇼에 한번 서보지 않겠느냐 하시며 놀러오라 하셨다. 아쉽게도 무대에는 서지 못했지만, 대신 연예기획사 대표님을 소개해주셨다. 당시 연기는 하고 싶었지만, 확신이 없었고 겁도 많이 났다. 그래서 정중하게 거절 했다. 내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기회를 잡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작년에 데뷔를 한 건 마음이 섰을 때 한 거고, 그때 선생님을 따라갔으면 더 빨리 데뷔하지 않았을까.
앙 선생님의 화이트한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
영광이지. 나를 기억하실까 궁금하다.
흔히 말하는 우연한 기회에 눈썰미 좋은 왕년의 천재에게 캐스팅되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운명적인 스토리일 줄 알았다. 지나온 프로필을 보면 갑자기 핸들을 돌렸으니까.
그건 확실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연기를 전공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결론을 지은 건 대학교 3학년 때다. \'아나운서 시험을 볼까 혹은 입대할까\'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질러!\' 이거였다. 부모님 몰래 전셋돈을 빼서 연기학원을 등록했다. 학원을 다니면서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에서 대사 한 줄 짜리 역을 맡았는데, 정말 신나더라. \'인생 뭐있어? 하고 싶으면 가는 거지. 재미있으면 되는 거지\' 싶었는데 그 재미에 계속 빠졌고, 지금도 헤엄치는 중이다. 연기를 하다 보면 탁 막힐 때가 있다. 경험이 많지 않아서 더 그렇다. 그 걱정에 밤새 못 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렇게 꽉 막혔던 감정이 쭉 튀어나오는,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큰 재미가 있다. 이거구나, 이런 배움을 매번 한다니 스릴이 넘친다.
반장이었을 것 같다. 친구들이 너도나도 \'쟤요\' 해서 뽑히는 성격형 반장과 성적 좋고 선생님한테 사랑받는 학구파 반장. 그 둘 중 당신은?
중학교 전교 회장이었다. 성격을 바꿔보려고 도전했거든. 그런데 사실은 후보가 나 하나였다. 왜 그런 애들 있잖아. 학교에 있으나 없으나 티가 나질 않는 조용조용한 아이. 활발한 성격이 부러웠고, 장기자랑을 해도 다들 재미있게 노는데 뻘쭘하게 박수만 치는 내가 싫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혈액형이 A형인 데 반해 무턱대고 지르고 보는 성격이 있어서 일단 질렀다. 좌우명도 \'일단 저질러보자\'거든. 고등학교 2학년쯤 되어 반장을 몇 번 해보니깐 리더십이란 노력의 결과가 나왔다. 그러면서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혼자 자취하는 당신의 집을 \'천사의 집\'이라 부른다고 들었다. 씻겨주고, 재워주고, 먹여주고 한다고.
집에 들어가면 벌써 친구들이 열쇠로 문 열고 와서 TV 보고 있는 그런거.... 배달 온 우유나 엄마가 보내준 양념에 재운 고기는 냉장고에 들어가지도 못하고들 사라졌다. 워낙 허물없이 지냈다. 사생활도 없이 짜증났을 수 도 있는데, 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해 즐거웠다.
그 또래 남자 아이의 집이 아지트가 되면 술병부터 쌓이잖아.
술은 하긴 하는데, 많이 마시진 못한다. 다행히 쌓이진 않았지만 관리 아저씨 말씀으로는 우리 집 때문에 동네 집값이 떨어진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얼굴 잘났지, 키 훨칠하지, 공부 좀 했지. 세박자가 짝짜꿍이다. 질투를 받는게 일상인 프로필인데도 동성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는 사실이 신기할 뿐이다.
여자친구들은 별로 없고, 주변에 남자애들만 수두룩하다.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던거지.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까지 인기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촬영 할 때 아코디언을 배워봤다고 해서 놀랐다.
아코디언은 꽤 오랫동안 배웠다. 작은 몸집에 비해 성인 아코디언이 너무 컸는데, 그 모습이 엉성하고 웃겨서 그만뒀다. 어릴 적부터 이것저것 많이도 배웠다. 아기 스포츠단에서 운동도 했고, 연기 수업도 배웠다. 탁구를 3년, 스쿼시를 2년, 클라리넷과 쇼트트랙도 배웠다.
특별활동을 많이 했군.
활발한 성격이 되도록 활동적인 여러 가지를 시켜주셨다. 쇼트트랙은 하다 보니 꽂혀서 12년이나 했고, 결국엔 대전광역시 중학생 선수로도 활동했다. 손을 짚고 얼음판을 돌면 앞 사람을 추월하는 타이밍! 스릴감이 장난 아니다. 그 희열감이 정말 좋았다.
부모님의 선견지명이셨다.
그러게. 이번에 들어가는 드라마 \'트리플\'에서 맡은 지풍호 역은 국가대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쇼트트랙 선수다. 국민 남동생 격인데 성격은 완전 까칠. 하루(민효린 분)를 보고 한눈에 반하면서 러브라인이 형성된다. 우리끼리 별명은 정신연령 12세 초딩 구준표다. 지풍호가 걸어다닐 떄 쫓아다니는 20-30여명의 여자가 사인을 해달라고 하면 \'너 내가 지난번에 해줬잖아\'하는 식으로 면박을 주는 애다. 막이 내릴 즈음에는 중딩 수준으로 성장할지도.
그 옛날부터 복숭아처럼 뽀얀 얼굴이었나.
부모님은 맏이인 형 다음으로 딸을 원하셨다. 그런데 떡하니 내가 태어났으니, 나를 딸처럼 곱게 키우시겠다는 다짐을 하신거지. 어린 시절의 난 양 갈래로 머리를 묶고 있다. 원피스도 아닌 투피스를 입었고, 옆집 애는 초코 맛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난 만날 딸기 맛만 먹고 있었다. 옆집 애는 두발 자전거를 타고, 난 안전한 세발 자전거를 탔다. 그러다 일곱 살 터울 막내 여동생이 태어나서 탈피했다. 예쁘게 생겼다는 그 말이 참 싫었다. 남자니깐 멋있다는, 잘생겼다는 말이 좋지. 그래서 성격은 점점 남자다워지고 울컥하는 성격도 생겼다.
어떤 코드에서 울컥하는데?
사회적인 불합리?(웃음) 뉴스 보다가 혼자서 자주 울컥한다. 그렇다고 밖으로 표출하진 않고 속으로만. 스스로 느끼기에 재미있는 성격이다. 연구해볼 필요성이 있다.
\'치욕! 꽃미남 아롱사태\'를 딱 두 번 본적이 있는데, 그 엘레베이터에 갇힌 \'몰카의 주인=꽃\' 이 당신이었다니
진짜 그건 리얼이었다. 다른 사람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난 제대로 낚였다. M-net에 있는 친한 형이 영화 오디션 보러 오라고 해서 갔다가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방송에서는 20여분 나왔지만, 무려 세시간이나. 그것도 광녀(로 분장한 조연출)와 함께 말이다. 갇힌 것도 무서운데 만지려 들고, 귀신이 보인다고 하고, 갑자기 소변을 보질 않나. 방송에서는 까칠하게 표현되었는데 사실은 심하게 겁을 먹어서 본능으로 경직된 모습이 나왔다.
무조건 반사로 \'노!\'를 외치는 까칠 코드였지만 막판 위급 상황에서는 무서운 광녀에게 인공호흡을 하는 꽤 멋진 모습을 선사했다.
지금 보면 왜 속았는지 모를 만큼 어색하던 상황인데 그때는 죽을 만큼 진지했다. 생각해보면, 카메라로 나 자신을 제대로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를 잘 모르는 다른 사람이 보면 \'저렇게 비칠 수 있구나\' 싶다. 친한 사람들 사이에 있는 내 모습이 나 인줄 알았는데 무리 밖에 있는 저 모습도 나인 것 같다.
사랑을 만나면 어떤 모습의 송중기로 보여지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 퍼주는 스타일이다. 한 없이 퍼주고 나서, 나는 이 친구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하고 상처 받을 때도 있다. 오히려 처음부터 너무 잘해주기만 하면 오래 못 가더라.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가 보다. 이제는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오래 지속하고 싶으면 내 표현을 절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배웠다.
이를테면?
여자친구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는 편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넌 전에는 그랬잖아.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어!\'란 말을 듣게 되었다. 좋지 않은 것 같다. 처음부터 모든 걸 다 해주지 않고 적당히 해야겠다. 물론 점차 그 표현을 늘려가겠다는 의미다. 정작 만나면 또 안그럴거다. 마음 가는대로 하겠지. 또 퍼주고.
당신의 연애 스타일은?
고집이 있어서 무조건 다 받아주진 않는다. 가방은 들어주고, 핸드백은 안 들어주는 타입.
주도권을 휘둘러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 휘두르게 놔두는 타입?
알아서 잡혀주는 타입. 일단 그게 제일 편하다. 평상시에도 일일이 내 생각대로만 하려고 하면 싸우게 되는 건 당연하다. 서로의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는 건 양보다. 그러다 결국 상처를 받곤 하지만, 그런 상처는 차라리 내가 받는게 낫다.
이제껏 반했던 스타일의 공통분모를 뽑아보자
이를테면, 겉으로 활발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도 내면에 존재하는 지켜주고픈 여성스러움이 있는 사람. 그리고 나를 챙겨주는 사소한 행동에 반한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호감을 살 수 있는 방법 한가지만 알려달라.
나를 위해 요리해주는 여자에게 크게 감동 받는다. 날 위해 무언가를 해준다는 자체가 고맙다. 큰 거 말고, 김치찌개 같은 아이템일수록 더더욱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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