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저자 guiltyfanfic
원출처 http://archiveofourown.org/works/5340062
* 본문 끝에 번역 합본 링크함. 뼈대회는 그걸로 참가할게.
* 뼈형제 근친물이다. 알아서 걸러라.
* 긴 글 읽기 귀찮으면 #1만 읽어도 된다.
#1-4
#5-6
#7
#8-10
#11-16
#17-20
just bros being bros
2부
#21
바스락바스락 소리에 눈을 뜬다. 딴엔 조용히 하려나 본데 덜그럭거리기까지 한다. 놔두고 따뜻한 동생 품에나 더 파고드려니까, 이번엔 전자음 웃음 소리에 커피 추출기 돌아가는 소리. 한숨이 난다. 그냥 일어나야 하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긴 안 그래도 힘든데 파피루스랑 얽혀 있다 일어나자니 더 힘들다.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해서 팔을 풀고 잠든 사이 갈비뼈 위로 말려 올라간 티셔츠를 내려 척추를 덮는다. 겉옷을 걸치고 주방으로 간다. 메타톤이 찬장을 뒤지며 컵을 찾고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빈말이나 건넨다.
“아래쪽 찾는 거 도와 줄게요. 메타톤씨가 위쪽 찾아 봐요. 키 차이가 있으니까.”
“찾은 것 같으니 자긴 그냥 있어요.”
아니나 다를까 컵 두 개를 꺼내어 싱크대에 올려 놓고 물이 끓길 기다린다.
“동생이랑 꼭 안고 자는 거 보기 좋던데요. 귀여워.”
“헤, 눈썰미 좋네요.”
나른한 침묵. 메타톤은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타고 냉장고로 가서 우유를 꺼내 온다. 샌즈는 싱크대에 기대어 지켜본다. 뭘 하든 멋있어 보여서 조금 부러운 것 같기도. 자고 일어나서 눌린 머리카락마저 근사하단 건 상식을 뛰어넘는다. 메타톤이 커피를 건넨다. 받고 보니 손뼈가 따끈해서 좋다.
“호텔에서 해주던 공연 재밌었는데.”
뜬금없긴 하지만 두 사람이 말을 섞기도 퍽 오랜만이다.
“저도 재밌었어요. 뼈 개그를 알아봐 주실 줄은 몰랐죠.”
메타톤은 피식 하다가 킥킥대며 한 번 더 웃곤, 커피를 홀짝인다.
“재미 없었으면 뽑지도 않았어요. MTT는 최고만 취급하니까.”
“훌륭한 코미디언이죠. 코미—”
“코믹 샌즈.”
샌즈의 입꼬리가 더 올라간다.
“알피스가 EX 개조를 잘 해 줘서 좋겠네요. 바퀴 달린 계산기보단 훨씬 멋있어요.”
“그렇죠. 다리가 있단 건 정말 대단해.”
메타톤은 길다란 다리를 자랑스레 쭉 뻗어서 싱크대에 올려 놓는다.
“제가 따라하다간 넘어지겠네요.”
메타톤은 또 웃고는 계속 그 포즈를 취한 채 커피를 마신다. 로봇이 뭐 마시면 어디로 가나 싶은데, 해골이 마셔도 갈 데가 없긴 하다.
“난 네모였을 때도 멋있었을 걸.”
“파피루스는 그 때부터 팬이긴 했어요.”
“그랬구나. 사람들이 나 따라한다고 네모 몸매를 만드려고 했던 건 알아요.”
그러다 잠시 뜸을 들인다.
“동생은 이제 샌즈 쪽이 더 취향인 거 같던데?”
샌즈는 입에 있던 커피를 뿜을 뻔한다. 메타톤은 노래하듯 놀려 댄다.
“얼굴 파래지는 거 좀 봐! 완전 브라콤이네.”
파피루스가 주방에 들어서다가 메타톤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여전히 팬인가 보다. 호텔 공연 했단 거 굳이 말 안 했는데, 괜찮겠지. 메타톤은 마침내 다리를 내린다.
“도와줄 거 있나요?”
“아, 그냥 우유 마시려고요.”
샌즈 곁으로 와서 컵을 들여다보고는 질색을 한다.
“형도 우유나 마셔! 커피 마시면 키 안 커!”
“팝, 형은 어차피 안 커.”
“평생 땅꼬마 해라!”
파피루스는 샌즈의 어깨에 팔을 착 얹는다. 다른 괴물이 그랬더라면 넘어지라고 순간이동해버렸을 거다. 메타톤은 파피루스에게 우유를 따라 건네고 샌즈를 보며 웃는다.
“힐 신으면 커지는데.”
“그건 안 내키네요.”
“아쉬워라.”
#22
연휴가 끝나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이 이어진다. 파피루스는 새 학기 수업을 다닌다. 샌즈에겐 동생의 빈 자리가 잃어버린 무엇처럼 허전하다.
가끔씩 현관문을 열고 돌아와 신발을 벗으면서 파피루스를 부르는데 파피루스는 집에 안 들어와 있을 때가 있다. 텔레비전 보고 놀자고 하려는데 공부하기 바빠 보일 때가 있다. 먼저 가서 자고 있다가 동생이 들어올 때 깬다. 끌어안고 잠을 청하면서도 동생은 중얼중얼 식자재 이름을 외다 잠든다.
가끔씩 빈 집 들어가기가 내키지 않아서 늦게까지 연구실에 남아 본다. 평소처럼 효율을 최우선으로 따지지 않고 완벽을 따지며 실험을 한다. 가끔씩 토리엘의 학교에 들러 아이들 실습을 시켜 주거나 토리엘과 농담 따먹기를 하는 날이 늘었다. 오랫동안 이만큼 쓸쓸하던 적이 없다.
가끔씩 그렇게 딴청을 피우다 느즈막히 집에 가는데 파피루스가 일부러 일찍 와 있는 날이 있다. 소파에 기대고 있다가, 샌즈가 문을 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돌아본다. 어딘지 초조한 분위기에, 미소는 왠지 힘이 없고, 같이 보내는 저녁이 예전보다 세 시간은 짧다.
조금씩 조금씩 마음 같지 않게 엇나가는 나날이, 내심 서운하다.
#23
파피루스 시험 끝나는 날이다. 같이 앉아서 아침을 먹는데 긴장이 되는지 발을 들었다 놨다 안절부절 못한다. 타일 바닥이라 발을 내려놓을 때마다 소리가 난다. 파피루스는 학교로 가고, 샌즈는 뺨에 입맞춰 배웅해 주고, 얼마 후 저도 연구실로 출근한다. 오늘 시험이 마지막이랬다. 동생이 한없이 기특하다. 어서 집에 가서 축하해 주고 같이 쉬고 싶다.
그런데 동생이 연구실 문을 박차고 들이닥칠 줄은 몰랐다. 문짝이 꽝 하고 벽에 부딪쳤다 튕겨난다. 파피루스가 후다닥 달려와서 샌즈가 앉아 있던 의자의 등받이를 잡고 자기 쪽으로 빙글 돌린다.
“끝났어! 시험 끝났어! 진짜 끝났어!”
소리를 지르면서 의자 등받이에서 샌즈의 어깨로 손을 옮기고, 이를 포갠다.
샌즈는 뿌리치고 싶지 않아 마주 이를 얽는다. 문이 열려 있어서 지나가던 사람이 볼지도 모른다. 시끄럽게 야단을 한 탓에 누가 굳이 무슨 일인지 보러 올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좋다. 고개를 젖히고 파피루스의 옷깃을 붙잡아 더 가까이 끌어당긴다. 손을 놓고 입을 떼고 나선 동생에게 웃어 준다. 환하게, 진심을 담아.
“수고했어, 팝.”
동생을 다시 껴안는다. 파피루스도 팔을 감고 마주 안는다.
“너 진짜 열심히 하더라. 그러고도 떨어지면, 너희 학교 찾아가서 따져 버릴 거야.”
“붙을 자신 있어! 이제 형하고 더 같이 있을 수 있어!”
샌즈는 물러서며 더 활짝 웃는다.
“당연하지. 나 일 거의 다 끝났는데, 마무리만 좀 할게. 집에 같이 가자.”
#24
집에 온다. 아주 오랜만에 같이 저녁을 먹고, 옛날처럼 같이 텔레비전을 본다. 그러는 내내 파피루스는 왠지 안절부절 못한다. 식탁에 앉아 얘기하는 내내 발을 들썩거리고, 소파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는 샌즈의 손을 붙잡고 손가락 끝마디에서 손목 관절까지 뼈마디를 하나하나 더듬으며 세어 내리다, 거꾸로 손목에서 손끝까지 다시 세기 시작한다.
손뼈가 열 번짼가 헤아려질 때쯤 속을 떠 본다.
“가만 있질 못하네.”
파피루스는 고갤 들고 쳐다보더니, 슬쩍 눈을 피하고는, 제 두 손 사이에 샌즈의 손을 끼워 살며시 깍지를 낀다.
“형이랑 영혼을 잇고 싶어.”
샌즈는 마른침을 삼킨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그런 거 꿈도 못 꿨잖아. 예전처럼 형이랑 닿아 있고 싶어. 난 그 느낌이 좋더라. 행복해져. 아무 걱정 없어지는 것도 같고.”
“무슨 뜻인지 알아.”
샌즈는 진지한 눈으로 쳐다본다.
“‘가슴을 여는’ 대화를 하자는 거지?”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파피루스가 푸흡 하고 웃는다.
“예압. TV 끄자. 안고 키스하고 싶어. 단둘이 있고 싶어. 다 하고 싶어……. ‘가릴 거’ 하나도 없이!”
샌즈도 웃음을 터뜨린다. 파피루스가 농담을 받아쳐 주는 건 정말 드문 일이다. 하잔 대로 텔레비전을 끄고 같이 동생 방으로 올라간다. 샌즈 방보단 깨끗하고 침대도 더 커서 어차피 같이 잘 땐 거기서 잔다.
침대에 올라가 마주 보고 앉는다. 둘 다 다리를 펴도 파피루스의 다리는 샌즈 양 쪽으로 쭉 뻗어 있고, 샌즈의 발은 파피루스 허벅지 중간쯤밖에 가지 않는다. 형광등은 끄고 침대 옆 스탠드만 밝혀 두었다. 정말로 단둘만 남는다. 조마조마하고 설렌다.
나란히 영혼을 불러낸다. 파피루스가 먼저 자기 갈비뼈 안으로 손을 넣는다. 반팔 입고 다닐 날씨라 속옷이 거치적거리지도 않는다. 영혼을 손으로 잡고 조심조심 꺼낸다. 은은한 주황 빛이 주위를 조금 밝힌다. 동생은 들뜬 표정이다. 걱정이나 불안이라곤 한 점도 찾아볼 수 없다. 형을 완전히 믿는다는 게 또렷하게 보인다. 목이 메이고 영혼이 떨린다.
샌즈도 서툴게 한 손으로 자기 옷을 걷어 올리고, 다른 손을 흉곽 안에 넣어 영혼을 찾는다. 손가락에 눌리기만 했는데도 저릿저릿하다. 정말로 제자리에 가만 두어야 할 것에 손을 댄다니 조바심이 들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살그머니 감싸 쥐고 갈비뼈 아래로 내어 놓는다. 차가워서 손이 시리다.
연약해 보인다. 본디 연약하다. 파피루스처럼 씩씩한 녀석도 영혼만은 연약하다. 몸 약한 샌즈의 것은 훨씬 더하다.
손에 쥔 채로 한참을 그저 쳐다본다. 파르스름하게 빛나는 하트 모양 마법 덩어리다.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파란 불티가 어지러이 일렁인다. 저걸 남의 손에 들려 줘도 되나 싶다가, 파피루스 손만큼 안전한 데도 없다는 걸 깨닫는다. 두 번 다시 고민하지 않고 영혼 든 손을 내민다. 다른 사람을 이만큼씩이나 신뢰할 수 있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파피루스는 마법을 샌즈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다룰 줄 안다. 샌즈가 더 잘하는 건 피하기밖에 없다. 공격을 피하고, 싸움을 피하고, 문제를 피하고.
파피루스는 말없이 영혼을 받아 들고 샌즈의 빈 손에 자기 영혼을 건넨다. 아무 걱정이 없어진다고 한 게 무슨 뜻인지, 받자마자 실감한다. 손에 쥔 동생 영혼이 따뜻하다. 제 영혼을 쥐는 동생 손도 따뜻하다. 파피루스의 엄지가 영혼을 쓸어내리자, 사랑받고 있다는 실감이 물밀듯이 밀려와 뼈에 사무친다. 정신이 아뜩하고 숨이 벅차다. 그저 사랑받는다. 그저 사랑스럽다. 이윽고 동생의 영혼에도 그 감각을 돌려준다.
“이게 다였나?”
“별로야?”
동생의 표정이 확 어두워진다. 샌즈는 눈 위 뼈를 찡긋한다.
“내 마음 너도 느끼고 있잖아. 별로인 것 같아?”
동생은 머뭇거리다 고개를 딱 한 번 젓는다.
“그냥, 생각했던 것만큼 아슬아슬하진 않아서. 뭐 대단한 거일 줄 알았지. 아, 대단한 건 맞는데, 그냥…… 내가 생각했던 그런 게 아니라고. 무슨 말인지 알지?”
“알 것 같아.”
파피루스는 샌즈의 영혼을 가만히 내려다 보다 묻는다.
“누울까? 이건 데이트 책에도 안 나오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을 거야!”
“그래. 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
영혼을 조심히 든 채 무릎걸음으로 파피루스 옆에 가서 앉는다. 잠시 둘 다 말이 없다.
“따뜻하다.”
“이제 여름인데?”
파피루스가 어리둥절해 하자 샌즈는 후드에 얼굴을 묻고 소리죽여 웃는다.
“아니, 네가 따뜻하다고. 네 마음이 따뜻해. 좀 어색하기도 한데 그래도 좋다. 내 생각 많이 해주고 있었네.”
파피루스는 샌즈의 어깨에 고개를 기댄다.
“엄청 많이 하지.”
“그러게. 내가 몰라줬나 보다.”
샌즈는 손에 쥔 영혼을 바라본다. 언제부턴지, 어째선지, 눈앞이 어룽어룽 흐려 온다. 더운 물방울이 영혼에 톡 떨어지자 파피루스가 소스라친다.
“형, 괜찮아?”
걱정 말라고 얼른 고개를 끄덕인다.
“별 거 아니야. 그냥 좀, 아, 모르겠다. 이런 거 너무 오랜만이네.”
동생의 영혼을 소중하게 쥔 채, 다른 손으론 눈을 훔친다.
“헤. 나 왜 이러냐. 애도 아니고. 부끄럽게.”
그러자 동생 손이 샌즈의 티셔츠 자락을 잡아서 홀랑 걷어 올린다. 오싹한 전율이 등골을 훑어 내린다. 다른 손은 조심스레 샌즈의 갈비뼈 아래로 들어와서는…… 그저 영혼을 제자리에 돌려 놓는다. 샌즈는 떨리는 손을 의식하며 동생의 영혼도 다시 넣어 준다. 파피루스는 샌즈의 뺨에 살포시 이를 가져다 댄다.
“나 정말 사랑받는구나.”
아스라이 앞서 가던 마음, 동생은 알까? 못내 아쉽고도, 족히 따뜻하다.
“형도 나 사랑하잖아. 우리 둘 다 똑같아! 정말 다행이야.”
웃는다. 파피루스는 환하게, 샌즈는 떠들썩하게. 샌즈는 동생의 목에 팔을 두르고 끌어안는다.
“오늘 좋았어. 나중에 또 하자.”
그대로 안은 채 베개 위 발랑 드러눕는다.
“나 다음엔 안 울 거야.”
파피루스는 옆으로 내려와 샌즈와 나란히 눕고, 제 팔로 마주 꽉 껴안는다.
“그건 모르지. 또 울어도 돼. 우는 건 나쁜 게 아니야!”
“그래, 네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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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합본 : AO3 - 형제끼리
핫산 후기
#1의 강렬한 첫인상에 매료되어서 번역하기로 했다. 1부에서 끝났더라도 좋았을 것이다. 2부는 글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져서 필력이 들쭉날쭉한 감이 있다. 끝부분 급전개 문제는 원출처의 작가노트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도 그만두긴 아까웠고,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미묘한 감정선과 성적 암시들을 살리려고 노력한 일은 보람 있었다.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문장이나 번역 피드백은 늘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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