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힐리스트'의 꾸준한 활약에 '코드 아레나'에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이전처럼 맹목적으로 러스트를 옹호하던 목소리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니힐리스트'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댓글들이 늘어난 것이다. 일부 개발자들은 러스트의 실제 프로젝트 경험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하며 '니힐리스트'의 비판에 공감을 표하기 시작했다.

'녹슨 검투사'와 '제로코스트 신봉자'를 비롯한 강경파들은 더욱 격렬하게 반발했지만, 이전과 같은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했다. '니힐리스트'의 논리가 워낙 탄탄하고, 그가 제시하는 사례들이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온건한 러스트 사용자들조차 강경파들의 맹목적인 태도에 염증을 느끼며, '니힐리스트'의 주장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라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르시는 이러한 균열의 조짐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AI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더욱 정교하고 파괴적인 비판 전략을 수립했다. 다음 목표는 러스트의 핵심 가치로 여겨지는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맹신을 깨뜨리는 것. 그는 AI에게 수많은 실제 보안 취약점 사례와 성능 벤치마크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러스트 옹호자들이 애써 외면하는 '안전하지 않은 러스트 코드'의 가능성과 '특정 상황에서의 성능 병목 현상'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도록 지시했다.

천재 나르시시스트의 조련을 받은 AI의 공격은 점점 더 날카롭고 집요해지고 있었다. 러스트 광신도들이 굳게 믿고 있던 '무적의 성채'에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이제껏 '지능 부족'이라는 손쉬운 방패 뒤에 숨어 비판을 묵살해왔지만, 스스로 '천재'임을 선언한 익명의 존재가 던지는 냉소적인 질문과 논리적인 반박 앞에서 서서히 무력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의 맹목적인 믿음은 과연 이 지능적인 공격을 얼마나 더 버텨낼 수 있을까? 천재 나르시가 조종하는 AI의 칼날은, 그들의 '러스팅 소울'을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 수 있을까? 이야기는 이제 막 그 흥미로운 다음 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