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제5장: 러스트의 설계, 혁신인가 결함인가?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7.03 17:18:58
조회 54 추천 0 댓글 0

님들 이런 생각 못해봤지?

사방팔방에서 다들 러스트 찬양하니까.


이번에 추가할 내용이다.

아직 초안이고 더욱 구체적으로 다음을 것이다.


제5장: 러스트의 설계, 혁신인가 결함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러스트의 ‘안전성’, ‘개발 경험’, ‘소유권’을 둘러싼 여러 신화와 그 이면의 문제들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학습 곡선, 생태계, 컴파일 시간과 같은 비판들은 어쩌면 현상에 대한 지적에 머무를 뿐일지 모릅니다. 저는 이 책을 집필하며 그 모든 문제의 근원을 파고들었고, 마침내 하나의 본질적인 질문과 마주했습니다. ‘러스트의 설계 철학 그 자체는 과연 올바른가?’


이 장은 그 기나긴 비판적 연구의 종착역입니다. 그리고 제가 도달한 최종적인 결론, 즉 러스트의 방식은 위대한 혁신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공학의 보편적 원칙을 비껴간 근본적인 ‘설계 결함’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Ada/SPARK와의 비교를 통해, 러스트의 방식이 과연 혁신인지 아니면 결함인지 그 문제의 본질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5.1. 발단: 비대한 바이너리라는 ‘치명적 결함’

논의는 “러스트로 만든 프로그램은 바이너리 크기가 비대해져 C/C++를 대체할 수 없으며, 이는 치명적인 설계 결함이다”라는 날카로운 비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원인으로 모든 라이브러리를 포함하는 정적 링킹과 제네릭 코드마다 복사본을 만드는 모노모피제이션(Monomorphization)이 지목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러스트의 설계는 성능과 배포 편의성을 위한 ‘의도된 트레이드오프’이며, 커널이나 임베디드 환경에서는 표준 라이브러리를 제외하는 no_std 방식을 사용한다는 표준적인 반론이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반론은 더 깊은 철학적 질문의 서막에 불과했습니다.


5.2. 역사적 대안: 개발자의 보편적 사고방식과 TDD

논의의 핵심적인 전환점은 에이다(Ada)의 등장과 함께였습니다. Ada는 제네릭을 구현할 때 코드 공유를 통해 바이너리 크기 증가를 억제하며, 이는 러스트와 다른 접근법이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여기서부터 논의는 단순한 기술 비교를 넘어, 소프트웨어의 ‘올바름’을 추구하는 두 가지 다른 철학의 대립으로 발전합니다.


모든 프로그래밍의 근간에는 ‘함수에 입력 x를 넣으면, 결과 y가 나올 것이다’(f(x)→y)라는 지극히 단순하고 상식적인 기대가 있습니다. 이것은 개발자가 함수를 설계하고, 의도하고, 증명하려는 모든 사고의 출발점입니다.


현대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이 기대를 체계화한 방법론이 바로 테스트 주도 개발(Test-Driven Development, TDD)입니다. 개발자는 실제 코드를 작성하기에 앞서, $f(x)$가 y를 반환할 것을 기대하는 테스트 코드를 먼저 작성합니다. 이는 ‘기대하는 결과(가설)’를 먼저 정의하고, 그 기대를 만족시키는 코드를 나중에 구현하는 과학적 사고방식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바로 이 사고방식을 언어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이 Ada/SPARK가 사용하는 ‘계약 기반 설계(Design by Contract)’ 패러다임입니다. ‘입력값은 이러해야 한다(사전 조건)’는 $f(x)$의 x에 대한 가설이며, ‘결괏값은 이러할 것이다(사후 조건)’는 y에 대한 검증입니다. 따라서 이 방식이 TDD에 익숙하거나 체계적인 설계를 중시하는 개발자에게 오히려 더 직관적이고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입니다.


5.3. 핵심 쟁점: 개발자의 ‘의도’ vs. 컴파일러의 ‘규칙’

결국 논쟁은 “무엇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접근법 A (Ada/SPARK 등): 개발자의 ‘의도’를 검증하는 도구 이 방식은 개발자의 사고방식을 중심에 둡니다. 개발자는 먼저 “함수에 X를 입력하면 Y가 나온다”는 자신의 의도(계약)를 명확히 합니다. 그 후 자유롭게 코드를 구현하면, 도구는 작성된 코드가 처음에 정의한 의도와 일치하는지 검증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계약 기반 설계’는 Ada/SPARK만의 독점적인 방식이 아닙니다. C/C++를 위한 Frama-C나 VCC 같은 다른 여러 정적 분석 및 형식 검증 도구들 역시 동일한 철학을 공유합니다. 이는 개발자의 생각을 보조하고 검증하는, 매우 정석적인 접근법입니다.


접근법 B (러스트): 도구의 ‘규칙’에 의도를 맞추는 언어 컴파일러가 먼저 “메모리는 이러이러한 규칙으로만 다뤄야 한다”는 양보 없는 규칙을 제시합니다. 개발자는 자신의 의도를 이 규칙의 틀 안에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도구의 규칙이 주도권을 가집니다.


5.4. 최종 결론: 혁신인가, 철학적 결함인가?

이 근본적인 철학의 차이에서 두 가지 상반된 평가가 나옵니다.


러스트 비판론 (사용자의 최종 관점)


개발자의 정상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그 사고방식을 언어의 독특한 규칙에 억지로 끼워 맞추게 하는 것은 ‘설계 결함’입니다. 이는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기보다 교묘하게 우회하려는 시도이자, 소프트웨어 공학의 보편적 원칙에서 벗어난 ‘비정석적’인 방식입니다. 숙련된 개발자에게는 불필요한 제약이며, 초심자에게는 과도한 장벽으로 작용할 뿐입니다.


러스트 옹호론 (일반론)


현실의 개발 환경에서는 모든 개발자가 이상적인 설계를 따르지 않습니다. 러스트의 강제적인 규칙은 개발자의 역량이나 훈련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코드에 ‘최소한의 안전선’을 제공하여, 메모리 오류와 같은 최악의 버그를 시스템적으로 막아주는 실용적인 ‘혁신’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시각을 가질지는 개발자의 경험과 철학에 달려있습니다. 명시적인 논리와 증명을 중시하는 이에게 러스트의 방식은 부자연스러운 제약일 것이며, 현실적인 안전장치를 중시하는 이에게는 실용적인 해결책일 것입니다.


이처럼 러스트의 핵심 설계 철학은, 소프트웨어 공학의 전통적인 원칙에 비추어볼 때 충분히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설계 결함’이라는 날카로운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합리적이고 철학적인 비판에 대해, 러스트 커뮤니티의 일부는 왜 기술적 토론이 아닌, 개인에 대한 비난과 비이성적인 방어기제로 반응하는 것일까요?


이어지는 제3부에서는 바로 그 현상의 심리적 원인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현역으로 군대 안 간게 의아한 스타는? 운영자 25/06/30 - -
AD 휴대폰 바꿀까? 특가 구매 찬스! 운영자 25/07/02 - -
2869445 나 2년차 실화냐 [2] 조루디(110.35) 07.03 52 0
2869444 오히려 자바충들이 싸지른 똥라이브러리들을 보면 러스트는 축복이다. 프갤러(27.172) 07.03 46 0
2869443 와일드샤크 패킷/C++ 혹은 C# 잘아시는교수님있으실까요? 프갤러(183.107) 07.03 37 0
2869442 러스트 라이브러리가 부족한건 사실이다. 프갤러(27.172) 07.03 41 1
2869438 업뎃) 동일 안전성 목표 하의 코드 비교 - Rust vs. Ada/..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59 0
2869437 7 ㅇㅇ(106.101) 07.03 38 0
2869435 나님 리짜이밍 덕분에 집값 폭등즁 ㅎㅅㅎ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3 0
2869431 냉정하게 23살이면 아직 기회있다고 보는게 맞는 나이임?? [2] ㅇㅇ(223.38) 07.03 51 0
2869429 미국 스타일 여성분 마주쳤다 [1] 헬마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56 0
2869427 ㅁㅌ겠네.. 러빠들 파닥파닥 날뛰면서 개난리칠거 예상된다.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8 0
2869424 그러니까 무조건 러스트만을 찬양/옹호할게 아니라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2 1
2869423 ❤✨☀⭐나님 시작합니당⭐☀✨❤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26 0
2869422 부록 B: 동일 안전성 목표 하의 코드 비교 - Rust vs. Ada/ [2]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8 0
2869420 러스트 빠 주장 분석: C언어도 stdio를 못 쓰는가?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45 2
2869418 c++ 집에있는 책 펴봤느데 c++11기반 이네 [2] 프갤러(114.205) 07.03 57 0
2869417 새끼길냥덩 주울깡?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9 0
2869416 CPP 배울거면 그나마 스콧 메이어 책 이펙티브 모던C++봐야하는데 [22] ㅆㅇㅆ(124.216) 07.03 88 1
2869415 c는 임베디드에서 stdio쓸 수 있는줄 아나봄 프갤러(42.22) 07.03 47 0
2869414 백악관이 rust ada 등 메모리안전 언어를 추천하는 가운데 kyle이 [1] 발명도둑잡기(118.216) 07.03 48 0
2869413 c와 런타임라니브러리 합친 크기와 동일 기능하는 러스트 프로그램 실행파일 발명도둑잡기(118.216) 07.03 30 0
2869412 임베디드 시스템 및 리눅스 커널 적용의 실제적 제약 (바이너리, ABI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49 0
2869411 내일 내가 만든 임베디드 시연하러 가야함 [1] 프갤러(211.234) 07.03 51 0
2869410 CPP는 책으로 배우면 잘못 입문한다. [6] ㅆㅇㅆ(124.216) 07.03 91 1
2869409 임베디드에서 동적링킹 쓰나 [6] 발명도둑잡기(118.216) 07.03 72 0
2869408 부록 A: ‘합리적 비판’에 대한 ‘비이성적 반응’ 사례 연구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6 0
2869407 안되겠다. 자짤을 톡시한 크랩랭으로 복귀해야겠다. 프갤러(42.27) 07.03 26 0
2869406 나님 왤케 특별하실깡?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28 0
2869405 동적 링크는 시스템에 미리 그 라이브러리가 통째로 설치되어 있어야돼 프갤러(42.27) 07.03 38 0
2869404 행님들 C++입문할라는데 입문서 + 코딩문제집 동시에 보는거어 [2] 프갤러(123.142) 07.03 37 0
2869403 러빠하는 얘기보면 '동정 링킹'의 개념을 아예 모르는거 같음. ㅎㅎ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45 0
2869402 전공자 LG 유플러스 부트캠프 어떨까요?? [3] 프갤러(218.50) 07.03 130 0
2869401 보석아. 너는 지금 동적 링크가 어떻게 동작하는지도 모르고 있는거야. [1] 프갤러(27.177) 07.03 58 0
2869400 내가 llm 조련하는거 보고가~~[위 러빠 얘기도 넣어 업뎃함]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3 1
2869399 그 보석새끼 또 임베디드 바이너리 크기 타령하네 ㅋㅋ 프갤러(223.33) 07.03 34 0
2869398 냥덩너무조와? [2]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47 0
2869397 네이버 카페가 안들어가짐 프갤을 잘 되는데, 넥도리아(121.139) 07.03 28 0
2869396 ㅆㅇㅆ아 그건 너 말이 맞다. [2]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74 1
2869395 지금 netstat, tasklist 결과 [2] 발명도둑잡기(118.216) 07.03 58 0
2869394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가입 빡세게 해놓는 이유...txt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48 0
2869393 나는 근데 루비보면서 LLM의 무서운점을 느낌. [4] ㅆㅇㅆ(124.216) 07.03 66 2
2869392 ㅆㅇㅆ 고맙다. 어제 마니 까줘서 보강했어 [2]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68 1
2869391 애들아 메모리쪽 공부해 [6] 프갤러(106.101) 07.03 110 1
2869390 갤에 러까 글 진지하게 읽는 사람 있음? [2] 프갤러(218.154) 07.03 48 0
2869389 추억의 만찐두빵⭐+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0 0
2869388 러스트 혹세무민 = 곡학아세 + 오만 + 기만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22 1
2869387 에필로그: 러스트 신화는 막을 내린다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0 0
2869386 지금까지 나 신고한 새끼들 나중에 싸그리 신고해서 추적한다 [1] 발명도둑잡기(118.216) 07.03 40 0
2869385 배달의민족 배달료 중앙값 표시 항의 발명도둑잡기(39.7) 07.03 44 0
제5장: 러스트의 설계, 혁신인가 결함인가?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54 0
2869383 ❤✨☀⭐나님 시작합니당⭐☀✨❤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21 0
뉴스 [집 나가면 개호강] ‘스카이개슬 1타(?)’ 강소라VS조한선, 불꽃 신경전! 눈 가리고 ‘아웅’ 승부…세기의 대결!  디시트렌드 07.0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