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적으로 앰비언트, 모던 클래식, 베이퍼웨이브, IDM, 베이스 음악 위주로 들은 것 같다. 엄선한 앨범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보겠다.
Masayoshi Fujita - 『Bird Ambience』
일본에서 태어나 베를린에서 13년째 살아오고 있는, 비브라포니스트 후지타 마사요시. 이전까지의 앨범에서 비브라폰과 현악기가 어우러지는 맑은 울림이 돋보였다면, 올해의 앨범에서는 그것을 왜곡시켜 발생한 노이즈의 사용이 적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덕분에 그의 비브라폰과 (이번 앨범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마림바 연주가, 노이즈를 생성하기 위한 발돋움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체명악기 특유의 맑은 타격감과 잔향, 그것을 이용한 노이즈가 어우러져 한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후지타 마사요시는 이 앨범을 통해 비브라폰 소리의 한계를 또 한번 뛰어넘었다.
Chouchou - 『最果のダリア』
피아노와 글리치, 앰비언스로 이루어진 Arabesque Choche의 비트에 몽환적인 목소리의 Juliet Heberle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일본의 듀오 슈슈(릴리 슈슈와 혼동하지 말자). 여기에 아라베스크가 기타리스트 Maya Kawadias와 만든 또다른 듀오 OrcaOrca가 합작하여 만든 앨범.
그들의 전작들에 비해 전자 음향의 비중은 줄어들었으나, 슈슈 특유의 감성은 전작과 같거나 그 이상이다. 마치 전자 악기가 이들의 감성을 증폭시키기 위한 MSG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전작들처럼 공격적이지는 않으나 충분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줄리엣의 음색과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울린다. 총 일곱 곡밖에 안된다는 것이 너무나 슬플 뿐이다.
Haruka Nakamura - 『Nujabes PRAY Reflections』
일본의 멀티-인스트루멘탈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하루카 나카무라. 그의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어쿠스틱 악기와 보컬, 전자 악기가 주는 음색 속에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2021년에는 이제 전설이 되어 버린 DJ 누자베스의 곡들을 편곡한 앨범을 발표했다. 누자베스는 잊혀진 재즈나 훵크 곡을 재발굴해 절묘하게 비트로 만들어 내는 재주꾼이었다. 프로듀싱에 대한 개념이 생소하던 때는 그를 '통샘플링'할 뿐인 도둑으로 저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고, 그는 하나의 음악을 '창조'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그의 샘플링 음악들을 직접 연주한 하루카의 작업으로 인해, 누자베스는 그가 샘플링했던 곡들과 마찬가지로 '원본'이 되었다. 이 앨범은 그럴 만한 영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ironomi - 『Four Noctunes』
하루카와 같은 KITCHEN. LABEL 소속인 앰비언트 듀오 이로노미. 그들의 2015년 앨범 『虹』는 한국에서도 나름 인지도가 있으며, 음악가 파란노을이 2022년 발매할 앨범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2021년 이로노미는 10분 가량의 곡 넷으로 이루어진 아홉 번째 정규 앨범을 냈다. 앨범의 제목은 『네 야상곡』이고, 트랙 제목은 순서대로 「초승달弦月」, 「옷 짜는 달紡月」, 「옷 입는 달衣月」, 「꽃 피는 달咲月」이다. 첫 트랙의 제목 「현월」은 음력 9월을 뜻하기도 하는데, 그렇다 보니 이 네 트랙은 가을부터 봄까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도 한다.
40분 가량의 러닝타임 동안 즉흥 피아노 연주 소리가 아슬아슬하게 화음을 이어 가고 있다. 피아노의 밑에서 앰비언스가 서늘하지만 포근하게 귀를 채운다. 정말 겨울밤을 은은히 비추는 달빛에 어울리는 소리다.
µ-Ziq - 『Secret Garden』
IDM이라는, 한때 세기말을 풍미했던 실험적 음악 장르의 아버지 뮤지크. 데뷔한 지 오래되었지만 2021년에는 두 장의 정규 앨범과, 'Tusken Raiders'라는 이름으로 일곱 장의 EP를 발매한, 그야말로 허슬러였다.
여기서는 그가 Mrs Jynx라는 또다른 IDM 아티스트와 함께 작곡한 앨범을 다룬다. 둘은 암으로 부모를 잃었다는 경험을 공유하며 작업했다고 한다. 물론 곡들은 마냥 슬픔 속으로 빠져들지 않는다. 미드 템포로 흘러가는 전자 드럼 속에서 안개처럼 희뿌연 신시사이저 멜로디는 슬픔에 빠져들 것 같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힘을 갖는다. IDM이 가진 서정성과 따뜻함을 논할 때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앨범이다.
또다른 정규 『Scurlage』 또한 꽤 듣기 괜찮았다. 그의 장기였던 비트 쪼개기가 아직까지 힘을 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꽤 다행스럽다. 그럼에도 이 앨범을 다루지 않은 것은, 2022년 5월 즈음에 발매될 앨범 『Magic Pony Ride』에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 『Lunatic Harness』의 명맥을 이어나갈 앨범이라 홍보하던데, 그 때문인지 『Scurlage』보다 더 괜찮은 것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Erik Schilke - 『Synthesis』
독일의 역사 깊은 IDM 레이블 Hymen Record에서 나온, 미국 뉴잉글랜드 출신 뮤지션 에릭 쉴케의 데뷔 앨범. 그 또한 앨범 작업 중에 병으로 아버지를 잃었고, 그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강렬한 브레이크 드럼, 차가우면서도 울분을 토하는 듯한 멜로디, 장엄한 앰비언트, 적재적소에 배치되는 글리치 등 들을거리가 많으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꽤 완성도 높은 데뷔 앨범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이 앨범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다는 것에 있다. 레이블도 꽤 유명하고, 만듦새도 좋고, 아티스트의 가치관도 뚜렷한데 이에 비해 앨범 리뷰가 너무 없다. RYM에도 앨범 정보가 없는 걸 보면 더욱 안타깝다. 그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앨범을 결산에 넣어 본다.
Blawan - 『Soft Waahls EP』
영국의 덥스텝·테크노 뮤지션 블라완. 어쩐지 최근까지 테크노만 주로 만드는 것 같아 개인적인 취향에서 아쉬웠으나, 2021년의 작업들로 다시 베이스를 발표해 줘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는 21년 6월에 29분 가량의 EP 『Soft Waahls』, 11월에 19분 가량의 EP『Woke Up Right Handed』를 발표했다. 두 앨범의 합으로 따지면 정규 앨범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보통 뒤에 나온 앨범 『Woke Up Right Handed』를 더 많이 언급하던데, 나는 앞의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을 아직 잊지 못한다.
블라완이 해 오던 덥스텝과 테크노의 요소를 적절히 섞으면서 IDM스러운 글리치와 난잡함을 한 방울 떨어뜨린 듯한 음악은, 감히 그가 해 오던 것들을 넘어 새로운 장르를 만들려 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들게 했다.
그리고 그 생각을 『Soft Waahls』보다 좀 더 정제된, 그러나 여전히 도발적인 『Woke Up Right Handed』로 완성시켰다. 이로써 블라완의 시도는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Throwing Snow - 『Dragons』
런던의 베이스 뮤지션 쓰로잉 스노우의 네 번째 정규 앨범. 10년이 넘어 가는 커리어 동안, 그는 (덥스텝으로 대표되는) 전자 음악을 기초로 하면서도 포크 뮤지션 Augustus Ghost, 싱가포르 출신 뮤지션 The Keep과 Snow Ghosts라는 그룹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그를 전자 음악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영역까지 손을 뻗게 했고, 이번 앨범으로 그는 이를 활용해 고고학, 인류학 등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그는 고대에 쓰였던 악기나 음악적 기법들을 전자 음악적으로 해석하였다고 한다.
이런 '뿌리'라는 거창한 의도를 차치하고서라도, 『Dragons』를 이루는 요소들 하나하나가 너무나 공들여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곡의 구성 자체는 댄스 음악의 그것을 따른다. 그러나 각 곡들을 자세히 들어 보면, 드럼의 질감이 모두 다르다. 이 드럼의 밑에 드론 신스가, 역시나 각각 다른 질감으로 흐른다. 앨범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한 곡 한 곡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가 느껴진다. 투스텝 비트로 묵직할 정도의 장엄함을 나타낼 수 있는 뮤지션이 또 있을지 잘 모르겠다.
death's dynamic shroud - 『Faith In Persona』
James Webster, Tech Honors, Keith Rankin 세 명으로 이루어진 베이퍼웨이브 그룹 데스 다이나믹 슈라우드. 그룹이라고는 하나 셋이 함께 작업물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앨범은 가장 나중에 들어온 키스 랭킨이 처음 단독으로 만들어 발표한 것이다.
기존에 DDS 명의로 해왔던 것처럼, 노이즈 가득하고 군데군데 편집한 티가 확 나는 베이퍼웨이브를 기대했다면 놀랄 수도 있다. 이 앨범은 반대로 위화감이 들 만큼 깔끔하다. 80년대의 팝 음악을 연상케 하는 드럼과 신시사이저, 반복되다 가끔 변조되는 보컬이 베이퍼웨이브임을 확신하게는 한다. 그러나 이것들이 러닝타임 속에서 쉽게 박자감을 잃지 않는다. 굳이 부서지려고 애쓰지 않는다. 과거의 샘플들은 쉽사리 유령이 되려 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깔끔한 이 앨범 속에서 이것들은 강한 활기를 얻는다.
이 앨범은 특유의 깔끔한 느낌 때문에 두 갈래의 상반된 생각을 하게 한다. 베이퍼웨이브가 드디어 장르적으로 '완성'되었든가, 반대로 너무 '완성'된 느낌 때문에 베이퍼웨이브가 드디어 죽음에 이르렀든가. 물론 이 앨범 이후에도 DDS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고, 그때까지는 베이퍼웨이브의 죽음을 유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깔끔한 앨범이 무색하게, 키스 랭킨은 Giant Claw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앨범 『Mirror Guide』에서 비트와 샘플을 마음대로 찢고 붙이고 맛보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요즘은 이런 장르를 '에픽 콜라주'라고 부른다더라.
LITTLE SNAKE - 『A Fragmented Love Story, Written By The Infinite Helix Architect』
캐나다의 베이스 음악 프로듀서 리틀 스네이크의 데뷔 정규 앨범. 앞에서 말한 에픽 콜라주에 대해 더 소개하자면, 이는 댄스 음악 장르 '디컨스트럭티드 클럽'과 사운드 콜라주가 결합한 장르라고 볼 수 있다. 디컨스트럭티드 클럽이 기존 여러 문화권의 댄스 음악을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임을 의미할 때, 에픽 콜라주에는 댄스음악뿐 아니라 각종 대중 매체나 인간의 목소리에서 가져온 소리들이 함께 쓰이는 듯하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해체-재조합의 에서 재해체-재재조합이 더해지는 음악이라 말해도 될 것 같다. 이 작업으로 나온 곡 하나는 '에픽'이라는 말처럼 최소 5분, 길게는 10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을 갖는다.
일단 이 장르에 대한 가치 판단은 미루고 다시 앨범 얘기를 하자면, 리틀 스네이크의 앨범 또한 에픽 콜라주로 분류된다. 앨범 전체에 댄스 음악을 이루는 드럼 샘플과 베이스가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다. 이 소리들은 아주 잠깐동안 리듬을 갖다가, 다시 흩어진다. 흩어진 소리는 날카롭고 묵직한 소음의 형태로 귀를 때린다.
이것을 너무 무질서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으나, 나는 여기서 부서진 소리의 파편들이 아슬아슬하게 하나의 박자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즐겼다. '디컨스트럭티드'라는 이름으로 파괴된 소리의 무덤 속에서 어떻게 '콜라주'라는 이름의 프랑켄슈타인이 일어서는가.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소음의 산을 쌓는가. 이를 지켜 보는 과정은 그저 흥미롭기만 했다.
Paraadiso, TSVI & Seven Orbits - 『Unison』
이탈리아 출생 뮤지션 TSVI와 Seven Orbits가 결합한 듀오 Paraadiso가 발표한 앨범. 리틀 스네이크의 작업이 너무 난잡하다면 이 앨범이 대체재가 되어 줄 수도 있다.
이 앨범 또한 디컨스트럭티드 클럽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작업 과정에서 그들은 이탈리아의 민속 음악, 소음, 고대 성악곡 등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가지고 왔다. 거친 소음과 앰비언스 사이로 강렬한 킥이 위태롭게 찍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파라디소가 의도한 대로, 이는 고대 주술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준수한 앨범이고, 아티스트의 인지도도 있으며, 발매 레이블도 상하이의 유명 레이블 SVBKVLT에서 나왔는데, 이 또한 리뷰가 별로 없다. 이 앨범은 에릭 쉴케의 것과 반대로 RYM에는 리뷰가 있는데, AOTY에는 없다. 안타까운 마음에 결산에 추가하기로 했다. 알려질 가치가 충분히 있는 앨범이다.
Proc Fiskal - 『Siren Spine Sysex』
영국의 뮤지션 프록 휘스칼. 그는 Weightless라는, 그라임의 하위 장르 아티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웨이트리스는 영국의 랩 음악인 그라임 비트의 리듬을 따 와, 이름 그대로 가볍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특징이 있다. 2018년 발매된 휘스칼의 데뷔 앨범 『Insula』가 주는 따스하고 목가적인 느낌에 홀려 나는 꽤 자주 이를 반복해 들었었다.
이번 앨범은 딱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도 무관하다. 영국 랩 비트가 기본으로 깔려 있고, 여기에 따스한 앰비언스와 보컬 샘플이 함께 흐른다. 이 가벼운 분위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쩐지 IDM에서 들었던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휘스칼은 이번 앨범으로 애초에 하는 사람이 잘 없기도 한 웨이트리스 장르를 계속 살리면서도, 전작의 목가적인 분위기도 잃지 않았으며, 거기다 IDM이나 드릴 등의 새로운 시도도 보여 주었다. 21년에 함께 나온 그의 EP 『Lothian Buses』 또한 함께 듣는 것을 추천한다.
AceMoma - 『A Future』
미국 브루클린의 뮤지션 AceMo와 MoMa Ready가 결합한 듀오 AceMoma. 이들은 같이 있을 때나 따로 있을 때나 (테크노, 하우스, 힙합, 개러지, 디앤비 같은) 정통 댄스 음악을 해 오고 있다. 때문에 항상 중박은 친다는 느낌으로 이들의 작업을 들어 오고 있는데, 이번 앨범에서도 그 완성도에서 만족감을 느꼈다. 항상 해오던 것과 마찬가지로 잘개 쪼개진 브레이크비트, 그라임과 개러지의 베이스가 앨범을 채우고 있다.
계속 '정통'이라는 말로 이들을 소개하고 있으나, 아이러니하게 이들의 21년 앨범 이름은 『미래』다. 미래라는 게 별 거 있나, 초심 그대로 꾸준히 해 오던 거 하는 것만큼 희망찬 미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우직하게 해 오던 장르를 놓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떤 음악은 계속 살아 있을 것이라는 미래감을 느낀다.
(수정) 이들이 (너무 당연하게) 영국인인 줄 알았는데, 댓글을 보고 다시 찾아보니 미국인이었다. 작년 인터뷰에서는 '미국 댄스 음악이 시장을 강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한 만큼, 미국을 뿌리로 한 댄스 장르 모두에 관심이 있는 듀오인 듯 하다. 미국인이라 생각하고 다시 들으니 또 새롭다.
Neil Landstrumm - 『Yell Yell』
마찬가지로 1995년부터 우직하게 영국 댄스 음악의 명맥을 이어 오고 있는 닐 랜드스트럼의 앨범. 너무나 정석적인 소리들로 이루어져 있으나, 오랜 그의 커리어가 무색하지 않게 그 소리들이 보여 주는 장르들은 브레이크비트부터 덥스텝, 그라임, 풋워크 등 넓고 깊은 범위를 아우른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트랙을 제외한 모든 트랙이 6분 이상 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오늘날 꽤 긴 러닝타임임에도 닐은 한 곡에 여러 겹의 소리를 넣었다가 뺐다가 하면서 완급 조절을 하는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49분의 총 러닝타임동안 끊기지 않고 리듬감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풍부한 구성임에도, 이 앨범은 정규 앨범이 아닌 EP라는 사실을 이 글을 작성하며 알았다. 시간으로 따지면 뭐 정규나 상관없지 않은가. 오히려 이를 EP로 발표한 닐과 레이블의 대담함이 놀라울 정도다.
Superabundance - 『Superabundance』
워싱턴 D.C.의 두 뮤지션 Jackson Ryland와 Max D가 결합한 듀오 수퍼라번던스의 데뷔 앨범. 둘 모두 미국인이지만 그들의 작업은 영국이나 유럽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엄청나게 긴 인터뷰에서 그들은 다양한 댄스 음악과 닌텐도 64 같은 고전 게임기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테크노, 풋워크, 드럼 앤 베이스 등이 비빔밥처럼 뒤섞인 그들의 음악은, 미니멀한 앰비언스를 제외하면 정말 드럼 소리만으로 밀어부친다는 느낌을 준다. 애초에 개인 작업의 전형적인 BPM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로 결성된 그룹인 만큼, 그들이 빠른 속도의 음악을 얼마나 연구하고 만들었는지 잘 느껴지는 앨범이었다. 역시나 적은 리뷰에 맞서기 위해 결산에 올린다.
Palazzi D'Oriente - 『Sheltering Water』
이탈리아의 뮤지션 Palazzi D'Oriente가 만든 포스트 덥스텝 앨범. 물론 찾아보면 비슷한 경우가 더 나오겠지만, 포스트 덥스텝이 영국(내지는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나오는 경우를 보면 나름 신기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제목처럼 '물 속에 숨은 것 같은' 앰비언스가 깔리고, 그 위로 투스텝의 비트가 먹먹하고 느리게 흘러간다. 이 먹먹하면서도 위태로운 비트가 그리울 때가 종종 있었다. 팔라찌가 이를 보여 주었고, 나는 반갑게 결산에 앨범을 넣었다. 2021년 12월에 리믹스 일곱 곡을 추가한 확장판도 발매했는데, 함께 들어도 좋을 듯하다.
시간 되는 대로 EP, 믹스, 컴필레이션, 한국 전음, 케이팝도 올려 볼 생각임
새해에도 자주 보자 전붕이들아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