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다는 왕들의 거리에 있는 아사프의 분노의 제3왕조 루페시 7세의 피라미드 입구 앞에 서있었다. 루페시는 독사의 선택받은 남편이자 고벽의 호랑이였다. 그의 피라미드는 하나의 요새이자 거리에서 가장 거대한 피라미드였다. 칼리다의 회상에 따르면 루페시는 생전에 위대한 건축가였다. 리바라스의 요새화된 항구 건설을 직접 감독한 것도 그였으며 그가 ‘2천개의 화살 전쟁’에서 사망한 이후 수천년동안 도시를 지켜온 거대한 성벽을 건설한 것도 루페시였다.

루페시는 찬탈자의 저주가 잠들어있던 모든 왕들을 깨웠을 때 위협적인 왕들 중 하나였다. 일설에 따르면 갈대로 만든 바구니에 넣어진 채 강을 떠다니던 그를 리바라스의 여왕이 발견하였고, 아기였던 루페시 옆에 이상한 룬이 새겨진 석판이 있었으나 해독되지 못하였다. 불임이었던 여왕은 망설임없이 아기를 입양하였고, 출신 성분이 무엇이었던지 간에 루페시는 왕의 길을 걷게 되었고, 왕이자 한 남자로서 가진 모든 힘을 전쟁과 건축에 쏟았다. 죽어서도 그의 힘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았으며 칼리다에 대하여 적대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으나, 칼리다에게 있어서 루페시는 골치아픈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칼리다는 그를 필요로 하였다. 루페시는 위대한 전사이자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전락가였다. 칼리다가 드줍티에게 명령하여 깨운 왕들은 전술, 기마술 등의 영역에서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들은 각자 고유의 전법을 가지고 있었고 살아서는 그 기술을 갈고 닦고 죽어서는 완전히 통달한 상태였다. 루페시는 고벽의 호랑이로서 기민한 방어자, 축성술과 공성전의 대가였다. 그가 깨어나 리바라스의 성벽 위에 서게 된다면 그 어떠한 적도 도시에 발을 들여놓지 못할 것이었다.

피라미드의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매장교단에 의해 살갗이 벗겨지고 뼈에는 불멸의 루페시의 복수의 여신의 아름다운 비늘에 대한 찬가 57절이 새겨진 노예들이 문을 열었고 그들의 군주는 곧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루페시는 드워프의 체구를 가졌으나 거인과 같이 성큼성큼 걸었으며, 그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데스마스크 아래에는 수염의 모양을 한 황금 장식물들이 달려있었다. 굵고 짧은 뼈들은 루페시의 호전적인 리듬에 따라 움직였다. 그의 한팔에는 청동으로 된 원형 방패가 달려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융중한 철퇴가 쥐어져있었다. 루페시는 철퇴로 방패를 치며 말하였다. “나 루페시가 이 자리에 섰다! 누가 아사프의 양자를 불렀느냐?”

중략

"이 자가 그 죽음을 찾는 자인가?" 루페시가 고트렉을 내려다보며 말하였다.

“꽤 작군”.

“이리 내려와서 말해보시지.” 고트렉이 맞받아치며 말하였다. 루페시는 전차에서 내려와 고트렉 앞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서로 비슷한 체구를 가졌으나 만약 루페시가 살아있었다면, 고트렉이 좀더 덩치가 컸을 것이라고 펠릭스는 생각하였다. 툼킹은 그의 갈비뼈를 고트렉의 가슴에 갖다대며 말하였다.

“내가 그대를 작다고 말하느니 그대는 작을 지어다.”

“죽은 것치고는 참 어려운 말만 골라쓰는군.“

“난 평범한 자가 아니다. 난 왕이니라.” 루페시가 큰 소리를 내었고 둘은 거의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서있었다.

“그리고 난 슬레이어다.” 고트렉이 으르렁거렸다.

펠릭스는 둘을 차례대로 보며 자바이를 바라보다가 잠시 망설이며 말하였다.

“저 분은 어 왕치고는 꽤 작네. 그리고 꽤 넓기도 하고.”

“그는 소와 독사의 아들이지.” 자바이가 말하였다. “루페시 왕은 바구니에 담겨 리바라스로 보내진 신들의 선물이었어.”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저 분의 체구는 전반적으로...”

“그는 그 누구보다도 거대한 신성한 힘을 가졌으나 그 대신 작은 체구를 가지게 되었지.”

“그거 확실해?” 펠릭스가 물었다.

출처는 고트렉과 펠릭스 서펜트 퀸

드워프와 같은 작은 체구, 룬이 새겨져있던 석판, 드워프의 장기인 건축술, 축성술, 공성전을 특기로 한다는 점에서 빼박 드워프인데,

운좋게 리바라스의 여왕의 양자가 되어서 네헤카라 왕조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툼킹이 되었음. 읽다보니 기묘해서 번역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