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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부]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 이태원 참사 1주기에 부쳐앱에서 작성

사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29 1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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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을 찾아주신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To yall who have come to Itaewon today, good evening!
  

우리는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이라는 아나키스트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입니다.
We’re members of the anarchist group “Mutual Aid of Ours: Malangchism.”
  

할로윈을 맞아 이렇게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We’re all very glad to see yall this Halloween.


  이럴 줄 알았습니다.

  We knew this would happen.


  홍대입구가 있는 마포구는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할로윈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를 금지했습니다.

 The Mapo District where Hongdae is located has prohibited all gatherings of any kind because of “safety concerns.”
 

 오늘 이 이태원에서도 경찰은 시민들이 안전하게 축제를 즐기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시끄러운 일이 생기는 것만을 막는 데 혈안이 돼 있습니다.

 This day today, in Itaewon, the police have busied themselves, not with making a safe festivity for all, but with ridding themselves of any possible nuisance.
 

 작년에 그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방치해 놓고는, 이제 와서 사람들이 즐거울 기회 자체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After letting all those people die last year, only now they’ve come crawling to rob us of any chance of having fun.
 

 모이는 게 잘못된 일입니까?

  Is it so wrong to have gathered?
 

 축제를 즐기는 게 잘못된 일입니까?

  Is it so wrong to have fun during the festive seasons?

 
 지금 이렇게 확성기를 들고 있지만, 말랑키즘 역시 오늘 이태원에 놀러 왔습니다.

 Sure, we at Malangchism may be holding this megaphone for the moment, but we too have come to Itaewon to have some fun ourselves.
  

네, 놀러 왔습니다!

  Yes, to have fun!
  
1년 전 이곳에서 목숨을 잃은 159명의 이웃들은 대부분 놀러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놀다가 죽었습니다.

 Out of the 159 of our neighbours who lost their lives a year ago, most had also come to have fun. They passed while having fun.


  그게 어딘가 잘 못 됐습니까?

  What’s so wrong about that?


  이 나라가 언제 한 번은 일하다 죽으면 상이라도 주는 나라였습니까?
Was there even a time where this country awarded prizes for dying while working?


  작년에, 우리는 멍청했습니다.

  Last year, we were foolish.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국가가 당연히 우리 안전을 책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We convinced ourselves that, if enough people gathered, the State would obviously make themselves responsible for our safety.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But oh, boy were we wrong!


  우리 안전에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It wasn’t that they were uninterested in our safety even.


  신고가 칠십구 번, 칠십구 번이나 들어왔음에도 경찰은, 용산구청은, 정부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습니다!
  Seventy-nine, not even after seventy-nine calls did the police, Yongsan-gu District, the government bother to lift a finger.


  길 가던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도 칠십구 번을 뭐 해달라고 하면, 귀찮아서라도 한 번쯤 그걸 해주는 시늉이라도 할 법합니다.
  If we were to ask a stranger on the streets seventy-nine times to help us, even if out of annoyance they would at least pretend to come to our aid.


  하지만 칠십구 번을 살려달라고, 살려달라고 그렇게 외치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건 너희가 뒤지든 말든 아무 관심 자체가 없었다는 말과 무엇이 다릅니까?
  Yet if nothing was done after seventy-nine calls for help, screaming to be saved, how is that any different from not giving a crap whether we die or not?


  경찰이 일방통행로를 유지하기만 했어도 살았을 목숨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부실했던 대책에 사과는커녕 경찰을 대거 동원해 자유로운 축제를 막고 있습니다.
If only the police had opened one-way lines no lost lives would have been needed. But the police, instead of admitting their faulty response, they are placing officers en masse to impede any free festivities.


  경찰이 많이 있다고 인파관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경찰이 인도를 가득 채운 모습이 더욱 걱정됩니다!
More cops does not mean more crowd-control. Instead, their large numbers make us worry for any possible congestions they themselves might cause.


  백오십구 명이 죽은 다음에는 어땠습니까?

  And how were things after a hundred-and-fifty nine of us died?


  누구 하나 이게 내 책임이라는 새끼가 없었습니다!

  Not a single prick admitted their faults.


  용산구청장 박희영이는 아직도 아무렇지 않게 용산구청장을 계속하고 있고,
  Our dear mayor of the Yongsan District, Park Hee Young, is still the mayor,


  경찰청장 윤희근이도 경찰청장을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and our dear chief of police, Yoon Hee Geun is also still the chief of police.


  그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역할을 위임받은 행정안전부장관은 ‘제가 그사이에 놀고 있었겠냐’고 되려 호통을 칩니다.

 The president who’s supposed to look after the citizens’ safety notwithstanding, the chief of the Ministry of Public Administration and Security reproaches asking if we are assuming whether he was faffing about.


  단 한 새끼도! 단 한 새끼도 이게 자기 책임이라고, 잘못했다고 하는 새끼가 없습니다!
  Not one prick, a single prick has come out claiming responsibility for letting this tragedy happen.


  애초에 우리를 지킬 마음도 없고, 우리가 죽든 말든 아무 관심도 없다면, 우리가 굳이 경찰에, 정부에 우리 안전을 지켜달라고 구걸할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If they won’t bother protecting us, if they can’t give a damn whether we die or not, what need is there for us to beg the police, the State to “oh please protect us”?


  관심이 있었다구요? 웃기지 마십쇼.

  They were interested? Fuck off.


  지금 그들이 관심 있는 건 사람들이 이태원 참사 1주기라고 모여서 시위할까봐 감시하고! 모이지 못하게 하고! 애초에 문제의 소지를 만들지 않는 것뿐 아닙니까?

 The only thing that piques their interest is to monitor and forbit people to come together for the anniversary of the Itaewon Disaster to protest. Is it not clear that they’re only interested in avoiding any trouble for themselves?


  더 이상 구걸하지 않겠습니다!

  We shall beg no more!


  국가가 우리 안전에 관심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우리 안전을 지킵시다. 아니, 아무도 지켜주지 않으니까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If the State is not interested in our safety, then we shall guard for our own safety. Nay! We have no option but to watch for us as no one else will do so in our stead!


  아까 했던 질문을 다시 하겠습니다.

  We ask the question from before.


  모이는 게 나쁩니까?

  Is it so wrong to have gathered?


  노는 게 나쁩니까?

  Is it so wrong to have fun?


  그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범죄를 저지르려고 모인 게 아닙니다, 죽으려고 모인 것도 아닙니다!
That can never be. We did not gather to commit crimes, nor to kill each other!


  우리는 오늘 밤새 우리 스스로 안전하게 놀다가 집에 들어가겠습니다.

  On our own terms, we will have fun tonight, then go back home safely.


  밤새 잘 놀고 집에 가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겠습니다.
  We will have fun tonight, then go back to our loved ones back at our places.


  그리고 1년 전, 이태원에서 돌아가신 159명의 희생자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And we shan’t forget the 159 souls lost in the Itaewon disaster.


  작년 참사의 생존자 가운데는 오늘 이태원에 다시 할로윈 축제를 즐기러 오겠다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Of the survivors from last year’s disaster, there are some who have said they will return to enjoy the Halloween festivities.


  우리는 희생자를 잊지도, 생존자와 연대하는 것을 그만두지도, 그렇다고 우리의 자유를 포기하지도 않겠습니다!
  We shan’t forget the victims of the disaster nor stop our solidarity with the survivors nor ever  give up on our freedom!


  그러니 우리가 축제를 즐기는 것도, 축제에서 안전한 것도 관심 없는 경찰은, 정부는 지금 당장 이 거리에서 물러나십시오! 손을 떼십시오!

 So to the police and State, so uninterested in us enjoying our festivities or in making a safe festivity for all, we warn you: keep yourselves off the streets! Fuck off!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자유입니다!

  What we need so direly at this moment if freedom.


  경찰은! 정부는! 우리가 노는 걸 방해하지 마십시오!

  The police! The State! Keep yourselves away from our fun!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당신들이 관심도 없는 우리 안전을 우리 스스로 지킬 것입니다!
  We warn you once more: the safety for which you’re so disinterested in, we shall guard it ourselves!

  자유!

  Freedom!
  

  자유!

  Freedom!


  자유!

  Freedom!

 

 

2023년 10월 28일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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