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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감동받았엉모바일에서 작성

책읽는공대생(117.111) 2025.12.17 21:02:42
조회 151 추천 0 댓글 2
														

반면 카프카는 치유적인 피로. 상처를 아물게 하는 피로를 상상한다. "신들은 지쳤고 독수리도 지쳤으며 상처도 지쳐서 저절로 아물었다." 나의 책 『피로사회」도 치유적 피로에 대한 이야기로 끝난다. 치유적 피로는 자아가 스스로에게 곤욕을 당하는 자아 피로의 대척점에 놓여 있다. 자아 피로는 자아의 잉여와 반복에서 비롯되는 피로다. 하지만 치유적 피로는 이 와는 다른 것이다. 그러한 피로 속에서 자아는 세계를 믿고 거 기에 자기를 맡긴다. 그것은 "줄어든 자아의 늘어남"으로서의 피로, 건강하고 "세상을 신뢰하는 피로"이다. 반면 자아 피로 는 고독한 피로. 세계가 없는, 세계가 부족한, 세계를 지워버 리는, 개개인을 고립시키는 피로이며. 나르시시즘적 자기 관 계의 대가로 타자와의 모든 관계를 파괴해버리는 피로다.


후기근대의 성과주체는 의무적인 일에 매달리지 않는다.

복종, 법, 의무 이행이 아니라 자유, 쾌락. 선호가 그의 원칙 이다. 그가 노동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쾌락의 획득 이다. 그의 노동은 향유적 노동이다. 그는 타자의 명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귀를 기울인다. 그 는 자기 자신의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명령하는 타자의 부정성에서 벗어난다. 그런데 이러한 타자로부터의 자유가 해방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유에서 새로운 강제 가 발생한다는 데 자유의 변증법이 있다. 타자로부터의 자유 는 나르시시즘적 자기 관계로 전도되며, 이는 오늘날 성과주 체가 겪는 많은 심리적 장애의 원인이 된다.


타자와의 관계가 사라지면서 보상의 위기가 찾아온다. 인 정으로서의 보상은 타자 또는 제3자라는 심급을 전제한다.

스스로를 보상하거나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칸트에게는 신이 보상의 심급이다. 신은 도덕적 업적을 보상하고 인정해준다. 보상구조에 이상이 생기면서 성과주체는 점 점 더 많은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진다. 따라서 타자관계의 부재는 보상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초월적 조 건인 것이다. 오늘날의 생산관계도 보상의 위기를 불러온 또 다른 원인이다. 완결된 일의 결과로서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작 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오늘의 생산 관계는 완결을 가로막고 있다. 사람들은 열려 있는 방향으로 일 을 해나간다. 시작과 끝이 있는 완결의 형식은 사라져버렸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우울증은 주도권을 쥐려고 노력 하는 주체가 통제할 수 없는 것 앞에서 좌초됨으로써 얻게 되 는 병이다. 여기서 통제할 수 없는 것. 환원 불가능한 것. 미 지의 것은 무의식과 마찬가지로 부정성의 형상이다. 하지만 이들은 긍정성의 과잉이 지배하는 성과사회에서 더 이상 핵 심적인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그는 자기 자신으로 인해. 자신과의 전쟁으로 인해 지치 고 탈진해버린다. 그는 자신에게서 걸어 나와 바깥에 머물며 타자와 세계에 자신을 맡길 줄은 전혀 모른 채 그저 자기 속으 로 이를 악물 따름이다. 하지만 그 결과로 남는 것은 역설적 이게도 속이 텅 비어버린 공허한 자아뿐이다. 주체는 점점 더 빨리 돌아가는 쳇바퀴 속에서 마모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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