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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나쁘지 않아, 그렇지? <사람× 지은>(뒷이야기)앱에서 작성

뒷이야기(121.151) 2021.08.28 04:40:13
조회 505 추천 0 댓글 7

안 봐도 상관없는 전편


"고마워"
"내가 좀 친절한 편이지."
"알겠으니까 가자."

지은이 사람의 동생이 된 후 갑작스럽게 받은 저녁초대를 매몰차게 거절은 안하더라도 선뜻 응할 줄은 몰랐는데 소녀신 아니 지은은 흔쾌히 응했다.

이제 조금 길어진 머리를 틀어올려 묶고 단정하게 교복을 입은 지은의 모습은 정말 평범한 고등학생 같았고 사람과 정말 남매처럼 보여 동경은 씩 웃었다. 진짜 남매는 아니지만 사람을 만들고 사람으로 키워냈으니 어느정도 닮은 것 같은 기분도 가짜는 아닐 것이다.

-

"다 왔어. 다들 나와있네."

마치 사람이 되어 처음 왔을 때처럼 동경의 가족들은 현관앞에 다들 모여있었다.

"하이 매형!"
"그래."
"뭘 밖에 다 나와있고 그래."
"손님 맞이는 해야지 동경이 이모에요."
"아. 안녕하세요. 김지은입니다."
"반가워요 어서 들어와요."


반갑게 맞이하는 동경이 가족들,  가득 차려진 밥상. 심장병으로 대가를 치르기로 한 이번 생에서는 처음 겪는 상황이었다. 셀 수도 없이 여러 생을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지은은 진짜 자신이 18살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주 잠깐 잊고 있던 감각이 조금 되살아간 것 같았다.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 많이 먹어요."
"감사합니다."


뭐부터 손을 대야 하지.. 싶을 때 생선 살을 꼼꼼하게 발라 동경의 밥 위에 올려준 사람은 한조각을 더 발라 지은이 밥 위에 올려주었다.

"많이 먹어."
"응.."

천천히 밥 한술을 떠 입에 넣는 지은을 보는 사람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그래. 미국에서 온지는 얼마나 된 거에요?
"아...."
"얼마 안됐어요. 미국생활 정리하면서 데려온거라."
"아, 그럼 미국을 동생 데리러 간 거였어요?"
"응, 얘가 좀 많이 아팠거든, 그래서 좀 오래 걸렸어."
"어머. 어디가 아파요? 지금은 괜찮고?"
"네, 많이 좋아졌어요..."


이게 완전히 진실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고, 게다가 자신을 처다보는 저 뿌듯한 얼굴 아, 너무 익숙해.

"그래서 누나가 기분이 안좋았구나? 난 진짜 둘이 헤어진 줄 알았네."
"탁선경 진짜... 그리고 뭘 그랗게 꼬치꼬치 물어. 밥 먹게 둬."

피식 웃는 지은. 이 자리에서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은 3명 뿐이다.  입꼬리를 내리지 않은 지은은 부지런히 입을 움직였고, 몇 번씩이나 지은의 숟가락 위에 올라오는 반찬, 나쁘지 않네, 지은은 그랗게 마지막 한입까지 기분 좋게 비웠다.

식사를 마치고 다 같이 식탁을 치우는 가족들, 자신도 도와야 하나 싶은 지은에게 사람은 지은을 소파에 앉게 하고 시선을 맞춰 무릎을 굽혀 앉았다.

"약은?"
"...가방."

지은의 책가방 안에 있는 약 파우치에서 사람은 오늘치 저녁 약을 꺼내 지은의 손바닥에 부어주었다.

많은 양의 약을 쉽게 삼킬 수 있도록 2, 3알씩 올려준 사람은 계속 앉아있으라는 말을 하고는 지은이 사용한 컵을 들고 설거지를 하러 부얶으로 향했다.

부얶에 모여있는 식구들. 지은이 어색하게 앉아있을 때 이번에는 선경이 지은에게 다가왔다.


"아이스크림 줄까요?"
"네."

지은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동경의 가족들과 사람을 쳐다봤다.

"아.."

그때 아이스크림을 한입 너무 크게 베어문 탓인지 조금 띵해지는 머리, 들릴 듯 말듯 한 그 소리를 제일 처음 들은 사람은 설거지를 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순식간에 다시 지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사람은 걱정스런 얼굴로 지은의 안색을 살폈다.

"머리 아파?"
"아니. 그냥 잠깐 띵해서.."
"하아....."

지은의 대답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쉰 사람은 지은의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을 빼았았다.

"너 찬 거 그만먹어."
"....."


곧바로 아이스크림을 치운 사람은 막바지였던 설거지를 끝내고 다시 지은에게 다가와 얼굴을 살폈다.

"아직도 아파?"
"나 안아프다니까."

지은이 사람을 살짝 미니 이제야 완전히 안심한 사람.
마찬가지로 정리를 끝낸 동경과 선경이 함께 거실로 들어왔다.

"역시. 형님 다정한 성격은 어디 안 간다니까 우리 누나도 동생을 좀..."
"너 지금 뭐랬냐?"

다시 투닥거리기 사작하는 둘, 사람은 지은에게 살짝 속삭였다.

"자주 있는 일이야."
"재밌는데?"

순간 지은의 눈에 가득차게 들어온 사람의 활짝 웃는 얼굴, 이렇게 활짝 웃는 얼굴은 처음 보는데.  지은은 묘해진 기분으로 사람을 바라봤다.

그래 내가 보고 싶었던 게 이거였어


-

"오늘 감사했습니다."
"어머. 예의 바른 거봐. 다음에 또 와요"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 나와 인사를 했다. 동경이 잠깐 남아 조금 더 손을 흔들어준 후 들어갔고 집 앞에는 사람의 차와 지은과 사람 뿐이었다.


"나는 갈게."
"아. 잠깐."


곧바로 신의 정원으로 돌아가려는 지은의 팔을 사람은 급하게 잡았다.

"차 한잔 하고 가. 할 말도 있고."


그렇게 사람의 차에 탄 지은, 사람은 지은이 벨트를 잘 매는지 확인하고 천천히 출발했다.

"오늘 고마워."
"재밌었어."
"나도."

-

"... 어?"

그렇게 몇 분쯤 지났을까 유난히 조용한 옆자리를 쳐다보니 지은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이구"

그래 피곤하겠지. 지은도 이런 하루는 정말 오랜만이니까, 마침 집 앞에 도착한 사람은 조심스럽게 지은을 안아들고 들어가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혀주었다.

-

"일어났어?"
"....."

얼마나 잔 걸까. 지은이 눈을 떴을 땐 이미 새벽이었다.

"너무 곤히 자길래 못 깨우겠더라. 마셔."

지은이 일어나자마 따듯한 물을 부어 차를 가져온 사람은 침대 옆에 의자를 가져와 앉았다.

"피곤했지? 당신도 이런 거 오랜만이라."
"조금..."
"이렇게 종종 볼까? 같이 밥 먹고 차 마시고."

컵 손잡이를 만지막 거리던 사람은 말을 꺼내며 고개를 들었다.

"넌 이제 사람이잖아. 난 정원사일뿐이고."
"몸은 인간이잖아. 당신이 이번 생을 마무리할 때 쯤이면 나도 마찬가지일꺼고..."
"그래."

컵에 찰랑거리던 차를 바라보던 지은은 긍정의 답을 내놓았다. 사실 알고 있었다. 사람이 차를 마시자고 할 때부터. 놀라 눈이 커진 사람을 보며 살짝 미소를 머금은 지은은 차를 한 모금 더 마셨다.

"활짝 핀 꽃이라도 물은 계속 줘야 하니까 햇빛도 잘 쬐게 해주고..."
"방 하나 치워놓을게. 뭐 여기서 살란 얘긴 아니고....정원사 일 열심히 하다가 배고프거나 피곤하면 와서 쉬던지.."
"그래. 나 진짜 가야겠다."
"아. 이거 가져가."

사람은 핸드폰 하나를 내밀었다. 인간으로 살기는 하지만 지은에게 딱히 필요는 없었던 물건,

"연락할게, 너도 학교에서 보호자 필요하거나 하면 연락해."
"응"
"김지은, 이라고 불러도 되지?"
".....그래."
"또 보자. 지은아."

사람은 문을 열고 나서는 지은을 끝까지 지켜봤다. 문이 닫히자 사람의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가 피어올랐고. 정원에서 꽃에 물을 주는 소녀신은 꽃에게 작게 말했다.


"나쁘지 않아, 그렇지?"


+

며칠 후 지은의 문자


"보호자가 필요한 상황이야, 학교 와 줄 수 있어?


전편 쓰고 나서 바로 시작했다가 아훗날 듣고 사람의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어서 중단했는데. 소녀신 사람 남매로 엮은 사람 한명 더 나왔길래 완성해서 들고왔다
관계성보면 딱 모자인데 만약 소녀신 역할이 좀 나이든 배우였다면 절대 우리 드라마의 분위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 같아.

소녀신이 드라마에서 뭐 먹는 장면 딱 두번 나오는데  둘 다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뺏겼을 때 무척이나 억울했다고 한다.

뭔가 지은인 멸망이 사람이 되었으니 신으로서 정원사로서 거리를 두려 했을거야, 아주 나중에 다시 보자 한 것만 뵈도....그래도. 사람의 가족관계가 동경의 가족들로 한정되지 않았으면 했고 인간들 곁엔 신이 존재하듯이 사람과 지은의 관계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으면 했어. 소녀신은 이번생이 마지막은 아닐 테지만. 그때는 새로운 꽃이 소녀신 옆에 있을 테니까 그래도 나쁘지 않아.



사람아 너 그거 아니?? 너 진짜 엄마한테 잘 보이고 싶어 안달난 아들 같아ㅋㅋㅋㅋㅋ 근데 모르는 게 하나 있는데 박영 지은이랑 같은 반이다.

박영 도망쳐!!!!



개추 누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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