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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팔루자의 유령 - 下

ㅇㅇ(49.174) 2022.07.26 23: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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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분대가 들고 온 소식은 여느 때와 같이 '팔루자의 유령' 에게 처참하게 당한 분대 단위의 무자헤딘 반군에 관한 소식이었다. 인근 산지의 어느 계곡에서 10여구의 무자헤딘 시체가 발견되었고 그들의 성기는 모두 절단되었으며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전원 항문이 파열된 상태였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사인인즉슨 늘 그래왔듯 참혹한 성고문 내지 강간을 당하다가 고통으로 인한 쇼크사로 보인다라는 검시관의 소견에 우리는 모두 솟아나는 메스꺼움을 참을 수 없었다.


보고를 받는 헨더슨 대대장의 얼굴은 일그러지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임무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을 지닌 소유자이기도 했던 그에게 있어서는 이 미지의 존재가 마치 나는 혼자서도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역겹고 기괴한 방식으로 무자헤딘들을 쓸어버리고 다니는데 너희는 대체 뭐하는가 라고 조소하는 것은 물론 그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미 해병에 대한 조롱의 의미로 비추어졌을 것이었다. 물론 이번에도 아군 전우들의 희생자는 없었음에도 그 유령은 헨더슨 대대장의 우뚝 솟은 콧대 만큼이나 높던 자존심을 건드리는 성가신 모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이로서 팔루자의 유령이 설치고 다닌지도 어언 5개월 째였고 그 유령은 잊을만하면 한달에 한두번씩은 출몰하여 희생자들에게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새기고는 홀연히 사라지곤 했기에 5개월이라는 시간은 헨더슨 대대장의 인내심을 시험하기에 충분했다. 이 날 이후로 그는 매일 수색정찰을 나가는 분대의 규모를 기존의 1개조에서 3개조로 늘릴 것을 지시하는 한편, 수색범위의 확대는 물론 위험성을 사유로 지양하던 야간작전도 불사할 것을 천명하였고 나 역시 종종 야간 작전에 투입되곤 하였다.


그러나 그런 헨더슨 대대장의 강력한 대응조치를 마치 사전에 다 알고 비웃기라도 하듯, 그로부터 한 달 동안은 그 유령은 출몰하지 않았고 헨더슨 대대장은 매일 똥씹은 얼굴로 막사식당에서 처연하게 애꿎은 소시지만 포크로 쑤시곤 했다. 결국 불필요한 비전투 손실이 우려되었던 연대장의 지시로 야간 작전은 한 달에 1번만 하는 것으로 완화되었고 그 덕분에 우리의 임무수행 피로도도 한결 나아질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날은 내가 속한 분대가 야간 수색작전에 투입되는 날이었다. 무자헤딘들과의 실제 교전도 몇 번 겪고 야간 작전에도 2~3회 투입되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제는 전투에서의 두려움도 조금이나마 무뎌진 나였다. 또한 팔루자의 유령 또한 한동안 잠잠했던데다 그가 주요 목표로 하는 어디까지나 대상은 우리 미 해병이 아닌 밖에 득실거리는 이슬람 반군들이었기에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 유령에게서 일종의 아군의식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을 그 미지의 존재가 대신 해주고 있었던 것이 아니던가.


분대장인 조 해병의 인솔하에 우리는 각자 총기를 점검하고 야간용 장비도 챙겨 기지를 나서 인근의 산지로 향했다. 그 곳은 야트막한 야산이었기에 10명으로 구성된 우리가 한시간 이내로도 충분히 수색을 마칠 수 있는 곳이었던데다 완벽하게 우리의 세력권 하에 놓인 영역으로 간주될 만큼 그곳은 일찍이 반군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인 곳이기도 했다.


더구나 그 날은 굳이 야간 투시경을 착용하지 않고 육안으로 봐도 형체가 구분 될 만큼 유난히 달빛이 밝았기에 이런 우호적인 환경까지도 겹쳐 조 해병은 2개조로 빠르게 수색한다라는 결정을 내렸고 자신의 다음 선임급인 존(John) 병장으로 하여금 5명을 지휘하여 서쪽구릉으로 향할 것을 지시했다. 여느 때와 같이 월광이 좋지 않으면 행여나 길을 잃거나 낙오자가 생길 것을 우려했기에 원래 같았으면 한 개의 분대가 함께 행동했겠지만 오늘만큼은 대담한 결정을 내릴만큼 달빛이 밝았던 것이었다.


나는 조 해병과 함께 움직였고 동쪽 구릉을 수색한지 20여분 쯤 흘렀을까. 멀리서 들려오는 총성이 정적을 깼다. 우리는 황급히 몸을 낮추고 바위나 수풀 뒤로 은엄폐하여 사주 경계자세를 취했고 조 해병은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Angel—, 여기는 Diego, 'Unfriendly' 와 만났는지?"


이윽고 지직거리는 무전음과 함께 존 해병의 위급한 무전이 들려왔다.


"Diego—, 여기는 Angel, 'Unfriendly' 와 만났으며 지원 바람."


존 해병의 다급한 지원 요청을 들은 조 해병은 신속히 나를 포함한 분대원들에게 동쪽 구릉으로 향할 것을 지시하였고 우리는 산 비탈길을 거침없이 달려나갔다. 이윽고 능선을 타고 오르자 저 멀리 예광탄이 오고 가며 교전하는 것이 보였고 존 해병과 그 휘하 분대원들로 추정되는 형체들이 비탈길 아래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무자헤딘 반군들로 추정되는 형체들은 고지를 점한 상태였다.


"월광이 밝은 관계로 우리의 움직임 또한 적에게 발각될 우려가 있다. 이렇게 모여서 움직이면 적들의 화력이 우리에게 집중될 경우, 피해 또한 클 수도 있으니 각자 산개하여 이동함으로서 놈들의 화력 분산을 노린다!"


말을 마친 조 해병은 좌측으로 산 비탈을 오르기 시작했고 우리는 다음 선임인 밀러 상병의 지시에 따라 각자 중앙, 우측 등으로 나뉘어 고지로 향했다. 다행히도 고지의 반군들은 자신들의 전방에 위치한 존 해병의 분대와의 교전에만 정신이 팔려 접근해오는 우리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지 우리 쪽으로는 총알 한발 날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5분여간 정신없이 풀숲과 나무를 헤치며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나는 어느새 홀로 떨어져 있었고 적이 위치한 고지와는 불과 50m 정도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고지를 점했기에 나 홀로 돌파하기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내 아래 쪽에서 교전을 주고 받던 존 해병의 분대는 지형의 불리함 때문인지 일시 후퇴하기라도 하였는지 골짜기 아래에서는 더는 총성이 들리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순간 덜컥 겁이 났다. 조 해병을 비롯한 다른 밀러, 제임스, 캐리 해병 모두 어디로 갔는지 모를 일이었다. 이러다 고지의 반군 놈들이 내려오기라도 한다면? 혹은 놈들이 애용하는 조잡한 수제 수류탄이라도 던지기라도 한다면? 어떤 경로로든 나는 죽은 목숨이었다. 그렇다고 놈들에게 등을 보이고 아래로 내려가자니 그 역시 좋은 표적감이 되기 십상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머리가 하얘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가쁜 호흡을 애써 가다듬고 떨리는 마음으로 최대한 풀숲에 몸을 숨기고는 고지를 주시했다.


그 순간 고지에서 총성이 멎고 몇 초간 정적만이 감돌더니 이윽고 누군가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는 다시 총성이 연달아 들려왔고 반군들이 아랍어로 뭐라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것이었다. 그것은 전방으로 향하는 사격이 아닌 그들의 후방에 난사하는 총성이었다. 아마 누군가 우회하여 고지에 접근 후 교전을 시작한 것이라 여긴 나는 조심스레 포복으로 산 비탈을 올라갔고 고지까지 불과 3m 남짓 남겨두었을 쯤에는 더는 비명소리도 총성도 들리지 않았다.


아군 중 누군가가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나는 경계심을 낮추지 않고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게 둔덕 너머로 총구를 겨누었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익히 들어오고 봐온 '팔루자의 유령' 의 솜씨가 가미된듯한 세 구의 반군 시체들 뿐이었다. 놈들은 하나같이 옷이 다 벗겨지고 성기가 도려내어진 상태였다. 그 중 한 놈은 엎드린 상태로 있었는데 밝은 월광 탓인지 놈의 둔부가 피로 얼룩진 것도 볼 수 있었다.


뜻하지 않게 이 유령의 범행 현장을 급습하게 된 나는 순간 이를 반가워야 할지 아니면 두려워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놈이 즐겨 삼는 희생자는 분명 나의 적이기도 한 반군 테러조직원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소수일지라도 나의 전우들 또한 그의 손에 의해 끝장이 난 것 또한 사실이었다. 비록 이렇게 조우하기 전까지는 나는 그에게서 모호할지라도 일종의 아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고는 하나 막상 뜻하지 않게 그와 조우하게 되니 그의 정체가 궁금해지는 것에 앞서 생존 본능이 경종을 울리고 있던 탓이었을까, 그 순간 나를 지배하던 것은 두려움과 공포였다.


나는 뛰는 가슴을 애써 억누르며 좌우를 경계하며 한 걸음씩 내딛으며 반군의 시체를 지나 더 안쪽으로 향했다.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대고 있었고 무엇보다 조금 전의 교전과 소란이 무색하리만큼 이 참혹한 현장에 내려앉은 풀벌레조차 울음 소리조차 사라진 듯한 정적이 공포스러웠다. 정적 속에서 들리는 것은 오직 나의 조심스러운 발걸음 소리 뿐이었고 나는 행여나 나뭇가지라도 밟아서 어둠 속에서 암약하는 유령의 주의를 끌세라 숨죽이고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앞의 반군 세 구의 시체 외에도 그 후방으로는 두 구의 시체가 더 있었고 나는 조금씩 그 유령과 가까워지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때, 은은하게 비추는 달빛을 받으며 멀리 펼쳐져 있는 산악 지대를 배경으로 등지고 서서 우뚝 서있는 누군가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조 해병이었다.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의 몸이었고 광택이 흐르는 그의 근육질 어깨는 달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조 병장님....."


놀라움과 충격 속에서도 나는 순간 그가 곧 '팔루자의 유령' 임을 직감했다. 너무나도 예상치 못한 뜻밖의 정체에 조 해병을 겨눈 총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오... 가엾은 짐... 애석하게도 너 또한 나를 봐버렸군."


조 해병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안되었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가 몸을 돌리자 한껏 발기한 그의 거대한 성기가 눈에 들어왔고 그것은 조금 전의 희생자들만으로는 부족하다라고 그 주인에게 아우성이라도 하듯 위협적으로 까딱거리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거죠..? 당신이 팔루자의 유령인가요? 도대체 왜 이런 짓을..."


"난 그저 나의 욕망과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다, 짐."


너무나도 차분한 그의 대답에 나는 기가 막혀 외쳤다.


"욕망과 임무라고요? 이렇게 해괴망측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 당신의 임무입니까?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단지 임무를 수행하는 도구가 다를 뿐, 너의 임무와 나의 임무는 결코 다르지 않다. 너는 총을 도구로 삼고 나는 나의 '포신' 을 도구로 삼을 뿐이지."


그는 위로 한껏 휘어진 자신의 성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자신의 성기를 보고 포신이라니, 나는 이해할 수 없는 그의 언행에 이미 그가 단단히 미쳤다고 생각하며 일그러진 실소를 흘렸다.


"당신은 미쳤어! 도대체 왜 이런 잔인하고도 참혹한 짓을 하는 거야! 그리고 언제부터 이런 짓을 해왔던거지?"


나의 울부짖음에 가까운 물음에 그는 차갑게 웃을 뿐이었다.


"짐, 다시 한번 말해주지만, 우리는 본질적으로 같아. 그 도구만 다를 뿐이다. 더구나 총과 폭탄으로 사람을 육편으로 조각내는 것과 일말의 쾌락을 선사해주며 생의 마지막에 종지부를 찍어주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자비롭고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나? 총과 폭탄으로 적군을 죽인다고 하여 자네가 더 우월한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라고 생각하는건 큰 착각이다. 결국 너나 나나 누군가를 살해한다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 전쟁이라는 임무에 나의 소소한 개인적인 쾌락을 덧붙였을 뿐이다."


"미친X! 너는 그저 미친 놈일뿐이야! 당장 네놈을 상부에 고발하고 재판을 받게 해주겠어, 이런 식으로 나처럼 네놈의 정체를 알게된 전우들도 죽인건가?"


나는 어느새 공포와 두려움도 잊고 궤변만을 늘어놓는 이 정신병자에 대한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점은 나 역시 유감이지만 나의 비밀스러운 임무 수행에 있어서 방해가 된다면 그에 따른 아군의 희생은 감수하기로 마음 먹은지 오래다. 한국 해병대에서 배우고 습득한 나의 전투방식과 신조를 모욕하거나 방해하면 그 또한 나의 적일 뿐이다."


"이런 미친 XX..."


나는 더는 이 미치광이의 궤변과 헛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에 방아쇠로 손가락을 향하던 그 찰나, 그가 쏘아붙인 어떤 액체가 내 눈을 강타했고 나는 비명과 함께 겨누던 총을 떨어뜨렸다. 눈을 파고드는 고통에 나는 황급히 눈을 비볐지만 거친 재질의 전투용 장갑으로는 기분 나쁜 점성의 그 액체를 좀처럼 걷어내기는 어려웠다.


"짐, 애석하게도 너 역시 또 다른 아군 희생양이 되겠군. 나 역시 전우를 해치고 싶지는 않지만 목격자를 남기고 싶지 않은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네가 죽더라도 나에 대한 원망은 접어두었으면 좋겠군. 먼저 나의 방식과 신조를 욕보인건 너니까 말이야."


그가 나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던 그 순간, 어디선가 총성이 들려왔다. 거칠고 투박한 반군들의 AK-47 소총 총성이 아닌 아군의 총성이었다. 그리고는 내 등 뒤로 여러 명이 뛰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고지 Clear!"


잠시 뒤로 물러났던 존 해병의 목소리였다. 아마도 잠시 뒤로 물러났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지에서의 공격이 잦아들자 다시금 공격해왔던 것이었으리라. 존과 그 분대원들은 아직 나를 발견 못한 듯 했다.


"운이 좋군, 짐. *멍청한 이라크 반군들의 공격으로 달아난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시금 왔군. 그 덕에 너의 보잘 것 없는 삶도 조금 더 유지되겠지. 하지만 네가 나에 대해 알게 된 이상,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일이 있을거다."(*그는 '멍청한' 이라는 표현 대신 '기열(Ki-Yeol)' 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을 썼지만 문맥상 어리석은 뜻이라고 이해되어 임의로 뜻풀이했다)


조 해병은 차갑게 웃으며 나를 발로 걷어찼고 쓰러진 나는 지축을 울리며 어디론가 사라지는 그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이 '팔루자의 유령' 으로부터 살아남은 최초의 생존자가 되었다.


존 해병과 분대원들에 의해 구조된 나는 그 다음날 연대장과 대대장을 비롯한 내 동료 전우들에게 팔루자의 유령의 정체에 대해 밝혔고 부대는 발칵 뒤집혔다. 처음에는 믿지 않던 그들도 하루 이틀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조 해병을 보고는 그것이 사실임을 믿게 되었다. 또한 그날 밤 전투가 있던 산지의 어느 비밀스러운 은신처가 발견되었고 그곳에서 큰 항아리에 담겨 소금에 절여져 있던 수십개의 성기들과 마치 트로피라도 전시하듯 나열되어 있던 무자헤딘 반군들의 참수된 머리들이 대거 발견되면서 베일에 싸여있던 팔루자의 유령은 그렇게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헨더슨 대대장은 자신의 부대가 한낱 개인에게, 그것도 심지어 아군에 의해 유린당해 왔다라는 것을 불명예스럽고 치욕스럽게 여겼다. 그는 강당에서 우리를 모아두고 이 사실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불이익과 명예실추에 대해 목청껏 피력하였고 우리에게 입조심을 할 것을 지시하는 한편, 휘하의 중대장, 소대장들을 통해서도 다시금 이 일을 불문에 부칠 것을 우리에게 강조하곤 했다. 그리고 우리 또한 스스로도 이를 치욕스럽게 여기며 상부의 취지에 공감했기에 이 공공연한 사실은 자연스레 없는 일로 치부 되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그리고 함께 시작된 상부와 군 검찰의 조 해병에 대한 신원조사에서 특이할 점은 그는 입대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한국에서 살았으며 몇년 간의 세월임에도 그 시기의 행적이 불명하다라는 것이 의심스럽다라는 것이었다. 그저 알아낸 것이라고는 한국의 포항이라는 도시에서 거주했다라는 사실 뿐, 그 외의 행적에 대해서는 어느 무엇 하나 밝혀진 것은 없었다. 가히 그의 별명에 걸맞는 '유령' 과도 같은 행적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팔루자의 유령도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부될 무렵, 우리는 이라크에서 철수했고 나는 얼마 있지 않아 곧 전역했다. 이제는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나도 가끔 '유령'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이라크에서의 그가 떠오르고 가끔 그에 대해 언론에 제보하고 싶은 생각이 종종 들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그 다음날 아침 우리집 현관 앞에는 붉은색 삼각팬티가 놓여져 있고는 했다.


아직도 그가 어디서인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라는 생각에 나 역시 한때는 두려움에 밤잠을 설치고는 하였으나 현관에 놓인 붉은색 삼각팬티가 증명하듯이 그는 얼마든지 나의 소재를 알고 있고 해칠 수 있음에도 그리하지 않은 것은 내가 먼저 나서서 그의 정체에 대해 떠벌리지만 않는다면 그 역시도 나를 굳이 해치려 들지 않겠다라는 그의 경고성 메세지였으리라. 이제는 나 또한 그저 그를 과거의 묘한 경험으로 치부하게 되었다.


'조 딕슨(Joe Dickson )' , 그러나 이라크 복무 시절 자신을 굳이 성과 이름의 순서를 바꾼 '딕슨 조' 나 '조조팔(Jo-Jo, Pal)' 이라는 발음도 하기 힘든 이상한 이름으로 불러줄 것을 부탁하던 그를 떠올리며 오늘 밤도 그의 방문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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