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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14화 리뷰 - 준영이의 사랑법 (마지막의 의미)앱에서 작성

ㅇㅇㅇ(223.62) 2020.10.14 01:08:59
조회 6064 추천 316 댓글 35

나 단원 어제는 답답해서 미쳐버릴 것 같았는데
오늘은 민성이랑 송아랑 안아주는 장면부터 울다가
정신 좀 차리고 리뷰써 봄.

오늘은 유난히 준영이의 감정선이 하나하나 읽히는 느낌이라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써보려고 해. 



사실 건강한 관계를 위해 한번은 헤어져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정경이가 송아에게 한 마지막 말 때문에 헤어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게 송아에게는 불안했던 마음에 결정타를 날리는 트리거가 될 수는 있었겠지만
어찌됐든 준영이가 힘들더라도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이 관계는 어떤 식으로든 무너질 수 밖에 없었던 관계라고 봐.

3회 엔딩에 송아가 그러잖아
눈가려주지 말라고, 상처받는거 보다 바보되는 게 더 싫다고.

준영이의 사랑법은 그래.
사랑하는 사람들한테는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고
상처받지 않게 보호해주고 가려주고 싶지.

그래서 3회에서 자신과 같은 길(짝사랑)을 가고 있는 
송아의 모습이 더 애틋했을 거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받지 않게 문을 닫고, 피아노를 쳐주며 위로해주고 싶었을거야. 
그 애틋했던 마음이 자라서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되었겠지.



이번 유태진 교수 유튜브 사건도 그래.
준영이가 바라는 건 하나야. 
송아씨가 상처받지 않게 빨리 영상을 내리는 것.

송아가 상처받지 않게 또 다시 눈을 가려주고 싶었던 거지. 
영상만 빨리 내리면 송아가 보지 않아도 되니까.



준영이가 트로이메라이를 '마지막으로' 쳤다는 대사 땜에
여러가지 해석들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사실 준영이가 트로이메라이를 마지막으로 쳤다는 게
그냥 심플하게 받아들여졌거든.

예전 리허설룸에서 송아 정경 현호를 두고 마지막으로 쳤던 트로이메라이는
정경에 대한 사랑을 접기 위해 마지막으로 쳤던 트로이메라이고,

이번에 마지막으로 친 트로이메라이는 
그동안 정경이에게 가지고 있던 모든 부채감을 털어버리는 트로이메라이인거야.
미련이 남아서가 아니라.

마지막이라는 단어의 의미나 상황이 다르다고 봤어 나는. 



송정희 교수한테 같이 갔던 것도,
정경이 반주를 해주는 이유가 교수를 너무 하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말에 부채감 + 15년 우정으로 송아한테 허락까지 받으면서 해주게 된거고, 그런 상황에서 교수되는데 (반주의 목적) 가장 큰 문제가 생겼다 하니 같이 가줄수 있는 거지.
(준영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그런 듯)

근데 다녀와서 이야기를 해보니,
정경이는 나를 붙잡아놓기 위해 아버지의 빚과 돈이라는
내 상황을 이용하고 있었던 걸 알게돼.
친구라면, 15년동안 준영이를 봐 왔다면
절대 건드려서는 안되는 준영이의 가장 밑바닥을 건드려서
작정하고 옆에 붙들기 위한 수단으로 써왔던거지.
(처음 엄마한테 정경이한테 돈 받았다 얘기 들었던 것과 다른점은, 정경이가 작정하고 이 상황을 이용해 왔음을 알게된 것)



아마 준영이는 여기서 또 비참함을 느꼈을거야.
사랑이 아니라 우정이라도 (준영이 성격상) 누군가에게 가장 보이고 싶지 않았던 치부를 너무나 당연하게 들먹이는 정경이가,
그리고 그런 정경이를 오랫동안 담아왔던 자신의 마음과 15년의 우정과 부채감 이런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다가 왔을거고.

그런 반면에 이제는 정말 정경이 너에 대한 모든 복잡한 마음을 끊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것 같아.



송아가 처음 좋아해요 준영씨 고백했을 때 준영이가 정경이 현호를 둘러싼 모든 이야기를 하면서 송아한테 그러잖아.

마음이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에요 하고.
그게 정경이가 너무 절절해서 못잊겠어요 가 아니라,
15년의 사랑과 우정 부채감 이 모든 것들이 혼재된 감정인거야.

그랬던 복잡하고 어려운 감정을 (정경이의 돈x랄로)
이제는 정말 잘 보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거고.

그러니 마지막으로 트로이메라이를 치면서
잘 보내주고 싶었어요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지.
왜냐하면 그건 15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준영이의 마음에 대한 예의니까. 

그랬기 때문에 반주 안한다고 하고 와서 
마지막 의식처럼 제대로 치고 마음 털고
재단과 모든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 집도 알아본 거고. 



사실 정경이가 준영이가 아니라는 말 했음에도 불구하고
송아에게 가서 구질구질하게 굴었을 때,
준영이가 왜 못기다렸는지 유태진 교수 일 미리 얘기했음 될걸
왜 얘기를 안해서 이 사단을 만드냐고 다들 말하지만

준영이는 이 얘기를 할 수가 없어.
왜?
그럼 트로이메라이를 왜 또 다시 쳤는지를 말해야 하는데
아버지의 빚과 정경이의 돈으로 자기를 묶고 있었던 것
집을 구해야 하는 이 모든 상황을 말해야 하는 상황이 돼.

하지만 준영이는 말할수가 없어.
한번도 내 마음만, 내가 원하는 것만 생각해 본적도 없고
그러니 원하는 걸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수도 없고
그저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고 상처 받지 않게 하고 싶어서
눈을 가려 주는 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야.



송아가 기대고 싶었다고 이야기할 때도
준영이는 기대요 나한테 다 기대요 말하지만
사실 그 관계는 오래 갈수가 없어.

왜냐하면 송아 시점에서는 흔들린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준영이지만, 
사실은 그저 눈을 가려주고
아무리 힘들더라도 내가 다 받아주고 버틸께요
그러니 떠나지 말아요 라고 말하는 준영이니까.

송아가 바랬던 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관계가 아니라,
내리는 빗속을 우산 하나에 의지하면서 같이 손 꼭잡고 걸어가는 관계야.
비가 들이쳐서 젖더라도, 바람이 너무 세서 우산이 뒤집히더라도 서로를 생각하는 진실한 사랑이 길을 밝혀줄거라고 생각했던 거고.

그래서 처음 송아가 준영이에게 말했던 그런 친구하기 싫어요
라는 대사부터 송아는 계속 준영이에게 말해.

이제 니가 그어놓은 그 선 넘어오라고
나한테 니 외로움 고민 상처 말해주고 기대달라고
나도 그렇게 너한테 기대고 싶다고
그래서 대전에서도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준영씨라고 송아는 말할 수 있었던 거고.



그런데 그렇게 마음을 여는 듯 보였던 준영이는 여전히 송아에게 말하지 않아.
그리고 자꾸 약속을 어기고 송아가 모르는 시간들이 늘어나
거기에 송아가 보기엔 자꾸 정경이와 엮이고 
그러니 송아의 역린인 15년의 시간을 넘어설 자신이 없겠지.

시간의 길이가 전부가 아니다
너는 나에게 유일한 사람이다
어느새 내가 허락을 구하는 존재가 되었고
내 치부를 드러내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 되었고
그럼에도 나는 아직 서툴러서 침묵으로 밖에 말할 수 없으니
이런 바보같은 나를 받아달라

이렇게 준영이가 송아에게 말해야 해.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 눈을 가려줄게 아니라
혼자서 버티고 또 버티는 게 아니라 
송아에게만은 준영이의 외로움과 아픔과 상처와 짐을 보여줘야 이 관계가 앞으로 나갈 수 있어.



그래서 나는 오늘 마지막 엔딩신이 여러가지로 의미가 크다고 봐.
니 마음을 이해하느라 내 마음에 너무 상처를 많이 냈다는,
너를 사랑하는 게 행복하지 않다는 송아의 말에

마음이 무너져 내려도 잡지도 못하고 보내주는 준영이지만,
이 단계를 넘어야 둘이 다시 사랑하든,
열린 결말로 만나든 할 수 있고
준영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봐.

눈을 가려주고 상처 안받게 내가 다 참는 게 사랑이 아니라
함께 상처받고 폭풍우 속을 손잡고 걸어가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는 걸 준영이가 각성하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래.

그렇게 성장한 준영이가 자유로운 마음으로 치는 피아노를
다음주에는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긴 뻘글 마침. 
단원들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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