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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X파일 7화] 37년의 '킹메이커' 리더십 HD현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10.20 10: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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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이재훈 대표기자의 'X파일'이 일곱 번째 탐사 기획으로 HD현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조명한다. 1화부터 6화까지 대한민국 산업 지형도를 바꾼 거인들을 추적하며 독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X파일'은, 이번 7화에서 '정주영의 아들'이자 '7선 의원', 그리고 '세계 1위 조선 제국의 설계자'였던 정몽준 이사장의 경영 철학과 그가 37년간 공들여 완성한 '승계 퍼즐'을 심층 분석한다. 그의 출생 배경부터 현대중공업을 'HD현대'라는 거대한 기술·에너지 솔루션 그룹으로 탈바꿈시킨 M&A 신화, ESG와 AI로 대표되는 미래 전략, 그리고 마침내 베일을 벗은 3세 경영의 미래 비전까지 집중 해부한다.

■'왕회장'의 6남, 정치와 경영의 경계에 서다


HD현대 가계도(창업주 정주영,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정몽준(鄭夢準)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의 일생은 '현대(現代)'라는 이름 그 자체와 궤를 같이한다. 1951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6남으로 태어난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 MIT 경영대학원(MBA)을 거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의 출생 배경은 단순한 '재벌 2세'를 넘어선다. 부친 정주영 창업주가 '왕회장'으로 불리며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던 시절, 그는 형제들(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등)과 함께 그룹의 핵심 현장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가 1982년, 불과 31세의 나이로 현대중공업 사장에 취임한 것은 단순한 승계가 아닌 '왕회장'의 냉철한 판단이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이었으나, 동시에 거대한 규모로 인한 비효율과 노사 문제 등 난제를 안고 있었다.

정 이사장의 성공 스토리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거리두기'로 요약된다. 그는 1988년 정계에 입문하며 현대중공업 회장직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추대된다. 이는 37년간 이어질 '전문경영인 체제'의 신호탄이었다. 정치(7선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표)와 스포츠 외교(FIFA 부회장)라는 외도를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최대 주주(현 지분율 약 26.6%)로서 그룹의 굵직한 방향타를 놓지 않았다.

그는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서는 대신, 권오갑 회장(현 명예회장) 등 전문경영인에게 힘을 실어주되, 그룹의 체질 개선과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킹메이커' 혹은 '설계자' 역할을 자처했다.

■M&A 승부사, '조선소'를 '종합 솔루션' 그룹으로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아산나눔재단)


정몽준 이사장이 설계한 HD현대의 사업 성과는 'M&A'와 '사업 분할'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완성됐다. 그의 경영 철학은 전통적인 조선업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성공 신화의 첫 번째 축은 단연 M&A다. 2021년 단행된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는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당시 8,500억 원을 투입한 이 빅딜을 통해, HD현대는 기존의 HD현대건설기계와 시너지를 내며 단숨에 글로벌 Top 5 수준의 건설기계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는 그룹의 사업 비중을 조선업 '원툴'에서 건설기계, 에너지솔루션(HD현대일렉트릭) 등으로 다각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두 번째 축은 '알짜 사업'의 분할 및 상장이다. 2016년 설립을 주도하고 2024년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 이사장의 혜안을 보여준다. 선박 애프터마켓(AS)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이 회사는,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10조 원을 넘나들며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전략적 움직임은 경이로운 사업 성과로 이어졌다. HD현대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67조 7,656억 원, 영업이익 2조 9,832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조선 부문(HD한국조선해양)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408%나 급증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고, HD현대일렉트릭 역시 북미 시장 호황에 힘입어 기록적인 실적을 냈다. '정몽준의 뚝심'이 불황의 터널을 뚫고 빛을 발한 순간이다.

■ESG와 AI, 미래를 향한 '바다의 대전환'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정몽준 이사장은 '무거운' 중공업 이미지 탈피를 위해 일찌감치 'ESG'와 'AI(인공지능)'라는 키워드를 그룹에 심었다.

ESG 경영은 이제 HD현대의 핵심 DNA다. 2024년 HD현대일렉트릭이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 종합 'A+' 등급을 획득한 것은 상징적이다. 2022년 이후 '중대재해 0건'을 목표로 안전 경영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2025년까지 10%로 확대하는 등 '친환경'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및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AI 전략은 HD현대의 미래 그 자체다. 정 이사장은 'Ocean Transformation(바다의 대전환)'이라는 비전 아래, 전통 조선소를 '데이터와 AI 기반의 스마트 조선소'로 바꾸는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이는 단순한 공정 효율화를 넘어,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 개발, 해양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미래 바다의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융합해 산업 현장의 안전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 이사장이 그린 청사진이다.

■37년 만의 귀환, '정기선 시대' 공식 개막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2025년 10월, HD현대 그룹은 대한민국 재계를 뒤흔든 중대 발표를 단행했다.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43) 수석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이다. 이는 1988년 정몽준 이사장이 정계 진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37년 만의 '오너 경영' 복귀이자, HD현대 '3세 경영'의 공식적인 개막을 알리는 선언이었다.

후계구도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순간이다. 정기선 신임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미 스탠퍼드대 MBA를 거쳐 글로벌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실무를 익혔다. 2013년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한 그는 그룹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승계는 철저한 '성과'와 '검증'을 기반으로 했다. 앞서 언급된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과 성공적 상장, 두산인프라코어 M&A라는 굵직한 프로젝트를 모두 그가 주도했다. 이는 '아버지의 후광'이 아닌 '스스로의 능력'으로 경영권을 승계 받았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정몽준 이사장은 37년간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그룹의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동시에, 아들이 그룹 내에서 충분한 경험과 성과를 쌓을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정기선 號', 미래 비전과 새로운 항로


HD현대 정기선 회장(사진=HD현대)


정기선 신임 회장이 이끌 'HD현대 號'의 향후 미래 비전은 명확하다. 'Ocean Transformation'의 완성이다.

정 회장은 취임과 함께 '기술 혁신'을 통한 미래 준비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의 비전은 3가지로 요약된다.

 ▲초격차 기술 확보 (AI & Digital): 'FOS' 프로젝트를 가속화해 조선소를 완벽한 디지털 트윈 기반의 스마트 야드로 전환하고, 자율운항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 수소, 암모니아 등 차세대 선박 연료 기술을 선도하는 것을 넘어, 빌 게이츠와 손잡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등 '탈탄소' 에너지원의 가치 사슬 전반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전략 확장 (K-방산 및 미국 시장): 기존 조선 및 건설기계 사업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 시장 재진출(MASGA 프로젝트 등)과 함정 분야 해외 투자를 통한 'K-방산'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정몽준 이사장은 '세계 1위 조선소'라는 불침의 거함을 만들었다. 이제 그의 아들 정기선 회장은 이 거함을 'AI와 친환경 에너지를 품은 미래형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시켜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안고 37년 만에 함교에 올랐다. HD현대의 진정한 '미래를 향한 항해'는 이제 막 시작됐다.


이재훈의 X파일



▶ [창간 26주년기념 특집] 기업비사 7화 HD현대▶ [대표기자 칼럼] HD현대 정기선, 조선 제국의 왕좌를 훔치다▶ [창간26주년기념 특집] 7.HD현대 가계도 그것이 궁금하다▶ [기업이슈] 정주영 창업자 24주기 창업정신 계승은?▶ [조성일 대기자의 CEO 탐구 31]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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