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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장편연재] 즐거운 토모 8. 야마다 조 3화

플스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24 22: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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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정리글 : https://gall.dcinside.com/m/lastorigin/1596905




 야마다 조. 그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현대 일본에서 야쿠자는 불법이 아니었다. 그들이 하는 일 중 일부가 불법이었을 뿐, 그들은 합법적인 존재였다. 그들의 사무소는 그저 인터넷에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신쥬쿠구 야마다 조 사무소. 그곳은 사무소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고층 빌딩이었다. 원래는 민간 소유의 오피스텔이었지만 경제위기로 인해 공실이 늘어났고 야쿠자들이 싼 값에 매입한 것이었다. 자신들의 세를 자랑하고 싶었던 야마다조는 그 오피스텔의 세를 내는 대신 자신들의 사무소로 삼았다.

 고압적인 건물의 앞에서 마츠시타는 담배를 빨아들였다. 기껏 이곳까지 왔건만 막상 건물을 보니 긴장감이 들고 있었다. 담배를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마츠시타, 괜찮아?”

 마츠시타의 뒤에 선 토모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을 거야. 그녀 혼자라면 몰라도 지금 마츠시타 뒤에는 토모가 있었다.

 “괜찮아. 가자고.”

 마츠시타는 피우던 담배꽁초를 던지고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건물 로비에는 야쿠자 사무소 답지 않은 안내소가 있었다.

 “무슨 일로 방문하셨습니까?”

 안내소에는 누가봐도 야쿠자처럼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얼굴에 흉터가 있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였다.

 “야마다 켄지씨를 만나러 왔습니다. 마츠시타 쥰이라 하면 알 겁니다.”

 야마다 켄지. 야마다 조의 조장이었다. 그와 직접 대화해 담판을 짓는다. 그것이 마츠시타의 계획이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인터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마츠시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건물 로비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쩌면 어딘가 숨어서 마츠시타를 잡아갈 수도 있었다. 그런 걱정은 토모 역시 마찬가지인지 그녀 역시 주위를 조심히 둘러보고 있었다.

 “사무실로 올라오라는 조장님의 명입니다. 왼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14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의외로 아무 일 없다는 것이 놀랄 정도였다. 마츠시타는 끝까지 의심과 경계를 풀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14층. 건물은 15층까지 있었지만 사무실을 최상층에 두지 않은 것은 의외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지만 둘은 아무 말도 없었다. 이제는 되돌이킬 수 없었다. 다시 돌아간다는 선택지는 남아있지 않았다. 어떻게 되든 일단 야마다 켄지를 만나야 했다.

 가벼운 종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추어섰고 이윽고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 밖에는 짧은 복도가 있었다. 중후한 갈색의 복도 양 옆에는 일본 무사의 갑옷과 칼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복도의 끝에는 원목으로 된 적갈색의 문이 있었다. 마츠시타는 그 문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대리석 테이블 뒤에 앉은 남자였다. 붉은 양복을 입은 그는 검은 머리를 완전히 뒤로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은 매섭게 문을 열고 있는 마츠시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츠시타 쥰. 월간 치바의 기자. 이곳에는 무슨 일이지.”

 마츠시타는 대답을 하지 않고 남자의 건너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나를 쫓지 말라는 말을 하러 왔습니다.”

 “흥, 그게 무슨 말이지?”

 야마다는 코웃음을 쳤다. 시치미를 떼는 그 모습에 마츠시타는 화가 났지만 애써 억누르며 말을 이었다.

 “나흘전, 제 집 앞에서 당신의 조직원이 저를 습격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당신의 다른 조직원이 저를 습격하려 했습니다. 그것을 멈추어 달라는 것입니다.”

 “나는 마츠시타 쥰, 당신을 쫓으라 아무에게도 명령을 하지 않았어.”

 뻔뻔함에 마츠시타는 다시 한번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그렇다면 왜 저를 만나고 있는 거죠? 일개 기자와 야쿠자가 만나는 건 누가 봐도 좋지 않은 그림인데요.”

 “난 말야, 츠마다 키코라는 여자를 찾고 있어. 마츠시타씨, 당신도 잘 아는 여자일테지. 치바 태생의, 얼마전 도쿄로 이사온 여자지. 딱 당신과 같은 나이야.”

 츠마다 키코. 하나노묘엔에 잠입하기 위해 지어낸 이름이었다. 잊고 지내고 있던 이름이었다.

 “몇주전, 내가 소유한 요정이 불타는 사고가 일어났어. 아니, 사건이지. 그 사고 이후 당시 종업원들은 모두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 했어. 단 한사람을 빼고. 츠마다 키코. 마츠시타씨, 당신이라면 누가 가장 의심스러운가? 자신이 아니라 하는 종업원들과 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종업원이랑 말이네.”

 그야 찾을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마츠시타는 그 장소에서 도망갔고 츠마다 키코라는 사람은 없던 것이 되었으니까.

 “사실 우리는 큰 손해를 입지 않았어. 그건 ‘사고’였고 다행히 세상에는 보험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거든. 근데 우리는 손득이 중요한 사람들이 아냐. 누가 우리에게 엿을 먹였다면 그 엿을 돌려주는 게 인지상정인 거지.”

 그것이 야쿠자들이 츠마다 키코, 즉 마츠시타 쥰을 찾는 이유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우리 상품이 하나 사라졌지.”

 상품. 토모를 말하는 것이 분명했다.

 “우리는 츠마다 키코가 우리 상품을 훔치기 위해 벌인 짓이라 결론을 내렸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여자가 바이오로이드를 데리고 다닌다는 소문이 들려왔어. 그리고 그 여자의 인상착의는 츠마다 키코와 일치했지. 난 그저 그 츠마다 키코라는 사람을 찾을 뿐이야. 마츠시타씨. 당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마츠시타는 알고 있었다. 이 야쿠자는 그냥 이야기를 돌려말할 뿐이었다. 그 츠마다 키코라는 사람이 마츠시타 쥰이라는 사실을 전부 알고 있었다.

 “자, 마츠시타씨. 당신은 알고 있겠지? 츠마다 키코. 그 여자가 어디에 있는 건가?”

 “연극은 그만해요. 이미 내가 그 여자라는 것을 다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나를 이 자리에 부른 거고요.”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저 야쿠자의 말은 자신의 자존심을 바닥까지 긁어내는 것 같았다.

 “이런, 나는 전혀 몰랐는걸. 내 상품을 훔쳐가고 요정을 불태운 종업원이 사실은 마츠시타 쥰, 당신이었다고? 그럼 당신 뒤에 있는 저 아이는 내 상품이란 거야? 웃기는구만. 푸핫핫!”

 야쿠자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 모습을 보며 마츠시타는 불편한 심기를 얼굴에 드러냈다.

 “그래서 그 처리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야마다는 순식간에 얼굴 표정을 바꾸며 말했다. 그 날카로운 눈빛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츠시타씨. 당신 말대로 연극은 여기까지 하자고. 당신은 내 요정을 불태웠고 내 상품을 훔쳐갔어.”

 훔쳐간 것이 아니라 그녀가 찾아온 것에 가깝지만.

 “보상말야. 어차피 당신 월급으로는 내가 만족할만한 돈을 못줘. 그럼에도 여기에 온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가져왔으니 그런 거겠지.”

 그랬다. 마츠시타는 주머니에서 메모리칩을 하나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당신의 요정에서 촬영한 영상입니다. 다음달 기사로 준비중인 영상이지만 그 기사에서 당신의 요정 이야기는 빼겠습니다. 자신의 요정에서 유출이 되었다는 소문이 들리면 신뢰도에 치명적이겠죠.”

 그녀가 가진 가장 강력한 패였다. 그녀는 오직 이 메모리칩에 모든 것을 걸고 이 장소에 왔다.

 “지금 나와 장난하러 온 건가? 당신의 기사는 이미 읽었어. 우리 요정이 노출되지 않았지만 그 정치인들의 이름이 거론되었더군. 그리고 이미 소문은 돌고 있어. 어느 기자분 덕분에 말이지. 그건 나중에 처리하려 했는데 말야. 이렇게 한번에 굴러오니 나로썬 참 다행이지.”

 마츠시타는 동요했다. 야마다는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무래도 협상에는 약한 모양이군. 만일 그게 정말로 내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고 해도 말야. 목숨이 걸린 협상자리에는 원본은 절대로 들고 오면 안되는 법이야. 협상자리에서 돌아갈 수 없는 일이 생길 테니까.”

 “그럼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죠?”

 “원하는 건 없어. 당신을 처리하고 저 뒤의 내 상품을 회수할 뿐이야.”

 야마다가 일어서자 토모는 반사적으로 두 손을 들어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이야기는 들었어. 아홉명의 내 부하를 작살을 냈다더군. 그것도 비무장으로 말야. 바이오로이드는 대단해. 어떻게 저런 작은 체구에서 그런 힘을 낼 수 있는 건지”

 야마다는 그렇게 말하며 작은 리모컨을 꺼냈다.

 “그런데 말야. 그 작은 체구에서 그정도 힘이라면 더 큰 체구에서는 그만큼 더 큰 힘이 나오는 건 당연한 거겠지?”

 그렇게 말한 야마다는 어디론가를 향해 리모컨 버튼을 눌렀다. 마츠시타는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사무실 구석에는 금고처럼 보이는 문이 있었다. 그 두꺼운 문이 천천히 열리고 있었다.

 “T-1A2 고블린. 미군에 배치된 바이오로이드 중에 가장 최신형이지. 저거 구하는데 얼마나 큰 돈이 들었는지 알아? 이제 그 돈 값을 할 때가 온 거지.”

 고블린. 마츠시타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미군이 운용중인 군용 바이오로이드. 키 190cm의 거구는 온몸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바이오로이드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 위압감에 둘은 할 말을 잃었다.

 “고블린. 두 사람을 제압해라.”

 “타겟 확인. 지금부터 제압에 들어갑니다.”

 고블린이 성큼성큼 다가오자 토모가 마츠시타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 둘이 가까워지지자 고블린은 강하게 주먹을 내질렀다. 토모는 반사적으로 그 주먹을 막았지만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다.

 그 모습을 마츠시타는 엉거주춤하게 서서 멍하니 바라봤다. 설마 여기서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믿을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고블린은 점점 마츠시타에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고블린이 마츠시타에게 손을 뻗었다. 마츠시타는 뒤로 물러났지만 뒤의 테이블에 몸이 걸렸다. 그 손을 피하기 위해 마츠시타는 몸을 최대한 뒤로 뺐지만 여전히 그 손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만둬!”

 그 손을 멈추게 한 것은 토모였다. 온몸으로 거구를 막은 토모였다. 고블린은 토모를 내려다보더니 팔꿈치로 토모의 등을 가격했다.

 “커헉!”

 그 공격에 토모는 바닥에 엎어졌다. 토모는 그 상태에서도 고블린을 막기 위해 고블린의 발목을 붙잡았다. 고블린은 바닥의 토모의 머리를 발로 밟았고 토모는 정신을 잃었다.

 “아냐, 아냐.”

 이건 거짓말이었다. 이럴 리가 없었다. 마츠시타는 고블린이 토모에게 관심이 간 틈을 타 고블린과 거리를 벌렸다. 그러나 그래봐야 아무 의미가 없었다. 고블린은 다시 마츠시타를 노려보며 다가왔다.

 마츠시타는 손을 코트 품속에 넣어 무언가를 찾았다. 며칠 전 주운 야쿠자의 총이었다. 그 총을 꺼낸 마츠시타는 고블린에게 겨누었다.

 “멈춰! 안그럼 쏜다!”

 고블린은 총을 보자 멈추어섰다. 그 직후 마츠시타는 야마다를 조준했다.

 “야마다 켄지! 당장 저 고블린을 멈추지 않으며 쏠 거야!”

 마츠시타의 기대와는 달리 야마다는 웃고 있었다.

 “마츠시타씨, 당신 총 쏴본 적 없지? 세이프티 락 걸려있어.”

 세이프티? 락? 그게 뭐지? 마츠시타는 총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고블린은 빠른 속도로 마츠시타에게 달려와 그녀의 복부에 주먹을 내질렀다.

 “커헉!”

 정신은 잃지 않았지만 숨은 쉴 수 없었다. 등까지 전해져 오는 고통에 마츠시타는 사무실 바닥에 엎어졌다. 눈에서 눈물이 새어나왔다. 침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쓰러진 마츠시타를 토모는 무력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럴 순 없었다. 무언가 해야 했다. 그녀는 싸워야 했다. 지킨다. 그것이 그녀의 존재 이유였다. 일어날 수 없는 몸이었지만 일어나야 했다.

 ‘일어나.’

 다시 어디선가 기억이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었지만 그녀는 기억하지 않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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