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소설) 자전거와 운동을 좋아했던 학생이、」 (쿠로코)

타케루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1.10 22:26:58
조회 3717 추천 43 댓글 7




0be58477d7f73ca7619ef78d11806973e1d3c38aeefa292b622c53493f02

@itr_kbut



자전거와 운동을 좋아했던 학생이、」

22,771자


이 글은 한섭 기준 시점으로 「최종장 완결」 이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잘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할 당신에게、

그녀는 아무도 없는 휴게실에서 편지를 쓰고 있었다. 편지지에는 아직 수신인을 적은 첫 문장을 제외하곤 새하얀 눈이 빼곡히 내려앉아 있었다. 손에 쥔 펜을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돌리며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느덧 편지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지도 일주일이나 지났다. 본문은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말이나 행동이 아니라 글로 써서 생각을 전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모르겠어….”

펜을 놓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천장이 멀뚱한 머릿속과 닮아있어 막막했다. 그 순간, 극심한 두통이 난데없이 덮쳐왔다.

“으, 으으…. 아악!”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메마른 통성에 깜짝 놀란 점장이 잰걸음으로 달려와 직원 휴게실의 문을 열어젖혔다.

“쿠, 쿠로코 쨩! 무슨 일이야!? 괜찮아!?”

그녀는 괜찮다는 표시로 손을 들어 보였다. ‘시로코’가 아닌, ‘쿠로코’라는 이름을 대고. 또, 그렇게 불리는 데에도 이제는 꽤 익숙해졌다.

수 초에 불과한 찰나의 고통이었지만, 아직도 머리 전체가 지끈거렸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괜찮다고 얘기해 점장을 안심시켰다.

“정말로 괜찮은 거니? 요즘 들어서 부쩍 심해진 것 같은데…. 걱정이야.”
“응…. 정말로 괜찮아.”
“그래…. 혹시라도 많이 힘들거나 하면 꼭 나한테 이야기해 줘야 한다? 같이 병원 가줄 테니까.”

“점장님! 배달 준비 다 됐어요!”

“배달, 다녀올게.”
“잠깐만, 쿠로코 쨩. 오늘은 이만 쉬는 게 좋지 않을까? 배달 건은 고객님한테 잘 말씀드리면…”
“괜찮아. 갈 수 있어.”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그녀는 편지지에 일주일 만에 떠오른 문장을 썼다.

―난 잘 지내고 있지 못해.

그러고는 편지지를 주먹으로 거칠게 구겨 쥐며 후드티의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니까. 홀로 나간 쿠로코는 카운터를 보고 있는 직원이 준비해 준 포장 봉지를 받아서 밖으로 향했다.

“쿠로코 쨩! 꼭! 꼭 얘기해 줘야 해!”

그녀는 가게 앞에 세워진 녹슨 자전거 바구니에 빵을 싣고 페달을 밟았다. 이 주변은 학생들이 많이 사는 주택가와 가까워서 이 시간에는 차도 사람도 없다. 그래서 이 넓은 골목길에 그녀는 혼자였다.

스쳐 가는 바람을 느끼며 올려다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낯서니만치 푸르다.

상점가에 도착한 쿠로코는 시장 입구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라푀유 베이커리의 단골인 고로케 가게 아저씨에게 빵을 전달했다. 그가 늘 먹는 우유식빵과 소세지 빵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아저씨는 매번 고맙다며 주먹만 한 감자고로케 하나를 보온 진열대에서 꺼내어 봉지에 넣어주었다. 쿠로코는 시선을 바닥에 한 번 흘린 뒤, 두 손을 뻗어 그것을 받았다.

“이야, 이 시간만 되면 이상하게 빵을 먹고 싶어진다니까.”
“…고로케도 빵인데.”
“그거랑 이건 달라!”


괜히 대꾸했다가 붙잡혀 라푀유 베이커리의 우유식빵이 얼마나 위대한 미식인지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들었다. 나름 곤란한 기색을 보였지만, 딱히 소용은 없었다.

그녀는 무미건조하게 고로케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항상 하는 ‘다음에도 주문해 달라’는 부탁도 까먹지 않았다. 그는 호탕하게 웃었다. 손을 흔들어 배웅하는 아저씨에게 잘 있으라는 대답 대신 입꼬리를 올렸다.

다시 입구로 돌아와 자전거에 올라탄 쿠로코는 손가락 하나를 입꼬리에 가져다 댔다. 근육이 미세하게 경련하고 있었다. 웃는 건 억지로라도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듯했다. 등에 메고 있던 아담한 크로스백을 정면으로 돌려서 지퍼를 열었다.

숫자가 박음질 된 파란색 복면이 들어있었다. 그것을 꺼내어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가슴 속에 불씨가 타올랐다. 불씨는 서서히 그 몸집을 키워 숨도 쉬기 힘들게 연기를 뿜어댔다. 미어지는 속에 답답하고 괴로워서 주먹으로 명치 아래를 퍽퍽 두들겨 보았지만, 나아지는 일은 없었다.

순식간에 표정은 일그러졌다. 지나가는 주민들이 걱정스럽게 쳐다보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고 불씨가 가라앉기를 애타게 기다리며 복면을 양손으로 힘껏 쥐었다.

쿠로코는 가게로 돌아왔다. 자전거를 세워 두고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카운터를 보고 있던 직원이 다가와서 호들갑을 떨었다.

“쿠, 쿠로코 쨩! 몸은 좀 괜찮아!? 아까 점장님한테 들었어. 또 그랬다며!”
“어, 어어…. 응.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 문제없어.”
“아우…. 너는 그럴 때마다 항상 괜찮다고만 하니까 걱정이야. 이거 줄 테니까 받아.”

직원은 두 손 가득 가지고 온 한약 팩을 그녀에게 건넸다.

“내가 먹는 건데, 마시면 기운도 나고 심신도 안정될 거야. 장담할게!”

싱글싱글 웃으며 말하기에 신경 써 줘서 고맙다고 대답했다. 떠밀리듯 그것들을 받아서 휴게실로 돌아갔다.

한창 바쁜 오전부터 오후까지 라푀유 베이커리의 배달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해가 질 때까지 상점가 안쪽에 있는 자전거 로드 샵에서 보조 아르바이트를 했다.

멀지 않은 곳에 꽤 괜찮은 라이딩 코스가 있기 때문에 제법 바쁘다. 시간이 조금 늦어도, 때마침 라이딩을 마치고 장비 상태를 점검하러 오는 꼼꼼한 손님들로 붐비고는 했다. 처음에는 이런 바쁜 와중에 판매뿐만 아니라, 사장님이 자리를 비웠을 때를 대비해 정비 일도 배워야 해서 퍽 고생했다.

하지만, 그만큼 쉴 수 있는 시간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아무런 생각 없이 일에만 전념할 수 있어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되었다.

모든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검댕이 묻은 손으로 밖을 나오면 세상은 이미 거대한 땅거미로 완전히 뒤덮여 있었다. 상점가의 가게들은 이미 굳게 닫혀있거나, 그나마 열려있는 가게들도 하나둘 셔터를 내리고 있었다.

인적도 많이 한산해져 있었다. 퇴근 시간이 조금 늦어진 직/장인들은 쓰러질 듯이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집에 가서 쉴 수 있다는 기대를 다리에 품고 조금 들뜬 걸음으로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편안하고 아늑한 시간. 그리고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역 근처에 있는 싸구려 넷카페로 갔다. 간판의 형광등이 나가서 넷카페의 ‘넷’자에 불이 꺼져 카페로 보이는 우스운 모양새지만, 막상 내려가 보면 그렇지도 않다. 나름 잘 관리되어 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 유리문을 열자, 짤랑짤랑 종소리가 울렸다. 낚시 의자에 앉아 만화책을 읽고 있던 카운터 직원과 익숙하게 묵례를 나누고 서로 아무 말 없이 결제했다.

오래된 장서에서 피어나는 묵은 종이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녀는 책장 가득히 빼곡한 만화책들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곧장 좁아터진 샤워실로 향했다.

쏟아지는 물줄기에 푹 젖은 은색의 머리카락 사이, 벌어진 틈으로 빛을 잃은 청록빛 눈동자가 거울 속을 노려보고 있었다. 거울 속의 그녀는 눈은 울고 입은 웃고 있는, 그녀가 보기에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은데. 아― 생각났다. 그 모습은 고인 빗물에 비쳤던 ‘죽음’이었다.

뜨거운 김이 가득한 샤워실에서 빠져나와 선객이 없다면 늘 배정받는 방으로 돌아왔다. 등을 굽히면 간신히 옆으로 누울 수 있는 좁은 공간. 앉은뱅이책상에 낡은 컴퓨터 하나 정도는 놓여있지만, 그저 거슬리는 고철일 뿐이었다.

그녀는 이곳에 오면 가장 먼저 암흑 같은 화면의 모니터를 책상 위에 뒤집어 덮어놓았다. 그러고는 힘없이 쓰러졌다.

멍하니 아무것도 없는 벽을 바라보았다. 하염없이 그러고 있으면 가끔 사람이 드나드는 소리, 직원이 옆방을 청소하는 소리, 언제 따라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티끌 같은 날벌레의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에 그녀가 있을 세상은 이 정도뿐이었다.

“잠들고 싶지 않아….”

그렇게 속삭여 보지만, 말과 달리 쿠로코는 일찌감치 눈을 감았다. 아직 잠들기엔 이른 시간이라도, 잠이 오지 않더라도, 자고 싶지 않더라도 꼭 눈을 감았다. 조금이라도 자두지 않으면 내일을 살아갈 수 없으니까.

이른 아침이 되면 룸 안에 있는 알람 벨이 봐주는 일 없이 정각에 시끄럽게 울어댔다. 하지만, 쿠로코는 이미 꿈에서 깨어 있었다. 그녀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그것이 너무 괴로워서 목을 양손으로 마구 긁어댔다.

캑캑거리는 소리가 벨 소리에 묻혀 밖에서 이상하게 여길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귀가 아픈 건 둘째로 치고 이 기상 벨은 그녀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고마운 야간 직원의 친절이었다.

유별난 듯 보이지만, 가령 일반적인 아침 일과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내려 마시는 정도의 특별한 것 없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자꾸만 목에 상처가 생겨서 지금은 아예 양손의 손톱을 모두 뽑아버렸다.

호흡이 진정되고 식은땀이 모두 흘러, 조금은 맨정신으로 돌아오면 그제야 쿠로코는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출근 시간보다 다소 이르지만, 라푀유 베이커리로 향하기 전에 산책이라도 해서 생각을 차분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아….”

복도로 나와 문을 닫고 카운터 쪽을 흘겨보니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녀는 가능하면 그 원인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책장에 몸을 숨기며 출구로 향했다.

“어머, 쿠로코 쨩!”

하지만, 쓸데없이 기척에 예민한 성격 때문에 바로 들키고 말았다. 한 번도 걸리지 않고 빠져나가 본 적이 없다니, 참으로 성가신 성격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도 일찍 나가네! 조금 더 있다가 가도 괜찮은데.”
“그,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호호, 정말이지. 쿠로코 쨩은 어쩜 이렇게 부지런할까. 우리 딸이랑은 너무 비교된다. 이쪽은 맨날 아침에 깨워도 안 일어나니까 하루가 멀다고 학교에 지각하는데.”

이 넷카페의 주인인 그녀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오늘도 지각이라니 뭐니!”하고 손사래를 쳤다.

“맞다, 혹시 먹고 싶은 거라던가 있으면 언제든지 카운터에 얘기해. 공짜로 해주라고 내가 말해 둘 테니까.”
“…난 괜찮아. 내 돈으로 지불할 수 있어.”
“에이. 또 그런다. 벌써 여기서 지낸 지 한 달도 넘었잖아. 그러면 가족이지, 가족. 모두 쿠로코 쨩처럼 깨끗하게 지내주면 좋을 텐데 말이야. 아무튼 사양 말고 얘기해! 잘 다녀오고!”
“…응.”

가족.

그 단어가 순식간에 치고 들어와 달팽이관에 진동했다. 쿠로코는 대답과 함께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밖으로 올라왔다. 날씨는 어제와같이 무척이나 따뜻했다. 그리고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 역시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익숙하니만치 붉다.

“아, 아아악!”

이번에도 예고 없이 머리에 찌르는 듯한 격통이 엄습해 왔다.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숙였다. 수 분 정도 지나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약간의 지끈거림은 남았지만, 걷는 데는 지장 없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었기 망정이지 퍽 곤란한 상황이 될 뻔했다고 쿠로코는 생각했다.

“여기도 이젠….”

그녀는 주머니에서 싸구려 스마트폰을 꺼내어 ‘근처 저가 넷카페’를 검색했다.

아르바이트에 가기 전, 강변 둔치에 있는 벤치에 앉아 크로스백의 지퍼를 열었다. 어제 받았던 감자 고로케와 한약 팩 하나를 꺼냈다. 버릴까 하다가, 차마 그럴 수는 없어서 넣어둔 것이다. 전날 저녁밥도 굶었으니 아침 대용으로 먹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둘 다 강을 타고 불어오는 아침 바람 만큼이나 차가워져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투명한 비닐봉지에 든 고로케를 밀어 올려 조심스럽게 씹어 삼켰다.

잘 으깨진 감자 속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그녀의 표정이 점점 구겨졌다. 그와 동시에 한 입 한 입 베어 무는 범위가 커져, 먹는 페이스도 빨라졌다. 마지막 한 입을 욱여넣었을 때, 한약 팩까지 뜯어서 메인 목에 단숨에 털어 넣었다.

강변을 산책하는 이는 그런 그녀를 뒤에서 지켜보며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마친 모습이 보기 좋다―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쿠로코의 가슴이 발작하듯 한 번 두 번 들썩거렸다. 이내, 참지 못해 터져 나오는 ‘호의’를 전부 벤치 앞의 풀숲에 토해 냈다.

자꾸만 쿨럭대며 따끔한 기침을 연신 내뱉었다. 더 이상 무엇도 게워 낼 게 남아있지 않자, 그제야 역동하던 속이 진정됐다. 쿠로코는 익숙하게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지저분해진 입가를 닦았다.

“갈까….”

그녀는 편의점에 들러서 삼각김밥 하나와 물을 사서 먹어 치운 뒤, 라푀유 베이커리로 향했다.

“음…. 어지간하면 이 정도 거리의 주문은 안 받는데….”

시간이 정오를 넘어갈 때쯤, 뭔가 꺼림직한 구석이 있는지 점장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휴게실로 들어왔다.

“혹시, 쿠로코 쨩. 여기 거리가 좀 있는데, 가능할까?”

점장이 보여준 주문표의 배달지는 트리니티 자치구 내에 있는 공원이었다. 차로도 수십 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지만, 그녀는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너무나도 시원하게 수락하자 되려 무안해진 점장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비싼 디저트만 골라서 5만 엔어치를 시키니 혹해서 묻긴 했는데…, 역시 내가 생각이 짧았어.”
“할 수 있어, 점장님. 금방 다녀올게.”
“정말? 걱정되는데…. 괜히 말 꺼냈어. 내가 미쳤지. 몸도 안 좋은 애한테….”
“응, 걱정 마.”

괘념해서 쉽게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점장을 뒤로하고 그녀는 주저없이 카운터 위에 올려진 빵 봉지들을 집어 들어 가게를 나섰다.

쿠로코는 자전거에서 내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손으로 훔쳤다. 분명 객관적으로 배달하기에는 먼 거리인 데다, 점장의 가족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방치되었던 것을 빌린 고물 자전거로는 적정 시간 내에 배달하기 버거울 터였다.

하지만, 개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지금 그녀의 모습을 점장이 보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멋쩍게 웃으며 걱정해서 손해 봤다고 말할지도 모를 일이다.

자전거 바구니와 양쪽 손잡이에 가득 걸린 빵 봉지에 상처 하나 입히지 않고 그녀가 트리티니의 공원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차보다도 빨랐다.

품 안 가득 빵을 챙겨서 공원 안쪽으로 향했다. 토요일이기도 해서 공원에는 북적이진 않아도 한산하지는 않을 정도로 사람이 있었다. 친구들과 놀러 온 학생들이나, 가족끼리 왔는지 뛰어다니는 쪼그만 꼬맹이들까지. 모두 행복한 듯 웃고 있어서 괜히 덩달아 따스해지는 느낌이었다. 아마, 빵을 주문한 이도 이처럼 따뜻한 사람이겠지.

“피크닉 존…, 입구에 있는 팻말…, 팻말…. 아.”

목적지인 피크닉 존을 가리키는 팻말을 따라서 한동안 걸으니 입구 쪽에 폴짝폴짝 뜀박질하며 팔을 흔드는 소녀가 한 명 있었다. 먼발치에 있어도 쿠로코는 단박에 그 소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앗, 빵! 배달 여기에요! 여…, 기. 어라?”

그렇게나 신경을 곤두세우며 상처 없이 가지고 온 빵 봉지들이 허무하게 툭하고 지면에 부딪혔다. 소녀는 깜짝 놀라는 듯하더니 걱정 어린 눈망울로 총총 달려왔다.

“저기…, 괜찮으세요? 안색이 안 좋아요.”
“아, 아아….”

거참 이상할 노릇이었다.

온 세상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어라? 그럴 리가 없었다.

분명 하늘은 파란색이었는데, 지금 보니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다.

언제부터?

분명 넷카페에서 나와서 보았을 땐 파란색이었던 거 같은데.

아닌가?

잘 기억나지 않았다.

―붉은색이었나?

“응, 하늘은 원래 붉은색이었어.”
“시…, 로코씨….”

눈앞에 있는 소녀를 바라본다.

마냥 금발이라기엔 조금 어두운 톤의 머리카락과 짝을 이루는 호박 같은 눈동자. 활기를 잃기 전에는 분명 앙증맞은 구석이 있고 호기심이 가득 찬 눈빛을 하고 있었겠지. 아니, 분명 그러했다. 쿠로코는 그 모습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어…, 째서…. 우린 친구잖…, 아요….”

단정하게 입은 트리니티 교복이지만, 음. 지금은 그 형체를 잘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특이한 생김새의 새를 본뜬 가방을 메고 있었던 듯하지만, 마찬가지로 지금은 처참해서 더 이상 가방이라 부르기도 무안했다. 거적때기 정도가 적절할까.

소녀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처음엔 불량배들에게 쫓기는 것을 도와주었던 데에서 시작된 인연이었다. 인연이란 것은 참 신기하다. 하마터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데, 손을 내민 것만으로 서로 말도 안 되는 계획에 얽혀 그렇게 되다니.

평범한 학생이었던 소녀에게는 분명 벼락같은 천재지변이었을 텐데, 그럼에도 기꺼이 종이로 된 ‘복면’을 쓰고 함께 역경을 헤쳐나와 주었다. 덧없이 흩어져 끝내 사라질지 모르는 작은 불씨가 꽃을 피웠던 것이다.

그 꽃이 뻗은 줄기는 서로를 단단하게 매듭짓고 전대미문의 테러로 인해 소녀가, 소녀의 학원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다시 한번 한데 뭉쳐 모두와 그 ‘복면’을 뒤집어쓰고 소녀의 이름을 연호해 평화를 선언했다. 이상으로 소녀, ‘아지타니 히후미’는 그녀에게 대책위원회의 가족들만큼이나 소중한 친구였다.

하지만, 히후미는 이제 없다.

평화의 지휘자를 잃은 세계는 ‘이방인’의 군세로 뒤덮였고 괴멸한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시계탑은 박살이나 흙먼지를 뿜어댔다. 학원 한가운데의 광장을 중심으로 뻗은 그 거대한 십자가 위에는 한때 희망을 연주하는 처절한 절규와, 시들어 버린 사랑을 합창하는 비명으로 성가대를 이루었으나, 끝끝내 구원받지 못하고 정적했다.

히후미는 쿠로코를 가장 힘들게 한 인물이었다.

‘목소리’가 들려온다. 자신의 사명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아뢰는 전언, 그것을 따랐다. 그것이 자연스러웠다. 부정하거나 이상히 여길 일도 없이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지되었다.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역사가 마침표를 찍을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저항하던 소녀의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짓이기고 최후에 살아남은 소녀에게 총구를 들이댄 그 순간까지도. 히후미는 쿠로코에게 ‘친구’라는 말을 반복하며 그녀를 설득하려 했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그래야만 한다.

터져버릴 것만 같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안면이 경련하고 눈시울이 뜨거워 시야마저 흐릿해졌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방아쇠를 당겼다.

빛을 잃은 두 눈으로 고개를 들자, 소녀의 이마에는 동그란 심연이 있었다. 딱, 그녀가 사용하는 총탄 구경 정도 되는 둘레였다. 심연을 중심으로 함몰된 이마에는 진득한 피와 새어 나오는 액체가 뒤섞여 울컥울컥 흘러내렸다.

“저기…, 저기요! 괜찮으세요!? 저기…!”
“뭐야, 뭐야? 무슨 일이야? 으헤, 히후미 쨩. 아저씨, 이젠 배고파서 못 참겠다고.”
“저기요! 그, 저, 호시노 씨! 이분의 상태가 조금 이상해요!”
“…시로코, …쨩…?”
“아, 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친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강렬한 이명이 뇌를 울렸다.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뒷걸음치며 눈을 감았다 떠 보니, 아까의 붉은 하늘과 ‘부서뜨린 추억’은 온데간데없었다. 눈앞에 있는 건 ‘그리운 추억’들 뿐이었다.

호시노가 곧장 달려와 소리를 지르며 벌벌 떨고 있는 쿠로코의 어깨를 수차례 흔들었다. 정신 차리라며 다독여 보지만, 전혀 상황이 나아지질 않자, 있는 힘껏 껴안아 주었다.

그때쯤 되니, 공원을 거닐던 사람들도, 히후미를 기다리던 다른 대책위원회의 학생들도, 모두 이 상황을 멈춰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서서히 이명이 잦아들고, 이곳이 ‘이곳’임을 인지한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쿠로코는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을 통해 자신이 누군가에게 안겨있음을 느끼고, 그것이 타카나시 호시노임을 깨달았다.

피가 흐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붉게 충혈된 눈에서 눈물샘이 따가울 정도로 굵은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쿠로코는 두 손으로 호시노를 강하게 밀쳐냈다. 충격의 여파로 그녀의 후드 주머니에서 아무렇게나 구겨진 종이 뭉치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흐앗!”
“안 돼, 안 돼…. 난…, 나는 안 돼. 나한테 그럴 자격 같은 건….”

일어나기 위해 손바닥으로 돌바닥을 쓸며 몇 번이고 넘어졌다. 처량하게 도망치려 하는 그녀를 호시노는 애잔한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쿠로코는 그런 그녀를 뒤로하고 미친 듯이 달렸다.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제 발에 걸려 넘어지고, 사람들과 부딪혀 굴러도 뛰고 또 뛰어서 멀어지려 했다. 히후미도, 호시노도, 세리카도, 노노미도, 시로코도 보이지 않는 곳까지.

해는 떨어졌고 달은 몰려온 구름에 가려져 세상은 눈을 감았다. 아침에 보았던 풍경과는 달리, 강변 둔치는 짙은 어둠에 좀먹혀 앞을 보기도 힘들었다. 이미 자정을 넘겼지만, 쿠로코는 계속해서 방황했다.

반나절 사이에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팔과 다리에는 긁히고 까진 상처투성이였고 오죽하면 달리는 모터바이크나 자동차와도 부딪혔으니 새파랗게 물든 멍 자국도 만연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상처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앞도 안 보고 걷다, 커다란 나무 한 그루에 부딪히자 그대로 풀썩 주저앉았다. 이제는 일어나려고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 세상은 그녀에게 더없이 잔혹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마냥 좋을 줄로 알았다.

더 이상 고통 주지 않아도 된다고.
더 이상 고통 받지 않아도 된다고.

그럴 줄로만 알았다.

옛날처럼 따뜻한 품에 안겨 도움을 받고, 응원을 받는다.
‘선생’에게 구원받아 ‘변질된 신비의 족쇄’로부터 자유가 된다.

그럴 줄로만 알았다.

행복해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가볍고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제 손으로 펼쳤던 지옥도가 기억 속에서, 손끝에서 사라지는 일 따위 가능할 리가 없었다.

잊을 수 없는 자신의 추악함에 따스한 온기는 치명적인 맹독이 되었다.

다시 말해, 이 세상은 그녀에게 더없이 잔혹하다.

붉어진 하늘은 다시 푸르르고
파괴된 세상은 다시 번화한다.
죽었던 이들은 미소 지으며 반기고
죽였던 이들은 다정하게 다가온다.

이 모든 게 꿈만 같아서, 종종 현실과 착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이곳은 꿈이고, 깨어나면 여전히 지옥도 위에서 죽음을 춤추고 있는 건 아닐까.
혹은, 이곳이 현실이고 자신은 환상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이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가.

모르겠다.

그녀는 머리를 감싸 안고 충혈된 눈으로 주위를 경계했다. 아무도 없기를 바랐다. 낮의 일처럼 또 죽였던 누군가가 나타나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할까 봐.

“목소리가 들려…. 목소리가…. 들려….”

또다시 머릿속에 미지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이런 상태가 되면 그녀의 생각은 지극히 단순해졌다.

빛이자, 두려움이자, 절대자이자, 불가해한 관념이자, 경이의 존재이며― 상상계에서 표상되어 실재계로 전이하는 상징계의 기호이자, 메타포가 된다. ‘소유’된 쿠로코는 그저 이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 뿐이었다.

새겨져 변질된 채, 돌아갈 수 없는 영혼이 그녀의 정신에 이끌려 다시 박동했다. 하지만, 허상일 뿐인 목소리와 완전하지 못한 정신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그때와 같이 될 수는 없었다. 쿠로코는 서서히 감겨오는 눈꺼풀을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이른 아침, 눈을 뜬 그녀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든 통증 속에도 절뚝거리는 다리를 멈추지 않았다. 부정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확신할 수 있었다. 증세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세상이 그녀에게 다정하면 다정할수록,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이제는 눈을 깜빡일 때마다 하늘이 점멸했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고 머릿속에는 여기선 들릴 리 없는 목소리가 점점 또렷하게 들려왔다.

“그만…. 제발…. 더 이상, 아무도…. 아, 아아아….”

멀리, 더 멀리. 이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기로 했다. 이 포근하고 안락한, 제 것이 되어선 안 될 구원으로부터. 가능하면 키보토스 밖으로 벗어나 그대로 눈을 감고 싶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만신창이의 몸을 질질 끌고 폐허 구역까지 간신히 도달했다. 때마침 비가 내렸다. 어느새 날이 많이 추워졌다. 이곳에 온 뒤로 모르고 살았는데. 가득 낀 먹구름, 깨어진 창문, 무너진 빌딩, 사무치게 익숙한 추위였다. 혼자 남은 대책위원회 부실에 있을 때와 같은.

추적추적, 정수리를 두들기며 간을 보던 빗줄기는 삽시간에 굵어져 장대비가 되었다. 체온이 떨어져, 쥐고 있는 팔이 차가워지고, 따라서 호흡도 가빠졌다. 쿠로코는 아무도 없는 공터를 발견하고 한가운데에 주저앉아 희미하게 웃었다.





글자 수 제한으로 2분할, 다음 링크로 ->

https://gall.dcinside.com/m/projectmx/8538486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43

고정닉 31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메시지 읽씹 잘 할 것 같은 이미지의 스타는? 운영자 26/04/20 - -
- AD 게임에 진심인 당신을 위해~!! 운영자 26/03/05 - -
17831080 공지 호출기 2호 [58]
대문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6.03.16 84101 31
18090618 공지 복각 『Serenade Promenade』 챌린지 공략 및 종합 가이드 [7]
유지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6.04.20 1059 17
16152255 공지 현재 진행중 이벤트/총력,대결,제결전/종전시 정보글 모음 [8]
동숲지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30 214430 34
12033833 공지 현재 진행중 / 진행 예정 이벤트 모음글
코마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7.22 245637 55
16393499 공지 블루 아카이브 미래시 정보 [61]
바위여왕아리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9.25 302325 79
16994520 공지 !!!!! 리세, 유입 뉴비를 위한 종합 가이드!!!!!!! [88]
몸이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07 92125 155
18097308 일반 상식개변) 모모이는 가슴이 작은게 상식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4 0 0
18097307 일반 키 큰 학생 더 달라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4 0 0
18097306 일반 6주년 페스 쿠로코 수영복, 말쿠트
베이글베이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4 9 0
18097305 일반 한섭 일섭 둘다 섭종이니 합법적 배신하러감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4 16 0
18097304 일반 블루아카이브 핵 v1.39 배포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3 30 0
18097303 일반 블아 점검중에 스노우브레이크 아직도 점검하네ㅋㅋㅋㅋㄱ [3]
CheriTe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3 26 0
18097302 “전부 꼼짝마! 개추경찰이다!!” [1]
너로피어오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3 40 4
18097301 일반 진지한척 해봐야 가슴밖에 안 보임 [1]
닉뭘로할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3 36 0
18097300 일반 용하야 내가 돌쮸글 얼마나 기다렸는데 점검시간이 이게맞냐
GOD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1 0
18097299 일반 키보토스가 리셋됐으니 다음 옷갈도 시로코입니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8 0
18097298 🗾JP 결국 블루아카이브도 서비스 종료규나.... [2]
아이폰쓰는갤럭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42 1
18097297 일반 유부남 사냥꾼 이쁜거봐 [1]
나구사ナグ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39 0
18097296 일반 점검 직전에 뽑기 들어갔었는데 버그가 [2]
잼도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34 0
18097295 🗾JP 결국 이런짤이 나와버렸구나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113 4
18097294 전술대 처음으로 4위찍고 새벽에 방어코인 5개나 들어왔길래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0 62 0
18097293 일반 x에서 트페미랑 키배 몇번 뜬거때매 알고리즘 씹창나서 [1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0 111 0
18097292 일반 지도어플 제일 정확도 높은게 뭐임? [1]
까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0 41 0
18097291 일반 동조선 이 미친새끼들 [3]
바르터모데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0 85 3
18097290 일반 빅젖학생 안주더니 이렇게 갔구나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0 45 0
18097289 일반 그래서 드쿠요까지 점검없이뽑을수있다는거지? [3]
시스터의마지막대화수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0 26 0
18097288 일반 노아 공부법으로 시험치기 [3]
소녀와영겁의기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0 46 0
18097287 🗾JP 상식 개변 우이 보고싶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9 54 0
18097286 일반 소란스러운 모모이는 너무하네 [10]
XM-X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9 56 0
18097285 일반 섭종 기념 블아 ntr물 작가 추천 및 작품 추천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9 67 2
18097284 일반 pv는 거짓말. 총이없는 건 단순한 찐빠. [1]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9 41 0
18097283 🗾JP 오늘 21시까지만 점검해다오
마나엘릭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9 22 0
18097282 일반 배는 고픈데 뭐 먹고싶은 느낌은 없네 [2]
ㅊㅌ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9 22 0
18097281 일반 피부 좋은사람이 너무 부러움 [2]
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9 35 0
18097280 일반 머냐 점검한다는 얘기는 못들었는데 [4]
즐겜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9 58 0
18097279 일반 야쿠모 있는 사람은 유즈로 카이텐 칠만한가 [3]
베이글베이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25 0
18097278 섭종기념 유메노노미 협박해서 성노예로 부리는 1시노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33 0
18097277 🗾JP ui바뀌는거 기대되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69 0
18097276 🗾JP "새로오신 선생님을 위해서 선물을 준비했어요♡" [1]
콜이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68 0
18097275 일반 아마리보다 내가 성능 더 좋다도뇨 [6]
너로피어오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55 0
18097274 일반 근데 한국사람들은 1월1일마다 다같이 생일 파티하는거임?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31 0
18097273 일반 블아 일섭 지금 호연 글섭 동접에 따잇당함ㅋㅋㅋ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33 0
18097272 🗾JP 이따가 총학님 돌아오시니 지금부터 각 부서 생활관 청소하세요
포카칩콘소메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17 0
18097271 일반 강의듣고오니섭종했네 [2]
늘행복하세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43 0
18097269 일반 블아 드디어 섭종함??
의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7 30 1
18097268 🗾JP 야쿠모 때문에 결국 섭종했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7 30 0
18097267 일반 본인 <<< 코하루 닮음 [1]
시베리안_포레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7 25 0
18097266 일반 무리스로 시가지 카이텐 때릴 때 딜량
tla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7 23 0
18097265 일반 "선생님들께 건 상식개변을 풀어드리겠습니다." [6]
사진올리는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6 87 0
18097264 일반 볼륨을 높여라 블아 장례식이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6 19 0
18097263 일반 이 겜은 뭔데 호연이랑 동접이 같나요? [14]
핫식스제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6 78 0
18097262 🗾JP 한섭일섭둘다섭종이야??????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6 33 0
18097261 일반 블붕이 10일만에 쌈 [1]
ㅇㅇ(110.15)
11:06 39 0
18097260 일반 니 하 니하하하 [1]
ghot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6 23 0
18097259 일반 좆망겜 드디어 망했구나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6 24 0
18097258 일반 롤대남 행동하다 보면 블아 닉네임 자주 보임 [2]
아카라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6 6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