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이니 3인칭이니 하는 것들은 딱 관점만 알면 관찰자니 주인공이니 하는 것들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요.

애초에 소설론이나 문학론에 집착하면서 빗대 생각하는 건 수박 줄무늬 보고 이 수박은 줄무늬가 잘못됐으니 맛도 없을거다라고 말하는거고, 그런 구색적 장치에 대해서 계속 얘기하는 건 어떻게 해야 수박 줄 예쁘게 긋는지 얘기하는 것만큼 무의미한겁니다. 중요한건 과육이니까요.

어떤 서술자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떤 건 사용할 수 없고 어떤 건 이래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소모적인 이야깁니다.

대표적으로 플로베르 같은 경우는 3인칭으로 진행하다가 갑자기 1인칭서술을 사용하기도 했단 말이죠. 사람들이 시점 흔들린다고 비판할 거 같은 그런 거 그냥 썼습니다. 심지어 이런 건 자유간접문체라고 서사학 용어도 있는 서술법입니다. 그냥 꼴리는 대로 쓰면 돼요.

소설보다 앞선 소설론 없고 문장보다 앞선 문장론 없는겁니다. 소설도 없는데 소설론이 있겠습니까. 소설이 먼저 있고 그 다음에야 이론이 만들어지고, 문장이 먼저 쓰이고 문장론이 생기는겁니다. 그리고 기존 규칙들을 파괴하는 문제작이 나오면 그 문제작을 처음엔 비판하다가 나중엔 새로운 소설론이 만들어지게 되는겁니다.

그러니까 문장론과 소설론의 어떤 방법론들로 자기 글의 향방을 정한 다음 글을 쓰는 건 난 딱 저기까지만 갈거라고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인칭론이나 문학론은 소설을 읽기 위한 도구이지 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고 전 생각합니다.

어떤 서사학적 용법이나 고유명사 생각하시면서  이건 하면 돼고 이건 하면 안 돼 이런 생각 하지 마시고 일단은 생각나는대로 쓰세요. 그래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