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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인도-거란 대역 마하키탄 (11) - 정화의 마하키탄 방문기 3편

크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16 17: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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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 앞서서, 이번화에서 묘사되는 요리는 작가 카라가 중앙아시아, 파키스탄 및 펀자브의 기존 조리 방법을 기반으로 변형한것들임.

외전 마하서유기 6편에 나오는데 정화편 끝나면 이거부터 번역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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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에서는 명 영락 7년(요 순과 41년) 11월 20일(1409년 12월 26일) 오후, 명나라 사절단의 오찬과 마하거단 동쪽에서의 오후 순행을 다룹니다.

많은 사람들이 급격히 배고파하자 사존경은 일행을 데리고 황성 모퉁이의 어하가로 길게 느껴지는 길을 걸었습니다.

먼저 100척이 넘는 동대시의 등불산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주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이동하는 데 약 2각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그들은 술집, 보석 가게들이 즐비한 넓은 돌길, 화려하게 장식된 사찰 몇 채와 오색찬란한 사원devakulas[1] 등을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사존경과 호위들이 일행을 왼쪽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길목을 돌자, 동대시의 소란스러움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강가에 버드나무가 줄지어 있고, 섣달인데도 제방의 꽃과 나무는 무성합니다. 원래 100척 너비의 인공 강을 기획했지만, 아마 겨울이라 길 오른편의 강물 자체는 그리 넓지도 깊지도 않습니다.

긴 배들은 각종 상품들을 유유히 실어 나릅니다. 길 왼쪽에는 붉은 돌로 만든 담장이 있고, 담장 뒤에서 튀어나온 가지는 열매 대문에 구부러져 있습니다.
골목마다 높이 솟은 청기와와 구리 지붕틀이 얹어진 작은 문루가 과일 나무들 사이로 비집고 나와 빛을 발합니다.

사존경이 알려주기를 이집들은 모두 경사에서 꽤 부유한 상인의 집이라고 합니다. 그들 중 가장 부유한 자들은 보제도(비하르)와 동경 주천부 출신으로, '열두 코끼리들'이라 불립니다. 이들은 룽서우 강의 남북 기슭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한두 집은 천축도사가의 오랜 친구인데, 그가 어렸을 때 방문했습니다."이 귤나무 뒤에는 또 다른 하늘이 있습니다."사관인은 자세히 말하지 않고 곧 어하 끝에 있는 높은 건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황성 네 귀퉁이에 있는 수문의 내력에 대해 사존경이 이야기해주는 것을 들으며, 명 사절단은 수문 누각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어하[2]가 누각 아래를 흐르며, 누각은 황성의 수문으로서 어하가 황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막았으며 민간 배들은 건물을 우회하여 도시의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은은한 색감의 대리석 받침대가 나무 기둥을 받쳐주며 주칠이 된 계단이 빙빙 돌며 올라갑니다. 그 위에 이 어하각루와 똑같은 높이의 2층짜리 백옥 기둥은 '경림'(고급 옥의 숲)과 산스크리트어가 적힌 반룡 현판을 끼고 3층짜리 청기와 지붕을 이고 있습니다. 지붕의 금빛 능선에는 회색 비둘기 몇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아래층에는 마하키탄 관리들이 채번 아래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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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존경은 급히 말에서 내려 합장하여 예의를 차리고, 우두머리의 대관들에게 요나라 말로 공손하게 뭐라고 말했습니다. 대관은 40대 후반쯤으로 보이며 흰 얼굴에 콧수염이 짧고, 평각복두[3]를 쓰고, 사관들과 비슷한 옷을 입고, 명사들을 맞이하러 올라왔습니다.

이 고관은 중국어가 서툴러 사존경이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대관의 이름은 앙극비야(Yangi Vyāsa; 仰極毗耶)로 요나라의 예부상서입니다. 요 황제가 사냥을 나가 도성에 없지만, 비야에게 특별히 명나라 사절을 연회에 모시라고 했습니다. "用彰寵待,當體眷懷"는 표어가 요어와 한어로 끝나자(신기하게도 그는 글을 읽을 때만큼은 발음이 매우 표준적이었습니다) 모두들 한쪽 무릎을 꿇고 감사의 뜻을 표했고, 상서대인이 읍하여 사신단을 위층으로 올라가게 하였으므로 거란 호위병도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위층에 오르자 선석(아라고나이트) 기둥에 펠트 카펫을 깔아둔 전형적인 마하 거란 방이 나옵니다. 이 각루는 동쪽과 남쪽으로 양면이 열려 있고, 정교하게 조각된 창문짝을 하나씩 열면 바깥쪽에는 난간에 기대어 바라볼 수 있는 작은 회랑이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조금 전에 지나온 부유한 상인들의 집이 어렴풋이 보이고, 귤나무 뒤에는 역시 텃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황궁을 향한 서북쪽은 보이지 않도록 벽으로 막혀있습니다. 그래도 이 벽도 칙칙하진 않습니다. 이 석고 벽 표면엔 인동덩굴 문양을 조각했으며, 벽틈에는 금은으로 만든 예술품들이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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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이제 바닥에 앉았습니다. 각자에게 기댈 수 있는 은낭 (자수가 새겨진 큰 베개; 隱囊)가 놓여있습니다. 잠시 앉아 있자니 다들 이 베개가 얼마나 필요한지 느꼈습니다. 각자 앞에 있는 작은 탁자에는 큰 설화석고[4] 접시와 그 위 작은 접시가 있고 왼쪽의 세 개의 작은 접시는 대추야자, 호두, 피스타치오가 올려져있으며, 오른쪽의 작은 접시에는 붉은빛 귤, 석류 씨앗, 능금이랑 비슷하지만 더 큰 과일이 있습니다.

상서와 사존경은 이 몇 가지 과일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이 마노귤(블러드 오렌지의 일종)[5]과 금뇌귤[6]이 중도의 특산품이며 올해 하로 강의 황실 과수원에서 첫수확품입니다. 이 능금같은 신기한 큰 열매를 이들은 '빈과'頻果[7]라 부릅니다.


하인들이 깨끗한 대야와 수건을 걷어가는 사이, 에부상서는 궁중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복신은 그 옆에 앉아 그동안 오면서 먹었던 신드 음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나라 남경(현 파키스탄 카라치 인근)에는 복건성엣 이주해온 요리사가 있어 복건성에서 태어난 왕 대인은 그곳에 정박하게 되어 행복해했습니다. 하지만 북경 출신의 사절단들은 항상 처음보는 음식을 마주해야했습니다. 남경에서 중도로 올라오는 동안 정화 사절단은 많은 지역 음식을 맛보았습니다. 요 황제께서 하사하신 잔치가 어떤 것인지 모두들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 각루는 평소에는 중앙의 관아들이 가끔 모이는 장소로 사용되곤 했는데, 오늘은 아주 특별한 자리였습니다. 황제가 직접 잔치를 베풀었기에 황궁의 숙수들은 그들의 옛 방법대로 조리했습니다. 몇 척의 '어주선'이 식재료와 기구를 가득 싣고 궐에서 어하를 따라나와 바로 아래층의 작은 항구에 정박하여 그 자리에서 불을 피울 준비를 했습니다. 아래층 강 건너편에선 신선한 광경에 많은 주민들이 모였고, 민간 요리사도 와서 멀리서 숙숙의 비법을 훔쳐보려 했습니다. 그들은 작은 호상을 옮겨 한 줄로 앉고, 손차양을 하고 멀리 바라보며 가끔 책에 무언가를 기록했습니다.


다시 경림루로 돌아오면, 먼저 식전 차를 내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사신단은 요나라 사람들이 몽골인처럼 전차 덩어리를 타서 마시거나 한나라처럼 끓는 물에 직접 우려먹는 것이 유행이라고 생각했을겁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시녀들은 청금석으로 만든 작은 사발과 적동 주전자를 들고 와 작은 구리 숟가락으로 찻잎을 넣고 끓는 물에 타서 대나무 차선으로 거품을 내는 방식이었습니다.[8] 명사(明使)들은 대부분 의아해하며 차도 이렇게 마실 수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지만, 오직 손 선생과 다른 한두 늙은 유학자만이 감격하여 박수을 치며 "옛 방식이로구나, 옛 방식이야"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비야 상서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백여 년 전 세조 폐하(야율대석, 서요를 건설함)의 한족 신하들이 동쪽에서 가져온 방법"이라며 "궁중의 옛 관례는 지금 경기 민간에서도 그대로 따르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보통 각 가정에서 마하지나의 차를 구입하고 특별히 차 하인을 고용하여 갈아서 차를 주문합니다. 동서 바자르에도 마실 수 있는 찻집이 몇 군데 있어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사치스러운 소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자주) 묘호가 연표에서 상충될텐데 이 연표 자체가 영어역자가 직접 정리한 걸 제가 확인도 안하고 번역한거라 일어난 실수입니다.
연표의 야율대석은 묘호가 덕종이 아니라 세조가 되어야 합니다.
영어역자도 해당글에서 야율대석이 원역사에선 '덕종'이었으나 다시 확인해보니 '세조'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명 사신단은 차를 시음하며 듣고 있습니다. 선비들은 차 맛을 보자 방법은 옛방식이되 맛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찻잎은 발효한 향이 났으며, 쑨 선생은 아마도 요나라 사람들이 갈은 차에 소량의 소금을 첨가한 것 같다고 생각했니다.

정 대인과 요나라 상서는 상석에 앉아 찻잔을 들고 있었습니다. 상서대인은 명나라 대신이 누구인지, 명나라 수도는 어디냐고 흥미롭게 물었고, 정화는 태조가 20여 년 전에 중서성을 폐지시킨 일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상서는 명나라 황제가 정말 정력적이고 부지런하시다고 감탄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는 사이에 차를 다 마셨습니다. 다기를 치우고 조심스럽게 구리 '솥' 몇 개를 들어다 방 중앙에 배열했습니다. 또 백자 대접과 그릇을 들고 와서 음식을 하나씩 늘어놓고 놋숟가락, 놋젓가락, 가득채운 금잔도 식탁에 올렸습니다. 복신은 매년 타이창 항구에서 수출되는 초대형 접시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만하구나라 생각합니다.

양국 관리들이 잔을 들어 요나라 황제 폐하께 연회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양국 군주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 술은 오천도[9] 물탄현산 포도주입니다. 정화와 비야상서가 상아젓가락을 집어들자 다른 사람들도 먹기 시작합니다.

복신은 눈앞의 큰 백자 접시에 각각 이름 모를 야채가 놓인 세 개의 작은 청화백자 잔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첫번째는 제비콩으로 보이며 약한 불에 부드럽게 끓여져 입에 넣자마자 녹았습니다. 두 번째는 어떤 녹색 잎 채소를 삶은 국입니다. 그 야채는 아삭하고 약간 쓴맛이 나며 국물은 걸쭉하고 우유 맛이 나는 듯하며 모르는 향신료의 뒷맛이 강합니다. 세 번째는 가장 특이한데, 시금치를 천천히 익혀 진득한 소스에 넣고 얇게 썬 산양유 치즈를 곁들여 녹색과 흰색의 선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그 잔속의 색들로 산스크리트어 '옴'(복신은 이해 못하지만)을 그렸습니다. 또한 작은 호떡 한 접시에 얇은 참깨가 뿌려져 기름지고 맛있어 보입니다.

이 반찬들을 숟가락으로 천천히 떠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맛의 조합을 맛보며 복신은 그동안 지나쳤던 거란의 주현의 한 접시에 모든 반찬이 다 나오는 대접을 떠올리며 쾌활하게 웃었습니다. 그럼 설마 이게 메인 요리는 아니겠죠? 이렇게 되면 이 잔치는 정말 자제하고 검소한 잔치가 되겠군요.


복신은 곧 자신이 크게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마하키탄 식 잔치상의 식욕을 돋울 전채일뿐입니다.

정 대인과 비야상서가 저녁하늘같은 바다 이야기를 나누며 두 번째 코스가 나옵니다. 이 코스는 은쟁반에 3개의 은그릇이 놓여있으며, 첫번째 은그릇은 살짝 구운 닭고기를 다양한 향신료를 섞은 국물에 담가 약한 불에서 천천히 끓인 것으로 색이 밝고 고수가 뿌려져 식감이 진하고 부드럽습니다. 두 번째 은그릇은 양고기로 만든 미트볼을 튀긴 것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습니다.

이에 어울리는 것이 바로 세 번째 은그릇에 담긴 밥입니다. 이 밥의 쌀은 명 사신단이 천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디카 쌀로 길이가 반 척짜리라 손 선생은 농담삼아 '눈벌레'라고 불렀습니다. 이 쌀은 당근, 건포도, 나물 등과 함께 가마솥 안에서 천천히 지어졌습니다. 양기름이 스며들였지만 비린내가 없고 향이 좋습니다. 기름이 부족하면 은쟁반에 대모색 유리 기름 주전자가 있습니다. 거란 관리들은 하나같이 이 기름 주전자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명나라 측에서는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코스는 커다란 구리 쟁반에 올려졌습니다. 이 접시의 주인공은 다진 양파와 다진 파를 곁들인 큰 꼬치 소고기입니다. 가장자리에 놓인 작은 구리 접시에 소스와 향신료 가루, 그리고 레몬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명 사신단는 일찍이 요나라 사람들이 부처님을 숭배하지만 맛있는 고기의 유혹에 저항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요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대놓고 주요리에서 그들의 취미를 뽐낼 줄은 몰랐습니다. 식사 대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큰 호떡, 더 정확히 말하면 난입니다. 한인들이 공식석상에서 직접 손으로 먹기 민망해하자 숙수들이 젓가락 집게에 맞는 크기로 잘랐다.


방문자들이 반평생의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하고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고 이젠 기다리지 못하겠다고 느낄 때, 네 번째 길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아 복신은 갑자기 배가 아픈 듯 느낍니다.
어쩜 이리 접시 하나하나가 가득한건가! 거란 사람들은 정말 성실하구만! 마지막접시는 언제일 것인가!
사신들이 즐기는 표정 아래에는 저마다 이 세 가지 질문이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유리 쟁반에 담긴 작은 그릇 딱 두 개뿐입니다. 한인들이 흔히 먹는 탕전같이 생긴 작은 수제비가 맑은 국물에 떠 있습니다. 한 숟가락 맛을 보니 생선 육수에 파와 생강 채를 뿌려 매우 담백하면서도 맛이 좋습니다.
(역: '탕전'이 어떤건지 못찾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른 그릇은 절인 마늘과 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는 입안의 기름기와 향신료 냄새를 매우 효과적으로 잡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검은 돌 사발에 찬 음료가 담긴 라탄 쟁반🔟을 가져왔고 우유, 바닐라, 분쇄된 얼음으로 만들어졌으며 맛은 매우 달콤하고 상쾌했습니다. 한쪽에 검은 도자기 접시가 있고 안에는 설탕과 요거트를 뿌린 차가운 멜론과 망고가 있습니다.

정화는 상서와 사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조정에서 측량을 추진하고 있는 일을 들으며 이따금씩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세 사람의 과일 접시는 모두 한쪽으로 밀려났습니다. 다들 너무 배부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이 후식을 먹고, 식후차를 먹고 노래와 춤을 추는 등, 즉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마다 또 오랫동안 잡담을 나누었습니다. 복신은 회의 내내 요나라 예부의 한 하급 관리와 유창하지 않은 천방어(아라비아어)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인도 관리들은 대명의 과거시험에 특히 관심이 있는데 요나라에도 과거가 있지만 귀족의 전유물일 뿐이라고 합니다. 그는 명나라에 진심으로 부러움을 표했지만, 수다라 집안의 아이로서 카스트 제도 폐지에 황상의 은혜에 감사표한다고 했니다.


시간이 꽤 지나고서 사존경이 예부상서에게 인사를 올리고 모두들 출발했습니다. 사신단은 다시 한 번 요 황상께 감사드리며 예부상서와 백관의 접대에 감사드립니다. 비야상서가 말을 타고 용수까지 사람들을 배웅하고 나서야 비로소 헤어졌습니다.


일행은 십사왕 저택 앞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한두 리에 걸쳐 이어진 '꽃받침 저택'는 야율씨의 왕공 저택이며, '오화 저택'은 황실과 통혼한 산양왕(아삼)과 보제왕(비하르)등의 왕공의 저택을 지칭합니다.(사존경은 "모두 성상의 친척들"라는 거친 병주말 한마디로 요약했습니다.) 그리고 "펑이 저택"은 여러 각지의 공후들의 거주지, 또는 화에에게 진상된 관청 등 입니다. 이 거리는 매우 넓어서 양쪽에 가끔 가게가 있고, 모두 색동기와로 장식되어 있어 마치 천당 속의 누각 같습니다. 이것들은 친왕들이 연 저택으로, 각지의 귀한 특산품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이때가 대략 신시(15~17시) 전후입니다. 오후라 사관 사람들부터 명나라 사신들, 거란의 기병들까지 모두 편안한 졸음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11월의 중도의 날씨는 강남 이삼월 사이와 비슷합니다. 오후의 햇살이 내리쬐자 따뜻한 기운과 졸음기가 한데 뒤섞였습니다. 사람들은 눈을 가늘게 뜨고 산들바람이 주는 귤 향기를 즐깁니다.

사관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산도(아프간)의 노래를 불렀는데, 구름과 안개 사이로 은빛이 번쩍이는 설산, 그리고 봉우리 사이로 날아온 북녘땅이 추위를 피해 학과 기러기를 몰고 왔다는 뜻입니다.

호위대의 장군은 박수를 치고나서 한 단락을 받았습니다. 요어 사이에 수많은 관화 옛 단어들이 섞여있지만, 명 사신은 모든 가사를 알아들을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곡조와 박자만으로도 충분히 황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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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외전에 나오는 마하키탄 식 요인 여성들의 복식


열다섯 살 난 귀족처럼 보이는 세 명의 아가씨가 흰색 굴레가 달린 새하얀 조랑말을 타고 지나가면서 금색 발걸음과 술에서 부드러운 울림을 남깁니다. 그들은 베일을 쓰지 않고 매력적인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이야기하고 웃으며 사라집니다. 복신은 저도 모르게 멍해져서 정화가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얼른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가씨들은 깔깔대며 웃었고, 사신단의 어르신들이 거란 아가씨들이 너무 경망스럽다고 속삭이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습니다.

말하는 동안 세 아가씨는 길 저쪽에서 멈춰 섰는데, 이 의관이 특이한 사람들을 보고 호기심이 든 모양입니다. 이윽고 시녀 한 명이 길 저편으로 와서 사존경에게 인사를 하고 익숙한 듯한 어조로 한두 마디 주고받고 돌아갔습니다.

잠시 후 시녀가 돌아오자 두 사람은 몇 마디 더 나눈 후 사존경은 길 건너편에 합장하고 사단을 이끌고 계속 전진했습니다.

사존경이 소개하길, 이 세 분은 산양왕 전하의 여동생들이며 사존경과 여러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중도에서 산 지 이미 1~2년이 지났고, 중도의 번화가를 좋아합니다. 한편으론 올해 산양왕 전하께서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 상경할 때 그녀들을 데려가고 혼사를 의논하고 싶으십니다."세 공주들께서 돌아가고 싶어하시는지 아닌지 누가 알겠습니까.“

복신은 듣고 뒤를 돌아보았는데, 세 공주가 말을 타고 떠나며 무언가를 의논하고 있는 뒷모습을 보고 나서야 그녀들이 모두 전족을 안했단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은 큰 감점 항목이지만 거란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1각(15분) 동안 계속 가다가 지대가 조금 높은 곳에 이르러 왕부의 담장과 화목 너머로 서쪽 황궁의 실루엣을 볼 수 있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성문이 점점 높아지면서 마침내 시선을 중앙의 전으로 집중됐는데, 이 거전 자체가 이미 언덕처럼 자리잡고 있는 데다 겹처마와 높은 옥대가 더해져 5리 밖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위엄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전 한쪽에 있는 큰 호수가 을 거꾸로 비추고 있는데, 노승들의 "수미산!"라고 외치는 한탄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향산 괴씨의 젊은 일원들은 평소 복신과 잘 알고 있으며 북경의 자금성을 수정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복신은 그들이 이 광경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한 뒤에야 복신은 대열의 왕백순이 그림을 잘 그렸다는 것을 기억하여 고삐를 당겨 왕백순의 말 앞으로 다가가, "돌아가서 저 대전의 모습을 모사해주십시오.“

"물론입니다, 정 대인께서도 전에 분부하셨습니다." 왕백순은 머리를 두드렸습니다. "여기 기록되어 있습니다.“

".... 옹주님들도 그리실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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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각주


[1] 힌두교 사원의 일종같으나 자세힌 모르겠습니다.
[2] 중도 건축편 (7~8편)에서 묘사된 궐 내부의 운하의 이름입니다.
[3] 평각복두란 복두의 종류중 하나이며 양옆이 직선임. 그림 속 복두도 평각복두
https://m.blog.naver.com/dndudwp99/221153413142
[4] 설화석고: 분홍색 대리석이라 보면됨
https://blog.naver.com/chatelain/221585737535
[5] 마노: 보석의 일종, 붉은 빛이라 붙인 이름인듯함
[6] 원역사 Kinnow 인도의 귤 품종 중 하나)
https://en.wikipedia.org/wiki/Kinnow
[7] 빈과: 영역자에 따르면 '頻果'는 현대 중국어의 사과 '蘋果'와 유사하다고 함
[8] 일본도 말차를 이렇게 거품내서 먹는다고 합니다.
[9] 오천도는 다음편(정화 마지막편)에 등장할 예정임
🔟 라탄 공예의 그 라탄
https://brunch.co.kr/@sower/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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