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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멘스 2부 18장 1~3화

ㅇㅇ(175.200) 2023.07.29 23:09:50
조회 624 추천 12 댓글 0
														

18장. 노바의 실험장


1화. 쓸쓸한 구멍


네로: 히스! 괜찮아……!?


히스클리프: 응! 그 아이는!?


네로: 의식을 잃었어. 어째서 이런 데에…….


히스클리프: ……, 네로, 눈치챘어? 발밑에 엄청 많은…….


네로: 알고 있어. 마나석이야. 여기서 수많은 마법사가 돌이 됐어.


노바: 맞아.


히스클리프, 네로: ……!


노바: 여기는 실험장이야. 이것들을 위한.


네로: 뭐야!? 이 기척……!?


히스클리프: ………….! 저건……!?


네로: 히스,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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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틸: ……어쩐지, 점점 사람이 없어지네요.


아이작: …………. 그런가.


루틸: 피가로 선생님이 미틸을 데리고 갈 만한 장소는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아이작: ………….


루틸: 하지만, 화나게 해버렸으니까. 미틸과 많이 이야기하려고 일부러 길을 멀리 돌아가주신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이작: 그렇구나. 그런 것 같었어.


루틸: 아이작 씨, 이상한 질문 해도 될까요?


아이작: ……그래.


루틸: 마나석을 먹어본 적 있으세요?


아이작: ………….


루틸: 죄……, 죄송해요. 역시 이상한 질문이었을까요. 그런 놀란 얼굴을 하시고…….


아이작: 알고 있었나.


루틸: 네?


아이작: 알고 있었으면서, 얌전히 따라온 건가?


루틸: 저기……. 죄송해요. 아마 몰랐을 거예요.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어서. 먼저 제 얘기에 대해서 설명을 조금 자세하게 해도 될까요?


아이작: …………. 그래.


루틸: 마나석을 먹을지 안 먹을지로 동생과 의견이 갈렸거든요. 그래서 아이작 씨의 의견이 듣고 싶어서.


아이작: ……어째서.


루틸: 마법사니까…….


아이작: …………. 마나석을 먹은 적은 있어.


루틸: 그렇군요……. 조금만 더, 자세히 물어봐도 될까요? 싫으시면 거절해주세요.


아이작: 그래.


루틸: 어떤……. 어떤 기분이셨어요?


아이작: ………….


루틸: 저는……, 말로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무서운 것 같으면서도, 심한 짓인 것처럼 느껴져서……. 하지만, 미스라 씨한테는 반대로 생각됐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쪽이 오히려 차갑고 심한……. ……아아, 너무 깊은 이야기를……. 너무 깊이 들어갔죠? 불쾌하게 해드렸다면 죄송해요.


아이작: 아니……. 싫지 않아. 물어보는 건, 싫지 않아.


루틸: 다행이다……. 안심했어요.


아이작: …………. 하하……. 뭐든지 물어봐. 대답해줄게.


루틸: 그럼, 다시……. 어떤 기분인가요?


아이작: 글쎄……. 기분이 좋았어. 얻을 수 있어서……. 안심돼.


루틸: 안심된다……. 기쁘다기보다는 안심된다……는 기분?


아이작: 자랑스러울 때도 있어. 하지만, 나는……. 안심돼.


루틸: 어째서인가요?


아이작: 되고 싶은 것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루틸: 그렇군요……?


아이작: 하지만……. 안심한 후에, 조금 있으면 또 짜증이 나. 부족한 것 같아서…….


루틸: ……부족해요? 뭐가…….


아이작: ……모르겠어. 빼앗는 게 부족하다……?


루틸: ……빼앗는 것?


아이작: 응.


루틸: 왜 빼앗는 건가요?


아이작: …………. 아무 것도 없으니까.


루틸: ………….


아이작: 나한테는 아무 것도 없어. 좋은 생각을 하고 싶으면 다른 곳에서 좋은 생각을 빼앗는 수밖에 없어. 하지만, 나는 텅 비어 있으니까……. 나한테 오면 금방 없어져. 좋은 건, 금방 사라져버려. 그래서 짜증이 나서 또 갖고 싶어져. 나는 구멍이야. 곧바로 물건이 빠져나가는 쓸쓸한 구멍이야. 그러니까……. 오늘 밤은 너로 메울 거야.


루틸: …………. 저로 메운다고요?


아이작: 그래.


루틸: 같이 있자는 말인가요?


아이작: ………….


루틸: 심심풀이로 놀자, 같은? 뭔가, 굉장히 신기한 표현이네요. 쓸쓸하고, 그러면서도……. 끌리는 말이었어요.


아이작: ………….


루틸: 감사합니다. 외톨이의 쓸쓸함을 당신의 언어로 가르쳐주셔서……. 빼앗아서 손에 넣어도 사라져버리는, 쓸쓸한 구멍…….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아.


아이작: 나는……. 나는 너한테 가르칠 수 없어. 나는 모자라고……, 너는 교사야.


루틸: 그렇지 않아요! 분명 저는 교사이긴 하지만, 세상의 여러가지 것들이 저의 선생님이에요. 제가 모르는 경험을 한 사람, 저는 느끼지 않는 걸 느끼는 사람, 동물도 자연도 전부…….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줘요. 당신도 그 중 하나예요. 아이작 씨.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이작: ………….


레녹스: 루틸!


루틸: 아……. 레노 씨다. 레노 씨!


레녹스: 만나서 다행이야. 미틸과 피가로 선생님은 벌써 마법관에 돌아왔어.


루틸: 그랬군요. 다행이다.


레녹스: 얼른 가야 해. 바로 돌아가자.


루틸: 동쪽나라로 가게 되었나요?


레녹스: 응. 이 사람은…….


루틸: 아이작 씨예요. 피가로 선생님이랑 미스라 씨의 지인이래요.


레녹스: 피가로 선생님이랑 미스라의……. 레녹스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이작: 아이작이야.


루틸: 아이작 씨. 같이 찾아주셔서 감사했어요.


아이작: 무슨 일 있어?


루틸: 조금 걱정되는 일이 있어서요. 지금부터 마법관으로 돌아가서 바로 준비를 해야…….


아이작: 도와줄까.


루틸, 레녹스: ………….


아이작: 나는……. 너희보다 마력이 강해. 피가로 님의 도움이 된다면.


레녹스: 하지만…….


루틸: 괜찮으세요?


아이작: 물론.


루틸: 레노 씨…….


레녹스: …………. (이 남자……. 사람을 죽이는 데 익숙한 눈이야. 하지만, 피가로 님에게 무릎을 꿇고 있었어. 피가로 님에게는 복종하고 있을지도 몰라. 만약 파우스트 님 일행이 노바와 조우하고 있는 거라면, 조금이라도 전력이 필요해.)


레녹스: 알겠어. 같이 와줘.


아이작: 그래.


루틸: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작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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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머리 위에서 황금의 달이 반짝이고 있었다. 사쿠 쨩이 내 머리 위에서 신기한 듯 눈앞의 인물을 들여다본다. 경계하고 있다기보다는 무시하려 하면서도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 같았다. 눈앞에 있는, 무르와 똑같이 생긴 청년에게. 그 표정은 평소의 무르와 전혀 다르다. 은하의 모든 것을 아는 고양이 같은 눈빛, 진지하고 영리한 미소……. 그는 무르의 영혼조각이 <거대한 재앙>의 영향으로 실체화한 것……. 실체화된 사람이었다.


무르: 안녕하세요, 현자님.


처음 봤을 때는 놀랐지만 영혼 조각의 무르를 만나는 것은 이걸로 몇 번째다. 제각각 다른 조각이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알고 있지만, 같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듯한 기분이 된다. 그 때문일까. 오늘 밤은 오랜만에 그를 만나 안심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은……. 앞서 떠났던 여행자를 따라잡은 것 같은. <거대한 재앙>에 너무 가까워져 영혼이 부서져버린 무르. 그렇다면, 그는 이 세계의 수수께끼에 더욱 가까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키라: ……오늘 밤,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연구일지에 글을 써넣고 있던 건 당신이죠, 무르.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왕립 식물원을 걷기 시작했다. 나도 천천히 그 뒤를 따라간다. 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나 꽃들이 우리를 반기는 것 같았다.


무르: 네, 맞습니다. 이곳 연구원들이 간과했던 관찰 대상의 중요한 변화를 적었어요. 발견, 알아차린다는 것은 신기한 것입니다. 어떤 진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세계의 인식은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해요. 같은 세계에 서 있는데도,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다른 세계로 건너갈 수 있습니다. 현자님. 당신처럼.


무르는 나를 돌아보며 스마트한 몸짓으로 나에게 손을 내민다. 문득 아래를 보니, 큰 나무의 뿌리가 지면을 뻗어가고 있었다. 솟아오른 곳은 돌계단 정도의 높이가 있다.


무르: 손 잡으시죠. 발 밑을 조심하세요.


나는 무르의 손을 잡았다. 순간 장갑을 남기고 사라져버릴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혔지만……. 그는 친절하게, 예의 바르게 웃으며 나를 지탱해주었다.



2화. 탐구의 끝에


왕립 식물원의 어딘가에서는 밤의 새가 울고 있다. 큰 나무의 뿌리를 밞으며 간다. 어두운 밤에 흔들리는 흰색과 연분홍색과 보라색 꽃은 환상적이고 고귀한 향이 났다. 차가운 쇠나 돌 같은 향기도 나서, 마치 별들을 품은 푸른 은하의 냄새를 맡는 것 같다.


아키라: 저기…….


무르: 무슨 일이신가요.


아키라: 다른 분들은 어디에 있나요?


무르: 당신의 바로 곁에 있답니다. 그들도 중요한 변화를 알아차리면 곧바로 여기까지 오겠죠.


아키라: 중요한 변화?


무르: 조금 눈속임을 걸었어요. 그들은 제 마법에 현혹되어 환영의 당신과 탐색하고 있어요. 세계의 이변을 알게 되면, 그들이 탐색하는 왕립 식물원은 가짜 왕립 식물원이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나무 뿌리를 넘어가며 지표의 울퉁불퉁함이 안정되자, 무르는 살며시 정중하게 손가락을 떼었다.


아키라: 당신의 본체……. 무르의 영혼 조각은 어디에 있나요? 예쁜 보라색 조각이죠. 몇 번 본 적이 있어요.


무르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등 뒤에 있는 키 큰 나무를 가리켰다.


무르: 그쪽의 둥글고 큰 나무 구멍이에요. 전에는 다른 곳에 있었는데, 다람쥐가 옮겨두어서요. 다람쥐의 볼주머니 속에 갇힌 건 저도 처음 하는 경험이었죠. 언젠가 책으로 묶어서 출판하려고요.


무르의 농담에 나는 나도 모르게 웃었다. 그러자 무르도 기쁜 듯이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웃는다. 그 순간, 내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르로부터 호의를 느꼈다. 평소에는 시치미 떼는 듯한 얼굴로 웃고 있는데, 아주 잠깐……. 나를 웃게 해서 기쁘다는 감정이 굴탁 없는 미소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든다.


무르: 후후…….


곧 무르는 점잖은 체하는 미소로 돌아갔다. 내가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 어쩐지 쑥스러운, 진정되지 않는 이상한 기분이 되었다. 좋아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도 사쿠 쨩을 안을 수 없었던, 그때와 비슷한 기분.


아키라: 왜……, 왜 모두에게 마법을 건 건가요?


무르: 당신과 둘만 있고 싶어서요.


아키라: 다른 분들이 들으면 곤란한 것이……?


무르: 물론 아주 많이 있죠. 하지만 그것과 당신을 독점한 건 별로 관계가 없어요. 이 식물원은 제가 좋아하는 것입니다. 멋지잖아요. 약 5000종의 식물이 식재되고 관찰되고 있어요. 현자님은 식물을 좋아하시나요?


아키라: ……글쎄요……. 그렇게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무르: 그거 다행이네요. 당신에게 자랑하고 싶었어요. 여기 있는 식물들을. 보석이나 광석과 마찬가지로, 식물은 이 세계 그 자체니까요. 제가 사랑한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현자님.


인사를 하는 무르의 등 뒤에서 나무들이 웅성거린다. 바람과 비로 길러진, 땅의 역사로부터 태어난 풀과 꽃들. 그렇게 생각하면, 여기에 모인 식물들은 마법사와 아주 닮았다. 토지의 정령에게 사랑받는 마법사들. 마법사란 도대체 무엇일까? <거대한 재앙>이라는 건?


아키라: 무르……. 당신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이 있는데요…….


무르: 네, 뭐든지요.


다시 없을 기회다. 그렇게 갑자기 깨닫고, 나는 마음이 급해서 온갖 의문을 떠올리려 했다. 하지만 무르는 어깨를 으쓱인다.


무르: 라고 말하고 싶지만, 영혼이 부서졌을 때 제 지식도 산산조각나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과거의 무르가 아는 것과 전부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게, 무르의 연구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지금의 저는 알 수 없으니까요.


아키라: 무르의 연구실?


무르: 네. 세계 각지에 무르가 숨겨둔 연구실이에요. 알고 계십니까, 현자님. 과거에 무르는 북쪽 마법사를 화나게 해서 연구실을 파괴당한 적이 있답니다.


아키라: 연구실을 파괴……!? ……그런 심한 짓을…….


무르가 안타깝게 느껴졌지만 어째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무르의 성격이나 말은 상당히 날카롭다. 비록 적의가 없더라도, 심지어 애정이 있더라도 말이다. 오랜 친구인 샤일록에게조차 무르는 신랄한 비꼼과, 비판과, 규탄에 가까운 질문을 할 때가 있다. 그가 누군가를 화나게 하는 일 같은 건 당연한 것처럼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것이다. 그는 연구를 사랑하니까.


무르: 다정하신 현자님. 하지만, 발단을 만든 건 무르 본인입니다. 자업자득이나 다름없죠. 하지만, 오랜 시간을 소비해 축적한 연구 결과를 잃은 것에 역시 무르도 신중해졌어요. 그 이후 무르는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연구실을 만들어, 공을 들여 봉인 마법을 걸었어요. 또, 분야별 혹은 연대별로 분할해서 세계 각지에 산재시켰습니다. 그렇게 하면 한번에 모든 연구 결과를 잃지 않을 테니까요.


아키라: 한번에 다 잃지 않도록 뿔뿔이…….


무르: 네.


아키라: 꼭 당신 같네요.


놀란 듯이 무르가 눈을 깜박였다. 무슨 뜻이냐고 시선만으로 나에게 묻는다. 세기의 지자를 놀라게 했다는 흥분과, 다음 말을 요구받고 있는 긴장감에 묘하게 고양되어서 숨이 막혔다.


아키라: 음……, 그러니까……, 그……. 당신도 영혼이 부서져서 산산조각이 났으니까요. 지금까지 만났던 무르의 조각은 다들, 어딘가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닮았구나 싶어서.


무르는 입술에 손가락을 얹고 생각에 잠긴 듯 시선을 떨어뜨렸다.


무르: 과연……. 재미있는 생각이야.


아키라: (칭찬받았다. 좀 기쁘네.)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무르는 그대로 생각에 잠겨서 전혀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밤바람이 불고 나무들이 웅성거린다. 이대로 기다릴까 했지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아키라: 저기…….


무르: 실례. 대화 도중이었죠.


아키라: 저야말로 죄송해요. 말 걸어도 되나요?


무르: 그럼요, 현자님.


아키라: 무르의 연구실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무르의 연구실을 발견하면, <거대한 재앙>이 강해진 비밀이나, 재앙의 상처를 낫게 할 방법을 알 수 있나요?


무르: 재앙의 상처라는 건, 영혼 조각인 제가 실체화하는 것 같은 기묘한 일 말이죠.


아키라: 맞아요. 다들 곤란해하고 있어서, 낫게 할 방법이 없을까 해서…….


무르: 무르의 연구실에 <거대한 재앙>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럴 가능성은 현저하게 높지만, 적어도 세 가지 위험이 따를 겁니다.


아키라: 세 가지 위험?


무르: 첫째.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무르가 연구실을 마련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도달하기까지 위험이 따를 거예요. 둘째. 연구실의 봉인에는 공격 마법이나 자멸 마법이 걸려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억지로 열면 봉인을 푼 자, 또는 봉인되어 있던 것이 파괴되고 말 겁니다. 셋째. 이게 제일 성가시죠. 무르의 연구실에서 잠들어 있는 것이 안전한 것뿐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아키라: 어떤 뜻인가요?


무르: 무르는 다양한 것에 탐구심을 향하고 있었어요. 어떤 연구를 하다가 또 다른 발견을 하기도 했죠. 탐구에 탐구를 거듭하면서……. 굉장히 위험한 걸 만들어내기도 하고요.


움찔하며 긴장을 느꼈다. 무르가 발명한 마법과학조차 세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그 외에도 위험한 것이 있다니…….


무르: 게다가, 만들어내놓은 채 질려서 방치하고는 잊어버리기도 하고.


나는 머리를 싸맬 뻔했다. 무르의 연구실을 찾아내도, 여는 그 순간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 같다.


아키라: 무르가 방치한 위험한 연구……. 이건 정말 위험하다 하는 것 중에, 뭔가 짚이는 건 있으신가요?


무르: 네.


아키라: 있구나…….


무르: 굉장히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세계 정세를 일변시켜버릴 것 같아 중반에 멈춘 연구가 있습니다. 샤일록에게도 말하지 못했어요. 그가 가장 경멸할 만한 연구 내용이었으니까요.


서론만으로 나는 창백해졌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무섭다.


아키라: ……그건, 대체 뭔가요……?


달빛에 젖은 식물원 속에서, 그는 웃음기도 없이 말했다.


무르: 인조 마법사. 무르 하트제 마법사입니다.



3화. 지하수로의 유귀(幽鬼)


시노: ……뭐야, 저건!?


그것은 본 적도 없는 섬뜩한 것. 인간도 마법사도 망령도 아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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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마법사!? 마도구!? 이런 기척 느껴본 적 없다고!?)


어둠 속에서 유귀(幽鬼)*처럼 서 있는 그것. 찌그러진 인골 같은 것이 조금씩 진동하며 갈비뼈에 닿는 부분을 일그러뜨려갔다. 네로가 하려 했던 말을 떠올린다. 지금 네로는 의식을 잃고 내 빗자루 위에 엎드려 있지만, 빈사의 호흡으로 이렇게 말했다. ㅡ갈비뼈가 열리는 순간에 빛이 온다.

직후, 그것의 중심……. 갈비뼈 같은 부분이 파랗게 빛났다.


*유귀(幽鬼): 망령, 죽은 사람의 혼, 유령.


파우스트: 도망쳐, 시노……!


내 마도구 거울이 만들어내는 빛보다 차갑고 눈부신 섬광이……. 그것의 몸의 중심에서 쏟아져나온다. 찌그러진 갈비뼈 속, 마치 심장처럼 섬광을 크게 부풀리고, 그런 다음……. 청백색 천둥의 기둥 같은 가느다란 빛줄기를 기세좋게 쏘았다.


파우스트: 《サティルクナート・ムルクリード》


시노: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우리는 거의 동시에 주문을 외웠다. 빗자루에 실은 의식 없는 동행자를 지키며 청백색 섬광을 회피한다. 하지만 그것이 뿜어낸 청백색 섬광은 상상 이상으로 빠르고 더 오랜 시간 동안 위력을 유지했다. 마치 종이라도 자르듯, 수로의 벽을 날카롭게 도려내며 시노와 시노가 수호하는 소녀를 뒤쫓는다.


파우스트: 시노……!


시노: …………!


잠깐 번뜩인 시노의 망토를 섬광이 찢었다. 그 순간, 포효가 울린다.


파우스트: …………!


시노를 가로지르려던 섬광. 그 빛줄기가 방향을 틀어 천장을 깎아올리고 사라졌다. 숨을 삼키고 뒤를 돌아본다. 그러자, 지하수로에 숨어있는 유귀에게 무언가가 달려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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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호리한 검은 짐승이다. 선명한 푸른 눈동자를 날카롭게 빛내며 지하수로의 유귀의 등을 물어뜯고 있다.


시노: 히스……!


시노는 검은 짐승을 그렇게 불렀다. 지하수로의 유귀는 커다란 갈고리손톱을 치켜올렸다. 소리를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세좋게 내리친다. 검은 짐승은 격렬하게 수로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러나 곧바로 일어나 물을 박차고 유귀를 향해 간다. 두려워하지도 않고.


시노: 히스……!


파우스트: 시노! 마법으로 히스를 붙잡아! 그대로 데리고 먼저 가!


시노: 너는!?


파우스트: 가능한 한 시간을 벌어서 이놈이 쫓아오지 못하게 길을 막을 거야. 네로도 맡길 수 있을까!?


시노: 알겠어. ……히스!?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에도, 지면에 내동댕이쳐진 검은 짐승이 몇 번이고 유귀와 맞서고 있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웃고 있었다.


파우스트: 네 주군은 용감하네.


시노: ………….


시노는 숨을 떨며 입술을 다물었다. 얼굴을 감추듯 작게 끄덕인다. 대낫을 들고 앞을 응시했을 때에는 이미 평소의 시노였다.


시노: 히스. 데리고 간다.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시노가 주문을 외운다. 보이지 않는 손에 붙잡힌 것처럼 검은 짐승이 공중에 떠올랐다. 그러나 검은 짐승은 격렬하게 저항했다. 시노의 마법을 뚫고 수로에 다시 두 발을 붙인다. 그리고 다시 물을 박차고 달려나가 유귀에게 덤벼들려 했다.


시노: 너, 고집 세네……! 알고 있었지만……!!


시노가 필사적으로 마법으로 히스를 구속하려 한다. 긍지 높은 검은 짐승은 자신이 직접 숨을 끊어놓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격앙된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나는 마도구 거울을 들고 지하수로의 유귀와 검은 짐승 사이로 끼어들었다.


파우스트: 미안하지만 나한테 양보해.


다시 지하수로의 유귀가 갈비뼈 사이로 푸른 빛을 모으기 시작한다.


파우스트: 서둘러, 시노! 《サティルクナート・ムルクリード》!


시노: 부탁이야, 히스……! ……, 히스……!


시노의 목소리가 닿은 것일까. 그렇게 저항하던 검은 표범이 저항을 멈추었다. 마법의 힘으로 구속된 것도 아닌데 시노와 동행하듯 달려나간다.


시노: 가자!


떠나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나는 마도구 거울을 정면에 비추었다. 정면에서 저 섬광을 맞으면 치명상을 입는다. 각오하면서도 거울면에 유귀의 모습을 포착한다.


파우스트: (시노 쪽을 지키면서 이놈을 쓰러뜨리는 건 무리다. 일시적으로 움직임을 멈추고, 공간의 왜곡을 찾아서 여기서 탈출한다. 공간의 왜곡을 찾는 데에는 집중력이 필요해. 시간을 벌어야 돼…….)


나는 눈꺼풀을 감고 주문을 외웠다.


파우스트: 《サティルクナート・ムルクリー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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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려줘! 누가 좀……!


브래들리: 이 안이야. 가자.


미스라: 제가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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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들리: ……여긴가……. 비명이 들린 곳은…….


그림 속의 스노우: 그런 것 같네. 왠지 섬뜩한 분위기구먼…….


그림 속의 화이트: 꽤 어질러져 있네……. 큰 저택 같은데…….


브래들리: 저택이랄까……. 소극장 같은 거 아니냐?


그림 속의 화이트: 소극장……. 오오, 저걸 보게.


그림 속의 스노우: 어디어디? ……무슨무슨 극장……. 극장이라고 쓰여 있구먼.


미스라: 뭡니까, 그거? 아……. 사람 목이 떨어져 있어요.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에!?


미스라: ……아니네. 인형 목인 것 같네요.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깜짝 놀랐네…….


브래들리: 이쪽이 그 녀석 몸통인가. '어서 오세요' 간판 들고 있어.


미스라: 생목으로 어서 오세요라고 해봤자.


그림 속의 스노우: 뭔가 무서운 느낌…….


그림 속의 화이트: 뭔가 섬뜩한 느낌…….


브래들리: 안심해. 너네들보다 무섭고 섬뜩한 건 별로 없다고.


그림 속의 스노우: 그렇지 않은걸!


그림 속의 화이트: 우린 귀여운걸!


브래들리: …………!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꺄ㅡ!


미스라: 저쪽에서 들렸어요. 가보죠.


브래들리: 어. 응……? 1층 안쪽……. 누가 쫓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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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3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7733 공지 드림충 안받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6.07 4294 183
5870 공지 황국신민갤러리입니다 [1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5.01 4390 99
8439 공지 스토리 ㅂㅇ 모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12 38793 16
8391 공지 신고불판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07 856 0
11407 일반 갤 좆망했노 [3] ㅇㅇ(118.235) 04.17 225 3
11405 일반 메인스 1부 2부 다 봤더니 뽕차노 우어엉 [1] 마갤러(58.230) 23.12.17 451 1
11403 일반 드디어 오늘 후편 볼 수 있겠노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02 386 1
11402 일반 돚거 미틸 생카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01 404 5
11400 일반 4주년 오메데토 [2] ㅇㅇ(118.235) 23.11.26 601 10
11398 일반 주년스 놈 기대된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14 514 1
11397 일반 본인 일러랑 스토리 번역 몇 개만 깔짝댄 늒네인데 [2] 마갤러(14.52) 23.11.12 682 1
11396 일반 좆니화 윽어엉!!!!!!!! [16] ㅇㅇ(118.235) 23.11.12 1038 14
11395 일반 즉넨스 멘스작 윽어엉!! [3] ㅇㅇ(118.235) 23.11.12 338 0
11393 일반 왜 중앙만 찢겼노? [1] ㅇㅇ(59.15) 23.11.07 590 0
11392 일반 중머발표 궁금하노 [6] ㅇㅇ(118.235) 23.11.06 411 0
11391 일반 클로에쟝 생카는 매년 레전드노 [4] ㅇㅇ(121.171) 23.10.29 537 0
11390 일반 좆리 좆기 더 못까게 중성화 수술 못함? [2] ㅇㅇ(211.234) 23.10.28 380 0
11387 일반 카어엉 [2] ㅇㅇ(59.15) 23.10.22 264 0
11385 일반 섬냐들 재판늑이 뽑은거 보는데 웃겨 [3] ㅇㅇ(118.235) 23.10.14 589 0
11384 일반 스알인줄 알았는데 [2] ㅇㅇ(118.235) 23.10.10 353 0
11382 일반 늑이 재판하노 [2] ㅇㅇ(118.235) 23.09.29 332 0
11380 일반 최근에 적자 기사 떴었노 [5] ㅇㅇ(118.235) 23.09.24 772 0
11379 일반 산리오 늑이 나왔노 [4] ㅇㅇ(39.7) 23.09.21 524 1
11378 번역 멘스 2부 22장 11화 [2] ㅇㅇ(175.200) 23.09.07 110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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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57 일반 갱신분 뜨기 전에 또 복습했는데 놈딱 재미있노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34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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