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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멘스 2부 18장 7~10화

ㅇㅇ(175.200) 2023.07.29 23:13:18
조회 558 추천 12 댓글 0
														

7화. 그에게 도착하기 전에


아이작: ……여기는 어디인가요?


피가로: 비의 거리야.


아이작: 비……? 안 오고 있는데요?


피가로: 가뭄이었던 시기에 비구름을 불렀다는 전승이 있어. 이 이상은 말하지 마.


아이작: 무……, ………….


피가로: 말할 거면 작은 소리로. 한밤중의 소음은 단속에 걸려. 레노, 길드의 흔적의 여관은?


레녹스: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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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비의 거리는 바람소리밖에 나지 않았다. 레녹스가 안내해준 길드의 흔적의 여관에 도착한다.

나쁜 예감이 적중했음을 알았다. 파우스트의 기척이 사라져 있었다.


피가로: ………….


레녹스: 피가로 님…….


미틸: 왜 그러세요? 빨리 안으로 들어가서 동쪽 분들을 찾아야…….


피가로: 아니…….


사정을 이야기하려다, 불안한 모두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양해를 구해둔다.


피가로: 놀라더라도 큰 소리를 내지 말아줘. 괜찮지?


루틸과 미틸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을 기다리고, 나는 최악의 사태를 최대한 부드러운 표현으로 설명했다.


피가로: 동쪽 마법사들의 기척은 없어. 하지만 저 건물에서는 질서가 흐트러진 기척이 희미하게 느껴져. 아침까지 기다리지 않길 잘했어. 시간이 흘렀다면 공간의 이변을 눈치채지 못했을 거야.


조금 목소리가 떨려서 놀랐다. 아무래도 동요하고 있다. 아이작을 한 번 보고 나서, 눈치채지 못하도록 손목을 살짝 움켜쥐었다. 손가락까지 떨기 시작하면 얕보일 것이다. 얕보이면 공격당한다.


피가로: 공간의 왜곡이 생겼다는 건, 공간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공간에 관여하는 마법은 고도 마법이야. 마법관에서도 오즈나 미스라밖에 사용할 수 없어. 노바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레녹스: 노바……!? 미스라조차 못 당해냈던 그 노바가…….


루틸: 히스 일행은 어딘가에 붙잡혔다는 건가요!?


피가로: 모르겠어. 어쩌면…….


파우스트 일행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고민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처럼, 마음이 멋대로 처리하려 한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손가락 끝이 차가워졌다. 한밤중이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시야가 어두워진다. 나는 눈꺼풀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웃는 얼굴로 젊은 마법사들을 안심시키려 한다.


피가로: 아직 방법이 있어. 공간이 왜곡된 흔적을 찾을 수 있다면 추적할 수 있을지도 몰라. 미틸, 미스라한테서 받은 피리……. 그를 부르기 위한 주술도구로 미스라를 불러줄래?


미틸: ……미스라 씨를 불러서 공간의 문을 사용해서 추적하면 되겠네요!


피가로: 그렇지.


미틸: 알겠습니다! 저, 해볼게요!


미틸은 루틸에게 눈짓을 하고 가방 속에서 새 박제 같은 것을 꺼냈다. 새의 꼬리 근처에 꽂힌 피리 모양의 막대기에 우물쭈물하며 입을 대려 한다.


루틸: 형이 할까?


미틸: ……괜찮아요. 불게요!


레녹스: 응, 부탁해.


미틸은 뺨을 부풀리고 힘껏 주술도구 피리를 불었다. 그러자 박제 같던 새가 옅은 빛에 싸여 생기를 되찾는다. 크게 날개를 펴고 밤하늘을 향해 부리를 벌리며 울음소리를 높이 울리려 했다. 그때……. 아이작이 주술도구 새를 으스러뜨렸다.


미틸: 아앗……!


루틸: 아이작 씨!?


아이작: ………….


-


미스라: 《アルシム》 ……또 사라졌어. 정신사납게……. …………!


브래들리: 위험하게! 멍하게 서있지 마! 네놈을 쏠 뻔했잖아!


미스라: 브래들리. 남쪽 마법사들은 오늘 어디 가요?


브래들리: 남쪽 마법사!? 중앙나라 시장에서 뭔 집을 보러 간다 그랬나 하고 갔는데!


미스라: 그럼 위험한 장소는 아니네요. 그 사람, 엉덩이로 깔아뭉개서 부순 건가. 의외로 대충대충이네요. 엄마랑 똑같네…….


브래들리: 수다는 나중에 해, 미스라!


미스라: 알고 있어요. 그쪽은 해치웠어요!?


브래들리: 시끄러, 이제 곧 할 거라고!


미스라: 저도 금방이라고요!


실베스: 꺄아아악……! 여기에 나타났어……!


미스라: ……끈질기네.


브래들리: 되게 애먹이네!



8화. 달빛 아래 묻는 물음


아이작의 손바닥 안에서 주술도구 새는 시든 꽃처럼 축 늘어졌다. 그리고 마법의 불꽃에 휩싸여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다. 나는 할 말을 잃고 아이작을 바라보았다. 바람소리만이 울려퍼지는 별이 빛나는 밤, 입가를 가리고 레녹스는 내내 서 있었다. 아이작은 얼음처럼 투명한 푸른 눈동자로 나를 돌아본다.


아이작: ……미스라는 부르지 않아도 돼. 내가 도울게.


그리고 루틸에게도 말했다.


아이작: 미스라는 부르지 않아도 돼. 내가 지켜줄게.


루틸: 에……. 아……. 고맙……. 습니다……?


미틸: 감사를 할 때가 아니라구요! 미스라 씨, 못 오게 됐잖아요!


반사적으로 차가운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아이작의 눈빛에서 자신에 대한 반의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주눅든 아이가 사랑을 조르는 것처럼 말없이 호소하고 있었다. 그는 편안한, 자신이 있을 장소를 잃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아이작: 제가 있으면 되잖아요, 피가로 님.


나는 이마를 짚으며 눈썹을 찌푸렸다. 아이작을 데리고 온 건 나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을 주고, 그러면서도 애정으로 채워주는 것도 할 수 없었다.


레녹스: 미스라를 찾아 오겠습니다.


피가로: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데?


레녹스: 아니면 서쪽나라에 가서 오…….


피가로: 그건 새벽이 올 때까지 일을 못 하잖아.


레녹스: ……새벽이 되자마자 여기로 모셔와서…….


루틸: 저도 미스라 씨를 찾아 올게요! 어쩌면 마법관에 돌아와 있을지도 몰라요!


피가로: 내가 해볼게.


루틸: 피가로 선생님이……?


미틸: 하지만, 공간 마법은 엄청 어려운 마법이잖아요……?


피가로: 그렇지. 내 마력으로는 공간을 연결하는 건 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한 번 벌어졌던 균열을 넓힐 수는 있을지도 몰라. 잘하면 길을 찾으면서 따라갈 수 있을 거야.


실패하면 차원의 틈을 헤매게 된다. 그것은 말할 수 없었다.


피가로: 레녹스. 루틸과 미틸을 부탁할게. 아이작, 너는 나랑.


아이작: 네!


레녹스: 기다려주세요! 저도…….


피가로: 성공할 거라고는 장담 못 해. 네 말대로, 만약을 위해서 그걸 데리러 가는 게 좋겠어. 새벽이 오면 공간의 왜곡의 흔적을 추적해줘. 그라면 할 수 있을 거야.


셔츠 소매의 단추를 잘라 레녹스에게 건넨다. 그는 험악한 표정을 한다.


레녹스: 무슨 생각이십니까. 설마, 유품으로……!


피가로: 얼굴 무섭잖아. 유품을 나눠줄 거라면 더 좋은 걸 줄 거야.


레녹스: ……그럼…….


피가로: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오즈한테 갖다줘. 내가 있는 곳을 알 거야.


알았으면 좋겠다, 정도의 확률이었지만 나는 그렇게 단언했다. 레노는 순순히, 정중하게 단추를 움켜쥔다.


레녹스: ……맡아두겠습니다.


루틸: 괜찮으시겠어요,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괜찮아. 아이작도 있고.


아이작: 맡겨줘.


피가로: 그럼 나중에 보자, 미틸.


미틸은 걱정스러운 듯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미소를 지으며 아직 어린 티가 남아있는 그의 부드러운 뺨을 어루만진다.

그의 예언을 알고 있었다. 남쪽 마법사를 멸망시킬 마법사. 불길한 미래를 가능한 한 멀리 떼어놓고 싶었다. 내가 이 아이에게 할 수 있었던 게 있을까.

미틸에게서 손을 떼고 그들에게서 등을 돌린다. 아이작을 데리고 걷기 시작했다.


미틸: ……어째서, 공간의 마법을 사용하실 수 있는 건가요?


미틸의 물음에 뒤돌아본다. 밤바람에 백의가 날렸다. 달빛에 파랗게 비쳐 그것은 바다의 흰 물결처럼 보였다. 그 맞은편에 소년이 서 있다.


미틸: 오즈 님이나 미스라 씨밖에 쓸 수 없다는 어려운 마법인데, 어째서…….


피가로: ………….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말을 순간적으로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갑자기 웃음이 치밀었다.


피가로: (이걸로, 파우스트 쪽은 어딘가에서 무사하고 나만 개죽음인 거면 바보 같겠네. 하지만, 두 번이나 두고 갈 수 없어. 이제는 두고 가지 않을 거니까.)


-


레녹스: ………….


루틸: 괜찮으실까요……. 피가로 선생님, 상태가 이상했어요.


레녹스: ……그래.


미틸: ………….


루틸: 레노 씨. 오즈 님을 마중하러 가는 거라면 저희들만으로 충분해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피가로 선생님께…….


레녹스: 그래. 동행해야겠어. 이 단추는 루틸이 가지고 있어줘.


루틸: 알겠습니다.


레녹스: 엘리베이터용 마나석을 줄게. 한밤중이야. 물건을 잘 챙기도록 해.


루틸: 레노 씨도 조심하세요.


레녹스: 고마워. 미틸. 괜찮아?


미틸: ……네. 레노 씨도 피가로 선생님도, 무사히 돌아오세요. 무리해서 위험한 일은 하지 마세요.


레녹스: 노력할게.


미틸: 저, 레노 씨……. 레노 씨가 피가로 선생님을 가끔씩 피가로 님이라고 하는 건 어째서인가요?


레녹스: ………….


미틸: 아이작 씨도……. 아서 님도 그렇게 불러요. 아서 님은, 오즈 님이랑 친해서 그런 거라고 하셨지만……. 피가로 선생님은……. 피가로 가르시아 씨는……. 사실은 어떤 사람인가요?


레녹스: …………. 남쪽나라의 동네 의사고, 미틸의 마법 선생님이야.


미틸: ………….


레녹스: 다녀올게.


루틸: 조심하세요!


미틸: ……, 무사히 돌아와주세요! 레노 씨도, 피가로 선생님도!


레녹스: 그래.


루틸: 미틸. 우리도 가자.


미틸: ……네!



9화. 작별을 당신에게


질: 릴리아나 님, 무슨 일이십니까. 이런 늦은 밤에…….


릴리아나: 왕궁으로 돌아가지.


질: ……규중의 영애는 한밤중에 외출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답니다. 그분을 만나러 가시는 겁니까? 왕립 식물원까지…….


릴리아나: 아니요. 그분을 다시 뵙는 건 왕궁에서. 내가 왕관을 받았을 때에.


그레고리: 릴리아나!


릴리아나: ………….


그레고리: 릴리아나! 나야, 그레고리야! 당신을 구하러 왔어!


질: 말하는 새라니 기묘하군. 베어버릴까요?


릴리아나: 좋다. ……나를 구하러?


그레고리: 그래. 왕궁에 가는 걸 그렇게 무서워했잖아!? 그런데도 나는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어서 당신을 보내버렸어. 왕궁 생활이 더 행복할 거라면서…….


릴리아나: ………….


그레고리: 사실은 놓치고 싶지 않았어! 이번에야말로 진실한 사랑과 용기를 보일게. 당신을 어디에도 보내지 않을 거야! 사랑해, 릴리아나.


릴리아나: …………. 후후…….


그레고리: 장군님도 들어주세요! 릴리아나는 흰 머리의 마법사에 의해 어떤 마법이 걸렸어요.


질: 호오. 흰 머리의 마법사…….


그레고리: 네! 저를 새의 모습으로 만든 것도 분명 그 녀석이……!


질: 그 마법사라는 건, 저런 얼굴이었을까.


그레고리: 에……?


노바: ………….


그레고리: 너는……! …………!? ……윽, 릴리아나……!


릴리아나: ………….


그레고리: ……, 소……, 손을 놔줘……! 숨을 못 쉬겠어……. 괴로워……!


릴리아나: 미안하지만, 나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아.


그레고리: ……, ……윽……. 릴리……, ……아나…….


릴리아나: 잘 가, 그레고리.


그레고리: ……, ……! ………….


릴리아나: ………….


질: 안 움직이네…….


노바: 지독한 짓을.


릴리아나: 그대가 새 따위로 만드니까 그런 거다.


노바: 당신의 비극과 닮았던 것뿐입니다. 혹은 희극이려나. 작은 새로 변해버려 갈라진 연인들.


릴리아나: 입 다물어라.


노바: 후후…….


-


릴리아나: 사라졌나……. 기분 나쁜 남자야. 질, 떠나도록 하지. 사체는 처분해두어라.


질: 예…….


-


질: …………. 하아. 불쌍하게도……. 나는 동물을 좋아하니, 이런 비극은 보고 싶지 않았어. 처분이라. 불에 태워서 재로……. …………. 땅에 묻어주기만 해도 되겠지. 새 남자. 너의 사랑의 말은 가슴에 와닿는 게 있었어. 이야기의 한 막 같아서 나도 모르게 열중해서 듣고 말았군. 다음 생에 행복하길 바란다. 이걸로 됐다. 그럼, 갈까.


-


그레고리: ……, 푸하……! 퉤퉤……, 퉤퉤……! ……죽는 줄 알았네……! 뭐야, 그 녀석들은!? 릴리아나는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왕궁에서 왕관을 받는다니……. 아직 국왕폐하는 살아계시는데! ……, 일단 미안하지만 지금은 현자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어. 왕립 식물원으로 가자……!


-


시노: 하아……. 하……! 네로의 상태는!?


야윈 노인: 아직 숨쉬고 있다네!


시노: ……, 어디야……. 공간의 왜곡……. …………! 파우스트의 주구가 반응하고 있어! 왜 그래, 히스!? 저 벽에 뭔가 있는 건가!?


시노: …………! 저쪽 벽……. 조금 투명해……! 잘했어, 히스! 역시 히스다……!


곱슬머리 여성: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거야……?


시노: 그래!


곱슬머리 여성: ……다행이다……!


마른 청년: 살아서 갈 수 있어……!


시노: 물러나 있어. 파우스트의 거울을 매개로 해서 마법진을 형성할 거야.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야윈 노인: 오오……! 손가락 끝만한 균열이……! 공간에 균열이 커진다!


시노: ……, 아직이야…….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너비까지…….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 어디 가!? 히스……!


곱슬머리 여성: 꺄아아악……!


시노: …………!


키가 작은 신사: 그놈이다……! 그놈이 쫓아왔어!


시노: 그럴 수가……! 파우스트는……!? ……, 아니야……. 이 자식, 두 마리째인가……! 균열이 벌어졌어! 히스, 돌아와……! 너희들도 거기서 밖으로 나가!


키가 작은 신사: 어디로 연결돼 있는 거야!?


시노: 몰라! 여기보단 낫겠지! 서둘러!


마른 청년: 알았어! 자, 손을…….


곱슬머리 여성: ……고마워…….


시노: ……, 서둘러! 오래는 못 버텨……!


키가 작은 신사: 이리와! 너도……!


시노: 네로랑 히스를 먼저 데리고 가줘!


야윈 노인: …………! 위험해……!


시노: …………! (지금 회피하면 열려있던 공간의 균열이 사라져! 안 돼! 피할 수가 없어!)


시노: ……윽, ……!? 상처가 없잖아……? 그 섬광을 맞은 줄 알았는데…….


키가 작은 신사: 안 되겠어! 그 짐승한테 가까이 갈 수가 없어……. 물릴 것 같아서…….


시노: 히스, 저 균열을 통과해! 부탁이야! 가줘, 히스! 저 자식이 또 덮쳐온다……!


시노: 히스……!


네로: ……, ……아……. 《アドノディス・オムニス》!


시노: 히스가 잠들었어……. ……네로……!


네로: ……내가 남을게……. 먼저…….


시노: 시끄러! 바보야! 히스를 부탁해. 같이 데리고 가줘!


네로: 이 빗자루는 파우스트의…….


시노: 됐으니까 가……!


네로: ……, 알았어…….


시노: ……하…….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시노: ……, ……또야……. 공격을 받은 것 같았는데…….


키가 작은 신사: 나까지가 마지막이야! 너도 도망가!


시노: 알았어! ……, 어이! 파우스트 거울! 파우스트가 있는 데까지 가. 안 된다고는 못 하게 할 거니까! 나는 지금까지 임무에서 사념을 가진 물체들을 봐왔어! 너도 기합으로 움직여 보라고! 부탁할게…… 파우스트한테 돌아가!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시노: 거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이제 이 균열만 빠져나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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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


시노: ……, 윽……. ……추워……. ……여기는……? ……온통 하얘……. 호전적인 정령의 기척……. ……설마, 북쪽나라인가……?



10화. 지독한 고독


피가로: 그럼 갈게.


아이작: 네.


피가로: 《ポッシデオ》


레녹스: …………!


피가로: 레노!?


레녹스: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공간이 뒤틀리고, 장소가 안정을 잊고 다양한 경치가 지나간다.

울창한 깊은 숲.

먼지를 뒤집어쓴 좁은 방.

그리고…….

어두운 지하수로 같은 장소에 엎드려 있는 시체 같은 것을 보았다. 큰 갈고리발톱에 찢긴 듯한 상처가 등에 새겨져 있다. 피범벅이 된 수척한 등에 낯익은 문장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핏기가 빠져나갔다.

저건 파우스트인가? 빨리 구하지 않으면. 돌이 되어버린다. 나보다도 먼저.

손을 뻗으려 하자 경치가 멀어진다. 다음으로 본 것은…….

잃어버린 고향을 닮은 경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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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로: ……, ……하…….


처음 느낀 것은 사정없이 체온을 빼앗는 추위였다. 바늘처럼 날카롭고, 자존심이 강하고, 특유의 느낌이 있는 땅의 기척. 이곳은 북쪽나라다. 그것을 깨닫고 곧바로 체온을 지키기 위해 마법을 걸려 했다. 혹한의 땅에서는 마법이 없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


피가로: ………….


어째서인지 마법이 걸리지 않았다. 손끝이 얼어붙고 폐 안쪽이 차가워진다. 눈보라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온통 흰색이다.


피가로: 하아……. 하……. 《ポッシデオ》


외우는 데 익숙해진 주문을 입에 담았다. 그러나 정령들은 반응하지 않는다.


피가로: ……하…….


체온을 빼앗길 각오를 하고 맨손의 손가락으로 설원 위에 마법진을 그렸다.


피가로: 《ポッシデオ》


아무런 반응이 없다. 정령들의 기척이 멀다. 지독한 고독을 느꼈다. 새하얀 설경 속에서 망연히 서 있던 먼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때, 인영이 다가왔다. 커다란 그림자에 레녹스인가 하고 안도하며 고개를 든다.


아이작: 피가로 님.


아이작이었다. 그는 추위로 얼어붙지도 않고, 얇은 옷을 입고도 태연했다. 북쪽 마법사라면 당연하다. 얼어붙는 나를 눈앞에 두고 아이작은 신기한 듯했다.


아이작: 왜 그러세요? 마법으로 몸을 지키지 않나요?


피가로: ……, 하아……. 하…….


말을 하려 했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몸이 떨려서 멈추지 않는다. 나는 아이작의 팔을 잡았다. 조금 전의 공간으로 어떻게든 가야 한다. 파우스트는 중상을 입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하다. 레녹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내 마법이 없으면 누가 북쪽의 땅에서 그를 지킬까.

아이작이 내 얼굴을 만진다. 밀어내려 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웃고 있었다. 잔잔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인다.


아이작: 아아……. ……마법을 쓰실 수 없는 거군요……. ……이해해요……. 저도 몇 번인가 그랬어요……. ……지금이라면……. 당신을 돌로 만들 수 있어.


나는 눈을 부릅떴다. 아이작의 경박함과 무례함에 격렬한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치켜든 손바닥은 마도구 오브를 꺼내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아이작은 조소하지도 않고, 진심으로 신에게 감사하듯 큰 등을 감격에 떨고 있었다.


아이작: ……아아, 루틸. 이제 알겠어. 우리는 약속을 할 수 없으니까……. 함께 있기 위해서는 빼앗을 수밖에 없어.


아이작의 굵은 손가락이 내 목에 걸린다. 나는 잠시 동안 그에게 대항할 수단을 몇 가지 생각했다. 그러나 모두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저항을 해봐도, 아무런 힘도 가지지 않은 그저 인간이 북쪽의 마법사를 이길 수는 없다. 말로 속여넘긴다고 해도 아이작의 마력에 굴복당할 것이다.

오즈의 앞에 있는 인간은, 이 이상으로 그가 무서웠을 것이다. 무력한 자신에게 절망하고 세상을 저주했을 것이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파우스트의 생명도. 레녹스의 생명도. 나를 기다리는 미틸과 루틸의 미래도. 오즈도, 분명 곤란할 것이다. 내가 이런 데서 돌이 되면. 그래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치고, 있는 힘껏 사고했다.


피가로: 아……, 아이작……. 기다리렴. 잘 들어.


아이작: 걱정 마세요. 피가로 님. 당신은 배 속에 넣어서 지켜드릴게요.


피가로: ……, 돌이 되면, 너를 칭찬해줄 수 없어. 착하지, 아이작.


아이작: 됐어요……. 당신을 돌로 만들어서 함께 있으면 안심할 수 있으니까.


피가로: 그건 함께 있는 게 아니지 않아?


스스로 던진 말에 나는 가볍게 절망했다. 그렇다. 사실은 알고 있다. 잃어버린 자의 돌을 먹어도 함께 있는 것이 되지는 않는다. 치렛타는 어디에도 없다. 다른 마법사들도.


아이작: 아니요. 저와 하나가 될 수 있어요. 제가 돌로 만든 북쪽 마녀처럼.


그때, 고고하고 늠름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에바: ㅡ뭐라고 했지.


눈보라 너머, 아이작의 어깨 너머로 빗자루를 탄 북쪽의 마녀가 보였다. 그녀는 나도 알고 있었다. 치렛타와 비슷한 시간, 오랜 세월 살고 있는 긍지 높은 북쪽의 마녀……. 에바다. 아름다운 눈동자를 치켜올리며 섬뜩한 증오의 표정으로 에바는 아이작을 노려보았다.


에바: 그 파란 돌은 내가 소피에게 준 거다. 소피에게 무슨 짓을 했지.


아이작이 히죽 웃었다. 내 목에서 손을 떼고 상공의 에바를 본다. 아이작은 완전히 북쪽 마법사의 얼굴이 되어 있었다.


아이작: 돌로 만들어서 먹었다! 너도 배에 넣어줄까!


에바: 이 자식……!


새하얀 어둠에 격렬한 빛이 달린다. 북쪽 마법사들 간의 사투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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