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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멘스 2부 21장 1~3화

ㅇㅇ(175.200) 2023.09.07 03:25:51
조회 734 추천 16 댓글 0
														

21장. 세계를 당신으로 물들여


1화. 현자의 래티스


풍요의 거리 주민: 새로운 여왕님의 마차다!


풍요의 거리 주민: 새 여왕 릴리아나 폐하, 만세!


풍요의 거리 주민: 정말 젊고 아름다우셔……. 마치 이야기 속 등장인물 같아! 그러면서도 거침없는 훌륭한 품행……. 서쪽나라 백성으로서 자랑스러워.


풍요의 거리 주민: 불행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었지만, 이걸 계기로 밝은 이야기가 늘어나면 좋겠다!


풍요의 거리 주민: 괜찮을 거야! 아키라 님이 계시고.


풍요의 거리 주민: 아키라 님?


풍요의 거리 주민: 몰라? 이 거리에서 아키라 님의 이름을 모르다니, 정보가 늦잖아!


풍요의 거리 주민: 아, 알고 있다고. 들어본 적은 있지만, 좀 잊어버려서…….


풍요의 거리 주민: 후후후, 알려줄게. 아키라 님은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이계에서 소환된 현자님이야. 21명의 현자의 마법사를 이끌고 계시지.


풍요의 거리 주민: 아아, 생각났어! 대관식에서 여왕폐하께 왕관과 왕홀을 하사하셨다는…….


풍요의 거리 주민: 맞아! 앗……, 이야기하고 있으니 마침……!


풍요의 거리 주민: 아키라 님!


풍요의 거리 주민: 현자 아키라 님이다!


풍요의 거리 주민: 고양이를 안고 계셔! 좋아하시는 걸까!


풍요의 거리 주민: 새도 어깨에 타고 있어! 새도 좋아하시나 봐!


풍요의 거리 주민: 동물을 좋아하시는구나! 분명 다정하신 분일 거야!


풍요의 거리 주민: 여왕폐하 만세! 현자님 만세!


풍요의 거리 주민: 현자님, 손을 흔들어주실까? 아키라 님……. 아키라 님! 꺄아아……! 손을 흔들어주셨어!


풍요의 거리 주민: 오오……! 현자님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힘이 나네!


풍요의 거리 주민: 정말! 여왕폐하도, 현자님도, 젊고 사랑스러우셔!


풍요의 거리 주민: 현자님, 근사한 분이야. 곁에서 모시고 싶어…….


풍요의 거리 주민: 그런데, 현자님은 마법사를 이끌고 계시잖아? 마법사라니, 괜찮은 거야?


풍요의 거리 주민: 잘 모르겠지만, 구세의 마법사니까 분명 좋은 마법사일 거야. 그야, 어쨌든 새 여왕폐하의 대관식에 참석하셨을 정도인걸!


풍요의 거리 주민: 그렇지! 앗, 봐봐! 현자의 마법사들의 초상화를 팔고 있어! 현자님 것도!


풍요의 거리 주민: 보러 가자!


드라몬드, 콕로빈: ………….


콕로빈: 엄청난 인기네요……. 현자님도 현자의 마법사분들도…….


드라몬드: 으으음……. 저런 초상화 같은 걸 멋대로 팔고 있다니……. 애초에 현자의 마법사의 초상화를 그리게 한 건 우리가 먼저인데!


콕로빈: 하지만, 중앙나라의 궁정화가가 그린 것보다 왠지 다들 밝은 표정을 하고 있어요. 서쪽나라 쪽이 더 친한 거 아닐까…….


드라몬드: 바보녀석! 당연히 서쪽나라의 화가가 멋대로 웃게 만든 거 아니냐!


콕로빈: 앗, 그런가. 어쩐지 오즈도 미스라도 미소가 산뜻하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몬드: 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멋대로 서쪽나라에 마법관을 만들질 않나, 우리에게 실례가 아닌가!?


콕로빈: 대관식 후 서쪽 왕궁에서 정식적인 서장도 도착했죠……. 현자님과 현자의 마법사들의 호위와 시중은 서쪽나라에서 하겠다. 지금까지의 배려 감사하다고…….


드라몬드: 그 무슨 일방적인! 현자의 마법사는 서쪽나라의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돌보아온 곳은 중앙나라다! 단호하게 항의하겠다!


콕로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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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 중앙나라의 마법관리대신 드라몬드 님. 고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에는 우리나라와의 교류도 깊게 하여, 빈센트 전하의 의견을 나누고 진행하고 싶으므로…….


드라몬드: …………!


시종: 어떠십니까, 드라몬드 님.


드라몬드: ……알겠습니다. 중앙나라로 돌아가 빈센트 전하께 보고드리겠습니다.


시종: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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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로빈: 어떻게 된 건가요, 드라몬드 님!? 단호하게 저항하시는 거 아니었나요…….


드라몬드: 빈센트 전하는 서쪽 왕가와 친밀하시다고!? 만에 하나, 전하의 체면을 구기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콕로빈: 저희는 엄청나게 전하께 꾸중을 듣겠죠. 아니, 저희가 처벌받는 것뿐이라면 다행이지만…….


드라몬드: 서쪽나라와 친하신 빈센트 님, 그리고 현자의 마법사이신 아서 님……. 한 발짝 잘못 디디면 두 분을 중심으로 중앙나라는 양분되고 말지도 모른다. 일은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한 번 중앙나라로 돌아가자!


콕로빈: 네! 현자님, 현자의 마법사분들……. 대관식 이후로 만나뵙지도 못했는데……. 부디 무사하시길…….


-


릴리아나: 국민이여. 저는 서쪽나라가 대륙의 중심에 설 것을 진심으로 확신합니다. 서쪽나라가 자랑하는 과학과 전통, 마법과학병단과……. 구세의 영웅인 현자의 마법사들과 함께 서쪽나라를 크게 만들어가겠습니다.


그 대관식에서 릴리아나 여왕의 선언을 들었을 때…….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람과 분노를 느꼈다. 멋대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마치 당신의 소원을 내가 받아들이고 응원하는 것 같다. 아니라는 것을 모두에게 분명히 말해야 한다. 당장이라도 전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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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나라의 남성: 어서 오세요, 현자님.


서쪽나라의 여성: 어서 오세요, 현자님.


서쪽나라의 소년: 식사를 가져다드릴까요?


서쪽나라의 소녀: 목욕 준비를 하시겠습니까?


서쪽나라의 노인: 향은 어떤 향으로 하시겠습니까?


서쪽나라의 노부인: 차는 어떤 차로 드릴까요?


서쪽나라의 남성: 과자는 어떠십니까?


서쪽나라의 여성: 노래나 춤은 어떠십니까?


대관식 직후, 우리를 돌보는 사람들이라며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멋진 미소에 성격이 좋아 보이는, 남녀노소가 50명 정도. 그 안에는 인간도 마법사도 있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중앙나라 사람들에게 대접받은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키라: 아, 저기…….


서쪽나라의 여성: 저희들은 현자님과 현자의 마법사님들의 신변을 돌보아드리는 자들입니다.


서쪽나라의 남성: 어떤 일이라도 사양하지 마시고 말씀해주십시오.


서쪽나라의 노부인: 취향이 있으시다면 꼭 들려주십시오.


서쪽나라의 아이: 인간이 좋다든지, 마법사가 좋다든지. 노인이 좋다든지, 아이가 좋다든지.


서쪽나라의 여성: 저처럼 떠들썩한 쪽이 좋다든가! 과묵하고 조용한 쪽이 좋다든가!


서쪽나라의 소년: 현자님을 돌보아드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반짝반짝한 미소에 둘러싸여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아키라: 저기……. 감사합니다. 하지만, 대관식도 끝나서 중앙나라의 마법관으로 돌아가야 해요. 세계 곳곳의 이변을 정리하는 임무도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서쪽나라의 남성: 그 건이라면 안심하십시오. 서쪽나라의 마법관에서 인계받기로 했습니다.


아키라: 서쪽나라 마법관에서 인계받기로 했다고요……!? 아서는 알고 있나요?


서쪽나라의 남성: 자세한 것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아키라: 그럴 수가……. 죄송하지만, 저는 그럴 생각이 없어요. 다친 사람들의 상태도 좋아지고 있고, 슬슬 중앙의 마법관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여러가지로 감사했습니…….


서쪽나라의 아이: 자……,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인사를 하려고 하자, 점잖은 남자아이가 소리를 높였다. 그의 얼굴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서쪽나라의 아이: 가지 말아주세요, 현자님. 저희에게 불만이 있으시다면 고칠 테니까요…….


겁먹은 듯한 태도에 나는 당황하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호통을 치거나 심한 벌을 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오해를 하게 해버린 걸지도 모른다.


아키라: 불만이 있는 게 아니에요. 여기가 싫다는 게 아니라, 중앙의 마법관에서 할 일이…….


서쪽나라의 여성: 여기에 계셔주실 수 없을까요?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뭐든 할게요!


서쪽나라의 남성: 저도 부탁드립니다! 제발 여기에 계셔주세요, 현자님!


그들의 필사적인 모습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쨌든 책임자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날도 다음날도, 제대로된 답변이 오지 않은 채……. 지금도 나는 서쪽의 마법관에 있다.


아키라: (곤란해……. 오즈나 미스라의 마법으로 억지로 돌아갈 수는 있지만……. 무단으로 돌아가버리면 나중에 문제가 될 것 같은 분위기야.)


당황하는 나를 두고, 마법관에 모인 사람들에게는 조직명까지 붙어있었다. 현자의 래티스. 현자를 둘러싸고 보살피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밝고 친절하고, 외관이 좋고, 성격이 좋은 현자의 래티스들. 그들은 내가 뭔가를 하려고 고개를 들기만 해도 나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온화한 미소와 스마트한 태도. 시원시원한 라스티카처럼 그들은 나에게 묻는다. 뭐 좀 드시겠어요? 누구를 불러드릴까요? 어디로 나가시겠어요?

처음에는 그들의 민첩함과 세심함에 경계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를 주목하고 있는 건가 하고. 하지만, 이야기하기 쉬운 태도와 항상 나를 지켜보고 바로 도우려 해주는 자세에……. 점점 마음이 가벼워졌다. 소중하게, 정중하게 대해지면 안심이 되고 굉장히 마음이 편하다. 이 마법관에서 나가고 싶다는 요망 이외에는, 그들은 열심히 신속하게 궁리하며 대응해준다.


현자의 래티스: 현자님, 무슨 일이십니까?


아키라: 아……. 부상자 치료를 위해서 붕대와 천과 약초를 갖고 싶어서…….


현자의 래티스: 현자의 마법사분들의……. 아아, 늦게 알아차려서 죄송합니다. 저희가 요청했어야 했습니다. 저희가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약초의 이름을 알려주시겠습니까? 구하게 되면 바로 현자님과 루틸 님께 알려드리겠습니다. 몸조리 잘하십시오.



2화. 서쪽나라의 목적


현자의 래티스: 또 곤란하신 점은 없으실까요?


아키라: 저기……. 저는 괜찮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물어봐주실 수 있을까요?


현자의 래티스: 알겠습니다. 필요하신 것이 있으면 준비해드리겠습니다.


현자의 래티스라고 불리는 서쪽나라 사람들은 우리에게 친절하고 상냥했다. 중앙나라의 사람들은 실례가 되지는 않았지만, 딱딱하고 엄격한 인상도 있었다. 하지만 서쪽나라 사람들은 사용인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라도 소탈하게 농담을 해준다.


현자의 래티스: 좋은 아침입니다, 현자님. 비스킷이 구워졌어요. 고양이와 새와 작은 마법모자 비스킷이에요. 현자님의 트레이드 마크예요. 검은 백합도 멋지지만 조금 음침하니까요. 마음에 드셨을까요?


아키라: 아하하……. 감사합니다.


현자의 래티스: 아아, 기뻐해주셔서 다행이야! 당신의 미소가 최고의 보상이에요. 부디, 비스킷을 즐겨주세요.


곤란과 혼란과 긴장 속에서, 그들의 따뜻한 대접은 치유처럼 느껴졌다.


현자의 래티스: 어서 오세요, 현자님.


현자의 래티스: 어서 오세요, 현자님. 여왕폐하와의 시찰은 어떠셨나요?


아키라: 시찰이라고 할까……. 거의 마차는 내리지 않고, 여왕님과도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어요.


현자의 래티스: 어머……. 그건 아쉽네요.


아키라: 현자의 마법사분들은요?


현자의 래티스: 방에 계시기도 하고, 정원을 탐색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어디로 안내해드릴까요?


아키라: 아니요, 괜찮습니다.


현자의 래티스: 알겠습니다. 현자님, 혹시 시간이 있으시다면, 조금 괜찮을까요?


아키라: 뭔가요……?


현자의 래티스: 자기소개를 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이름이나 담당 업무, 특기 같은 걸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아키라: 앗……. 죄송해요. 제가 여쭤봤어야 했는데.


나는 미안해서 민망해졌다. 그들의 이름도 궁금해하지 않고 이것저것 받고 있었다니.


현자의 래티스: 아니에요. 현자님은 바쁘신 분이니까요. 지금 승낙해주셔서 기쁩니다. 그러면, 저부터 자기소개할게요.


아키라: 네. 부탁드립니다.


알미로: 제 이름은 알미로. 5남매 중 장남이고, 마법관에서는 바느질을 담당하고 있어요. 잘하는 건 끈세공 만들기예요.


아키라: 끈세공……? 그런 게 있나요?


내가 되묻자, 그는 갈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미소지었다.


알미로: 네. 선명하게 염색한 실을 조합해서 나비나 꽃 세공을 만드는 거예요.


아키라: 아아…….


알미로: 아……, 죄송합니다. 설명을 별로 잘하지 못해서…….


아키라: 앗, 아뇨 아뇨! 기회가 있다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알미로: 정말요? 저기, 혹시 괜찮으시면, 현자님을 위해서 하나…….


파우스트: 미안. 거기까지 해.


그때, 평소보다 더 딱딱한 파우스트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자 파우스트와 피가로가 있었다. 선명한 푸른 하늘에 가로로 긴 옅은 구름이 뻗으며 물고기의 비늘처럼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 여기에 오기 직전에 파우스트를 치료하고 있었는지, 힘없는 햇빛을 받는 붕대가 새것이었다.


아키라: 피가로, 파우스트……. 부상의 상태는 어떠세요?


파우스트: 이제 괜찮아.


피가로: 아직 완치되지 않았어. 너무 무리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파우스트: ……알고 있어. 몇 번이나 당신한테 수고를 끼치는 짓은 하지 않을 거야.


피가로: 그런 뜻이 아냐.


두 사람 사이에 있는 공기는 신기하게도 어색하고도 부드러웠다. 독이 있는 날카로운 응수가 보통이었는데. 큰 부상을 입은 파우스트의 궁지를 피가로가 구해주었다고 들었다. 상처딱지처럼 달라붙어있던 관계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알미로: 시……, 실례했습니다.


두 사람이 나타나자 알미로라고 소개한 청년은 폐를 끼쳤다는 듯이 내 곁을 떠났다. 왠지 모르게 미안함을 느끼는 나에게 피가로와 파우스트가 눈을 마주본다. 뭔가, 나에게 말해야 할지 시선으로 살피는 모습이다.

거기에 새로운 그림자가 나타났다. 브래들리와 네로다. 습한 바람이 불고 그들의 머리칼이 날렸다. 그들의 그림자 너머의 하늘에 먹색 그늘이 다가오고 있다.


브래들리: 뭘 망설이고 있어. 사양 말고 말하면 돼. 이 녀석은 우리 우두머리야.


아키라: 브래들리……. 네로, 몸 상태는 어떠세요?


네로: 어어, 이제 아무렇지 않아.


피가로: 아무렇지 않은 거 아니라고. 너도 너무 무리하지 마.


네로: 하하……. 미안해, 의사 선생님.


파우스트: 브래들리. 아직 아키라에게는 짐이 무거울 거야.


브래들리: 그런 거, 떠맡아서 하다 보면 씩씩해지는 거라고.


피가로: 음모에 익숙해지면 닳아버릴 거야. 나처럼 된 현자님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아키라: 무……, 무슨 얘기인가요?


내 시선을 받고 브래들리는 어깨를 으쓱였다.


브래들리: 네놈은 저주받을 뻔했어.


아키라: 네!?


브래들리: 설명해줘라, 저주상.


파우스트: 나?


네로: 이 자식, 선생한테 잘난 척하지 마.


브래들리: 전업한테 맡기는 게 좋잖아.


파우스트: 알았어. 그런데 설명을 하기 전에, 브래들리.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브래들리: 아? 뭐냐.


파우스트: 북쪽나라에서 네로를 구해줬다고 했지. 동쪽의 선생역으로서 감사를 표할게. 고마워.


파우스트는 고지식하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브래들리는 입을 구부렸다. 놀란 듯이 눈을 깜박이는 걸 반복하고 있다. 네로는 긴장으로 뺨을 굳히며 허겁지겁 손을 들었다 내렸다 하고 있었다.


네로: 됐다니까, 선생님! 네가 고개 숙일 일이 아니야.


파우스트: 하지만, 내 힘이 부족해서…….


네로: 그런 거 아니라니까! 이 녀석은 북쪽 마법사라서 힘이 남아도는 거고…….


브래들리: 뭐라고?


파우스트: 브래들리가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야.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 너도 그렇잖아?


네로: 뭐…….


파우스트가 미소짓자, 네로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그 광경은 어째서인지, 보호자와 함께 있을 때 선생님과 딱 마주친 학생을 생각나게 했다. 브래들리는 언짢은 표정으로 네로를 한 번 노려보고, 그러고 나서 파우스트를 보았다.


브래들리: ……뭐, 천만에.


피가로: 하하…….


피가로는 입가를 가리고 있었다. 어딘가 성격 나쁜 얼굴로 웃고 있다.


네로: 현자씨. 너한테도 걱정 끼쳐서 미안했어.


아키라: 아니에요……. 두 사람이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브래들리 앞에서 울던 날이 생각난다. 괜찮을 거라고 말한대로, 피가로는 두 사람을 치료해주었다. 나란히 웃고 있는 파우스트와 네로를 바라보며 나는 뺨이 풀어졌다. 다시 한 번, 이 광경을 잃고 싶지 않다고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아키라: 아까 브래들리가 말했던 저주라는 건 무슨 뜻인가요? 아까 그 사람은 마법사……?


파우스트: 아니, 인간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도 저주는 걸 수 있어. 그의……, 그들의 경우에는 무의식적으로.


아키라: 무슨 뜻인가요?


파우스트는 한 번 입을 다물었다. 나를 배려하는 듯한 눈빛으로 천천히, 정중한 어조로 말한다.


파우스트: 이름을 알고 성장 과정을 알면, 마음이 가까워지고 애착을 품게 돼. 없었던 얽매임이 생겨나. 그게 서쪽나라의 목적이야. 생겨난 애착은 보이지 않는 밧줄이 되어서 너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 거야.


나는 알미로 씨 쪽을 돌아보았다. 그들은 불안한 듯이, 그러나 상냥하게 웃으며 서 있다. 요전날, 힘껏 품에 끌어안았던 사쿠 쨩이 생각나서 나는 호흡을 얕게 했다.


아키라: 그러면……?


파우스트: 너는 세계를 구하는 현자다. 하지만 너를 대의명분을 가진 권력자로 보는 사람들은 있겠지. 권력자의 결단의 열쇠가 되는 마음을 사로잡고 싶은 사람들도 적지 않아.


아키라: 혹시……. 전에 피가로가 했던 말인가요?


피가로: 나?


아키라: 저를 농락하고 싶다고.


파우스트: 당신…….


브래들리: 네놈…….


네로: 이 최악자식…….


피가로: 아니 아니 아니. 어라? 아니, 아닌 게 아닌가. 그래도 좋은 샘플이 돼서 다행이야. 그때 소박하고 칠칠맞은 느낌으로 다가간 보람이 있어. 그럼, 파우스트 설명해줘.


파우스트: 그 전에, 소박하고 칠칠맞은 느낌으로 다가갔단 거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피가로: 잠깐 잠깐. 그렇게 펼쳐봤자 재미있는 얘기 아니니까.


브래들리: 이 현자 상대로 가차없네……. 갓난아기를 술에 취하게 하는 거랑 같은 거 아니냐.


네로: 현자씨, 괜찮아? 다른 녀석들한테도 묘한 요구를 받고 그런 거 아니야?


아키라: 아니요, 괜찮아요! 브래들리한테 부하가 되라는 말을 들은 정도고…….


피가로: 부하라고? 색기가 없네.


브래들리: 이런 어린애한테 색기 드러내지 말라고.


네로: 네놈이야말로 현자씨 부하로 만들려고 하지 말라고.


파우스트: ……아무튼. 이런 식으로 권력자 주변에는 여러 가지 속셈이 뒤섞여 있는 법이다.


아키라: 네.


피가로: 궁정음모라는 거지. 중앙나라에서도 좀 있긴 했지만.


브래들리: 중앙나라의 음모 따위 어차피 성실한 것들끼리 옥신각신하는 거지. 트럼프 놀이 같은 거야. 하지만 여기는 서쪽나라야. 어느 곳보다도 욕망을 잘 알고 있어. 무서운 점이라고.


아키라: ……즉, 어떤 뜻인가요?


파우스트: 고의로 얽매임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 얽매임이라는 건 울타리야. 너의 움직임을 봉하는 것.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친밀해지면, 너는 그들을 무시할 수 없게 돼. 그렇게 되도록 그들은 있는 힘껏 마음을 다하겠지. 너에게 도움이 되고 사랑받으려고 말이야.


아키라: 그 사람들이 저를 속인다는 말인가요……?


피가로: 그게 서쪽나라의 음모에 익숙한, 주도면밀하고 성가신 점이야.


피가로는 어깨를 으쓱였다. 묘기에 감탄하는 느낌이기도 했다.


피가로: 현자님은 샤일록이랑 히스클리프, 어느 쪽이 차기 쉬워?


아키라: 네!? 아무도 차고 싶지 않은데요…….


피가로: 솔직하네. 우유부단은 신세를 망칠 거야.


아키라: 어느 쪽이냐 하면, 샤일록일까요……. 왠지 모르겠지만, 어른이고, 그런 밀고 당기기 같은 거에 익숙할 것 같아서요.


피가로: 그렇지. 너의 그런, 섬세한 상대에게 상냥한 점이 이미 간파되어 있어. 그래서 착해 보이는, 재주가 있는 자들이 모인 거야. 현자의 래티스들이야. 그들을 너와 친해지게 해서…….


아키라: 제가 부탁을 들어주도록?


피가로: 무르네.


피가로는 쓴웃음을 지었다.



3화. 겹겹이 얽혀서


피가로: 나라면 그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할 거야. 그들의 목숨이 아깝다면 내 말에 따르라고.


나는 핏기가 빠지는 것을 느꼈다. 동화 이야기를 하기라도 하듯 피가로는 부드럽게 말을 잇는다.


피가로: 물론 공공연하게 너를 협박하지는 않겠지. 그들의 가족을 인질로 잡고, 너한테 비위를 맞추면서 환심을 사라고 명령할 거야. 네가 서쪽나라를 떠나면 책임을 지라고 할 거고. 그들은 필사적으로 명령을 완수하겠지. 너는 다정하니까, 그들을 품에 들이고, 애정을 가질 거야. 그 결과, 굴레에 얽매이게 될 거야. 이게 저주야.


나는 깜짝 놀랐다. 뚝 뚝 빗방울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아직 푸른 하늘이 들여다보이고 있는데, 여우비가 지상에 작은 흑점을 만들어간다. 나의 언동 하나로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이 빼앗기고 만다. 알미로 씨 쪽을 뒤돌아보려다 그러지 못했다. 그들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 그들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네로: ……그런, 몰아붙이는 말투로 얘기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부드럽게 감싸듯이 네로가 중얼거린다. 고개를 들지 못하는 내 등에 그의 손이 살짝 닿았다. 무슨 마법을 걸어준 것인지, 빗방울이 나를 피해서 쏟아내린다.


네로: 현자씨한테 책임이 있다는 게 아니야. 그렇지 않아도 낯선 상황 속에 있어. 이러다 앓아눕겠어.


피가로: 물론 책망하는 게 아니야. 상대의 목적을 알기 쉽게 했을 뿐이야. 너무 놀라게 했다면 미안해.


아키라: 아니요……. 괜찮습니다.


브래들리: 노리는 건 현자만이 아닌 것 같아. 남쪽 녀석들이 아까 만났던 건?


피가로: 남쪽나라에서 서쪽나라로 이주했다는 사람들이야. 현자의 마법사와 함께 남쪽나라의 좋은 점을 서쪽나라에 전하고 싶대.


네로: 남쪽 녀석들은 동료의식이 강하니까……. 그런 말을 들으면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겠지.


브래들리: 역시 정을 잘 아는 서쪽나라구만. 남쪽은 향토애로 붙잡아두고……. 동쪽은 어때?


파우스트: ……히스클리프에게 블랑셰에서 사자가 찾아왔어. 동쪽나라 궁정에서, 서쪽나라 새 여왕의 요구에는 모쪼록 정중하게 응하도록 하라고.


브래들리: 동쪽은 사회의 굴레부터인가.


피가로: 동쪽나라 왕궁의 요청이라면 블랑셰 성주도 거절할 수 없겠지.


파우스트: 히스는 여기에 남겠다고 했어. 그가 서쪽에 남는 이상 나도 중앙의 마법관으로 돌아갈 수 없어.


네로: 시노도 그렇겠지. 나도 같이 남을게.


아키라: 북쪽 마법사들은 어떤가요……?


브래들리: 북쪽나라 마법사의 자유를 빼앗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나갈 때는 나갈 거야. 그래도, 제법이야. 열쇠 하나 잠그지 않고 순식간에 너를 가둬버렸어.


브래들리의 말대로였다. 돌아가려고 하면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 오즈나 미스라의 마법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그렇게 해버리면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상황이 완성되었다.


카인: 아키라.


샤일록: 현자님.


카인과 샤일록의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본격적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알미로 씨 쪽에 정중한 인사를 하고 샤일록이 다가온다. 그 표정은 밝지 않다.


아키라: 무슨 일 있으세요? 라스티카 일로 뭔가…….


샤일록: 라스티카 일도 있지만, 서쪽나라 정부로부터 이변 조사를 의뢰받았습니다.


아키라: 이변 조사……?


샤일록: 서쪽나라 신주의 환락가에 정체불명의 마물이 출몰해 밤이 되면 사람들을 덮친다고.


아키라: 신주의 환락가……. 샤일록의 가게가 있는 곳이죠……?


샤일록: 네. 지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테니 저와 무르가 가달라고 부탁받았어요.


피가로: 일부러 너희를 지명해서?


브래들리: 극장 지하에서 날뛰고 있었던 인형 같은 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면서?


샤일록: 네, 그래요. 받아들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현자님과 상의하려고요. 마물이 나온다면 제 가게도 걱정이지만……. 지금은 라스티카와 클로에가 걱정이에요.


아키라: ……라스티카의 상태는 어떤가요? 지금도 그 탑에 있는 방에……?


샤일록: 네…….


샤일록에게 물으며 나는 대관식의 광경을 떠올렸다. 라스티카는 갑작스러운 순간에 몸의 일부가 깃털이 되어서……. 둥실둥실 부서져버리고 있었다. 마치 백일몽처럼.


샤일록: 피가로나 오즈, 파우스트가 상태를 봐준대로……. 라스티카의 기묘한 변용은 누군가의 마법이나 저주의 짓은 아니었어요.


아키라: 그럼, 왜 그런…….


샤일록은 눈꺼풀을 내리깔고 걱정스럽게 속삭였다.


샤일록: 라스티카 자신의 마력의 폭주예요.


아키라: 마력의 폭주……?


샤일록: 네. 마법은 마음으로 사용합니다. 마음의 형태와 마법은 아주 강하게 결부되어 있어요. 본인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마음이 상처받고 동요하고 있다면……. 마력을 제어할 수 없게 돼요.


마음이 동요하면, 마법사는 마력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아키라: (그러고 보니, 조금 예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아서를 놓아준 후 혼자가 된 오즈의 주위에는 눈보라가 그치지 않았다고…….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스스로도 멈출 수 없었다고…….)


오즈의 고독과 슬픔을 생각하고 새삼스럽게 가슴이 아파왔다. 마찬가지로 라스티카도 심하게 마음이 괴로워하고 있는 걸까. 그렇게 다정하고 온화한 그가……. 그렇게 생각하자, 안타까워서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에게 상처를 준 이름도 알 수 없는 것을. 지금 이 시간에도 폭풍 같은 무언가에 의해 라스티카는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


샤일록: ……라스티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클로에에 의하면, 라스티카는 흰 장발의 마법사에게 납치됐다고 해요.


파우스트: ……노바인가.


샤일록: 아마도요……. 파우스트는 동쪽나라에서 노바를 만났다고 하셨죠.


파우스트: 맞아. 동쪽나라뿐만이 아니라 몇몇 장소에 공간이 이어져있었어. 비의 거리의 여관, 변방의 쥬라 숲…….


브래들리: 서쪽 극장이 있던 터의 지하수로랑, 북쪽나라 설원인가.


네로: 지하수로에서 발견한 아이는…….


파우스트: 오즈가 타냐에게 데려다줬어. 그녀도 무사해서 다행이야.


카인: 노바에게 끌려갔던 라스티카가 서쪽 왕궁의 탑에……. 이웃나라를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역시 노바와 서쪽나라는 뭔가 관계가 있는 거 아닐까?


피가로: 샤일록, 뭐 아는 거 없어? 너는 별로 서쪽나라의 왕가나 정부와의 교류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무르는 친하게 지내고 있었잖아. 이번에는 그것의 영혼조각인가 하는 녀석이 암약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데.


샤일록: 무르가 왕가와 친하게 지낸 건 연구 자금 지원이 목적이에요. 권력의 앞잡이가 될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무르의 영혼이 부서지고 나서는 그런 상태이니까요. 제대로 된 교류는 하지 못했을 거예요.


브래들리: 하지만 영혼조각이 실체화했어.


샤일록: ………….


브래들리: 샤일록. 네놈의 짝은 아군이어도 성가시지만 적으로 돌리면 상당히 성가셔.


샤일록: 짝은 아니지만 성가시다는 점에는 동의해요.


샤일록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걱정스럽게 높은 탑을 올려다본다. 라스티카가 머물고 있는 탑이다.


샤일록: ……저 탑의 방에 있는 게 라스티카는 안정되는 것 같아요. 클로에 말로는, 라스티카의 마나에리어와 닮았다고…….


마나에리어란 마법사가 마음을 회복시키기 쉬운, 안심할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장소를 말한다. 토지와 관계되어 있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풍경과 관계되어 있는 사람도 있다. 라스티카의 마나에리어는 나도 예전에 들은 적이 있다. 창가에 의자 두 개와 티 테이블. 창가의 의자에 앉아서 홍차를 마시고 있는 라스티카를 상상하려다, 잘 되지 않았다. 팔랑팔랑 창가로 떨어지는 하얀 깃털의 환상으로 변해버린다.


파우스트: ……그럼, 지금은 억지로 그 장소에서 이동시키지 않는 게 좋겠지. 나도 옛날에 쇠약해진 적이 있었지만, 무리해서 움직이려고 하면 진흙 속으로 가라앉는 것 같은 피로가 덮쳐왔어. 결국 마음과 몸이 회복할 때까지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어. 지금 생각하면 그때 무리를 했다면 나는 사라졌든지 내 자신이 아니게 됐든지 했을 거라고 생각해.


아키라: 자신이 아니게 된다…….


피가로: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렸어?


파우스트: 깨닫고 보니 십수 년이 지나고 있었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100년 가까이.


샤일록: 100년…….


네로: ……엄청난 세월이네……. ……기사씨, 중앙나라는?


카인: 중앙과 서쪽의 충돌을 피하면서 신중하게 논의하는 방향이야. 현자의 마법사나 마법관은 서쪽나라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브래들리: 중앙의 것도 아니지.


카인: 맞아. 이럴 때 동쪽나라 쯤에서 중재에 들어가줬으면 좋겠지만…….


피가로: 히스클리프 일도 그렇고, 서쪽에서 동쪽으로의 사전교섭은 이미 끝났을지도 모르겠네.


파우스트: 사전교섭?


피가로: 중립을 지켜줘. 혹은 서쪽 편을 들어줘, 하고 말이지.


카인: 아서 님의 귀국 허가는 받았어. 새 여왕도 아서 님의 자유까지 빼앗을 생각은 없는 것 같아. 하지만, 조금 신경쓰이는 게 있어서……. 샤일록. 실베스 알고 있지?


샤일록: 네. 친구예요. 브래들리가 목숨을 구해준 모양이라 감사하고 있었어요.


네로: 그래?


브래들리: 별로 아무 것도. 실베스가 어쨌다고?


카인: 만났을 때 이런 말을 했어. 서쪽의 새 여왕 릴리아나 폐하와 중앙의 아서 왕자가 혼약을 하면 중앙과 서쪽은 평안할 거라고.


파우스트, 피가로: 하?


네로: 어이……. 왕자씨, 아직 스무 살도 안 됐는데?


피가로: 오즈는 알고 있어? 어떤 반응을 했어?


카인: 오즈는 그 자리에 없었어. 혼약 얘기도 실베스의 억측이야. 하지만, 서쪽나라 왕가가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있을 것도 없지 않을까 해서.


아키라: 혼약이라니……. 릴리아나 여왕에게는 연인이 있는데.


카인: 그래? 혹시 그레고리인가?


아키라: 네.


브래들리: 아아. 네놈의 이 근처에 있던 새 말이냐?


아키라: 맞아요. 지금은 레녹스하고 같이 주변을 탐색하러 가있어요.


브래들리: 새가 약혼자?


샤일록: 마법으로 새로 변해버렸어요.


카인: 여기저기서 여러가지로 큰일이네…….


샤일록: 엉망진창이에요…….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 다들 입을 다물고 있었다. 겹겹이 얽힌 그물이나 실로 만들어진 덩어리를 눈앞에 두고, 풀어낼 기력도 없어진 것처럼.

그러나, 그때……. 답답한 공기를 털어내는 듯한 산뜻한 선율이 흘러나온다. 비바람을 맞고 있는 높은 탑에서다. 라스티카가 연주하는 피아노의 음색이었다. 늠름하고 부드러운 멜로디. 섬세하지만 결코 약하지 않은. 품위가 있지만 각오를 모르지 않는. 미지근한 비의 기운이 달라붙어 불안과 답답함으로 틀어막힌 마음도 씻겨내려간다.


의오역ㅇ

래티스는 격자 모양으로 짜인 울타리라네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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