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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구멍 속에 걸린 영산강> - 손택수

시빌런(211.184) 2024.03.13 01:58:10
조회 95 추천 0 댓글 0
														

 


 

 두엄자리에서 지렁이가 운다, 지렁이 울면 낭창한 대 하나 꺾고 낚시를 가시던 할아버지.


 그날 붕어조림을 삼키면서 나는 붕어가 삼킨 지렁이, 목구멍에 걸린 것처럼 헛구역질을 하고 말았는데

 

 지렁이가 할아버지를 삼킬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할아버지가 삼킨 붕어와 붕어가 삼킨 지렁이 자디잔 흙알갱이가 되어 지렁이 주둥이 속으로 빨려들 줄은 몰랐다.

 

 비 내린 뒤의 영산강변 할아버지 무덤가에 지렁이가 기어간다. 그래 지구상의 모든 흙은 한번쯤 지렁이의 몸을 통과했다.*

 

 머잖아 저 몸속에서 붕어를 삼킨 할아버지와 내가 머리 딱 부딪치며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 치는 시간 있겠구나.

 

 주물럭주물럭 시간대를 마구 뒤섞는 장운동, 저 몸속으로 산맥 하나가 통째로 빨려들어가고 말랑말랑한 반죽물 밭이랑 논이랑이 되어 꿈틀꿈틀 빠져나올 수도 있겠구나.

 

 강 주둥이에 아침부터 누가 철근을 박고 있다.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시멘트를 퍼붓고 있다. 컥컥 헛구역질을 하며 강이 움찔거린다.

 


 

 * 다윈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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