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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사투리는 모두 표준어로 번역하였습니다.
제3장. 장마
비가 오는 날이었다.
그 사람이 'Little Cage'에 발을 들였을 때, 조금이지만 분명하게 가게의 공기가 변했다. 투명한 비닐 봉투에 우산을 밀어 넣는 소리가 나고, 그 사람은 '오랜만이네'라고 카운터에 말을 걸었다. 비 때문에 손님도 적어서, 마침 나는 에리 씨에게서 기본적인 칵테일을 배우고 있었다.
"벌써 장마가 시작한건가? 하루 죙일 비가 오네"
"5월에 장마가 시작될 리 없잖아?"
에리 씨가 마침내 대답했다. 그 사람은 온화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얼굴로 미소지으며 카운터의 한 가운데에 앉았다. 에일 맥주를,이라고 들어서, 나는 점원으로 돌아가 냉장고에 식혀져 있는 벨기에 맥주를 잔과 함께 그녀의 앞에 늘어 놓았다. 두 묶음의 허리까지 오는 흑발. 고향의 바다처럼 한없이 깊어 보이는 눈동자. 어두운데도 밝다. 시원하면서도 따뜻하다. 신기한 사람이네. 그것이 첫 인상이었다.
"하나요쨩, 살아 있어?"
"살아 있어. 오늘은 없을 뿐이야"
"그건 그렇다 치고, 어디서 이런 육감적이고 안경 쓴 아이를 데려온거야?"
"어디냐고 물으면, '여기'일까나?"
그 사람은 나의 드러난 맨다리를 보고 신기해 했지만, 실제로 가슴께가 트인 블라우스에 무릎까지 닿지 않는 타이트한 스커트를 맞춰 입은 노조미 씨 쪽이 꽤나 육감적이었다. 그게 어울리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폭신한 복장 쪽이 분위기와 맞을 듯 했다. 혹시나 연인의 취향에 맞추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저기, 이름이 뭐니?"
"와타나베 입니다. 와타나베 요우. '요우'는 요일 할 때의 '曜'에요"
이름을 물어오는 일은 가끔 있지만, 대부분은 평범하게 성만 가르쳐 준다. 그렇지만, 이 사람은 아마 '이름만 알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인 것 같으니까, 일부러 평범하지 않은 이름 쪽까지 대답해 주었다. 그 사람은 맥주를 잔에 따르며 말을 이었다.
"'요우'라는 건 '선샤인'이라는 의미지? 좋은 이름이네"
"알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그런가'라며 웃고, 그 사람은 잔을 기울였다. 독특한 수다가 분위기를 느슨하게 했다.
"직장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울트라 드라이'만 마시니까"
"노조미는 맥주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에리 씨가 보충한다. 노조미. 토죠 노조미. 치카쨩이 'μ's'의 엄청난 팬으로, PV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야깃거리도 들려 줘서, 거기에 등장한 멤버들이 지금 이렇게 눈 앞에 있다. 예비 지식도 없이 만나는 것보단 훨씬 낫겠지만, '하나의 빛'이라는 이미지가 부서져 가는 것은 조금 괴롭기도 했다.
코토리 씨가 에리 씨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것. 나는 마키 씨에게 질투했다는 것. 멀리 있는 존재라면 동경하고 있으면 되는데, 눈 앞에 나타나버리면 사적인 감정이란 것을 분리하기가 불가능해진다.
"마키는 같이 있는 거 아니야?"
"응—? 실습한 뒤에 대학에서 레포트 쓰겠다고 했어"
마키, 마키라는 건, 마키 씨 이야기인걸까. 신경 쓰이지만, 웨이트리스인 입장으로는 물어볼 수 없다. 마키 씨와 노조미 씨는 특별한 관계인걸까. 생각하곤, 그것은 제멋대로인 환상에 지나지 않을 거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치카쨩의 이야기에 따르면 '학생회장과 부회장이었다'는 에리 씨와 노조미 씨는 평범한 친구가 아닌 것 같고, 에리 씨의 태도가 평소와 달리 부드러워서 마치 가족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요우쨩, 그럼 감바스 갖다 줄래?"
"앗, 알겠습니다"
"그리고, 놓여져 있는 병이랑 얼음도 좀 줘"
"병? 인가요? 알겠습니다"
대답을 하고 드링크를 에리 씨에게 전했다. 에리 씨는 보관용의 찬장을 열고, 고구마 소주 병을 꺼냈다. 그리고 얼음을 가득 채운 얼음통과 집게를 준비해 노조미 씨에게 전해준다. 그 움직임은 평소의 빈틈 없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부인이 남편에게 저녁 술잔을 건네 주는 듯 했다.
"카페 바에 고구마 소주를 두고 다니진 말아줘"
"괜찮잖아. 좋아하는 술로 쉬게 해줘"
에리 씨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는다. 본 적 없는 모성애 넘치는 얼굴에 자연히 가슴이 메여온다. 새우 감바스의 주문을 전하기 위해 주방에 들어가자, 코토리 씨도 본 적 없는 얼굴을 하고 있다. 토죠 노조미라고 하는 사람의 출현으로 인해, 왜인지 평소의 'Little Cage'가 아니게 된 것 같아 무척이나 답답하다.
"카운터 3번. 감바스 부탁해요"
"응"
"에리 씨랑 노조미 씨, 사이가 좋네요"
그 대사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조심성이 없었다. 진지하게 타인과 마주하지 않은 자신을 저주했다. 코토리 씨가 긴 속눈썹을 내리깔곤 힘없이 웃었다. 반대 입장이었다면, 실수로라도 그런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을 텐데.
"그렇네. 6년이나 지났는데도"
"졸업하고 나서, 인가요?"
"요우쨩, 6년 전에 뭘 하고 있었어?"
"중학교에 들어가서, 수영만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코토리 씨가 '그런가'라고 중얼거렸다. 코토리 씨의 상처를 찌른 듯해 슬펐다. 작고 작은 프라이팬을 불에 올리고, 올리브 오일과 마늘을 달구고 있는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요우쨩, 홀로 나가줘"
"알겠습니다"
꾸중을 듣고 등을 돌렸다. 처음으로 'Little Cage'에 있기 불편함을 느꼈다. 하지만, 토죠 노조미라고 하는 사람이 그 원흉인가 하고 묻는다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홀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카운터에 다가가자 고구마 소주를 락으로 마시고 있는 노조미 씨가 말을 걸어왔다. 코토리 씨의 목소리는 달콤하지만, 노조미 씨의 목소리에서는 순진함을 느꼈다. 그런데도 차분하고 복장도 스타일도 어른스러워서, 그 부분이 언밸런스했다.
"있지, 요우쨩. 휴일일 때만이라도 괜찮으니까 라인 교환하지 않을래?"
"엣?"
"나도 여대생 친구 하나 있었으면 해서"
"괜찮긴 합니, 다만"
마침 그 때, 뒤에서 탁탁 하고 불꽃이 튀는 듯한 소리가 났다. 달궈지고 있는 프라이팬의 안에서 새우나 버섯이 내는 소리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마늘의 구수한 냄새에 돌아봤다. 코토리 씨가 나무로 된 냄비 받침에 올린 작은 프라이팬을 조용히 받치고 있었다.
"노조미쨩, 뜨거우니까 조심해"
"아아, 역시 참기 힘든 냄새야~"
상냥한 목소리로 주의를 주면서 자른 바게트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곁들이고, 노조미 씨의 눈 앞에 내밀었다. '쨩'을 붙이고 있는데도, 둘 사이에는 그 어떤 친근한 분위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불확정이고 불안정한 정보들은 나를 가만히 진정하도록 놔두질 않았다. 그러니까, 노조미 씨가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발견한 멋진 거처에 불온한 공기를 불러온다는 의미에서, 가능한 오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
그런 '오지 않았으면 하는' 캐릭터인 노조미 씨에게서 '한 잔 하러 갈래?'라고 권유받은 것은 수요일 밤이었다. 'Little Cage'가 수요일 정기 휴무인 것을 알고 있던 거겠지. 많은 수의 거처를 발견하지 못한 내가, 거의 매일같이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것도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다.
만나기로 한 곳은 처음 가 보는 '거리'였다. 그래. 도쿄란 곳은, 누마즈 같은 것보다 몇 배나 큰 '거리'가 많이 붙어 있어서, '거대 도시'란 이런 것이라고 압도해 온다.
"미안해. 잠깐 잔업하고 왔어"
다시 비가 오고 있었다. 노조미 씨는 오늘도 타이트한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입은 채였다. 나는 코토리 씨와 에리 씨가 사준 라이트 블루 원피스를 입고 있었지만, 아마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거울 앞에서 몇 번이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모처럼 사준 옷이었기에 입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입고 왔다. 그렇지만, 원피스와 함께 입을 구두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까, 신발은 뉴발란스의 스니커즈를 신었다.
"콘택트 렌즈는 쓰지 않니?"
"고향에서는 계속 수영을 해왔으니까 콘택트 렌즈를 썼는데 귀찮아서요"
그 정도만 묻고 노조미 씨는 우산의 물방울을 턴 뒤 선술집의 막을 걷고 들어갔다. 'Little Cage'와는 완전히 다른, 30대 이상의 샐러리맨들이 모여있는 가게였다. 북적거리고 웃는 소리가 가득했고, 그래, 어린 시절 '오늘은 엄마를 쉬게 해주기 위해 외식이다!'같은 말을 하며 아버지가 데려갔던 곳은 이런 분위기의 술집 뿐이었다.
아직, 그 시절에는 3명이서 살았었네. 뭐, 됐어.
카운터에서 안내받아 옆으로 줄지은 의자에 앉는다. 나는 하이볼을 주문했고, 노조미 씨는 일본주의 상표를 불렀다. 맥주나 칵테일, 과실주 츄하이 같은 것을 마셔 왔지만, 나는 하이볼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나무로 된 카운터에는 오래된 느낌이 풍겼고, 시선의 위 쪽 부근에는 긴 종이에 손글씨로 적힌 오늘의 추천 메뉴가 몇 개인가 늘어져 있다. 노조미 씨가 그것을 보더니, 가리비 사시미와 전갱이 '나메로우'를 주문했다. 노조미 씨가 아저씨 같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Little Cage'보다 선술집 쪽이 어울렸다.
"요우쨩, 본가가 누마즈라 했지? 이 가게는 사시미가 맛있어"
"음... 사시미는 잘 못 먹어요"
"어째서!? 뭐를 좋아하는데!?"
"함바그라든가"
대답하자, 노조미 씨는 이쪽을 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누마즈 항이라고 하면, 큰 시즈오카에서도 최대급의 어획량이잖아!?"
"그렇긴 하지만요. 아마 어릴 때부터 사시미를 너무 많이 먹어서 질렸나봐요"
"어릴 때야말로 함바그 먹는걸 좋아하잖아!?"
"그렇게 말씀하셔도"
'인생을 손해봤다'라고 정해져서, 노조미 씨는 '자, 그럼 좋아하는거 시키렴'이라고 메뉴를 넘겨줬다. 닭 튀김과 작은 새우 튀김을 주문했다. 사시미를 자주 먹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초등학생일 때, 소꿉친구인 카난쨩은 물고기를 낚아채 그 자리에서 고등어 회를 쳐 치카쨩과 나에게 먹였다. 지금이 되어 생각해보면, 그건 사신(邪神)으로 내려온 에비스*님이었다.
* 칠복신의 하나
건배하고 술을 마신다. 대학에 대한 것이라든가, 노조미 씨의 일에 대한 것이라든가, 정보를 느긋하게 교환한다. 코토리 씨에게 그런 표정을 짓게 하는 노조미 씨의 존재감은 기쁘지 않았지만, 노조미 씨와 대화하는 것은 무척이나 진정된다. 뭐라 해야 할까. 제대로 이 쪽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확인해 나가면서 다음 이야기를 해 준다.
"YOU는 뭐하러 도쿄에 왔니?"
그렇지만, 진짜로 아저씨 같은 부분도 있어서 가끔씩 곤란하다.
"시즈오카의 대학이랑 고민하다가 결국 도쿄로 왔어요"
"그 이유를 묻고 있는거긴 한데"
아마, 리코쨩에게 도발당했으니까. 대답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어서 입을 닫는다. '뭐, 그건 됐어'라며 노조미 씨는 작은 긴장을 눈치채고 화제를 바꾼다.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해 전학을 다녔다고 이야기한 그녀는 사람과 자극하지 않는 거리를 두는 것을 몸에 익혀 버리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리 씨와의 '제로'에 가까운 거리가 마음에 걸렸다.
"노조미 씨야말로, 왜 저를 데리고 온 건가요?"
"나이를 먹으면, 어린 애들이랑 술을 마시고 싶어져"
엉망진창으로 으깨진 전갱이의 덩어리 같은 '나메로우'를 먹으면서, 노조미 씨는 일본주의 술잔을 기울인다. 일본주는 신환회에서 마셨을 때 전혀 맛있지 않았던데다 다음 날 분명 일본주 때문에 숙취를 겪어서 왜 좋아하는지를 모르겠다. 하이볼을 추가하고 보리멸 튀김을 주문한다.
"뭐야, 생선은 좋아하나 보네?"
"네, 뭐. 아무튼 어째서 저를 데려온건가요?"
"이건 그거야. '유혹수'라는 녀석이야. 이야아, 멋진 얼굴로 화내지 말아줘"
그러고 나서 노조미 씨는 갑작스레 그녀의 무기인 무척이나 깊은 눈동자로 쳐다봤다. 치카쨩이 'μ's' 매니아 선배로부터 배운 정보에 따르면, 그녀들을 끌어 모은 것은 리더인 호노카 씨였지만, 뒤에서 지지해주었던 것은 노조미 씨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대학을 나와, 사회에 뛰어들고, 그 포용력은 좀 더 심화되었다.
"저기, 나한테 묻고 싶은 게 있는 건, 요우쨩 쪽이잖아?"
거의 간파당해 버렸기에, 평일부터 한 잔 하자고 권유한 노조미 씨에게 어리광을 좀 부리기로 했다.
"물어도 괜찮나요? 노조미 씨와 에리 씨에 대한 것"
6살이나 연상인 사람에게, 처음으로 둘이서만 만난 사람에게 묻기에는 주제넘은 질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노조미 씨는 뻔뻔스러운 질문이라도 용서해줄 듯한 상냥함이 있었다. 그런 것을 용서해 주기 위해 데려온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보리멸 튀김은 덴쯔유보다는 소금에 찍어 먹는 쪽이 맛있다는 것도 알려 주었다.
"나랑 에리치는, 고등학교 3년동안 함께였어"
"함께? 였나요?"
"사귀었다 라고 표현해도 상관없어. 다만, 고백같은 것은 하지 않았어"
그래도 같은 침대에서 자고, '그런 것'도 했다. 노조미 씨의 말은 나를 부끄러운 망상으로 이끌었지만, 수영밖에 모르는 바보였던 나는 '그런 것'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없었다. 이어지는 내용을 듣기 힘들어졌다고 판단한 것인지, 노조미 씨는 일본주를 추가해서, 술잔에 조금 나눠 담았다.
"대학생이 술자리에서 마시는 '청주'랑은 전혀 다를거야"
망설이면서 입을 대자, 과일 같은 향이 가득히 퍼졌다. 노조미 씨가 말한 대로 전혀 달랐다. 한 입에 비우고 '이 맛, 좋네요'라고 말하자, 노조미 씨는 한 잔 더 따라주고 '가능한 공기가 닿기 전에 마시는 편이 좋아'라며 나를 멈출 수 없게 했다.
"함께였다, 는건 지금은 아니란건가요?"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에리치한테 차였어"
흠칫 놀라 노조미 씨의 얼굴을 보았다. 노조미 씨는 변함없는 표정으로, 새롭게 주문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차였다, 라는 말의 무게를 머리에 스며들게 하는 데에 꽤나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노조미 씨는 토란이라든가 청대 완두를 먹으면서 나의 상태가 정돈되는 것을 기다려 주었다.
"어째서인가요? 3년이나 사귀었는데?"
"'서로에게 있어서 지금의 관계가 최고인가, 대학 생활 속에서 확인하고 싶어'"
"엣?"
"이야, 나 굉장하지 않아? 6년이 지나도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어"
노조미 씨가 이상하게 웃었다. 이제 막 19살이 된 나는 표현할 수 없었다. 그걸론 누구에게도 전해지지 않지만, 분함과 허무함과 안타까움과, 그렇지만, 승리를 자랑하는 듯한 느낌이나 우월감도 왠지 모를 정도로 뒤섞여있어서,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웃음이었다.
6년. 6년? 그래. 6년!
코토리 씨는 '6년이나 지났는데도'라고 말했다. 그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년이라든가, 스쿨 아이돌을 한 지 6년 같은 것이 아니라, 에리 씨가 노조미 씨와 이별하고 '6년'이란 의미였던 것이다. 코토리 씨의 말이 새삼스레 다가와 가슴이 미어질듯 했기에, 다시, 술을 나눠 받았다.
"그렇지만, 노조미 씨와 에리 씨, 가족 같은 느낌이 났어요"
"그렇네. 그걸까나, 내가 대학 생활 속에서 내놓은 '답'이"
제로의 거리. 가족 같은 친근함. 노조미 씨다운 대답이라 제 3자인 나 마저 응응 하고 수긍하게 된다. 왜인가 라고 물으면, 내가 치카쨩과 만들고 싶었던 것도 분명 그런 관계였을 테니까. 나는 계속 치카쨩을 좋아 했지만, 그건 아마 '사랑'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 어떤 사이가 되고 싶은 것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언제나 대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노조미 씨가 그 힌트를 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외동이고, 이사를 자주 해서 오래 사귄 친구도 거의 없어. 비슷한 나잇대의 허물 없는 친구라 할 게 전혀 없었어. 그러니까, 에리치가 그런 존재로 있어주길 바랐어"
"그래도, 그래도 에리 씨는"
이건 여자의 감에 지나지 않긴 해도, 나 같은 바보 여자의 감 같은 건 제대로 된 게 아니긴 해도, 그래도, 지난번에 에리 씨나 코토리 씨를 보며 생각했던 것은, 생각해 버리고 말았던 것은. 에리 씨가 헤어진 지 6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아직 노조미 씨를 '좋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에리 씨가 대학 생활 속에서 내놓은 '답'은, 역시 노조미 씨가 '좋다'라는게 아닐까 하고.
"있지, 요우쨩"
"ㄴ, 네"
이 일본주가 맛있어서, 노조미 씨가 상냥해서, 나는 노조미 씨란 캐릭터를 좋아하는 듯 해서, '만약 괜찮다면 앞으로도 사이 좋게 지내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지만, 그런 마음을 날려버릴 정도로 차갑고 어둡고 한없이 깊은 눈을 한 채, 노조미 씨는 무거운 목소리로 단호하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 거, 모르는거야"
그런가요, 라고 대답하며 오한을 느꼈다. 가족같은 관계가 되고 싶다는 것과, 일방적으로 '차였다'는 사실은 다른 문제라고 눈만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것을 물에 흘려 보낼 생각이 '없다'는 것이 전해져 왔다. 더 이상 무엇도 물어볼 수 없게 되어서 화제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마키 씨에 대한 것도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노조미 씨를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 말로 할 수 없었다.
치카쨩, 'μ's'는 최고로 사이 좋은 그룹이라고 말했잖아!? 무심코 그녀들의 내면에 파고 들어가 버린 것을, 치카쨩의 탓으로 하고 싶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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