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KKL에서 젊은 피아노 천재 임윤찬이 전력을 다했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기술적으로, 감정적으로, 그리고 오케스트라와의 균형 면에서 모두 도전적인 작품이다. 1900년경 라흐마니노프는 깊은 우울증에 빠져 거의 4년 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그의 신경과 의사가 최면 요법을 통해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을 쓸 것이며, 그것이 탁월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암시한 것이 그를 구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임윤찬에 의해 탁월하게 연주되었다. 처음의 8개 화음은 영원히 울리는 종소리처럼, 점점 다가오는 천둥으로 표현되었다. 이후 폭풍이 몰아친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와 솔리스트는 서로를 감싸 안으며 생동감 넘치는 음의 선율을 만들어낸다. 음들은 긴밀하게 얽히며 하나로 녹아들고, 마치 크림처럼 부드럽게 겹겹이 쌓여간다. 두 번째 악장인 꿈결 같은 아다지오는 친밀한 밤 산책처럼 펼쳐졌다.
무엇보다도, 이 공연에서는 20세의 연주자가 힘에 의존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랑랑이나 유자 왕 같은 선배들이 빠졌던 유혹에 그가 빠지지 않은 것이다. 임윤찬은 신중하게 음을 그리며, 음표 사이의 그림자와 색채를 찾아낸다. 부드럽고 망설이는 듯한 음들이 점차 상승하며 악장의 찬란한 빛을 향해 나아간다. 감탄을 자아내는 순간이었다.
그의 연주는 차이콥스키의 <사계>에서도 빛을 발했다. 하지만 12개의 곡을 하나의 조화로운 흐름으로 엮는 긴 호흡이 약간 부족했다. 그러나 그가 음악에 깃든 영혼을 불어넣으며 각 작품에 자신만의 순간을 선사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아르헤리치 콘셉트’는 여전히 유효한가?
다음은 장면 전환이 이루어진다. 83세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루체른에서 클라우디오 아바도 이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예술가다. 그녀는 47세의 바이올리니스트 야닌 얀센, 77세의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트리오 무대를 꾸몄다. 마이스키는 1년 전 마비를 겪은 이후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으며, 그의 오랜 친구 아르헤리치의 응원과 지원을 받아 복귀했다.
이들은 감동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과거의 힘과 기술은 다소 희미했지만, 멘델스존의 첫 번째 피아노 트리오의 ‘안단테’나 쇼팽의 g단조 첼로 소나타의 ‘라르고’ 같은 조용한 발라드가 독특한 매력을 발휘하며 청중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연주는 감성적인 빛을 발하며 몇 차례의 기립 박수를 끌어냈다.
아르헤리치, 얀센, 마이스키는 우정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음악을 만들어냈지만, 이번 페스티벌에는 의문점도 제기되었다. 화요일에는 아르헤리치의 전 남 편이자 피아니스트인 스티븐 코바세비치가 딸 스테파니가 제작한 영화를 짧게 연주로 동행했다. 그러나 코바세비치의 연주는 나이의 한계로 인해 다소 빈약하게 느껴졌다.
목요일 콘서트와 더불어,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가족과 고령의 친구들을 초청해 무대를 꾸미는 이른바 ‘아르헤리치 콘셉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녀는 금요일 저녁에도 또다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공연은 슈베르트의 <Du bist die Ruh>를 변주한 곡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곡은 개인적으로 감동적이었으나 음악적으로는 여러 미완의 부분을 남겼다. 개인적인 정서가 음악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이런 요소들이 공연의 전반적인 수준을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숙고할 문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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