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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리뷰] 올해로 77주년 맞은 제주4·3 역사의 흔적 ②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14 06: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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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제주4·3 기록물이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아카이브(Revealing Truth : Jeju 4.3 Archives)’란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2018년부터 시작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이 이제야 결실을 맺은 것이다.

 

지난 7년,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노력도 노력이지만, 그 기간 동안 제주 곳곳에는 전에는 볼 수 없던 제주4·3 관련 역사관, 추모공원 등이 생겨났고, ‘잃어버린 마을’들에도 안내문이 세워졌다. 또 마을길을 중심으로 ‘제주4·3길’도 새롭게 열렸다.

 


제주4·3 기록물이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아카이브(Revealing Truth : Jeju 4.3 Archives)’란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제주4·3 기록물이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아카이브(Revealing Truth : Jeju 4.3 Archives)’란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일제강점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주정공장

이번에 소개할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도 건물이 세워진 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았다.

제주4·3의 상흔이 서린 이곳을 처음 마주한 건 2014년이었다.

당시엔 빈 공터에 작은 안내문 하나가 전부였기에 해설사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게다. 




주정공장수용소는 동양척식주식회사 제주지사가 1940년 착공을 시작해 1943년 완공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주정공장이 있던 자리다. 당시 이 공장에서 생산된 주정이 일본 전역으로 공급됐다. 




물론 지금 역사관이 있는 공간뿐 아니라 역사관 뒤편 언덕 위, 현재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언덕 위에 고구마 저장창고 건물이 있었고, 주정공장 건물은 지금의 역사관 자리에 있었다 한다. 주정을 제조하기 위해 제주 전역에서 고구마, 설탕, 강냉이 등이 이곳으로 모였고, 이를 원료로 제조된 주정이 전국의 술 공장에 보급되었다. 그런데 이 알코올은 마시기 위한 술이 아니라 항공연료인 부탄올과 아세톤을 생산해 일본군에 납품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다.

 

당시 이 주정공장에서 근무한 직원 수만 600여명에 달했다 한다. 하지만 도민들은 고구마를 심어 수확하면 주정공장에 공출로 바쳐야 했고, 먹을 것도 벌어야 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한다. 




주정공장수용소는 동양척식주식회사 제주지사가 1940년 착공을 시작해 1943년 완공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주정공장이 있던 자리다.



 

 

일제가 제주를 식민지로 이용하기 위한 교두보로 건설한 제주항

주정공장수용소 바로 맞은편은 제주도의 가장 큰 항구인 제주항이다.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안으로 들어서면 제주항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는지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산지항(제주항)은 일제가 제주를 식민지로 이용하기 위한 교두보로, 당시 일제는 제주의 성곽 2/3를 허물어 바다를 매립해 항구를 만들었다 한다. 주정공장의 알코올을 실어 나르기 위한 항만 확장공사였다. 당시 관청이 밀집해 있던 관덕정 광장과 이곳 산지항을 연결하기 위해 북신작로가 개설됐고, ‘근대’ 모습을 띤 건축물들도 지어지는 등 제주항 일대가 대대적으로 변모했다. 현재 제주항 여객터미널이 있는 곳은 당시 주정공장의 전용 부두였다 한다.

 


산지항(제주항)은 일제가 제주를 식민지로 이용하기 위한 교두보로, 당시 일제는 제주의 성곽 2/3를 허물어 바다를 매립해 항구를 만들었다.



 

 

주정공장수용소, 제주4·3 당시 최대 규모 수용소

그런데 이 주정공장은 제주4·3이 발발하면서 잊을 수 없는 역사적 상흔을 입게 됐다,

1948년 제주4·3이 발발하자 군부대가 주정공장을 접수한 것. 처음에는 무기를 제조하는 조병창 시설로 이용했는데, 그해 가을 초토화 작전이 시작되고, 수용소 시설이 부족해지자 언덕 위에 있던 10여 개의 고구마 저장 창고를 수용소로 쓰기 시작했다. 시설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이곳이 제주4·3 당시 제주도 내 최대 규모의 수용소가 됐다.

 


제주4·3 당시 제주도 내 최대 규모의 수용소



 

이듬해인 1949년에는 5·10 재선거 직전, 제주의 사태를 정리하고자 정부가 사면계획을 채택하면서 한라산으로 피신한 주민들을 내려오도록 유인한다. ‘산에서 내려오면 과거 행적을 묻지 않고 살려주겠다’ 해놓고는 하산한 1만여 명의 주민들을 제주읍내와 주정공장 등에 나눠 수용했다. 일부는 석방되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불법적으로 진행된 군사재판에 따라 정뜨르비행장(지금의 제주국제공항)에서 총살당했다. 여성이나 소년, 노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수용소 내 혹독한 고문과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도 생겨났고, 수용소 안에서 아기를 낳아야 했던 임산부도 있었다.




제주4·3 당시 제주도 내 최대 규모의 수용소



 


제주4·3 당시 제주도 내 최대 규모의 수용소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에는 주민들에 대한 예비검속으로 이어졌다. 1950년 8월, 제주경찰서와 주정공장에 수감돼 있던 500여명은 제주항에서 배에 태워져 바다로 실려나간 후 수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수장의 경우는 살아 돌아온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기에 입증할 만한 자료조차 없는 상황이다. 당시 사람들의 증언과 정황만으로 추측만 할 뿐이다.




1950년 8월, 제주경찰서와 주정공장에 수감돼 있던 500여명은 제주항에서 배에 태워져 바다로 실려나간 후 수장되기도 했다.



 

전시관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역사관 담당자 분이 안개를 작동시켜 주셨다.

하얗게 피어오르는 안개와 더불어 마음 한 구석도 아려오기 시작한다.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입구에는 2005년 4월 제주도4·3사건 희생자유족회가 세운 ‘옛 주정공장 터 비문’과 건입동 주민들이 2008년 2월에 세운 ‘제주주정공장 터’ 비문도 함께 놓여 있다. 제주도4·3사건 희생자유족회가 이곳의 역사를 기억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한 지 20년 가까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역사관’이 생긴 것이다. 

 


제주도4·3사건 희생자유족회가 이곳의 역사를 기억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한 지 20년 가까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역사관’이 생겼다.



 

* * *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 위치 : 제주시 건입동 940-13

- 전화 : 064-****-4302

- 운영 시간 : 09:00~18:00 (매월 2, 4번째 월요일 휴무)




<lala_diman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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