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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의 장 2

운영자 2009.10.14 15:59:45
조회 3221 추천 3 댓글 2

  반역의 장

  미안하고 죄송하기도 했다. 전화에다 대놓고는 말하지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그 말이 뱅뱅 돌았다. '한없이 자애로우신 우리 부장님 고맙습니다' 하고.


  그 날 밤은 잠이 오지 않았다. 내부 수사는 시작되었지만 그 강도가 어느 정도가 될지 의문이었다. 과연 형사 처벌까지 갈 것인지 또는 억울하게 몰린 검찰 인사들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해명해야 할 것인가.


  5월 24일 월요일 아침, 나는 대검 중앙수사부로 출근을 했다. 은진수 검사와 나는 총장, 차장에게 신고를 하고 중수부장실에서 잠시 쉰 후 바로 14층 특별조사실로 올라갔다. 대검 특별조사실은 호텔 객실처럼 되어 있기는 하지만 지은 지 오래 된 건물이라 낡아서 먼지가 풀썩풀썩 거렸다. 대검 14층은 올라가면 바로 열쇠로 잡혀 버리고 안에서 신호를 보내면 열어 주고 하는 극비의 장소였다. 이곳에서 나는 먹고 자면서 일 주일을 보냈다.


  내부 인사 수사는 중수부 2, 3과에서 나누어 했고 나는 이에 대한 자료 및 수사 기록을 검토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리고 정씨 형제와 관련이 없는데도 언론에 제보되어 피해를 당한 검찰 인사들에 대한 해명 자료도 작성했다.


  중수부에서 보낸 일 주일은 지옥이었다. 아무도 따뜻하게 대해주지 않았고 점심 시간에도 불러 주지 않았다. 점심 식사를 시켜 먹을 때 어떤 간부는 "싼 것 시켜 먹으라"는 말까지 했다. 나는 내부 수사에 대한 힐책이라 생각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은 검사는 초임 검사라서 그런지 무척 서운해했다.


  은 검사는 정덕일에 대한 보충 수사 때문에 서울지검을 오갔지만 나는 오로지 중수부 14층 특조실에서만 생활했다. 그 감옥 생활의 유일한 위안은 중수부장과 함승희 연구관이었다. 오로지 그들만 가끔 나를 점심 시간에 데리고 나가 주곤 하며 괜찮을 거라고 위로해 주었다.


  음력 4월 초파일이던 5월 28일, 검찰 고위 간부들이 소환되어 그 중 한 사람인 검찰고위관계자 A씨가 구속되었다.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펼쳐지던 날, 나는 선배를 구치소로 보내는, 손에 피를 묻히는 기막힌 일을 한 것이다. 중수부에서도 나는 되도록이면 겸손하려 노력했지만 비굴하게 굽히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다. 선배들 눈에는 대단히 괘씸하게 비쳐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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