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희는 문예위 소속이 아닌 청년 당원들입니다. 저희는 얼마 전 일부 당원들의 주도로 결성된 이른바 '비상대책위원회(이후 당원비상대책회의로 명칭 번경)'가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고 있으며,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예위의 논평은 '메갈리아'에 대한 지지여부가 핵심이 아닙니다

7월 20일에 게시된 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의 논평은 "정치적 의견이 직업활동을 가로막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논평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부당한 노동권'을 논함이 목적이지 메갈리아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여부나 그들의 활동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었습니다. 이는 글을 작성한 당사자나 문예위 구성원, 상무위원회의 논평 철회문에서 볼 수 있는 공통된 입장입니다.

그러나 일부 당원들은 이번 문예위 논평이 메갈리아 활동에 대한 동의여부가 목적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정당이다", "문예위 구성원들은 메갈리아다" 같은 근거 없는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당원비상대책회의는 "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상무위원회(지도부)에 일개 커뮤니티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원내 4당인 정의당이 일개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여부까지 밝혀야 하는 상황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같은 당원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차 친다 하더라도, 모든 사안에 앞서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거냐, 아니냐?"를 우선으로 묻는 일부 당원들의 태도는 극단적인 마녀사냥과 '종북딱지'를 연상시킵니다. "내부의 적을 몰아내야 한다"며 같은 당원 동지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사상검증을 시도하는 것은 지양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하나의 의견만이 정당한 방향이 될 수 없다는 점은 진보정당의 당원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민주주의적 의식일 것입니다.

수준 떨어지는 사상검증도 모자라 일부 당원들은 '총사퇴'를 요구하며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습니다. 당원비상대책회의는 논평을 작성한 문예위 구성원들이 '해당행위자'라며 직위해제 및 출당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심상정, 나경채, 김세균 공동대표에 대한 지지철회 및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들의 요구가 진정으로 당에 도움이 되는 행위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문예위 구성원들을 출당시키고, 지지 의사를 표명한 당원을 사퇴시키고, 공동대표에 대한 탄핵을 추진한다고 이번 문제가 진정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원비상대책회의가, 일부 당원이 당 게시판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바라보는 것"만이 절대선이며 이에 위배되는 주장은 잘못되었다는 모습과 다름이 없습니다. 타당 출신이라는 파벌주의와 다수를 무기로 한 패권주의, 공감과 설득을 배제한 방법을 통해 형성되는 하나만의 의견이 우리의 방향성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요구는 오히려 당의 상황을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다수가 이분법적인 선택을 강요하며 벌어지고 있는 마녀사냥은, "대중정당으로서의 정의당의 명예를 실추시키며" "계파주의적 이기심으로 당원을 이간질하려는 책동을 일삼고"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되묻게 합니다. 오히려 이와 같은 마녀사냥과, 공당으로서 일개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저들의 요구가 당을 "동아리로 격하"시키고 있으며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새로운 대화의 장을 여는 기회로 활용합시다

저희는 이번 논평 사태로 인해 벌어진 당 내외의 여러 문제와 갈등 상황을 극단적인 처벌이 아니라 대화로 풀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일부 당원들과 당원비상대책회의 동지들께 부탁드립니다. 이와 같은 방식의 비민주적인 주장을 철회하여 주십시오. ?동지들의 정치적 행보를 보며 역사상 당을 파행으로 몰아간 패권주의의 폐해가 떠오릅니다. 이런 식의 수적우위를 앞세운 일방적인 요구는 접어둬야 할 때입니다.

아울러 문예위에서도 당원들에게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한 점이 있다면 사과하고, 의문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공당의 위원회로써 책임있는 행동일 것입니다.

우리는 대화로 많은 것을 해결한 선례를 갖고 있고, 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갈등이 야기된 경험 역시 갖고 있습니다. 무의미한 낙인찍기와 마녀사냥,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배척과 배제는 사건을 해결할 수 없는 극단적인 행위입니다.

이제는 대화를 할 때입니다. 이 갈등과 논쟁의 경험을 새로운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기회로 삼읍시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진보정당 정의당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중앙당이 그런 자리를 만드는 데 앞장서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도 함께하겠습니다.
 

정의당 정상화를 위한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