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3

하급닌자1

찾아라! 이 근처에서 목격정보가 있었다!

하급닌자2

알겠습니다!

날카롭게 대화하며 대마인들이 달려간다. 이미 마을에 이르는 곳에는 포위망이 깔린 모양이다.

아사기

...어떻게든 떨쳐낸 모양이네.

나

네. 역시 여기라면 괜찮네요.

대마인들이 달려간 뒤, 문 뒤의 그림자에서 모습을 드러낸 나(멧돼지)와 아사기 씨. 우리가 숨은 곳은 오차학원 부지 내. 정월 휴일로 사람이 없는 교내에 들어가 대마인들의 추적을 피한 것이다.

아사기

그치만 어째서 네가 여기를?

나

에? 무슨 말이죠?

아사기 씨가 수상하다는 듯 물어봤다.

아사기

아니, 여기는 대마인의 학교잖아. 어째서 네가 이곳을 알지?

나

아 그거라면, 실은 저도 제가 있던 차원에선 여기 학생이었거든요.

나는 뒤에 보이는 교사를 가리켰다. 나와 아사기 씨는 학원의 담에 모습을 갑추듯이 이동을 시작했다.

아사기

이곳의 학생? ...그런가, 그래서 대마인에 대해 알고 있던 거네.

나

네. 아사기 씨도 제가 있던 차원에서는 여기 교장을 맡고 있었고요.

아사기

교장!? 앗... 아까 선생님이라 부른 것은 그래서? 아니, 하지만... 나는 오차학원과는 거리를 두고 있고, 애시당초 나는 아직 학생이다만?

나

그, 글쎄요?

환경이나 연령 등 차원 마다 여러가지 차이가 있는 걸까. 차원의 이야기는 도통 영문을 모르겠어서 생각해 봐도 결론이 나올 것 같지가 않다. 나는 화제를 바꿔 아사기 씨에게 질문을 했다. 

나

앗 아사기 씨, 그런 것보다... 아사기 씨는 뭔가 소원은 없나요?

아사기

소원?

나

아니 아까 이야기에 의하면, 제가 돌아가는 것에 복의 에너지를 양보해주는 느낌이었고... 뭔가 아사기 씨에게 소원이 있다면 미안하구나 싶어서.

아사기

응, 나는 특별히 없으려나.

나

저, 정말로?

욕심이 없다고 해야 하나, 아사기 씨는 시원스레 말했다.

아사기

뭐,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자신이 실현하면 될 일이고.

나

그렇네요.

나를 쫓는 놈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아사기

앗, 하지만 만약 뭐든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딱 하나...

???

하하! 소원? 그야 당연히 재미있는 상대랑 싸우는 거지!

돌연한 고함소리. 몸을 감추며 나아가던 우리 앞을 대마인 부대를 이끄는 여자가 가로막았다.

나

큿, 들켰나?

아사기

어쩔 수 없네. 그 모습으로는 사람 눈을 계속 피하기엔 한계가 있어.

자세를 취하는 우리를 둘러싸듯 대마인부대가 다가온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 여자가 의기양양하게 이름을 대었다.

사나다 호무라(이하 호무라)

화둔중 3번대 필두, 사나다 호무라 등장! 이거 참 기쁘네, 이가와 아사기! 당신 같은 재밌는 녀석을 적으로 싸우게 되다니!

화염을 두른 거대한 창을 척하고 나와 아사기 씨를 향해 겨누었다.

나

(사나다 호무라인가. 어떤 의미에서 굉장히 유명한 대마인이다. 화둔중 3번대 필두. 전투에 관해서는 상당한 실력을 가진 자이지만, 싸우는 것밖에 머릿 속에 없는, 대마인이라는 이름의 전투광.

호무라

자, 화려하게 붙어보자고! 새해 첫날부터 불타오른다!

(전투 승리)

오차학원 교문 앞에서 아사기 씨와 사나다 호무라의 일기토가 벌어지고 있다.

호무라

자 간다! 인법 화둔창염진!

아사기

큿!

불꽃을 두른 창에 의한 사나다 호무라의 위력적인 참격. 아사기 씨는 그것을 눈이 쫓지도 못할 정도의 속도로 빠져나가 과감히 공격을 넣는다. 캉! 파칭!

호무라

아하하, 제법이네! 당신 최고야 이가와 아사기! 친구들과 정월 참배를 때려치고 온 보람이 있잖아!

나

이녀석도 정월참배냐...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사기 씨 괜찮아?

아사기

응, 문제 없어... 하지만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곤란하네.

아사기 씨가 한숨을 쉬었다. 나도 가세하고 싶지만 화둔중이 그러게 놔두지를 않는다.

호무라

자, 이걸로 끝은 아니지? 즐기게 해달라고!

씨익 하고 호전적으로 웃으며 호무라가 아사기에게 창을 겨눈다.

아사기

아니, 기다려! 당신은 연락 못 받았어?

호무라

응? 연락?

아사기

여기 있는 그는 "대역"! 토벌해도 의미없어! 창을 거둬!

호무라

아하하,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자 간다 이가와 아사기!

아사기

큿, 말이 안 통하는 타입이네. 어쩔 수 없지, 간다!

가칭! 날카롭게 무기를 부딪히며 튕겨나오듯 거리를 벌리는 두 사람. 싸움의 기세는 일진일퇴. 결착이 나기에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 거기에...

화둔중

대장! 본부에서 보고가!

화둔중의 부하로 보이는 닌자가 달려왔다.

호무라

보고? 뭐야 이제부터가 진짜인데.

화둔중

예, ???의 가게 주인으로부터 정보제공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쫓고 있는 돼지는 "대역", 단순한 미끼일 가능성이 높다, 고.

호무라

뭐야앗!?

호무라가 화둔중을 상대하던 나(멧돼지)를 힐끔 쳐다봤다.

호무라

거기 돼지! 너 대역이냐?

나

어? 응. 그런 것 같아.

내가 대답하자 호무라는 얼이 빠진 듯 중얼거렸다.

호무라

진짜냐... 니들 그런 건 미리 말하라고.

아사기

말했거든? 방금 말했거든!?

호무라

어 그랬나? 미안미안! 싸우는 게 재밌어서 안 듣고 있었다.

호무라는 털털하게 웃으며 자세를 풀었다.

호무라

그런 거라면 이제 싸울 이유는 없나. 뭐 나름대로 즐거웠으니 나는 만족이다. 그래서 뭐라고? 이번엔 이놈들과 협력하면 되는 건가?

화둔중

예. 이 돼지는 본체의 복저의 기척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호무라의 말에 부하인 화둔중이 끄덕였다.

호무라

좋으아, 그럼 거기 돼지! 안내 부탁한다. 우리가 진짜 돼지가 있는 곳까지 함께할테니까!

나

그, 그래...

아사기

잘 해결되긴 했지만... 아까 그 아이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뭔가 결말이 찜찜하네.

나와 아사기 씨는 아까와 같은 복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