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상태가 이상한 마이카와 우리의 전투가 개시되었다.

나

그만둬 마이카! 우리를 못 알아보겠어?

마이카

네놈들 따위 알까보냐! 일단 죽어어어엇!

쾅. 펑. 마이카가 손에 든 무기, 명도바주카를 우리에게 난사한다.

나

큿, 두 사람 다 조심해! 흩어져서 조준을 방해해! 모여있으면 당한다!

헤비코, 시카노스케

응! 알았어!

명도바주카에서 차례차례 발사되는 폭렬탄을 피하며 나는 둘에게 지시를 내렸다. 마이카와는 이전에 실기시험에서 같은 팀이 된 적이 있다. 그 때에 어느 정도 마이카의 전투의 버릇을 파악해 둬서 다행이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3명 동시에 증발해버렸을 것이다.

마이카

어이 네놈들! 기분나쁘게 이리저리 피하지 말고 얼른 잿더미나 되라고! 

나

시끄러! 될까보냐!

투쾅. 투쾅. 뒷골목에 화려한 폭음을 울리며 마이카의 공격이 계속된다. 그리고 그런 싸움의 상태를 보며 휴르스트는 상쾌한 듯 말했다.

휴르스트

호호. 그녀 말대로입니다 후우마 군. 이렇게 피하기만 해서는 좋은 데이터가 모이지 않아요.

나

휴르스트! 네놈 마이카에게 무슨 짓을 했냐!

마이카는 "네들 따위 몰라"라고 했고, 살의를 담아 용서없이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를 완전히 머릿속에서 잊어버린 듯하다.

휴르스트

답할 필요는 없겠죠? 어차피 당신들은 여기서 그녀에게 살해당할테니까.

나

제길 이 변태 영감...

하지만 혀를 차면서도 나는 이 사태를 머리속에서 분석했다. 아까 모인 행방불명자의 정보에 "다른 사람 같은 성경이 되어 돌아왔다"고 한 게 있었지. 그야말로 지금의 마이카의 상황이다. 혹시 휴르스트가 세뇌실험 같은 것을 하여 행방불명자는 그 피해자인 거라면

휴르스트

호호호~

나

(혹시 저게...?)

휴르스트가 손에 가진 입력단말 같은 기구가 눈에 들어왔다. 휴르스트는 우리와 마이카의 싸움을 관찰하면서 그것을 조작하고 있다.

나

헤비코! 시카노스케! 지금은 휴르스트를 노려! 놈이 손에 든 저 장치다!

나는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3대1이라곤 해도 마이카에게 이기는 건 어렵고, 애당초 상처입혀서도 안된다. 그렇다면 마이카를 조종하는 가능성이 있는 휴르스트를 먼저 공격하면...

헤비코

알았어, 후우마!

시카

너 실패하면 책임져라?!

각자 반응을 보이며 헤비코와 시카노스케가 휴르스트를 향해 달렸다. 하지만 가만히 공격을 맞을 휴르스트가 아니다.

휴르스트

어이쿠 이건 곤란하죠. 저를 지키세요, 마이카.

명령과 동시에 손의 단말을 조작, 그것에 반응해 마이카가 움직인다.

마이카

읏!? 기다려 자식들아! 네놈들의 상대는 나잖아!

헤비코

읏, 마이카쨩?

시카

히이이이잉이!? 카미무라 씨 그만 둬어어어!

놓치지 않고 명도바주카를 겨누어 두사람의 움직임을 막으려 하는 마이카. 하지만 거기까지 내 계산대로다. 

나

미안해 마이카. 잠시 잠들어 있어.

퍽!

마이카

윽!

털썩하고 마이카가 쓰러진다. 갑작스런 명령에 따르려면 아무래도 움직임에 틈이 생긴다. 나는 그것을 노려 배후에 돌아 마이카의 후두부를 강타했다.

헤비코

후우마 쨩!

시카

해냈다! 대단해 후우마!

휴르스트

아니!? 그쪽을 노렸을 줄이야!

나

유감이구나 영감. 이걸로 당신을 지킬 녀석은 사라졌다.

마이카의 방해가 없으면 두려울 건 없다. 우리는 조금 초조한 표정을 한 휴르스트를 둘러싸지만...

휴르스트

호호, 아직 끝나지 않았다구요?

나

뭐?

우리 3명에게 둘러쌓이면서도 휴르스트는 불길한 웃음을 띄우며...

휴르스트

이 실험은 세뇌에 의해 인간에게 잠재된 능력을 발휘시키는 것입니다! 자 그녀의 진정한 힘을 보십시오!

라며 손에 든 입력단말을 조작하자...

마이카

으기이이이이이이이익!!

나

마이카!?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마이카가 돌연 비명을 질렀다. 몸 전체에서 방출되는 엄청난 폭염의 에너지. 얼굴을 잔뜩 찡그린 마이카는 천천히 일어서서, 우리에게 명도바주카를 향했다.

마이카

제길 네놈...! 잘도 저질러 줬겠다!

나

위험해! 둘 다 어떻게든 피해!

나는 헤비코와 시카노스케에게 외쳤다. 마이카의 몸을 감싼 폭염의 에너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잠재능력을 해방하는 실험" 그것을 발휘한 지금의 마이카의 위험도는 아까와는 격이 다르다.

휴르스트

호호호호호호! 해치워 버리세요 마이카! 지금이야말로 풀파워입니다! 그 건방진 애송이들을 태워버리는 겁니다!

휴르스트가 승리의 웃음을 지은 다음 순간.

마이카

시끄러워 빌어먹을 영감! 불타는 건 네놈이다!

휴르스트

효?

놀랍게도 마이카가 명도바주카를 겨눈 것은 우리 등 뒤의 "마스터"일 터인 휴르스트였다.

마이카

처먹어라! 전력 "???? 그레네이드!"

투콰앙. 주위가 순간 밝아질 정도의 폭발. 그때까지 휴르스트가 서있던 장소에 장렬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나

마이카!? 너 어째서?

마이카는 세뇌되어 정신을 잃은 거 아니었나?

마이카

아아, 후우마냐. 아까 날 때린 거 너지? 그때 왠지 정신이 맑아졌어.

아직 맞은 부위가 아픈 건지 마이카가 얼굴을 찡그리며 답했다.

마이카

그 이후, 뭔가 갑자기 힘이 부왁하고 솟아올랐어. 아니 잘 모르겠지만...

마이카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어째서 정신이 돌아온 건지 자신도 잘 모르는 모양이다.

휴르스트

호호호, 과연... 두부에 충격 그리고 잠재능력 해방에 의해 정신이 활성화된 것 같네요.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재미있는 실험결과를 얻었습니다.

문득 폭염과 연기 너머에서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

휴르스트!

마이카

네놈 아직 살아있었냐!

우리는 기세좋게 뛰어들어 폭염과 연기 속을 공격했다. 하지만 거기에는 이미 휴르스트의 모습은 없고, 어둠의 문으로 모습을 감춘듯한 독기의 소용돌이가 희미하게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장면 전환]

나

이거야 원. 일단 한 건 낙찰인가.

원흉인 휴르스트는 놓쳐버렸지만 행방불명이었던 마이카를 발견해 제정신으로 돌려놨다. 일단 임무 달성이라 해도 좋겠지.

시카

후우, 무서웠어. 그치만 카미무라 씨 정신이 돌아와서 다행이야

마이카

아아, 너희들한텐 민폐를 끼쳤구만. 이 은혜는 기억해두마. 고마워.

시카노스케

우힛!? 아, 아니... 우리는, 친구로서 당연한 것을, 에헷, 에헤헤헤

동경하는 마이카에게 감사를 받아 시카노스케는 엄청나게 기분좋은 듯하다.

나

뭐 몇 번 타죽을 뻔 했다만.

마이카

큭큭, 미안하다니깐? 너희들에겐 다음에 한 턱 쏠테니 용서해줘.

씨익 하고 웃는 마이카. 세뇌에서 깨어난 쇼크도 진정되고 꽤 평소모습으로 돌아왔다. 

헤비코

그건 그렇고 휴르스트놈 진짜 용서 못해!

마이카

그래! 그 영감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죽이겠어!

헤비코

응. 마이카 쨩도 고생했네. 분명 엄청 비겁한 함정에 빠져서 붙잡힌 거겠지?

그러자 어째선지 마이카는 명백히 동요하며

마이카

에? 응? 그, 그렇지! 그녀석, 그런 비겁한 함정을 꾸미다니...! 와하핫!

나

응? 갑자기 당황한 거 같은데?

마이카

바, 바보야! 그럴 리 있냐!

나

흐음? 아니 실은 나도 신경쓰였어. 상대가 노마드의 간부라고는 해도 너 정도의 실력자가 어떻게 붙잡힌 건지...

마이카

그, 그런 것보다 그거! 우리 가족이 걱정하고 있을테니 어서 돌아가자!

같은 소리를 하며 마이카는 빠른 걸음으로 역 쪽으로 걸어갔다.

나

우리도 돌아갈까

헤비코

그렇네. 오늘은 모두들 수고했어~

마이카가 잡힌 사정은 듣지 못했지만 뭐 무사히 돌아왔으니 상관없나. 그리고 우리는 마이카를 따라서 역을 향해 걸어갔다.

마이카

(으으 제기랄! 이놈들에게 말할 수 있을 리 있나. 세련된 갸루메이크 체험 코스란 말에 낚여서 그런 영감을 따라갔다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