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로군...

오차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후우마 별관. 지금은 빈 집으로, 사이카가 가끔 방문해 청소를 하는 정도다. 무엇에 사용하던 곳인지, 어린 시절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했지만, 사이카가 숨기엔 절호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실내는 밀폐되어 어둑어둑하지만, 긴 세월 동안 빈집이었다고는 생각 못할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사이카가 손질을 해둔 덕이겠지. 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나아갔다.

???

...라.

나

(응?)

무언가 소리가 들린 것 같다.

???

그건 확실히 파격적인 조건이군.

???

그렇지? 나쁘게는 안 한다니까.

나

사이카의 목소리! 그리고 또 한 사람. 저쪽이군.

나는 발소리를 죽이는 걸 멈추고 소리가 들린 쪽으로 달렸다.

사이카

하지만 얕보지 마라. 조건에 따라 움직일 정도로 싸구려 비서는 아냐.

???

하! 그러시겠지. 그렇다면 실력행사다.

나

사이카!!!

사이카

당주님? 어떻게 여기에...

침실에 도착하자 과연 여기에는 사이카... 그리고 금속 배트를 든 여자가 있었다.

여자

어어, 이녀석! 단죠의 자식놈이잖아! 예상밖의 수확이다!

나

뭣!? 누구냐 넌...

여자가 뭔가 통신단말을 건드리자 어디에 숨어있던 건지 드론이 나타나 덤벼들었다.

[효과음]

사이카가 즉각 이쪽으로 달려왔지만 여자의 금속배트가 그를 막았다.

메이저

어이쿠, 당신 상대는 나, 메이저 님이라구?

사이카

큿...

메이저

헤헤. 귀찮은 교섭 따위는 끝이다. 소중한 당주님을 인질로 하면 이야기가 빨라지겠지.

나

!?

나는 영문도 모른 채 필사적으로 드론을 떨쳐낼 수밖에 없었다.

[전투 승리]

나

윽...!?

대량의 드론에 쫓긴 나는 그 중 하나에 다리를 공격받아 자세가 무너졌다.

사이카

당주님!

메이저

한눈 팔 때냐!

사이카

큿...

나

(저 메이저란 여자 보통이 아니야. 사이보그인가? 대체 뭣 때문에 나를!?)

하며 분석을 하는 도중에도 나는 드론들에게 포위당해 결국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메이저

좋으아! 무릎을 박살내서 인질로 삼아라!

닥쳐올 공격을 각오한, 바로 그 다음 순간... 박살난 것은 드론 쪽이었다.

토키코

당주님!

나

토키코!! 어떻게 여기에!?

토키코의 쿠나이는 급소를 정확히 노려 1분도 되지 않는 틈에 드론들은 고철더미로 변해있었다.

토키코

당주님이 반칙을 사용하지 않도록 천리안으로 보고 있었거든요♪

"천리안"은 시계를 멀리까지 뻗는 토키코의 사안능력.

나

나도 참 신용이 없네.

토키코

평소 행실 때문입니다.

나

하지만 덕분에 살았다! 역시 평소 행실이 중요하네!

메이저

칫, 종가의 집사냐. 한 명 늘었다고 뭐 어쩌라고!

나

(한 명 는 것 만으로 큰 차이라구.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