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마가 날뛰는 어둠의 도시, 도쿄 킹덤. 츠바키는 미연과의 교섭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츠바키

(생각보다 간단히 얘기가 끝났군. 미연으로서도 그 좀비가스의 존재는 어둠 속에 묻고 싶은 건가...)

가이자가 용문의 섬을 뺏기 위해 거리에 살포한 무서운 바이러스, 통칭 "CD가스". 그것을 미연으로부터 훔쳐내어 거리에 살포한 뒤, 혼란을 틈타 용문의 섬을 탈취했다. 마족조차도 망설일 정도로 비열한 작전이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 도쿄 킹덤에서 가이자와 같은 작은 세력은 이름을 알리는 것조차 불가능했겠지.

츠바키

(가이자... 그 남자, 노마드에게 이용당하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각오가 굳은 모양이네)

츠바키는 그런 생각을 하며 어두운 길을 나아가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골목에서 몇 명 사람이 튀어나왔다.

양아치1

여어 아가씨. 여자 혼자 돌아다니면 위험하다?

양아치2

우리가아~ 보디가드가 되어줄게에에~

양아치3

물론 대가는 받을 거지만, 헤헤.

츠바키

......

츠바키는 안색 하나 안 바꾸고 쓰레기통이라도 피하듯 슬쩍 지나갔다.

양아치1

아앙~~~?!?! 뭐냐 그 건방진 태도는!?

양아치3

모처럼 친절하게 대해줬더니만!

그 반응에 열받은 양아치들. 여자라고 얕봤는데 의외의 반응을 보여서 짜증이 난 걸테지.

츠바키

비켜, 방해된다.

당연히 이 정도로 꿈쩍할 츠바키가 아니다. 잠깐 째려본 뒤, 다시 밀치고 지나가려 한다.

양아치1

짜샤아아아아아!!!? 무시하지 말라고 개년아!

양아치2

우리가 누군지이... 모르는 거냐아?

양아치3

그렇게 혼이 나고 싶다면 잔뜩 혼내주마!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눈을 부릅뜨고 위협하는 그들을 향해, 츠바키는 한숨을 쉬었다.

츠바키

돈도 안 되는 일로 칼을 휘두르고 싶진 않다만...

[화면 암전, 이후 다시 밝아짐]

십 수 초 뒤, 츠바키의 뒤에는 재기불능이 된 양아치들이 쓰러져있다.

양아치1

쩌, 쩔어...

양아치2

뭐, 뭐야아 이 년...

츠바키

......

츠바키는 조용히 무기를 집어넣고,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 때...

???

제법인걸.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불러세운다. 츠바키가 돌아보자, 그 남자가 노려보았다.

츠바키

도바시 곤자. 왜 이런 짓을?

곤자

하하하, 눈치채고 있었나. 그런 무서운 얼굴 하지 말라고, 예쁜 얼굴에 안 어울리게.

츠바키

얼버무리지 마. 질문에 답해라.

츠바키는 양아치들을 부추긴 것이 곤자라는 것을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 

곤자

뭐, 그거다. 용병 주제에 태도가 건방지다며 마음에 안 들어하는 놈들이 있다 이거야.

츠바키

과연. 그래서 나를 제거하겠다, 이건가?

곤자

글쎄다? 나로서는 좋은 여자가 사라지는 건 유감이라서 말이지.

츠바키

얼버무리지 말라고 했을텐데. 사안에 따라선 지금 당장 계약을 끝내도록 하겠어.

츠바키가 살기를 내뿜어도 곤자는 히죽히죽 웃음을 띄울 뿐이다.

곤자

그렇네... 이녀석들에게 이기면 가르쳐주지.

곤자가 창을 휘두르자, 지면에서 후우마의 하급닌자들이 하나둘 솟아난다.

츠바키

토둔의 술로 지면에 잠복시켜놓은 건가

곤자

기습하려면 만전의 준비를 해야지

곤자가 츠바키의 배후에 눈짓을 한다. 뒤돌아보자, 분명 쓰러트렸을 터인 양아치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어나 츠바키의 포위에 참가하고 있다.

양아치2

어떠셔어...? 내 연기? 깜박 속았지이이?

츠바키

아니...? 분명히 힘줄을 베었다. 적어도 일어서는 건 불가능할텐데...?

양아치2

아아... 다리라면 분명히 베였네에에?

양아치는 다리의 상처에서 피를 흘리며 불안정한 걸음걸이로 접근해온다.

양아치2

신선한 상처, 기분 좋으아아아아! 아하하!! 아하핳하핳하하하하하핳ㅎ하하하!!!

츠바키

......?!

갑자기 기괴한 소리를 지르며 웃는 남자. 그 기괴함에 츠바키는 무심코 검을 뽑아 자세를 잡았다.

츠바키

(좀비인가... 아니, 다르다. 분명히 생기가 느껴져. 오히려...)

생기가 지나치게 강하다. 여위고 창백한 얼굴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근육질인 육체. 그 시선은 떨리고 있고 발걸음도 휘청거린다. 아무리 츠바키라도 당황한 얼굴로 곤자에게 묻는다.

츠바키

어이. 뭐냐, 이놈은?

곤자

아아, 그 녀석은 원록각. 용문의 하부조직의 간부였던 남자다.

츠바키

였던...?

곤자

약물중독에 쾌락중독이라 말이지, 지금은 약 외의 일은 생각하지 못한다나 봐.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된다? 보시다시피 신체는 마족급... 아니, 그 이상이니까.

츠바키

확실히 육체는 강해보인다만... 비틀거리고 있잖아.

곤자

큭큭, 그건 싸워보면 알 거야.

원록각

후후후후훙우~~ 언니를 쓰러트리며언, 훠얼씬 더 죽여주는 걸루우, 약을 준댔으니까아아아...

무기를 가지고 비틀비틀, 하지만 확실하게 츠바키에게 거리를 좁히는 원록각.

츠바키

귀찮군...

아무래도 싸울 수밖에 없을 듯하다. 어쩔 수 없이 그녀가 자세를 취하자 그것을 신호로 하급닌자들과 원록각이 일제히 달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