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어떻게 할겁니까? 왕자는 살아서 도망쳤고 나는 왕실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딩요가 출버나이트 준석의 뒤를 따라 걸어가며 하소연했다.
"아직 우리에게는 마지막 카드가 남아있소."
준석이 그 말을 마치고 자신의 아지트로 걸어들어갔다.
"응?" 준석이 아지트에 들어가자마자 당황한 표정으로 변했다.
"무슨 일입니까?" 뒤따라 들어온 딩요가 물었다.
"사라졌어..."
"예?"
"사라졌다고..!!"
"그러니까 대체 뭐가...?"
"내가 데려왔던 왕자의 약혼자가 도망쳤소."
탈출한 정문은 혼자서 궁으로 달렸다.
성 안의 지리를 모두 외워둔 정문은 쉽게 궁으로 가는 길을 알 수 있었다.
"잠깐, 당신 왕자의 약혼자 아닙니까?"
정문은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놀라서 뒤돌아봤다.
"맞네, 맞아."
윷리에르였다.
"어떻게 저를 아시죠?"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요."
윷리에르가 정문의 말을 무시하고 말했다.
"나쁜 소식은 왕자가 죽었다는 겁니다. "
"네?"
정문이 놀라서 살짝 주저앉을뻔 하였다.
"당신을 납치한 사람이 왕자를 죽였어요."
정문은 쪼그려 앉아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녀의 뺨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울지 마세요. 저와 같이 궁에 들어가시죠. 좋은 소식을 말하자면 저는 왕자의 어릴 적 동료입니다. "
정문이 붉어진 얼굴을 살짝 들어 윷리에르를 쳐다 보았다.
"일어나시고, 저와 함께라면 왕자 없이도 궁에서 잘 지내실 수 있을 겁니다. 함께 궁을 접수하러 가시죠."
정문이 말없이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해가 저물어가니 가까운 곳에 있는 제 동료의 집으로 갑시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찌에로가 숨어지내는 집이었다.
지쳐있던 정문은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들었다.
"아니 어쩌자고 저런 위험한 여자를 데려왔어요?"
잠든 정문을 바라보던 찌에로가 고개를 돌려 윷리에르에게 쏘아붙였다.
"궁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거야."
"당신이 복수하고 싶어했던 왕자는 이미 출버나이트의 손에 죽었...잠깐"
찌에로가 뭔가 생각한 듯 말을 멈췄다.
"당신.... 복수가 목표가 아니군요. 당신은 더 큰 자리를 원하고 있어요."
"이제 알았나? 내가 동민을 죽이고 정권을 장악하면 너도 한자리 줄 수도 있어."
"이거이거 위험한 사람이네..."
찌에로는 방을 나갔다.
"잘 생각해봐! 평생 도망다니며 살기는 싫잖아?"
윷리에르가 방을 나가는 찌에로의 뒤통수에 대고 외쳤다.
"하...어쩐다..." 찌에로가 집 마당에서 서성이며 고민했다.
'...그래 이걸 조언자 동민에게 이야기해야겠다. 지금 윷리에르가 하고 있는 생각은 명백한 반역죄야.
내가 윷리에르의 음모를 미리 알리면 나는 다시 궁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을거야!'
찌에로는 윷리에르보다 먼저 궁에 도착하기 위해 곧바로 출발했다.
윷리에르는 마당에 찌에로가 없는것을 발견했다.
" 쯧쯧, 야망 없는 녀석, 도망쳤군... 평생 도망다니며 살라지."
날이 밝고 정문과 윷리에르가 궁에 당도했다.
" 왕자의 어릴 적 동료이자 조언자의 제자라는 분께서 정문아씨를 모셔왔습니다!"
동민에게 보고가 들어왔다. " 내 제자라니 누구..?"
동민과 왕비 앙헬란이 앉아있는 방에 윷리에르가 정문을 데리고 들어왔다.
"정문!" 앙헬란이 일어나서 정문을 끌어안았다.
" 누군가 했더니 너 였구나" 동민도 윷리에르와 인사를 나눴다.
"왕과 왕자를 잃은 상황에서 정문이라도 돌아오니 너무 반갑네요. 오늘 밤 저녁은 제가 대접하죠."
왕비가 윷리에르에게 다정하게 이야기했다.
"저야 감사하죠." 윷리에르는 인사를 올린 후 방에서 나왔다.
"됐어. 완벽한 신뢰를 얻은 것 같군."
저녁식사가 끝난 후 동민과 윷리에르는 함께 밖으로 나갔다.
궁에는 앙헬란과 정문이 남아있었다.
"정문, 할 얘기가 있어."
"얼마든지요. 왕비마마."
"지금 궁에는 새로운 왕이 필요해. 동민이 큰 세력을 얻고 있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조언자야. 그래서 말인데..."
"예?"
"윷리에르는 어떤 사람인 것 같니?"
"네? 설마.." 정문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
"윷리에르가 왕이 되고 네가 그와 결혼한다면 너는 왕비가 되고 나도 편히 쉴 수 있을텐데"
"지금은 편하지 않으시단 말씀이신가요?"
정문이 물었다.
"지금 동민을 따르는 세력들은 동민 외의 유일한 세력인 나를 몰아내고 동민이 왕이 되길 바라고있어."
"...그래서 다른 왕이 나타나길 바라시는군요."
"...그렇지."
앙헬란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길게 얘기 안 할게. 넌 왕비가 될 수 있고 난 안락한 여생을 보낼 수 있어."
앙헬란이 방에서 나갔다.
"내가.. 왕비가 된다..."
정문이 혼자서 앙헬란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한편 동민과 함께 밖에 나온 윷리에르는 동민이 경계심을 풀 때를 노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못 보다가 이렇게 만나는구나"
"예 그러네요, 왕자까지 있었으면 좋을텐데.."
"...그거 모르지?" 동민이 앞에서 걷다가 뒤돌아보았다.
"ㅇ..예..?"
"요즘 계속 왕자가 살아있는 걸 봤다는 제보가 들어와."
"뭐라구요?"
"왕자가 살아있다면 왕자가 왕이 되는게 맞지만.. 나를 따르는 사람들은 내가 왕이 되길 바라서 고민 좀 하고있다."
윷리에르는 왕자가 살아있다는 말에 당황했다. 그는 조급해져 숨기고 있던 칼을 빼들었다.
"조심해요!!!!!" 어딘가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돌렸다.
목소리를 따라 뒤로 돈 동민은 칼을 빼든 윷리에르를 발견하고 몸을 피했다.
"우읏!"
"저 사람은 처음부터 당신을 노리고 궁에 들어온거라구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찌에로였다.
"젠장!" 윷리에르는 뒤쫓아오는 동민의 호위병을 피해 도망쳤다.
가슴을 쓸어내린 동민이 찌에로를 불렀다.
"아니 도와준 건 고마운데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킹슬레이어"
"그때는 제가 정신이 나갔었습니다... 다시 신뢰를 얻고 싶어서 왔어요."
"나는 네 덕에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왕을 죽인 자를 바로 불러들였다간 나를 따르는 민심이 그냥 끝나."
"왜 끝이지?"
"끝이지 그럼 시작이냐?"
"끝도 시작도 아니고 중간이다!!" 찌에로가 울상이 되었다.
".... 때가 되면 널 부르겠다. 지금은 도망쳐라."
"믿겠습니다." 찌에로는 두리번거리다가 숲 속으로 사라졌다.
"후..."
동민이 궁 안으로 향했다.
"아가씨" 동민이 정문을 불렀다. 궁은 이미 도망친 윷리에르의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돌아오신건 환영합니다만, 아무나 믿고 데려오시면 곤란합니다. "
"죄송해요.."
" 아가씨가 돌아오신 만큼 아무래도 아가씨에게 반역을 제의 한 세력들이 있을것이라 생각됩니다."
정문이 침을 꼴깍 삼켰다. 동민이 말을 이어나갔다.
" 지금 그런 세력을 말해주신다면 아가씨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겠습니다. 어떻습니까,아가씨?"
정문은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 근데.... 확실한가요?"
몇분 후 앙헬란의 방으로 동민을 따르는 병사들이 들이닥쳤다.
"이게 무슨짓들이냐?"
"여기 윷리에르를 왕으로 세우려 했던 역적이 있다고 해서 왔다! 왕비라고 해도 반역죄는 면치 못하지!"
" 이게 무슨 소리냐! 나는 궁에 남은 마지막 왕족이다. 네놈들이 새로운 왕조를 세우겠다는 것이냐?"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였지."
앙헬란이 결국 동민의 앞으로 끌려나왔고, 뒤늦게 소식을 들은 진호도 달려 나왔다.
"ㅇ아..아니 지긍 머하는거양, 이 붕은 왕비시장아!!"
동민은 진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반역을 꾀한 역적은 본래 사형을 시키는 것이 정로이지만, 죄인이 선왕의 왕비였던 것을 고려해 궁에서 내쫓는 것으로 끝내겠다."
앙헬란이 동민을 향해 눈을 치켜떴다. "어떻게 네가..!"
"역적 앙헬란을 끌어내라!!!"
동민은 왕비를 내쫓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과의 신의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네 년이 불었구나, 난 네가 잘 되길 원해서 했던 말이었는데 날 배신하다니!!"
앙헬란이 끌려나가다가 정문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죄송합니다.." 정문은 고개를 숙였다.
"앙과 앙자가 죽꼬 이젠 왕비까징 쫓겨나다니잉.."
진호가 허탈하게 끌려나가는 앙헬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모두가 잠든 밤이었다.
왕비는 하룻밤새 모든 걸 잃고 내버려졌다. 그녀는 오열하며 궁 앞을 걷고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사람이 있었으니, 왕자가 살아있다는 말에 다시한번 복수심에 불탄 윷리에르였다.
그는 왕자의 어머니인 앙헬란을 발견하고 살의를 품었다.
"이야아이씨!!" 윷리에르가 칼을 뽑아들고 앙헬란에게 달려들었다.
"크어억!" 비명을 지른 쪽은 앙헬란이 아닌 윷리에르였다. 그의 등에는 동민의 죽창이 꽂혀있었다.
새하얗게 질린 앙헬란에게 동민과 진호가 달려왔다.
"성문까지만 바래다 드리겠습니다."
"으으.." 윷리에르는 등에 죽창이 박힌채로 앙헬란을 향해 기어오고 있었다.
앙헬란이 윷리에르의 칼을 뺐어 그의 등에 죽창과 나란히 꽂았다.
그제서야 윷리에르는 멈추었다.
" 죄송합니다.. 제가 왕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배신 할 수 없어서..." 동민이 성문앞에서 말했다.
그는 앙헬란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부디 좋은 왕이 되어줘요..." 앙헬란은 성문 밖으로 향했다.
동민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앙헬란의 모습이 언덕의 능선 아래로 사라진 후 궁으로 향했다.
진호는 윷리에르 옆에 남아있었다.
" 왜 그리 무모한 지쓸 항거야"
"너는 몰라... 2등의 설움을.." 윷리에르가 마지막 힘을 다해 말을 내뱉었다.
"아니, 나는 누구보다 잘 알앙.." 진호가 윷리에르를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2등의 설움, 그렁게 잇끼는 있엉, 하지만 수많은 찡끄쓰를 깨뜨리며 1등을 할때, 비로소 누구보다 킁 환희를 얻을 수 있엉."
"..."
"네가 쪼긍만더 참아뜨라면, 너도 그 환희를 맛볼 수 이쓰쓸거양"
윷리에르는 대답이 없었다.
"후..." 시신을 수습하러 오는 사람들 사이로 진호는 한숨을 쉬며 돌아섰다.
정문이 궁 안에서 창 밖으로 그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고개를 푹 숙였다.
궁 안에 왕족이 모두 사라졌다.
나라는 새로운 왕조의 탄생을 앞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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