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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내장산 대신 여기 간대요"... 요즘 부모님 사이 입소문 난 천년고찰 단풍 명소

아던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11.20 10:04:38
조회 1740 추천 8 댓글 1


청도 운문사


단풍철이면 수많은 명소가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지만, 경북 청도에는 그 어떤 화려한 색감보다도 깊은 울림을 주는 가을이 있다.

호거산 자락, 청도 운문면 깊숙한 산길을 따라 들어가면 마주하게 되는 고즈넉한 사찰 '운문사'. 이곳은 단지 고풍스러운 풍경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의 결이 서려 있는 곳이다.

천년 세월을 견딘 사찰과 약 500년을 품어온 처진소나무가 만들어내는 조용한 울림은,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특별한 쉼표가 되어준다.
청도 운문사


청도 운문사 가을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운문사길 264. 운문사에 이르는 길은 그 자체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여정이다. 이 사찰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로, 그 시작은 신라 진흥왕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608년에는 원광국사, 신라 말기에는 보양국사가 각각 중수를 거쳐 오늘날의 형태로 이어져 왔다.

특히 고려 태조 왕건과의 인연은 운문사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왕건은 후삼국 통일에 기여한 보양국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937년 '운문선사'라는 사액을 내리고, 전지 500결의 토지를 하사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단순한 종교시설을 넘어, 한국 불교사와 정치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곳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거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청도 운문사 처진소나무


운문사의 가을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단풍 때문만은 아니다. 만세루 앞, 단정한 마당에 우뚝 서 있는 '운문사 처진소나무'는 단풍보다 더 깊은 감동을 준다.

1966년 천연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된 이 소나무는 높이 약 6m, 둘레 3.5m에 달하며, 약 500년간 사찰과 함께 시간을 견뎌왔다.

일반적인 소나무처럼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지 않고, 가지가 마치 커다란 우산처럼 땅으로 부드럽게 처진 모습은 이름처럼 '처진소나무'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그 그늘 아래 서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말수가 줄고, 마음은 고요해진다.

사찰의 단정한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이 조용한 감동은, 사진 한 장으로는 담기지 않는 체험이다.


청도 운문사 은행나무


가을 여행지로 운문사를 선택할 이유는 하나 더 있다. 2023년 5월 4일부터 문화재청이 시행한 '국가유산 관람료 지원 사업'에 따라, 운문사 입장료가 전면 무료화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전까지는 입장 시 소정의 요금을 지불해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부담 없이 이 천년 고찰을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입장료가 없어졌다고 해서 모든 비용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찰 입구 주차장은 승용차 기준 2,000원의 별도 주차요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고요한 산길을 따라 도착한 운문사의 품 안에 들었을 때, 그 정도의 비용은 아깝지 않다.입장료 없이 누리는 시간의 품격, 그것이야말로 이 가을이 운문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청도 운문사 내부


운문사는 단지 사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하지만, 이 일대를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또 다른 묘미다.

사찰 남쪽에 위치한 운문댐은 잔잔한 수면과 탁 트인 풍경으로 가을 정취를 더해준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아침 시간대에 방문하면,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사찰과는 또 다른 청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운문사의 부속 암자인 사리암 역시 들러볼 만한 장소다. 정적 속에 자리한 작은 암자와 둘러싸인 산세는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평화를 선사한다.

복잡한 도심의 소음을 완전히 끊고,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원한다면 이곳만큼 어울리는 장소는 드물다.


청도 운문사 외부


경북 청도 운문사는 단풍 명소 이상의 가치를 지닌 여행지다.

역사 깊은 사찰과 500년을 견뎌온 처진소나무, 그리고 무료화된 입장으로 더욱 가까워진 국가문화유산의 품격. 여기에 조용한 산길과 운문댐의 정취, 사리암의 평화까지 더해지면, 운문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머물고 싶은 시간'을 만들어주는 공간이 된다.

이 가을, 당신의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져 줄 곳이 필요하다면, 운문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 보자. 그곳엔 말보다 더 깊은 위로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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