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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13

ㅇㅇ(61.96) 2016.08.02 05:40:43
조회 1101 추천 63 댓글 12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좁은 찻상이 꽉 찼다. 다기를 밀어내고 턱하니 가운데를 차지한 아신이 반듯한 자세로 앉아 연신 매장소와 소경염을 번갈아보았다.

꼬르륵. 저 조그만 몸으로 온 사방을 누비고 다녔으니 과연 허기질 만도 하였다. 아신은 제 몸에서 난 소리에 화들짝 놀라 엉덩이를 굼실거리더니 이내 넓적한 소매에 얼굴을 파묻었다.


- 부끄러워!


소경염이 아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다과 시간이 다 되었구나, 하고 태연히 말했다. 매장소가 정왕 전하의 다과 시간을 다 챙기고 참으로 기특하다고 거들면서 소매에 파묻힌 아신의 고개가 슬그머니 올라왔다. 칭찬에 어깨를 으쓱거리는 아신을 보고 린신이 눈가를 가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곧 다과가 준비되었고 그중에는 아신의 키만큼 쌓인 태사떡도 있었다. 초롱초롱한 아신의 눈이 정갈하게 쌓인 태사떡을 주목하자 소경염은 두말 않고 태사떡 하나를 내어주었다. 두 손을 높이 들고 머리 위로 받은 떡이 꼭 우산마냥 아신을 덮는다. 아신이 뒤뚱뒤뚱 걸어 힘겹게 받아든 떡을 매장소에게 양보했다.


- 장소 거야!

“고맙구나.”


매장소가 아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매장소의 손길에 몸을 배배 꼬던 아신이 다시 소경염을 바라보았다. 소경염이 반으로 잘라 접시에 따로 내어주려 하자 대번에 아냐! 하고 외치는 목소리가 야무지다. 원대로 큼직한 떡을 통째로 주었더니 이번에는 찻상에서 낑낑거리며 내려와 저 멀리 있는 열전영에게로 갔다. 조심조심 제게로 다가오는 아신을 보고 열전영이 성큼성큼 다가와 거리를 좁힌 덕에 아신은 지치지 않고 열전영에게 떡을 줄 수 있었다.


- 아고고.


다시 찻상 위로 돌아온 아신이 다시금 소경염을 보았다. 소경염은 기꺼이 아신에게 태사떡 하나를 더 내어주었다. 이번에는 린신에게로 방향을 잡았다. 린신은 손사래를 쳤다. 그러자 아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아닌데.

“뭐가 말이냐?”


린신이 어쩐지 썩 내키지 않는 말투로 물었다.


- 이건 비류거야!


그러니까 맡아줘. 당당히 요구하는 아신에게 린신을 잠시 할 말을 잃었고 왠지 심술이 나 아신이 힘겹게 들고 있던 떡을 한입에 꿀꺽 삼켰다.


- 어, 어? 아닌데!


이거 안 좋아하는데. 린신이 떡을 좋아하는 시늉을 하는 건 비류 앞에서 그를 놀릴 때가 전부였다. 실상 있어도 잘 먹지 않는 것을 단숨에 꿀꺽 삼키자 당황한 아신의 눈동자가 마구 흔들렸다. 린신이 목이 메어 컥컥거리자 거봐, 하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는 아신을 달래며 매장소가 욕심낼 게 따로 있지, 하고 린신을 외면한다. 아신이 낑낑거리며 찻잔을 옮기려하자 소경염이 대신 린신에게 찻잔을 건네주었다.

무사히 떡을 넘기고 눈물이 그렁한 린신을 보고 아신의 눈망울도 그렁그렁해졌다. 그 와중에 허기진 배가 꼬르륵 소리를 냈고 아신은 부끄러워하며 소경염을 바라보았다.


“비류 것은 따로 챙겨두마. 그러니 이것은 네가 먹어라.”


작게 잘라 수저 위에 올려 아신의 앞에 놓아주자 아신이 그제야 볼 가득 떡을 밀어 넣었다. 한 조각, 한 조각 넘길 때마다 수저에 차를 담아 아신이 먹기 좋게 기울이자 그 또한 꼴깍꼴깍 잘도 마신다. 사실 린신이 즐기지 않는 것이니 자신의 먹성에도 썩 맞지 않으나 미인이 주는 것을 거절할 수 없어 아신은 군말 않고 소경염이 주는 대로 잘 받아먹었다. 잘 먹고 통통해진 배를 두드리며 아신이 철퍼덕 주저앉았다. 먹었으니 잠이 오는 것은 당연지사. 편히 앉은 채로 무방비하게 꾸벅꾸벅 조는 것을 보고 린신이 혀를 찼다. 어느새 묵직한 머리장식을 내려놓고 펑퍼짐한 혼례복만 차려입은 아신은 아예 혼례복 속에 파묻힐 기세다.

아신이 준 떡을 만지작거리며 졸고 있는 아신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매장소에게 소경염이 말했다.


“아이를 정왕부에 두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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